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리턴 투 미스트 · 에피소드 11

11-2한 줄기의 빛

메인 스토리작전 후2023-04-27

하룻밤이 지나자, 살카즈 대군이 런디니움에 들어왔다.


몇 시간 뒤

몰리

랄프…… 랄프, 어딜 간 거야?

몰리

미치겠다 정말, 바깥에 이 난리가 났는데 랄프는 어딜 간 거야!

천진난만한 아이

몰리 언니, 랄프는 어른들이 말하는 화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어요……

몰리

큰일이다. 설마 거리에 나간 건 아니겠죠?

몰리

밖엔 벌써 전쟁이 일어나 사방에서 화살과 유탄이 날아다닐 텐데……

골딩

제가 랄프를 찾아올게요.

몰리

골딩 씨, 그건 너무 위험해요.


골딩

랄프!

개구쟁이 아이

나…… 나……

골딩

빨리 이쪽으로 와요……

개구쟁이 아이

흑흑, 골딩 선생님……

골딩

괜찮아요, 랄프. 선생님이 여기 있잖아요.

개구쟁이 아이

흐아아앙!

골딩

얼른 돌아가요…… 돌아가면 괜찮을 거예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몰리

골딩 씨, 랄프! 돌아오셨군요. 정말 다행이에요!

개구쟁이 아이

미안해, 몰리 누나.

몰리

랄프, 얼마나 걱정했다고요.

골딩

아이들은 다 여기 있나요?

몰리

네, 모두 있습니다.

몰리

바, 방금……

골딩

……포탄이 근처에 떨어졌어요.

몰리

어떻게 이럴 수가? 대체 누가 누구와 싸우는 거죠?

몰리

오전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런디니움이 왜 갑자기 이렇게 변한 거죠?

몰리

흑……

골딩

몰리, 울지 마세요. 아이들 앞에서 울면 안 돼요.

몰리

네, 골딩 씨.

골딩

제 손을 잡아요. 우리 함께 있어요.

몰리

우…… 우리에겐 방위군이 있어요. 그리고 증기 기사도!

몰리

그들이 런디니움을 지키고, 빅토리아를 지켜줄 거예요!

개구쟁이 아이

증기 기사……

개구쟁이 아이

아까 본 것 같은데! 시커멓고 커다란……

천진난만한 아이

그건 가로등의 그림자 아니야?

개구쟁이 아이

헛소리! 틀림없이 증기 기사야!

개구쟁이 아이

구두장이 톰이 그랬는데, 그들은 빅토리아를 상징하는 위대한 존재라고 했어!

개구쟁이 아이

“골짜기를 넘어, 강을 건넌다. 쿵쿵쿵쿵, 무슨 소리일까? 그것은 천둥소리도, 폭풍 소리도 아닌, 위대한 기사, 위대한 빅토리아의 소리다!”

몰리

그 노래는 저도 어릴 때 들은 적 있는데.

몰리

노래를 가르쳐 준 선생님이 말씀하기를, 매년 국왕 탄신이 되면 하늘을 나는 증기 기사 대열을 구경하려고 사람들이 광장으로 몰려든대요.

개구쟁이 아이

증기 기사가 정말 하늘을 날아?

몰리

선생님은 증기 기사가 번개나 질풍보다 더 빨리 이동한다고 했어요. 거기다 뿜어 나오는 증기 때문에 마치 구름을 밟고 있는 것 같다고 했어요.

개구쟁이 아이

아쉽네. 지금은 국왕 폐하도 없잖아. 난 열병식을 한 번도 구경한 적이 없는데.

몰리

그리고 선생님은 선생님의 선생님이 더 대단한 걸 봤다고 했죠.

몰리

그해에 빅토리아는 가울과의 전쟁에서 막 이겼고, 당시 폐하의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수십 명의 증기 기사들이 모두 런디니움으로 돌아왔대요.

몰리

갑옷에 빅토리아 깃발을 두른 증기 기사들이 성왕궁 서쪽 회당의 계단에서 일제히 내려올 때의 모습은 마치 커다란 깃발이 펼쳐지는 것 같았대요.

몰리

그리고, 모든 사람이 천둥보다 더 큰 포효를 들었다네요.

개구쟁이 아이

포효?

몰리

네, 포효요.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그것은 우리 깃발에 있는 빅토리아의 상징이 살아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대요.

몰리

그것도 그럴 것이 그날로부터 빅토리아는 정식으로 가울을 초월하고, 테라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가 되었으니까요.

골딩

……

몰리

죄송해요, 골딩 씨. 골딩 씨 할아버지가 가울 출신이란 걸 깜빡했어요……

골딩

사과할 필요 없어요, 몰리. 저는 당신이나, 랄프, 그리고 여기서 자란 수많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런디니움에서 자랐으니까요.

골딩

어쩌면 밖에 있는 저 증기 갑옷 안에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개구쟁이 아이

골딩 선생님, 선생님도 증기 기사를 알아?

골딩

……찰스 린치.

골딩

그가 오슈테리그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요. 구두장이 톰이 그의 오랜 친구였고. 그래서 톰이 폐하와 증기 기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겁니다.

골딩

사실 그는 폐하께서 생전에 선택하신 마지막 증기 기사입니다.

골딩

……그리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마지막 증기 기사이기도 하고요.

그날 밤은 유난히 길었다.

아이들이 런디니움에 떠도는 증기 기사에 관한 이야기를 전부 듣고도 남을 만큼 길었다. 그리고 날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포화 소리는 생각보다 빨리 멈췄고, 한밤중이 되자 거리는 대체로 조용해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다들 집 안에만 숨어, 아무도 바깥 상황을 살피려 하지 않았다.

거의 모든 런디니움 사람들이 꼬박 밤을 새웠다.

모두의 마음속엔 하나의 의문이 소용돌이쳤다. 과연, 아침이 오면 런디니움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다음 날

몰리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네요…… 대공작의 군대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몰리

증기 기사가 나타나기만 하면 상황이 금방 정리될 줄은 알았어요!

몰리

그런데,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네요……

골딩

……몰리, 어떻게든 필수품을 사와야 합니다.

골딩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런디니움 시민

두 분, 왜 밖에 나오셨어요?

몰리

아담스 씨!

골딩

마침 잘됐네요. 아이들에겐 지식도 필요하니까요.

골딩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골딩

아담스 씨, 어제 맡겼던 그 연극집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몇 권 더 필요할 것 같아요.

골딩

음, 이 동화책들, 저기 있는 수학과 물리 관련 입문서 몇 권, 그리고 《가정의료수첩》, 이거 전부 포장해 주시겠어요?

몰리

잠깐만, 이게 무슨 소리죠?

멀지 않은 곳에서 질서 정연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런디니움 사람들이 열병식에서 들었던 것과 달리, 그 소리는 더 묵직하고 더 다급했다.

성왕궁 서쪽 회당. 더 샤드 빌딩. 의회 광장.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발걸음 소리는 아무도 없는 오슈테리그 거리를 지나 런디니움의 중앙, 빅토리아의 심장에까지 다다랐다.

발걸음 소리가 가장 평범한 이 거리까지 찾아왔을 때, 길가에 숨어 있던 사람들은 드디어 행군하는 부대를 볼 수 있었다……

혹은 병사들의 모습을 봤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모양이 제각각인 뿔에 감도는 불길한 검은 빛, 순식간에 환하게 밝아오는 하늘조차 그것을 밝게 비출 수는 없었다.

골딩

……살카즈.

골딩

저 사람들은 살카즈 용병입니다.

몰리

용병인 거면 저들은 곧 여길 떠나겠죠?

몰리

그러면 런디니움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그렇죠?

골딩

……

사람들은 몰랐다. 그날 이후 런디니움이 몇 년 동안 완전히 바뀌리라는 것을…… 그들은 미처 몰랐다.

이를테면, 살카즈들이 런디니움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날 이후 런디니움 거리에서 증기 기사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