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미치광이의 변론
광부 리더 렌킨의 악몽 속에서, 그들은 결코 그 근위병을 죽인 적이 없다.
안 돼…… 안 돼……
으윽!
당신은 눈앞에서 젊은 여자가 쓰러지고, 검은색 창이 여자의 시체 위로 서서히 '자라'는 것을 보았다.
곧 움직임이 멎은 여자 옆으로, 또 다른 누군가가 버둥거리며 이 위험한 곳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괴, 괴물이다……!
검은색은 점점 다가왔다. 검은색, 검은색, 또 검은색. 모든 게 다 검은색이었고, 선명한 건 오직 피의 붉은색뿐이었다. 당신은 눈앞의 존재가 살아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겁먹지 마…… 물러서지 마!
아직 힘이 남은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아아!!!
검은색은 시체와 피바다를 헤치며 다가왔다. 땅에는 광부, 호위병 그리고 평범한 우르수스인들도 있었다.
끊임없는 비명은 당신에게 뒤돌아서 도망치든 아니든, 난데없이 튀어나온 그 창이 언젠가는 자신을 따라잡을 걸 깨닫게 했다.
당신은 무수한 시체를 관통한 창이 대지로부터 솟아올라, 지면을 거의 뒤덮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
갑자기 모든 창이 시체 더미에서 뽑혀 나와, 검은 그림자의 손안에서 다시 하나의 검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정체불명의 목소리 주인은 검을 높이 치켜들고 당신을 향해 겨누었다.
서서 죽고 싶은 모양이군.
아…… 아니, 나는 죽지 않아……
여기서 죽지 않아.
나쁘지 않은 소망이군.
유감스럽지만, 이뤄질 수 없는 소망이다.
……
저건……?
렌킨. 우리가 왔어!
렌킨……
너희…… 레니야, 네가 왜?
널 도와주러 왔어!
왔구나, 날 도우러 와줬구나! 나의 전우, 너희들도……
함께 싸우자, 그때처럼!
그래, 그때처럼!
자! 저놈을 포위해, 그때처럼! 한 명이 쓰러지면 다른 한 명이 그 자리를 메우고, 한 무리가 쓰러지면 다른 무리가 그 자리를 메운다!
내 뒤를 따라!
어리석은……
등 뒤에서 이글거리는 열기가 느껴졌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화로가 몸을 휘감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당신의 피를 들끓게 했고 두 눈을 맑게 했다. 그들은 당신의 이름을 외치며 당신을 앞으로 밀었다.
그 견고한 인파에 힘입어, 당신은 힘껏 뛰어올라 검은 몸통의 가슴팍으로 보이는 곳을 향해……
찔러 넣었다.
……죽어라……
……
훗……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도, 근육의 경련도 없었다.
다만, 칼날을 막는 저항이 조금씩 약해지더니, 이윽고 완전히 사라졌다.
그랬군…… 그랬군……
……'가브리일'……
마지막 음절이 입 밖으로 나오자, 검은 그림자가 떠받치고 있던 제복이 순식간에 힘을 잃은 것처럼 축 늘어졌다.
……
드디어 그 괴물을 무찔렀다. 용기로, 결단으로, 기백으로……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친구'들의 힘으로.
후우…… 후우……
두 팔이 무겁다. 여긴 어디지?
“……쓰러졌다, 놈이 쓰러졌어!”
……누가?
“렌킨, 네가…… 우리가, 우리가 죽였어……”
“우리가 놈을 우리가 죽였어!!”
누굴 죽였다는 거지? 이 검은…… 눈은……
아니, 아직 부족하다. 길을 막는 녀석을 하나 죽었어도, 사방에는 여전히 이 성가신 눈이……
도무지 그칠 줄 모르는 눈이 있었다.
“렌킨, 렌킨?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렌킨……”
렌킨!
나는……
렌킨! 렌킨!
사람들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그들은 당신을 떠받쳐 올렸다가 다시 아래로 떨어뜨렸다. 마치 중력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 이 느낌은 당신도 느껴본 적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고함을 질렀다. 귀청이 터질 듯한 반향 속에서, 절대 여기에서 들려서는 안 될 목소리가 당신의 이름을 불렀다.
……렌킨……
당신은 눈을 감고 그 목소리를 따라 그 숲으로 돌아갔다. 국경 주둔군,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임무.
지금 당신은 그곳에 없다.
이겼어……
우리가 이겼어.
떠올랐다 다시 떨어지는 순간, 당신은 저 멀리 여전히 흩어지지 않는 검은 티끌을 향해 바라보았다.
……
검은 연기가 가늘게 넘실대는 무수한 뿌리처럼, 제복의 모든 틈새를 뚫고 나와 그것을 완전히 뒤덮기까지 탐욕스럽게 휘감고, 뒤덮고, 감쌌다.
검은 연기에 둘러싸인 제복은 다시 천천히 사람의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마치……
죽지 않았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