스토리고난의 요람 · 에피소드 7

7-726:37:14

메인 스토리브릿지2020-06-02

진실된 사랑도 웨이 옌우를 카셰이 공작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용문을 지키고자 한다.

시간 불명


후미즈키

후미즈키

……

후미즈키

커튼 안 칠 거예요?

웨이 옌우

유리도 이미 다 깨졌는데, 커튼으로 감춘다고 되겠어.

후미즈키

유리가 깨진 거야 별일 아니지만, 첸이…… 걱정이네요.

웨이 옌우

솜씨가 대단해. 어쩜 제 아빠도, 엄마도 안 닮았는지.

후미즈키

그러게요, 그녀와는 정말 다르네요.

웨이 옌우

……

웨이 옌우

발아래 도시의 등불은 다시 밝혀졌다. 용문이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긴 했지만,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지.

웨이 옌우

이 재앙은 첸 훼이지에 한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다.

후미즈키

로도스 아일랜드가 첸과 함께할 거예요. 그들이 첸을 찾아낼 겁니다.

후미즈키

그리고……

후미즈키

위트 의장도 더 이상 보수 세력을 억압할 수 없을 거예요. 오랜 시간 동안 공작들을 견제해왔지만, 완벽히 제압할 순 없었어요.

웨이 옌우

대반란 이후, 각 군단의 장교들과 구 귀족들은 힘을 잃고, 그 지위와 재산도 모두 제국 의회에 넘어갔으니……

웨이 옌우

다만 내가 걱정하는 건……

후미즈키

뭔가요?

웨이 옌우

만약 위트의 말이 거짓이라면? 이 모든 게 위트와 제국 황제가 꾸민 계략이라면? 그 젊은 황제가 이 모든 일을 꾸몄다면?

웨이 옌우

우리의 적은 늘 어둠 속에 숨어 있었어. 우린 가장 밝은 곳으로 몸을 피할 수밖에 없지.

후미즈키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당신도 이미 어둠 속에 있잖아요.

웨이 옌우

이 정도론 부족해…… 그때와 마찬가지지. 카셰이…… 카셰이라면, 더 깊은 곳에 숨었을 거야.

후미즈키

하지만 당신은 카셰이가 아니잖아요. 카셰이였다면 용문을 이만큼 부흥시키진 못했을 거예요.

후미즈키

다만, 만약 탈루가…… 카셰이의 가르침으로 이렇게 변한 거라면……

후미즈키

……

후미즈키

당신 생각엔, 그 로도스 아일랜드의 의사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나요?

웨이 옌우

확신할 순 없지. 그 의사 같은 부류의 인간들 중엔 거짓말을 안 하는 자를 찾기가 더 힘들어. 그리고 로도스 아일랜드는 자신들을 숨기는 데 능숙한 자들이다. 약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비밀은 절대 흘리지 않지.

웨이 옌우

하지만, 차라리 카셰이가 지금의 탈룰라를 만들었다고 믿는 편이 나아. 적을 얕잡아 봤다가는 큰코다칠 테니.

후미즈키

……탈루……

웨이 옌우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첸 훼이지에에게 이 일을 맡겨서는 안 되는 거라고.

웨이 옌우

카셰이…… 모든 일이 그가 바라는 대로 완벽하게 흘러가고 있어. 카셰이가 죽는다 해도, 탈룰라가 뒤를 이어 그의 염원을 대신 이뤄줄 테니까.

웨이 옌우

카셰이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둘 순 없지.

웨이 옌우

정찰팀이 보고해주더군, 용문을 떠난 감염자 일부가 코어 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웨이 옌우

코어는 반드시 일정 시간 동안 멈춰야 하니, 그 사이에 감염자 난민을 구조하려 할 거야.

웨이 옌우

설령 탈룰라가 우르수스의 악랄한 송곳니를 드러내 보인다 해도, 모두의 앞에서 리유니온을 배신할 순 없겠지. 이건 절호의 기회야.

웨이 옌우

내가 그림자 부대를 지휘해야겠어.

후미즈키

당신이요?!

웨이 옌우

그들은 이미 날 위해 충분히 많은 일을 해주었지.

웨이 옌우

그들 손에 다신 피를 묻히지 않겠다 약속했지만… 매번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웨이 옌우

그런데 지금 또다시 그들에게 용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길 강요할 수 있겠나?

웨이 옌우

……나도 그들과 함께하는 수밖에.

후미즈키

안 돼요.

후미즈키

그게 바로 카셰이가 바라는 일이에요. 이렇게 해선 절대 그를 이길 수 없어요.

후미즈키

설마 우리가 용문을 탈환했을 때부터…… 카셰이의 함정에 빠졌던 건 아닐까요?

웨이 옌우

……

웨이 옌우

우린 승리했었지.

웨이 옌우

처음엔 우리의 승리였어. 참담하지만, 나, 당신, 애드워드, 거뤠이, 우리가 없었다면, 그는 이 도시를 깨끗이 집어삼켰을 거야.

웨이 옌우

난 이 일을 불행의 시작이라 생각하지 않아.

웨이 옌우

애드워드의 죽음 역시…… 카셰이의 계획 안에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후미즈키

당신은 그걸 그저 악몽으로 치부하려는 건가요?

[CG: avg_7_10]
웨이 옌우

아니.

웨이 옌우

카셰이가 죽으면 악몽도 끝나지.

후미즈키

그가 정말 죽긴 해요?

웨이 옌우

어쩌면 카셰이는 탈룰라의 몸속에 있을 수도. 적합한 후계자는 그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으니.

웨이 옌우

탈룰라는 그를 닮았어. 자식이 없는 카셰이에겐 아주 적합한 종자지.

웨이 옌우

켈시 선생의 말을 믿지 않으려 해도, 있는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건 용문을 겨냥한 음모였고, 카셰이의 수법이랑 너무나도 닮았단 말이지.

후미즈키

믿을 수가 없어요. 탈루는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니었는데,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웨이 옌우

그래도 이젠 믿을 수밖에 없어. 이건 모두 탈룰라의 짓이야.

웨이 옌우

그래도 용문이 그저 가만히 앉아 최후를 기다릴 거라 생각했다면, 그건 큰 오산이라는 걸 깨닫게 해줘야겠지.

웨이 옌우

용문은 지지 않아. 용문에는 작은 흠집 하나 내지 못하게 할 거야.

후미즈키

결국 전쟁은 막을 수 없군요.

후미즈키

……제가 당신과 함께 죽길 바라나요?

웨이 옌우

후미즈키?!

웨이 옌우

……날 협박하는 건가?

후미즈키

그럴 리가요. 그런 의미는 아니에요. 전 그저……

웨이 옌우

아니! 그럴 일은 절대 없어.

웨이 옌우

……남의 목숨을 거는 건 비겁한 짓이지.

웨이 옌우

더군다나 당신의 목숨을! 절대 그럴 수는 없어……

웨이 옌우

내가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지. 하지만, 아니야, 후미즈키.

웨이 옌우

그 누구도 당신에게 손끝 하나 못 대게 할 테니까.

웨이 옌우

라이타니엔이든 사르곤이든 사미든…… 어느 곳이든 당신을 숨겨놓겠어.

웨이 옌우

극동에 돌아갈 순 없겠지만, 아무도 모르는 멀리 떨어진 곳의 조용한 마을로 보내주지.

웨이 옌우

당신을 그 누구도 찾지 못하는 곳에 숨길 거야. 동포들이…… 날 얼마나 원망하든 당신을 찾아내 복수할 수 없을 만한 곳으로…… 그래, 절대 찾지 못할 곳으로.

후미즈키

그건 살아도 사는 게 아니죠.

후미즈키

나 혼자만 살아남길 바라나요, 옌우?

후미즈키

당신의 죽음으로 절 고통받게 하려는 건가요? 당신 누이가 왜 침울하게 죽어갔는지 설마 잊은 건 아니죠?

웨이 옌우

아니, 그런 게 아니야…… 후미즈키, 난 그저 당신이 살아남길 바라니까, 나는……

후미즈키

웨이 옌우, 누누히 말했잖아요…… 전 괜찮다고.

후미즈키

당신과 함께 죽는 건, 우리에게 있을 수 있는 모든 최악의 결말 중에선 최고의 시나리오예요. 그 죽음이 얼마나 끔찍하더라도, 저에겐 해피엔딩일 거라고요.

웨이 옌우

후미즈키, 안 돼……

웨이 옌우

난 그러지 않을 거야. 당신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을 거고.

후미즈키

하지만 아시잖아요, 당신은 절 막을 수 없다는 걸. 지금까지 당신은, 단 한 번도 저를 막아낸 적이 없었죠.

웨이 옌우

후미즈키……!

후미즈키

옌우, 당신은 언제나 제게 진실된 사람이었어요. 때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당신이 제게 하는 모든 말은 언제나 진심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후미즈키

당신도, 탈루도, 우리 중 그 누구도 죽지 않기를 바라요.

후미즈키

탈루가 보고 싶네요. 탈루는 당신 누이와 참 닮았었죠, 눈은 애드워드를 닮았지만. 어릴 때의 그 성질은 누굴 닮은 건지…… 너무 오래됐네요. 탈루를 못 본 지 너무 오래됐어요.

후미즈키

우린 탈루에게 빚을 진 거예요.

웨이 옌우

……그리고 훼이지에에게도.

후미즈키

그래요. 첸에게도요.

후미즈키

하지만 첸은 이미 떠났어요. 이제는 첸을 다신 볼 수도, 더 이상 예쁜 옷을 선물해 줄 수도, 첸에게 어울리는 머리를 해줄 수도 없겠죠.

웨이 옌우

첸…… 첸은 그렇게 꾸미는 건 별로 안 좋아했지.

후미즈키

하지만 전 좋았어요. 얼마나, 첸이 얼마나 예뻤는데요.

후미즈키

하지만 저는…… 영원히 첸을 만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부디 그녀가 어디서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네요.

후미즈키

당신이 로도스 아일랜드에 의지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알고, 소중한 모두를 그들에게 맡기지 않을 거란 사실도 알아요.

후미즈키

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줬으면 해요.

웨이 옌우

……

후미즈키

그들에게 기회를 줘요, 옌우.

후미즈키

그들이 만약 실패한다면, 그때 저와 함께 가요. 더는 가족의 피를 보고 싶지 않잖아요?

후미즈키

제가 당신을 도와 탈루의 목숨을 구할게요. 그리고 당신과 함께 죽을게요.

웨이 옌우

후미즈키……!

후미즈키

당신도 그녀가 살길 바라잖아요? 이 용문이, 우리 모두가 함께 죽길 바라나요?

후미즈키

제가 첸과 탈루를 다신 볼 수 없게 되는 한이 있어도, 두 사람을 잊게 되는 한이 있어도…… 첸과 탈루가 살아남길 바라요.

후미즈키

당신도 같겠죠. 당신도 저와 같은 선택을 할 거라 믿어요.

웨이 옌우

후미즈키, 상황이 위험해지면, 꼭 내 말에 따라줘. 우리 목숨은…… 갈라놓을 수 없는 것이 아니야.

후미즈키

당연히 아니죠. 옌우, 전 당신만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에요.

후미즈키

……제가 하는 모든 일이 전부 당신만을 위한 건 아니라구요.

후미즈키

당신은 제 의지를 아직 깨닫지 못한 것 같네요.

후미즈키

자꾸 피하려고만 하지 마세요. 나를 똑바로 봐요.

웨이 옌우

……

웨이 옌우

내 결정은 바뀌지 않아……

후미즈키

울고 싶나요?

웨이 옌우

……

후미즈키

울어요, 옌우?

웨이 옌우

아니. 안 울어, 후미즈키.

웨이 옌우

……정말이야.

후미즈키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시긴.

웨이 옌우

……

그저 한 도시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었을 뿐인 사람이, 왜 허망한 죽임을 당해야 하지?

단지 그들에게 집이 되어주고 싶었던 것뿐이잖아? 우리처럼 갈 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쉬어갈 수 있는 장소가 되려 했던 것뿐이잖아?

난 그저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조그만 도시를 세우려 했던 것뿐인데.

지금의 용문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지?

웨이 옌우

난 대단한 성인군자는 아니야. 하지만 후미즈키, 내가 보기에 죽어 마땅한 사람은 딱 하나인 거 같아.

웨이 옌우

……나 하나뿐이지.

후미즈키

……당신…… 이러지 말아요!

웨이 옌우

그림자 부대가 당신을 사르곤까지 호위할 거야.

용문이 어쩌다 이렇게 변해버렸나?

나는 대체 언제 이렇게 돼버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