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리턴 투 미스트 · 에피소드 11

11-8정체

메인 스토리작전 후2023-04-27

시즈의 인솔하에 자경단은 탈출에 성공하지만, 뱀파이어 생귀나르가 그들의 뒤를 따라 붙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시즈, 다그다, 모건, 인드라


살카즈 전사

……

시즈

또 쫓아왔어.

자경단 전사

다…… 당신은 먼저 가세요. 당신 같은 분을 우리 때문에 위험에 빠지게 할 순 없어요……

시즈

알레데일이나 클로비시아였어도, 그렇게 말했을까?

자경단 전사

……당신은 다릅니다.

시즈

머리 숙여.

자경단 전사

네?

망치가 시즈의 손에서 반 바퀴 돌다가 자경단 전사의 머리를 스치며 묵직하게 내리쳤다.

벽돌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벽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다. 깨진 벽돌 조각 속에는 아츠 스태프를 쥔 살카즈 캐스터 한 명이 있었다.

시즈

……내가 확실히 다르지?

자경단 전사

다…… 당신……

시즈

바짝 따라붙어. 나는 전장에서 사람을 기다리는 게 익숙지 않아.


시즈

……아직도 따라오네.

자경단 전사

이 살카즈들 상대하기 너무 어렵네요.

시즈

제복은 같지만, 수디언 구의 살카즈 병사들을 저들과 비교하면 그저 쓰레기나 다름없군.

시즈

하지만 얘들은 다르긴 하네.

자경단 전사

이제 어떡하죠? 거리를 맴돌기만 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시즈

너 전에 사무실에서 일했지?

자경단 전사

네? 네, 맞아요, 전에는 회계사였어요…… 근데 왜요?

시즈

그럼 이전엔 어떻게 외출했어? 차 타고?

자경단 전사

어, 맞아요……

시즈

너 혹시 런디니움 골목의 폭이 보통 얼마나 되는지, 웰링턴 거리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뛰어 가면 얼마나 걸리는지, 구역마다 하수구 입구가 몇 개 있는지 알아?

자경단 전사

……몰라요.

시즈

쟤네들은 알아.

자경단 전사

누구요?

인드라

비나, 여기야!


살카즈 전사

목표를 발견했다!

살카즈 전사

아직 숨어 있는 적이 있다!

모건

……비나, 이쪽이야!

시즈

안전가옥 쪽에서 폭발음이 들렸어.

시즈

자경단의 동작이 느려. 우리가 그들의 철수를 엄호해야 해.

모건

쳇, 이 길로 바꿀게!


다그다

시즈!

시즈

다그다, 자경단 상황은 어때?

다그다

클로비시아 지휘관이 대부분 사람을 데리고 철수했어, 알레데일 씨는……

알레데일

……윽, 난 괜찮아.

시즈

알레데일, 너 다쳤어?

알레데일

난 나 혼자 해결할 수 있어.

알레데일

전하, 당신은 이곳에 돌아오지 말아야 했어.

살카즈 전사

놈들이 안에 숨어 있다.

살카즈 전사

놈들을 모조리 섬멸한다.

다그다

솔직히 시즈, 내 생각에 역시 너는……

시즈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다그다

아니, 항상 네가 앞장서서 적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다그다

때로는 나도 네 옆에 설 수 있게 해줘.

시즈

그래, 앞으로 와, 다그다.

알레데일

……

시즈

알레데일, 너는 좀 쉬고 있어.

알레데일

컴버랜드 공작 가 딸이 맨체스터 백작 가 딸에게 질 수는 없지.

시즈

나에게는 알레데일과 다그다가 더 익숙한데.

알레데일

그렇다면, 네 친구 알레데일로서, 나도 너와 함께 싸울게.

시즈

넌 어때? 전사, 일어설 수 있겠어?

자경단 전사

저…… 저는 괜찮아요……

시즈

그럼 네 무기를 움켜쥐고, 와서 같이 싸워.

시즈

런디니움…… 이 콘크리트 정글은 우리 것이야. 살카즈에게 누가 사냥감인지 알려줘야 할 때가 왔어.

살카즈 전사

너의 신분이 너를 구할 순 없다, 아슬란.

살카즈 전사

우리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거든.

살카즈 전사

살카즈의 내일은 이미 왔다. 그리고 네놈들은 과거에 파묻히게 될 것이다.

살카즈 전사

잠깐……

살카즈 전사

다들 조심, 선반 뒤에 매복이 있다.

시즈

예리하네.

모건

자, 돌아봐, 이쪽이야~

인드라

아니, 이쪽을 봐야지.

다그다

시즈, 공격해!

시즈

좋아.

자경단 전사

조심!

살카즈 전사

잔망스럽고, 하찮군.

살카즈 전사

놀이는 끝이다. 무기를 버려. 좀 더 편하게 죽고 싶다면.

살카즈 전사

그래야 우리 모두 빨리 끝낼 수 있지.

알레데일

……미안, 내가 경솔했어.

시즈

나한테 사과할 필요 없어.

살카즈는 시즈를 쳐다보았고, 시즈는 알레데일을 쳐다보았다.

시즈가 천천히 두 손을 들어 올렸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망치가 땅에 떨어졌다.

시즈는 알레데일을 향해 윙크했고, 그 모습을 본 알레데일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살카즈 전사

잠깐…… 바람? 여기는 실내인데……

살카즈 전사

이건……

살카즈 전사

빌어먹을, 오리지늄 아츠다! 반격해!

알레데일

비나, 잘 받아!

시즈

응.

살카즈 전사

으아악……!

시즈

괜찮아?

알레데일

적어도 기분은 아주 좋아.

살카즈 전사

창고가 무너진다. 빨리 나와! 밖에서 놈들을 포위해!

인드라

어, 너희들의 '안전가옥'이 그다지 튼튼하진 않은가 봐.

알레데일

안전가옥이라고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요새는 아니니까.

알레데일

……따라와, 이쪽이야.


알레데일

숨겨진 통로는 건물이 쓰러져서 막혔을 거야. 그래도 우린 서둘러야 해.

알레데일

윽……

시즈

그 전에 상처를 싸매야 할 것 같은데, 알레데일.

알레데일

나, 난 괜찮아……

시즈

다그다, 너는 이 전사를 자경단 기지까지 데려다줘. 우리 따로 움직인다.

자경단 전사

전…… 시즈 씨.

자경단 전사

역시 당신은 훌륭한 리더 맞습니다. 하하, 다음엔 우리 자경단도 실력을 보여드릴게요.

자경단 전사

고마워요.

모건

넌 어딜 가려고?

시즈

알레데일의 상처를 지체할 순 없어. 가까운 곳에서……

시즈

잠깐, 나 이 근처가 기억나……

알레데일

비나, 당신이 이런 골목길을 다 기억하다니.

알레데일

당신이 그 생물들과 함께 '왕의 숨결'을 갖고 돌아온 그날 오후야.

시즈

……뭐가?

알레데일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알레데일

여긴 왕궁에서 공작 저택으로 향하는 길이야. 아는 사람도 많지 않지.

알레데일

어떤 분이 내게 내일까진 컴버랜드 공작 저택이 안전할 거라고 알려줬어.

알레데일

그러니까, 이 작은 상처를 처리하기엔 시간이 충분해.


알레데일

……비나.

시즈

내가 있는 거 알고 있었어?

알레데일

내 방문 밖의 기척 정도는 알아.

알레데일

당신이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봐도 내 등의 상처는 저절로 아물지 않아, 사랑하는 비나 아가씨.

알레데일

약 좀 발라줄 수 있을까?

시즈

……그래.

[CG: 32_i17]
알레데일

으윽……

시즈

미안, 많이 아파?

알레데일

괜찮아, 큰 부상도 아닌데. 다만 모처럼 나를 주시하는 눈들이 없어서, 나도 모르게 그만.

시즈

피를 그렇게 많이 흘렸으면서…… 예전에도 많이 다쳤었어?

알레데일

괜찮아, 대부분은 이미 다 나았어.

시즈

내가 오늘 좀 더 빨리 반응했다면…… 이 흉터가 생길 일도 없었을 텐데.

알레데일

방금 그 병사들 손에서 도망친 것만 해도 쉽지 않았어.

알레데일

게다가 요 며칠 계속 네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알레데일

당신은 자경단에 큰 힘이 되어 주었고, 나를 위해 낡은 증기 갑옷도 지켜줬잖아.

시즈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알레데일…… 나, 나는 네가 더 이상 뭔가를 잃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알레데일

……

알레데일

하하.

알레데일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비나.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이미 깨달았어. 대부분의 일이 우리 뜻대로 될 수는 없다는 걸 말이야.

알레데일

그런게 아니었다면, 애초에 우리가 이렇게 어두운 골방에 숨어 있을 필요도, 이런 냄새 나는 붕대에 둘러싸여 있지도 않았겠지.

시즈

우리……

[CG: 32_i17]
알레데일

내가 상상해볼게…… 우린 정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시나 날씨에 대해 수다를 떨었을 거야.

알레데일

아 맞다, 사냥하러 갔을 수도 있지. 이 계절에 런디니움의 교외에는 알콘들이 많아. 달리기는 엄청 빠르지만, 사람을 마주하면 멍하니 쳐다보길 좋아해. 사냥은 좋아해?

시즈

……글쎄.

알레데일

음, 사실 나도 거의 다 까먹었어. 하지만, 너라면 춤은 좋아하지 않을 게 분명해. 적어도 사교 시즌의 그 지루한 무도회를 싫어할 것 같아. 나도 싫어하지만.

알레데일

드레스는 사냥복보다 훨씬 불편해. 너무 조여서 연회에서마저 식욕을 없게 만들지.

시즈

하하, 상상이 간다.

시즈

그리고……

알레데일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시즈

내 생각에 사냥복이 네게 잘 어울릴 것 같아.

알레데일

……비나.

시즈

응?

알레데일

우리는…… 더 다양한 장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는데.

시즈

운명이 우리의 뜻을 무시하고, 아름다웠을 수도 있는 과거를 빼앗아 갔지.

시즈

다행히, 우리에겐 아직 미래가 있어……

알레데일

왜 그래? 많이 놀란 모습인데?

시즈

……내가 미래를 말하다니.

알레데일

당신에겐 흔한 일 아니야?

시즈

도망 다니며 지내는 동안,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거의 생각해본 적이 없어. 과거는 모두 꿈속에 있고, 미래…… 미래는 안개가 낀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거든.

알레데일

……비나, 이건 당신의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야.

알레데일

저속한 귀족들이나 내일을 논하기 좋아하지, 대다수 사람들은 오늘 식탁에 무엇이 올라올지에 더 관심이 많아.

알레데일

삶이 그들을 무감각하게 만든 게 아니라, 그들은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CG: 32_i17]
시즈

지금…… 처럼?

알레데일

맞아……

알레데일

지금처럼.


알레데일

에일쉬.

집사 에일쉬

좋은 아침이에요. 알레데일 아가씨, 물건은 다 정리했어요.

알레데일

증기 갑옷은…… 왜 꺼냈어?

알레데일

저건 너무 커서 가져갈 수 없는데.

집사 에일쉬

……그래요?

집사 에일쉬

알렉산드리나 전하는 이미 떠나셨나요?

알레데일

응, 전하는 다른 임무가 있어서.

집사 에일쉬

아가씨 상처는……

알레데일

이제 별문제 없어. 전하가 도와준 덕분이야.

집사 에일쉬

……아가씨, 그렇게 밝게 웃는 모습은 오랜만인데요.

알레데일

하하, 전쟁을 앞두고 내가 너무 긴장이 풀렸나?

알레데일

전하랑 나란히 싸우다니…… 나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야.

알레데일

내가 진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아주 오랜만에 만나게 돼서 그런가 봐.

집사 에일쉬

알렉산드리나 전하께서 아가씨의 이 갑옷을 지켜주셨잖아요. 제가 일개 집사이긴 하지만, 저도 전하의 은혜를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집사 에일쉬

이건 컴버랜드 가문의 영광이니까요.

알레데일

영광…… 인가……

집사 에일쉬

이 갑옷은 아가씨의 위대한 조상…… 제 기억엔 아가씨가 어렸을 때 자주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알레데일

아이들은 환상에 빠지기 쉽지.

알레데일

하지만, 적어도 26년 전에 나는 이미 깨달았어. 저건 영웅 따위가 아니야. 그저 망가진 육중한 쇳덩이에 불과하지.

알레데일

우리는 모두 변했지만, 이 갑옷만은 시간 속에 얼어붙은 것 같아.

알레데일

에일쉬…… 당신은 알렉산드리나 전하를 좋아해?

집사 에일쉬

전하는 자상한 분이십니다. 동료들을 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동료들과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방을 쓰시더군요.

집사 에일쉬

대부분의 귀족과는 달리, 동료를 천한 하인으로 대하지 않고, 그들을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

알레데일

빅토리아는 운도 좋아.

알레데일

우리의 전하는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방랑하면서도 전하의 정직과 열정은 고난 앞에서 꺾이지 않았지.

집사 에일쉬

빅토리아의 시점이 아니라…… 아가씨가 보시기에는요? 알레데일 아가씨는 전하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알레데일

……

알레데일

나는 전하에게 밝은 미래가 있었으면 좋겠어.

집사 에일쉬

그럼 아가씨는……

알레데일

어젯밤에 또 편지를 받았어. 하루에 두 통이나.

알레데일

그녀는…… 매우 초조해하고 있어.

집사 에일쉬

하지만, 전하와 정말 다시 만났잖아요!

집사 에일쉬

26년 전 일 기억나세요? 전하께서 왕의 숨결을 가지고 이곳에 나타났었잖아요. 그건 일종의 전조였어요. 어쩌면 곧 그 예언이 들어맞을지도 몰라요!

집사 에일쉬

우린 오래 기다렸잖아요. 아가씨는……

“알레데일 컴버랜드,

언젠가 너는 비나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알레데일

그건……

알레데일

……

알레데일

에일쉬,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다리는 걸 그만뒀어.

알레데일

짐이 떠난 지 얼마 됐지?

집사 에일쉬

그 일이 있은 다음 해에 사직하고 페닌슐라에 돌아갔죠.

알레데일

…… 25년, 우리 집에…… 25년이나 정원사가 없었네.

알레데일

나는 어렸을 때부터 저기 자란 관목을 좋아했어. 자주 나무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지만, 나무에 핀 작은 꽃은 금색이고 너무 예뻤거든.

알레데일

짐이 떠난 그해 겨울에 처음 심어진 나무들이 몽땅 죽었지.

알레데일

어머니가 여기저기 부탁해서 새로운 씨앗을 찾아다녔는데, 알고 보니 그건 미노스에서 가장 귀한 품종이었어. 씨앗의 가격이 런디니움 일반 가정이 5년은 족히 생활할 수 있을 정도였지.

집사 에일쉬

관목을 잃었어도 아가씨의 정원은 여전히 아름다워요.

알레데일

난 노력했었어. 에일쉬, 우린 모두 노력했어. 정원을 가꾸기 위해, 겨울이든 여름이든 당신은 쉬지 않고 일했지.

알레데일

하지만, 그 귀한 씨앗이 없었다면…… 우리 정원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알레데일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다섯 번째 되는 새해에 내가 그녀한테 편지를 한 통 보냈어.

알레데일

그녀의 답장에는 컴버랜드 가문이 이미 오래전부터 감당할 수 없었던 그 꽃의 씨앗이 들어 있었어.

알레데일

……

알레데일

그러니까 에일쉬, 우리는 그냥…… 계속 이렇게 살아왔던 거야.

집사 에일쉬

공작님이 계셨더라면……

알레데일

……그녀에겐 늘 문제를 해결할 수단이 많았어.

집사 에일쉬

아니요, 아가씨. 저는 지금 아가씨의 아버님을 얘기하고 있어요.

알레데일

아버지…… 아버지.

알레데일

나는 이제 아빠의 목소리가 거의 기억나지 않아.

알레데일

어쩌면 내가 이 정원에 있을 때만 나는…… 나는 겨우 생각날지도 몰라. 아버지가 내 손을 잡고, 내게 검을 휘두르는 걸 가르쳐주고, 나를 쓰러뜨렸다가 다시 나를 안아 올리고, 나를 어깨에 태운 일들……

알레데일

……

알레데일

몇 년 전에, 나는 이것들을 남기고 싶었어. 에일쉬, 나는 온갖 방법을 써서라도 정원, 갑옷…… 그리고 아버지의 모습을 남기고 싶었어.

알레데일

하지만, '남기고 싶다'라는 생각은 너무 저렴한 생각이었던 거지.

알레데일

어렸을 때 증기 기사가 되고 싶다고 했던 게 아직도 기억나.

알레데일

……

알레데일

에일쉬, 아주 가끔 나는 이런 생각을 해……

알레데일

어른이 된다는 건 너무 끔찍한 일이 아닐까?

알레데일

운이 가장 좋은 녀석을 제외하면, 우리는 결국 지쳐버린 평범한 어른이 될 수밖에 없어.

알레데일

조심히 행동해야 하고, 속에 없는 말을 해야 하며, 거친 파도 속에서 필사적으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하고, 잡으면 다시는 놓지 않아야 하지.

알레데일

에일쉬, 당신은 어렸을 때 뭐가 되고 싶었어? 절대 어느 몰락한 집안의 집사는 아니었을 거잖아, 그렇지?

집사 에일쉬

아니요, 아가씨 곁에 있을 수 있어서 저는 영광입니다……

알레데일

거짓말하지 마.

집사 에일쉬

음…… 어렸을 때는 음유시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알레데일

어머, 음유시인 에일쉬.

집사 에일쉬

놀리지 마세요.

알레데일

게다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어렸을 때 자신이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꿈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갈아 부수어, 결국 산산조각이 나게 만드는 것 같아.

알레데일

그렇게 해서 우리는 여기에 도달한 거지.

알레데일

내가 컴버랜드 가문의 영광을 지킬 수 있을까? 에일쉬, 그건 이미 불가능해.

알레데일

나는 이미 그냥 지금의 알레데일이 되어버렸어.

집사 에일쉬

……하지만, 아가씨도 미래의 알레데일이 어디에 있을지 모르잖아요, 안 그래요?

알레데일

미래……

집사 에일쉬

아가씨, 저는 이제 늙었어요. 지금 정말 악기를 다룰 기회가 생긴다고 해도, 듣기 좋은 곡을 연주할 수 없어요.

집사 에일쉬

하지만, 아가씨는 제게 약속했잖아요.

집사 에일쉬

어쩌면 어릴 적의 헛소리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집사 에일쉬

저는 지금도 믿고 있어요. 아가씨라면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집사 에일쉬

찰스 린치보다, 아가씨의 조상보다 더 위대한 증기 기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집사 에일쉬

그날을 제게 보여주실 거죠? 그렇죠?

알레데일

에일쉬! 됐어! 그녀가 허락하지 않을 거야……

집사 에일쉬

그럼, 아가씨는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집사 에일쉬

아가씨가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저는 지금처럼 아가씨를 지지할 거예요.

알레데일

나는……

집사 에일쉬

재촉하지 않을게요. 아가씨는 항상 올바른 결정을 내려왔으니까요.

집사 에일쉬

아가씨…… 저는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올게요.

집사 에일쉬

과거의 단편이라고 해도…… 이건 제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요.

알레데일은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줄곧 함께했던 여인이 정원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가장 힘든 세월을 함께 보냈고, 세월이 흐르며 이들은 상상도 못 했던 모습으로 바뀌었다.

알레데일은 에일쉬의 웃는 모습을 아주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그녀는 갑자기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오랜만의 평온함을 느꼈다.

만약 알레데일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면……

갑자기, 알레데일의 시선이 먼 곳에서 움직이는 주황색을 향했다.

그 주황색은 갑자기 확대됐고, 알레데일은 이내 공기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알레데일

에일쉬, 서둘러, 우리……

공작 저택이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다.


레토 중령

……생귀나르 공.

뱀파이어 생귀나르

쉿.

뱀파이어 생귀나르

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한때 찬란했던 역사가 잿더미로 변하고 있습니다. 귀족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던 저택이 타오르는 폐허가 되고 있습니다.

뱀파이어 생귀나르

수백 년의 시간을 들여 정성껏 다듬은 벽돌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습니다. 대지 각지에서 모아 기른 화초들도 웅크리며 죽고 있습니다.

레토 중령

……제가 전에 받은 명령은 귀족들을 조사하는 것입니다만.

뱀파이어 생귀나르

그렇다면 제 행동에 불만이신가 봅니다, '지휘관'님.

뱀파이어 생귀나르

당신은 이 불꽃을 싫어하나요? 피가 증발하는 소리에 관심이 없나요?

뱀파이어 생귀나르

'지글지글', 들어보세요. 느껴보세요. 레토, 나의 친구여.

뱀파이어 생귀나르

저는 지금 저의 책무를 다해 매 한 방울의 피를 조사하고 있는 겁니다……

레토 중령

……

레토 중령

저도 그럼 당신의 조사에 협조하여…… 배신자 한 명도 놓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레토 중령

그게 저의 책무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