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우정 무리
알로이즈는 여대공에게 로도스 아일랜드를 소개하게 된다. 그러나 이 크라이니 세베르의 관리자는 박사 한 명만의 접견을 허락한다. 박사와 알로이즈는 여대공과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마침내 크라이니 세베르 광산의 출입 허가를 얻어낸다.
손님,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호위병의 요구대로 당신은 로비에서 기다리며, 알로이즈와 그 소문난 여대공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답답한 실내에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물건이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방문객에게 일부러 시간을 알 권리를 주지 않는 것처럼.
무료하게 기다리던 와중, 당신은 조금 전에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박사님 혼자만요?
이건 불합리한 요구야.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도, 아미야도 너를 지켜줄 수 없어.
- 어쨌든 여기는 그들의 지역이니까.
- 우리에게 협상의 여지를 줄 생각이 없네.
알로이즈 씨가 저희에게 여대공을 만나게 해준다고는 했지만, 대체 왜 우리를 도우려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내 메모리에도 우르수스에 그런 젊은 귀족이 있다는 정보는 없어.
하지만 특사라는 신분에, 그 여대공과도 직접 알고 지내는 인물이라면, 아무래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겠지.
- 비밀이 많은 여자인 게 분명해.
-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에서 온 특사와 지방 귀족의 관계가 확실히 미묘하긴 해.
- 하지만 우리와 함께 광산에 들어간다고 분명하게 말했어.
- 어쨌든, 우린 알로이즈와 손잡아야만 해.
- 현재로선 이게 광산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야.
하지만, 예전에 로도스 아일랜드가 우르수스에게 찍힌 것도 사실이잖아요. 여기 관리자가 저희를 어떻게 대할지 모르겠네요.
-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내가 배운 게 좀 있어.
- 이런 상황이 완전히 낯선 건 아니야……
박사님의 결정은 지지하지만, 조심하세요.
통신 단말기를 가져가!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하고. 건물을 부수는 한이 있더라도 바로 구하러 갈 테니까!
- 내가 임기응변할게.
- 최대한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게 해야지……
- 그나저나……
도대체 뭘 감추려고 광산을 봉쇄한 걸까……?
이 도시의 거리처럼, 이 건물 안의 복도 역시 비정상적으로 텅 비어있었다.
안내하는 내내 한마디 말도 없던 하인은 당신을 이곳까지 데려오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떠났다.
그는 당신이 직감으로 올바른 방을 찾아낼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방문객을 시험하는 것이 습관이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당신은 그 하인의 몸에서 나는 사과나무를 태운 뒤 퍼지는 따스한 향기를 분간해냈고, 그 향기와 유일하게 같은 냄새가 나는 문을 열도록 이끌었다.
그곳은 고요하고 적막한 방이었다.
마치 거대하고 침묵하는 돌벽이 이 음울한 도시를 갈라 방해받지 않는 공간을 만들어 놓은 듯했다.
눈에 들어온 것은 오직 이 넓은 공간의 끝에 서 있는, 위엄 있는 회청색의 실루엣뿐이었다.
- 만나서 반가워.
- 존경하는 옐리자베타 콘스탄티노브나 라지사라 여대공 전하.
- ……
당신의 경의가 확실히 느껴지는군요. 그렇게까지 예의 차릴 필요는 없어요. 그냥 친구 대하듯이 옐리자 여대공이라고 불러주세요.
당신이 아주 영리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지네요.
그냥 옐리자 여대공이라고 불러도 돼.
……송구합니다, 여대공 전하. 제가 미리 예법을 일러둬야 했는데.
아뇨, 괜찮습니다.
진정한 호의는 예절에 의존하지 않는 법이죠. 우리의 손님이 더 편히 있게 해드리죠.
그것은 당신의 예상을 뒤엎는 부드럽고도 순수한 목소리였다.
이곳의 주인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저는 브레스크를 방문하는 모든 손님을 환영합니다……
알로다, 제게 당신의 친구분을 소개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아, 죄송합니다…… 이 사람이 바로 제가 아까 말씀드린 로도스 아일랜드 제약회사의 박사……
- 이름은 {@nickname}.
- {@nickname} 박사라고 부르면 돼.
- 만나서 영광이야.
- 실례되는 방문이 아니었으면 좋겠네.
그렇게 예의 차리지 말고, 이리 와서 난로 가까이에 앉으세요. 하인이 곧 따뜻한 차를 내올 거예요.
멀리서 온 손님들은 이 계절의 브레스크에 적응하기 어려울 거예요. 브레스크는 외진 곳에 있긴 하지만, 사실 따뜻하고 쾌적한 시기도 있답니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순조로웠나요?
- 순조로운 정도는 아니고……
- 브레스크는 치안이 좋은 도시였어.
여기서 본 모든 게, 이 도시가 어렵게 얻어낸 평화를 지키기 위함이란 걸 믿어줬으면 좋겠군요.
알로다에게 들었어요. 새로 사귄 친구가 매우 훌륭한 광석병 전문가라고. 마침 우리 도시에 꼭 필요한 인재들이죠.
- 이곳에 광석병 전문가가 필요한가?
- 우르수스에…… 광석병 전문가가 필요한가?
우리의 젊은 황제 폐하께서는 자신의 은총을 제국의 모든 백성에게 평등하게 내리고 싶어 하십니다. 심지어 감염 여부로 백성들을 차별하는 것조차 원하지 않으십니다.
그 때문에 폐하께서는 남다른 노력을 하셨죠. 신하들이 보기에 가슴이 아플 정도로.
하지만 폐하의 그런 순수한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 보물인지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폐하의 추종자로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폐하의 의지를 실천해 드려야 하죠.
브레스크는 크라이니 세베르 최대 규모의 광산과 인접해 있지만, 광석병 치료 수준은 폐하께서 원하시는 정도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유능한 의사들이 필요한 것이죠.
그렇다면 이 {@nickname} 박사가 여대공님께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전 로도스 아일랜드가 발표한 학술 논문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공적을 훔치는 것밖에 못 하는 제국 대학의 해충과도 같은 학자와는 달리, 이들은 광석병 연구에 대한 선진적인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호오…… 이 자존감 높은 젊은 장교가 누군가를 칭찬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데요.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에서의 업무가 당신의 성격을 바꾼 걸까요? 당신의 부친께서, 당신이 공작 연회에서 본인을 연신 난처하게 만든 일로 불평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는데요.
부끄럽습니다, 여대공 전하.
건방진 변명을 덧붙이자면…… 저는 언제나 진정한 재능과 학식을 갖춘 사람들, 그러니까 각하와 이 {@nickname} 박사 같은 분들을 존경해 왔습니다.
제 아버님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마터면 아버님 대신 안부 인사를 전해 드리는 걸 잊을 뻔했네요.
적어도 부친의 공장은 아직도 크라이니 세베르의 전사들을 위해 최고의 군복을 만들고 계십니다. 접경지에서 열리는 모든 연회에서도 여전히 그의 이름을 들을 수 있죠.
……이제 이 친구분의 얘기로 돌아갈까요.
우리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죠…… 로도스 아일랜드는 무슨 목적으로 브레스크에 온 거죠?
- 크라이니 세베르 광산의 출입 허가를 받고 싶어.
- 우리의 유동 의료팀이 중앙 광산지구에서 연락이 끊겼어.
당신의 말에 여대공은 순간 절제된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녀는 알로이즈를 바라보았고, 당신은 그 젊은 근위군의 흔들리는 눈빛을 정확하게 포착했다.
여대공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듯했다.
하아…… {@nickname} 박사님…… 이렇게 부르면 되겠죠?
이 젊은 친구가 당신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로도스 아일랜드가 브레스크에 사무소를 차리는 건 얼마든지 환영이고, 저도 아낌없이 지원하고 싶습니다……
다만, 크라이니 세베르 광산은 지금 손님들이 구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만약 당신의 동료가 광산에서 실종된 거라면, 그들의 마지막 행적과 인상착의를 알려주세요. 제가 충분한 인력을 파견해서 찾아 드리죠.
- 미안하지만, 이건 더 자세한 대화가 필요해……
그렇다면 아마도……
여대공 전하.
만약 제가 저의 이름으로 동행을 제안한다면요?
음, 알로다…… 또 이런 잔꾀를 부리는군요.
브레스크에 광석병 전문 의사가 필요하다는 건 당신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당신의 추천이라면, 저는 당신의 친구가 이곳에서 활동하는 걸 얼마든지 허락해줄 수 있어요. 그걸로 제가 인정을 베풀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런데 지금 당신은 뭘 하려는 거죠? 귀한 손님을 모셔놓고, 그런 성가신 일에 끌어들일 생각입니까?
알로다…… 당신은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어요.
이건 복잡한 일이 아닙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여대공 전하.
저는 이번의 방문 목적을 각하께 숨긴 적이 없습니다.
황제 폐하의 이름으로 맹세코,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의 그 누구도 각하 치하의 브레스크의 안녕에 대해 의심을 품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봉쇄된 광산과 감염자 변이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이곳에 올 사람은 어쩌면 한가한 젊은 신귀족이거나, 광석병을 연구하는 전문가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어느 군단의 대위 또는 의회의 거물일 수도 있겠죠.
젊은 근위군의 말투는 여전히 경솔했다. 그 말속의 날카로움은 무례함인지, 여대공을 떠보려는 시도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옐리자 여대공은 미간을 찌푸렸다.
궁금한 게 있다면 얼마든지 와서 물어보라고 하세요.
군단이 보기엔 신귀족에게 아첨하는 기회주의자, 의회가 보기엔 외딴곳에 있는 여대공, 저는 사람들이 브레스크에 품는 의심과 호기심에 이미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친애하는 알로다, 당신은 또 누구를 대표해서 제게 책임을 물으러 온 건가요?
아니, 아닙니다! 오해십니다!
아시다시피 당신의 영지를 방문하는 건 저에게 더할 나위 없이 편한 일입니다.
제가 이곳에 온 것은 단지 청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광석병 전문가들이 저와 함께 광산지구로 가서, 감염자들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 저기, 내가 한마디 해도 될까?
미안하군요, 손님. 말씀하세요.
- 나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입장을 설명하고 싶어.
- 로도스 아일랜드는 감염자 문제 해결에 힘쓰는 제약 회사야.
- 우리는 단지 연락이 끊긴 동료들을 빨리 찾고 싶을 뿐이야.
- 그 외의 다른 일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을 거고, 그럴 수도 없어.
아까 묻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당신의 동료는 왜 중앙 광산지구에 간 거죠?
- 광석병 사례를 수집하러 갔어.
- 그들은 우르수스인이야.
그렇군요……
- 로도스 아일랜드의 목적은 매우 순수해.
- 어쨌든, 우리의 배후에는 그 어떤 세력도 없으니까.
- 어쨌든, 우린 이곳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으니까.
말을 마친 당신은 불현듯 지나치게 솔직한 말이 오히려 신빙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런 경솔한 발언은 도리어 그 뒤에 숨은 속셈이 있을 거라 의심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대공은 약간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던 여대공은 그제야 약간 긴장을 풀었다.
여대공은 표정의 변화를 억제하고 있었지만, 당신은 그녀의 눈빛이 다소 누그러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아무튼, 우리의 목표는 동료를 찾는 거야.
- 우리가 원하는 건 그뿐이야.
한쪽은 내가 아끼는 후배고, 다른 한쪽은 동료를 찾을 생각뿐인 광석병 전문가라……
만약 여기서 제가 거절한다면, 너무 인정머리 없는 사람으로 보일까요?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단지 멀리서 온 손님들이 위험에 빠질까 봐 걱정하고 계신 겁니다.
저는 단지 어느 누구도 이곳에서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 만약 제게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 저는 이 툰드라 지역에 살고 있는 모두에게 벽난로를 보내주고 싶어요.
알로다, 친구의 안전을 보장한다고 맹세할 수 있겠어요?
……제발 저를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nickname} 박사님, 가세요. 가서 동료를 찾으세요.
로도스 아일랜드의 크라이니 세베르 광산 출입을 허락합니다.
- 각하의 자비로움에 감사를.
저도 제가 자비로운 사람이길 바랍니다만, 타인의 자비로움에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은 아주 드물죠.
사람들은 자신에게서 권리를 빼앗은 자를 경외하지만, 일부 권리를 되돌려준 자에게는 감사해 하죠. 하지만 저는 그런 게 자비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크라이니 세베르의 바람은 매우 찹니다. 부디 방한 대비를 철저하게 해주시길, {@nickname} 박사님.
박사님, 나오셨군요!
저기…… 그렇게까지 감격할 건 없잖아, 아미야.
여기는 악마의 소굴이 아니라, 브레스크의 행정 중심지야. 대화도 나름 순조로운 편이었고, 안 그래?
- 아주 순조로웠지.
- 예상 밖의 일도 있었지.
- 너, 아직도 숨기는 게 있구나.
- 우리에게도, 저 여대공에게도.
좋아, 인정할게.
하지만 이건 내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대화의 기회였어. 결과만 놓고 보면 괜찮지 않아?
- 저 여대공은……
왜?
- 내 예상과는 조금 달랐어.
음? 예상이 어땠길래?
- 더 냉혹한 사람일 줄 알았어.
- 더 설득하기 어려울 줄 알았어.
그 변이 사건에 대한 처리 방식을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야.
변이가 일어나자마자, 관련 감염자를 즉시 광산 연구소로 보내 관리했어. 게다가 연구원들에게 일주일 내에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면 유배 또는 추방될 거라고 했고.
그리고는 즉시 크라이니 세베르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해 광부들을 죄다 광산에 가두고, 소식이 새나가지 않도록 모든 통신 수단을 차단했어.
효율적이지만, 냉혹하다고 할 수는 있지.
하지만 본인이 회피하거나 숨기고 싶은 내용을 정확하게 짚어낸다면, 설득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여대공의 화술에 질질 끌려다니다가 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거야.
이번 변이 사건을 예로 들면, 감염자들에게 일어난 게 병리적인 변이인지, 광석병의 새로운 증상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아무도 몰라.
즉, 자세한 내용이 없다는 게 문제야.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에 전해진 소식도…… 감염자, 변이 발생, 광산 연구소로 보내져 통제, 이게 전부야.
너희 로도스 아일랜드가 발표한 오리지늄 변화와 신규 광석병 증상에 관한 논문은 나도 읽어봤어. 우르수스 각지 연구소들도 그 논문을 참고해 연구에 착수했지.
만약 논문에 나와 있는 변이 정도라면, 이렇게까지 반응하지 않았을 거야.
광산에서 발생한 감염자 변이는 새로운 위협을 의미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새로운 위협……
연구소는 원인 규명에 착수했고, 광산 전체에 계엄령이 내려져 모든 광부가 격리됐어.
사람들은 이걸로 모든 게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사건 발생 후, 채굴 작업이 중단되고 통신도 끊겼어.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의 추궁에도 여전히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황이지. 애초에 그 광산에 들어갈 능력과 용기가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야.
- 하지만 그 여대공이 일부러 숨긴 거라면……
- 우리가 애초에 브레스크에 들어오지도 못했겠지.
너도 만나봤잖아. 어쩌면 넌 여대공을 '자비로운' 관리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를 들여보내는 건 당연한 거야. 왜냐하면, 여기는 '우르수스 경내에서 감염자에게 가장 우호적인 곳', '크라이니 세베르의 진주', '우르수스 북부의 천국'……
브레제노이 주도, 브레스크니까.
너희가 이 도시에 들어온 이후, 길거리에 인적이 드문 것 말고는 아무런 이상도 발견하지 못했지? 이게 바로 옐리자 여대공이 크라이니 세베르를 다스리는 방식이야.
저 여대공이 총독으로 취임한 이후, 관할 구역에서 사형 판결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어.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줄어든 걸까? 그렇지 않아.
- 여대공에 대해 불만이 많은 모양이네.
아, 그건 오해야. 방금 한 평가에는 개인적인 감정이 전혀 없어. 그냥 질문에 대답한 게 다인걸.
어쨌든 우리가 손을 잡아야 하잖아?
알겠어요, 알로이즈 씨. 그럼 변이 감염자들은 아직도 광산 연구소에서 관리하고 있겠네요?
맞아. 정확히는 크라이니 세베르 중앙 광산지구 연구소에 있지.
- 그렇다면……?
- ……
그곳은 우리의 목적지 중에서 첫 번째로 가려고 했던 곳이에요
그래? 목적지가 같으면 일이 더 편해지겠네.
또 다른 질문은?
- 넌 정말 성실하네.
- 엄청 초조해 보이네.
맞아. 그래서 처음부터 돌려 말할 생각은 없었어.
알로이즈 씨,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좋아, 물어봐.
아까 당신의 친구 집에서 나눴던 대화가 너무 급하게 끝나버렸어요. 본래라면 처음에 물어봐야 했던 건데 물어볼 기회를 못 잡고 있었네요.
이번 조사에서 당신이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결과는 뭐죠?
……내 진심을 듣고 싶은 거야?
나는 진실을 알고 싶어. 중앙 광산지구의 감염자 변이에 관한 진실을.
나는 감염자 광부들이 이유 없이 고통받는 것도, 우르수스 사람들이 곧 다가올 재난에 대해 무지한 것도 바라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