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천둥 속의 고요 · 에피소드 12

12-5취약한 강철

메인 스토리작전 전2023-10-24

하이버리 구에서 철수할 때 노동자들에게 배신당한 자경단, 캐서린은 협박당하고 클로비시아는 실종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캐서린, 락락, 스테인리스


클로비시아

……

클로비시아

도시에서 철수하기로 한 런디니움 시민 자경단의 인원이…… 이게 다야?

클로비시아

내가 생각한 것보다 피해가 훨씬 크네.

피스트

남기로 한 사람들도 있어. 살카즈가 우리 거점을 무너뜨렸지만, 모든 조력자의 명단을 파악하지는 못했을 테니까.

피스트

정보가 어디까지 누설되었는지 몰라서 아직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아.

락락

쳇, 그런 척하면 본인의 안락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락락

더는 물러설 곳도 없는 우리가 안 보이는 걸까?

클로비시아

그렇게 말하지 마, 락락. 대다수는 진짜 전사도 아니잖아. 우리에게 희망을 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일 뿐이야.

클로비시아

여기 서 있는 우리도…… 대부분 그렇고.

클로비시아

누구에게 충성해야 할지 모르는 병사, 일자리를 잃은 기자, 살카즈의 착취로 울분에 찬 기계 조립공……

클로비시아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일반인까지.

클로비시아

런디니움 시민 자경단은 원래 이런 사람들로 구성되었어.

클로비시아

어려서부터 생활한 런디니움을 떠나서, 더 이상 정보 몇 줄을 전달하거나 무기 몇 자루를 만들어서 살카즈 용병들과 싸우는 게 아니라……

클로비시아

언제 끝날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휘말릴지 모르는 진정한 전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는다는 건, 참 무서운 일이야.

클로비시아

여긴 우리의 런디니움이니까 마땅히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처음에는 다 이렇게 생각했어.

클로비시아

우리가 계속 그 공포에 맞서 싸우고 있는 줄 알았지……

클로비시아

하지만 정말로 찾아온 그 공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어.

클로비시아

……

클로비시아

솔직히 앞으로 우리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겠어. 우리에게 친구가 생겼지만 적도 진정으로 송곳니를 드러냈으니까.

클로비시아

어쩌면 우리도 곧 섬멸당해서 황무지를 떠도는 외로운 넋이 되고, 결국 사방으로 흩어질지도 몰라……

락락

클로비시아, 그런 기운 빠지는 소리 좀 그만해.

락락

난 다른 사람이 주는 해방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여기에 온 거야.

락락

우리 모두 마찬가지야.

락락

난 노동자라서 대단한 이치 같은 건 몰라.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만든 부품이야말로 가장 믿음이 간다는 건 알아.

락락

난 궁전이나 성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손에서 우리 도시를 구해내고 싶었어. 나 혼자서는 부족하지만 다행히 너희들을 만났어.

락락

우리로도 부족하면 더 많은 사람이 뭉치면 돼. 그래도 결국 실패하게 된다면……

락락

뭐, 마지막 결과를 받아들여야지.

클로저

이봐, 락락, 아직 결과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거든!

클로저

얼른 움직여. 이렇게 악취가 나는 배관은 부상자들 건강에 좋지 않아.

피스트

맞아, 런디니움보다는 교외 공기가 훨씬 좋지.

피스트

로도스 아일랜드의 분석에 따르면 앞쪽에서 살카즈 보급 경로의 한 부분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야……

캐서린

우리 왔어.

피스트

할머니, 상황은 어때?

캐서린

안전한 건 확인했어. 주둔군이나 순찰한 흔적도 없고, 점검 통로처럼 보이는데 용도를 알 수 없는 기구들이 있었어.

캐서린

그러고 보니 이상하네. 진짜 '보급 경로'가 어디 있는지 발견하지 못했어.

캐서린

그래도 이 점검 통로면 지금 철수 상황에 대응하기에 충분해.

캐서린

얼른 네 친구들보고 움직이라고 해. 지금 안전하다고 평생 안전한 건 아니니까.

피스트

응, 알았어.

캐서린

난 빼앗아 온 설비 좀 확인해 볼게. 아마 쓸만한 게 있을 거야. 폐기 처분된 크롤러도 몇 대 있는데 운이 좋으면 움직이겠지.

피스트

할머니!

피스트

그게……

피스트

난 우리가 하는 일을 못 믿거나, 졌다고 기가 죽어서 이러는 게 아니야.

피스트

우리…… 돌아올 수 있는 거 맞지?

캐서린

나한테 어떤 대답을 듣고 싶은데?

피스트

……

피스트

계속 사람들을 격려했는데, 사실 나도 진짜 여길 떠나본 적이 없어.

피스트

게다가 이런 식으로 떠나는 거잖아.

캐서린

피스트, 예전에는 가끔 이런 생각을 했어…… 사실 우리는 운이 꽤 좋은 거라고.

캐서린

런디니움에 태어나 믿음직한 친구도, 고생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도 있으니까.

캐서린

휴일이 되면 골목에 있는 술집에 가서 한잔 마시고 카드놀이도 하면서 푼돈을 벌 때도 있었지.

캐서린

물론 빅토리아는 한 번도 정말 평화로웠던 적이 없어.

캐서린

우리가 만든 녀석들은 변경으로 보내져서 사르곤 사람이나 라이타니엔 사람을 상대하고 그 몸에 구멍을 냈어…… 하지만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었지.

캐서린

우리는 그저 공장 안에서 쇳덩이에 나사만 조이면 됐으니까.

캐서린

우리도 고통을 겪었고 치유되지 않는 상처도 있어…… 하지만 내일 누굴 죽일지, 아니면 누구한테 죽임을 당할지 걱정할 필요는 없었어.

캐서린

우리는 여전히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어. 적어도 그런 척이라도 할 수 있었지.

캐서린

하지만 살카즈가 왔고 생활이 힘들어졌어. 공장을 빼앗기자 생활은 더 힘들어졌지.

캐서린

하지만 내 기준에선, 아직 전반적으로 운이 괜찮은 축에 속해.

피스트

할머니한테 운이 괜찮다는 기준은 도대체 뭐야?

캐서린

이렇게 여기에 서서 과거에 대해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거지.

캐서린

지금은 운이 다해갈 뿐이야. 늘 복권에 당첨되는 사람은 없으니까.

캐서린

하지만 운이 다하면 또 뭐 어때? 사람들은 대부분 운이 없지만 그래도 방법을 찾아내잖아.

피스트

……

캐서린

할 일이나 계속해라, '자경단의 주요 멤버'잖아. 선반은 저절로 포장되지 않아.

캐서린

네가 해야 하는 일을 해, 그때 나한테 약속했던 것처럼.

캐서린

훗, 뭐라고 했더라? “나는 어떤 어둠에도 기꺼이 들어갈 거거든……”

피스트

그만해, 할머니! 그때 난 그냥……

캐서린

큰소리친 걸 후회하는 거야?

피스트

아니.

피스트

……그럴 거야. 난 계속 그렇게 할 거야.

피스트

……

캐서린

넌 이럴 때 하비와 가장 닮았어.

캐서린은 피스트를 힐끔 바라보고는 돌아서서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피스트 곁으로 다양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간다. 다들 몹시 지쳤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피스트도 알고 있다. 여기 서 있는 사람은 다 가장 믿음직한 동료라는 것을.

없는 것보다는 조금 나은 위로를 생각하며 피스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긴장으로 굳어버린 팔을 움직였다.

기회, 시기 또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안개를 불어서 날려 버리면, 이번에는 또 어떤 모습의 삶이 펼쳐질까?

피스트는 추측을 그만두고 직접 경험해 보기로 했다.

락락

피스트……

락락

부상자들이 다 예정된 위치에 들어갔어. 이제 점검 통로에 들어가서 런디니움을 벗어나면 당분간 우리는 안전할 거야.

락락

그때가 되면 우리는 자경단 제11소대를 다시 꾸리겠지?

피스트

당연하지, 락락. 약속할게.

피스트

가자.

피스트는 갑자기 미세한 진동을 느꼈다.

락락

이게…… 무슨 일이지?

저 멀리서 지하 구조물의 출구와 입구가 동시에 천천히 닫히고 있었다.

락락

배관이 닫히고 있잖아? 살카즈가 우리를 발견했나?!

락락

이런! 캐서린과 클로비시아가 입구 쪽에 있는데!

클로저

아니야, 내가 계속 주위에 있는 살카즈의 통신 주파수를 도청하고 있는데 아직 들키지 않았어.

클로저

흠, 설마 제어 회선 고장은 아니겠지?

피스트

……아니. 배관 대문은 입구 쪽에서 수동으로 제어하는 거야. 들어오기 전에 내가 점검해 봤는데 전동 장치에는 문제가 없었어.

피스트는 줄곧 자신의 뛰어난 시력을 자랑스러워했다. 언제나 불을 켜고 일해야 하는 공장에서 이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피스트는 차라리 잘 안 보이는 게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이 닫히기 직전에 틈새로 입구 반대편에서 익숙한 그림자들을 봤다.

그림자들은 반짝이며 지나갔고, 대문이 완전히 닫히자 마지막 한 줄기 빛이 철의 장막 뒤편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어둠이 모두를 뒤덮었다.

가까스로 다시 일어선 피스트는 입안에서 피 맛이 퍼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 피비린내를 삼켜 버리려고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클로저

이건 계획에 없던 거잖아!

클로저

통로 반대편에 누가 있었지?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락락

왜 그래, 피스트? 너…… 입술에서 피가 흐르잖아……

피스트

……

피스트

통로 쪽에 누가 있었는지 알아.

피스트

내…… 친구야. 11번 군수 공장의 노동자들.

피스트

더 가져갈 설비가 있는지 보고 온다고 했었어.

피스트

대문을 닫을 수 있는 것도 녀석들밖에 없어.


캐서린

……토미.

런디니움 노동자 A

캐서린 씨, 그게…… 내가 그러자고 한 거 아니야! 다 같이 결정한 거라고!

캐서린

날 구했을 때처럼?

런디니움 노동자 B

이건 다른 일이야, 캐서린!

런디니움 노동자 B

토미, 돌아가서 네 할 일 해. 방위군을 찾아서 여기 상황을 알려주고.

런디니움 노동자 A

앗…… 네! 방위군이 어디 있는지는 알고 있어요!

캐서린

솔직히 너희 납치 기술은 살카즈보다 별로야.

런디니움 노동자 B

난 너랑 트러블 일으키고 싶지 않아, 캐서린. 우리가 얼마나 알고 지냈지? 우리는 서로의 본성을 너무 잘 알아.

런디니움 노동자 B

하지만 우리는 런디니움 교외에서 죽고 싶지 않아. 그 괴물들의 아츠에 죽고 싶지 않다고!

런디니움 노동자 B

난 그저 주조 노동자일 뿐이야! 용광로와 선반을 쓸 줄 알고, 꽤 그럴듯한 부품을 만들 수 있지.

런디니움 노동자 B

그런데 지금 우리보고 도시 밖으로 나가서 대공작과 살카즈에 맞서 싸우자고? 웃기는 소리. 내가 사용해 본 것 중에 그나마 무기 같은 건 스패너가 다라고!

런디니움 노동자 B

캐서린, 내가 장담하는데 다들 무사할 거야. 우리 삼촌이 방위군에 있으니까 공장 사람들을 잘 좀 봐달라고 얘기해 볼게.

캐서린

그럼 우리가 한 짓은 어떡하고? 살카즈를 습격했잖아.

런디니움 노동자 B

다 자경단 짓이고 우리는 강요받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면 돼.

캐서린

하, 놈들이 네 말을 믿을 것 같아?

런디니움 노동자 B

앞으로 더 가혹한 대우를 받겠지만…… 대공작들이 이번 전쟁에서 이기기만 하면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

런디니움 노동자 B

우리 손으로 직접 런디니움을 만들었잖아!

런디니움 노동자 B

……다 좋아질 거야.

캐서린

예전의 넌 귀족에게 희망을 거는 사람이 아니었잖아.

런디니움 노동자 B

그럼 어쩌겠어, 캐서린! 말해 봐, 다른 방법이 있냐고!

런디니움 노동자 B

난 그냥…… 내 집을 떠나기 싫어. 다시 런디니움의 거리를 거닐며 가끔 친구들과 축구도 하며 지내고 싶어.

런디니움 노동자 B

나는……

런디니움 노동자 B

……교외의 폭탄 구덩이에서 폭발로 산산조각이 난 채 죽고 싶지 않아. 그런 광경을 봤었거든.

런디니움 노동자 B

살카즈들은…… 날이 갈수록 더 잔인해져만 가. 내 딸은 내 시신을 온전히 찾지도 못하겠지.

런디니움 노동자 B

……

런디니움 노동자 B

가, 캐서린. 너한테 난폭하게 굴고 싶지 않아.

런디니움 노동자 B

넌 저항군의 작은 리더니까……

런디니움 노동자 B

어라? 어디 갔지?

클로비시아가 있던 자리에는 끊어진 밧줄만 남아 있었다.

런디니움 노동자 C

어라? 분명히 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런디니움 노동자 B

사람이 몇인데 여자아이 하나 제대로 못 봐?

런디니움 노동자 C

부…… 분명히 오리지늄 아츠일 거야!

런디니움 노동자 B

됐다…… 그냥 보내줘. 그 녀석도 평범한 재봉사 딸이라더라.

런디니움 노동자 B

그 녀석이 런디니움의 어둠 속에서 숨어 지낼 곳을 찾길 바라야겠지.


베어드

……냄새가 지독하네.

카도르

요 며칠 몇 명이나 죽었다고 생각해?

카도르

동쪽 골목으로는 가지 마. 어제 거기서 감염자 몇 명이 폭발해서 여기저기 오리지늄 분진이 날리고 있어.

카도르

젠장! 살카즈들의 목적은 바로 우리를 여기 가두는 거야. 그리고 죽든 살든 알아서 하라는 거라고!

베어드

낮에 운송 조합에 갔을 때 마셜이 뭐래?

카도르

거긴 지금 다 불타고 철골만 남았어. 죽은 사람들 사이에 마셜이 있는지는 안 찾아봐서 모르겠어.

카도르

난……

카도르

노포트 구의 사람이 다 멍청한 겁쟁이는 아닐 거야, 그렇지?

카도르

우리는 그냥…… 스트레이트 펀치를 맞아서 아직 머리가 어지러운 것뿐이야.

카도르

잠깐 쉬고 나면 노포트 구의 사람들이 반격할 거야!

베어드

어쩌면 곧 대공작들이 여기를 공격할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카도르

뭐야, 너 언제부터 대공작들을 숭배하는 사람이 됐어? 서랍 속에 웰링턴 공작의 사인이라도 숨겨놓은 거 아니야?

카도르

우리가 믿을 건 우리밖에 없다고!

카도르

우리는 여기를 벗어날 수 있어. 내가 용감하게 맞서 싸울게, 맹세해!

베어드

저번에 한 맹세는 불침번 때 절대 안 자겠다는 거였잖아.

카도르

그때는 그냥……!

베어드

됐어, 꿈을 꾸려면 일단 오늘 밤에 먹을 걸 좀 찾아야 해.

베어드

델핀이 평소에 물건을 쟁여놓는 습관 덕분에 복싱장의 창고는 언제나 꽉 차 있었지……

베어드

그게 아니었으면 우리도 지금쯤 저 시체 중 하나가 됐을 거야.

베어드

카도르, 앞쪽에서 또 싸우기 시작했어.

카도르

쳇, 어떻게 여기에도……

카도르

다른 길로 가자. 하역장에 있는 식당에는 재고가 좀 남아 있을 거야.

카도르

그 사람들한테서 좀 사거나…… 교환하면 돼.

베어드

안 판다고 하면 어떡할 거야?

카도르

……

베어드

무기를 챙겼구나.

카도르

그냥…… 호신용이야. 쓸 일은 없을 거야.

카도르

상황이 아직…… 그렇게 최악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