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리턴 투 미스트 · 에피소드 11

11-1명예를 위하여

메인 스토리작전 후2023-04-27

어린 왕의 후손이 왕의 숨결과 함께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환호성 속에서 암류가 꿈틀대기 시작했고, 런디니움에는 곧 비바람이 몰아친다.


……알레데일, 엿듣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니다.

비열한 자들이나 몰래 숨어서 남의 생사에 대해 계략을 꾸미지.

그들이 이익을 얻을진 몰라도, 그렇게 훔쳐 온 승리는 절대 오래가지 못한다.

알레데일

(흥…… 저들은 모두 비열한 사람들이야……)

알레데일

(아버지……)

알레데일은 붙잡히고 싶지 않았다. 특히 이 나쁜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랬다가는 아버지를 실망하게 하고, 컴버랜드의 이름에 먹칠하기 때문이다.

창문을 통해 나갈 수만 있다면……


얼굴이 희미한 장교

저희도 얼른 내려가죠.

얼굴이 희미한 장교

병사들이 인원수를 세고 있습니다. 혼란을 틈타 군중들 속에 섞여 들어가면 아무도 우리가 이탈했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무슨 기척이 들리지 않아?

얼굴이 희미한 장교

작은 동물 같은 거겠죠.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좁은 방에 사람이 숨을 수나 있겠습니까?

알레데일

휴우……

알레데일은 조심스럽게 어둠 속에서 움츠리고 있었다. 가장 충실한 친구, 거대한 증기 갑옷이 소녀를 보호해주고 있었다.

알레데일의 손가락이 창문에 닿았다. 창문으로 빠져나가기만 하면 두 사람의 눈을 피해 배관을 타고 내려갈 수 있다.

드레스는 이미 더러워졌다. 에일쉬가 화낼 게 틀림없다.

하지만, 붙잡히지만 않는다면……


[CG: bg_towerinside]
알레데일

꺄악!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소녀는 알 수 없었다.


하늘과 땅이 빙빙 돌았고 알레데일의 머리는 어지러웠다. 손발은 힘이 빠져 무언가를 잡으래야 잡을 수도, 디디래야 디딜 수도 없이 곧장 2층에서 곤두박질쳤다.

정원의 경치가 미친 듯이 알레데일의 머리를 내리쳤다. 단단한 흙바닥에 떨어지려던 찰나, 부드럽고 두꺼운 매트가 가볍게 알레데일을 받아올렸다.

매트?

아니다, 그것은 매트가 아니었다.

알레데일은 자신이 부드럽게 바닥에 놓여지는 것을 느꼈다.

알레데일은 고개를 돌려 뒤돌아봤고, 그곳에는……

[CG: 32_i01_1]

전설에만 존재할 법한 생물이 알레데일 눈앞에 서 있었다.

그들은 마치 신화 속에서 막 걸어 나온 듯 위풍당당하게 정원에 서 있었다.

그들의 황금빛 털은 태양처럼 찬란했고, 선두에 선 그것은 짙은 갈색 눈동자로 담담하게 알레데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찍이 아버지를 따라 국왕 폐하를 여러 번 알현했었던 알레데일은, 왕궁 벽에 걸려 있는 역대 아슬란 왕들의 초상화도 많이 봤었다.

하지만 알레데일은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처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싶어졌다…… 눈앞에 있는 그들은 그 어느 왕보다도 위엄이 있어 보였다.

[CG: 32_i01_1]

하지만 컴버랜드는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알레데일은 애써 고개를 높이 들어 위로 시선을 돌렸고, 그제야 가장 중간에 있는 그것이 한 사람을 태우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자신보다 더 어려 보이는 아이가 황금빛 그것의 등에 앉아 있었다.

그것의 입에는 검이 하나 물려 있었는데…… 아이보다 훨씬 큰 검이었다.

묵직한 목소리가 알레데일의 뇌리에 울려 퍼졌다.

“알레데일 컴버랜드,

언젠가 너는 비나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알레데일은 생전 처음 이런 생물을 만났다. 하지만 마지막이기도 했다.

[CG: 32_i01_1]

그 후로 20여 년 동안, 알레데일은 종종 꿈에서만 이 광경을 다시 목격했다. 늠름한 황금빛 존재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있던 소녀……

그 목소리의 예언대로 비나라는 사람과 다시 만날 때까지.


빅토리아 장교

저기 봐, 저…… 저분은……

빅토리아 장교

알렉산드리나 전하다!

빅토리아 장교

즉시 폐하께 아뢰라. 전하를 찾았다. 전하는 지금 정원에 계신다……

빅토리아 장교

잠깐, 내가 잘못 본 건 아니지? 저건…… 사라진……

빅토리아 장교

우리의 전하…… 전하께서 왕의 숨결을 찾으셨다!

빅토리아 장교

빅토리아에 가호를!

빅토리아 장교

우리 왕에게 가호를!

순식간에 환호성이 정원에 울려 퍼졌다.

군인, 귀족, 하인…… 사람들은 왕권의 상징을 품고 있는 공주 전하를 보기 위해 정원으로 몰려들었다.

이게 무슨 기적이란 말인가!

사람들은 눈가가 촉촉해졌고, 잇달아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시녀 에일쉬

알레데일 아가씨……아가씨가 왜 여기에?

알레데일

……에일쉬.

알레데일

에일쉬도 저들이 안 보여?

시녀 에일쉬

저들이라니? 무슨 말씀이신지? 알렉산드리나 전하 말인가요?

시녀 에일쉬

전하는 한 분밖에 없어요.

알레데일

아니, 저, 황금빛의……

알레데일

방금 전까지도 내게 말도 걸었는데.

시녀 에일쉬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드레스는 왜 또 이렇게 더러워졌고요…… 아가씨, 괜찮으세요?

알레데일

나도…… 잘 모르겠어.

알레데일

별이…… 별이 위층 방에 떨어졌어.

알레데일

증기 기사…… 갑옷…… 비열한 놈들을 쓰러뜨려야 해!

시녀 에일쉬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어요.

알레데일

에일쉬,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시녀 에일쉬

아가씨, 좀 쉬셔야 합니다. 이 광경을 보고 어지럽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오늘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어요.


귀족 여자

봤나요? 알렉산드리나 전하가 사라진 왕의 숨결을 안고 돌아왔대요!

귀족 남자

정원에서 울려 퍼진 환호 소리에 창문과 벽이 부서지는 줄 알았네.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저건 알렉산드리나 전하야…… 고작 몇 살밖에 되지 않으실 텐데?

귀족 여자

다들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귀족 남자

그래, 기적. 이게 바로 기적이야.

귀족 남자

기적과 우연의 가장 큰 차이는, 기적은 아무 이유 없이 지금 이곳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야.

귀족 남자

폐하의 탄신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어찌 이 기적적인 일을 훌륭한 계시로 여기지 않을 수 있겠나.

귀족 여자

그건 아니죠. 아무리 자작극이긴 하지만, 그래도 흥미로웠는걸요.

귀족 여자

공작님들이 지금의 폐하와 컴버랜드 공작을 어떻게 평가했었는지 다시 떠올리게 되네요……

귀족 남자

그만하지. 걱정은 일단 잊어버리고, 연회나 즐기자고.

귀족 여자

맞는 말입니다. 저들이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기게 해두죠……

귀족 남자 & 귀족 여자

빅토리아에 가호를!


격앙된 목소리

……사람들이 알렉산드리나의 모험 여행을 눈치챈 것 같군.

중후한 목소리

폐하…… 전하께서 지하 통로에 가셨다는 것을 진작 알고 계셨습니까?

격앙된 목소리

좋은 기회지 않나. 내가 왕궁에 없으면 충실하던 근위병들도 잡담을 나누거나 졸기 마련일 테고, 우리 꼬마 침입자가 지하 통로에 들어가는 걸 놓칠 것이라 생각했지.

중후한 목소리

이 모든 게 모두 폐하의 계획이셨군요.

격앙된 목소리

반은 그분의 생각이야. 그분은 가끔 사람들 앞에서 작은 장난 같은 걸 치기 좋아하지.

중후한 목소리

그분이 협조하기로 했다는 건, 그분도 이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격앙된 목소리

……런디니움의 여름이 곧 다가온다. 날씨도 후덥지근하고 이따금 큰비가 내리기도 하지. 자네도 알레데일과 부인을 미리 도시 밖으로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지 않나?

중후한 목소리

폐하! 결코 별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격앙된 목소리

로버트, 자네는 딸을 아주 아끼지. 나도 마찬가지야.

격앙된 목소리

우리는 빅토리아를 위해 모든 걸 걸겠지만, 이 아이들이야말로 빅토리아의 진정한 미래야. 만에 하나 우리가 실패한다면……

중후한 목소리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폐하. 제가 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는 걸 반드시 막겠습니다.

격앙된 목소리

나는 우리의 미래에 용기와 자신감이 넘쳐. 그렇다고 내가 알렉산드리나를 위한 퇴로를 계획하지 않을 이유가 되진 않지.

격앙된 목소리

그 아이는 분명 빅토리아의 왕이 될 거야. 조금 더 일찍 자기 도시를 파악하게 하는 게 나쁠 게 없지 않나?

격앙된 목소리

게다가 이런 해프닝은 지금처럼 다소 갑갑한 오후의 분위기를 전환할 수도 있을 터.

격앙된 목소리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격려가 필요하지.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곳에 모인 의미기도 하고.

격앙된 목소리

……

격앙된 목소리

물론…… 우리도 예감이라는 게 있으니, 이런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겠나?

중후한 목소리

……

격앙된 목소리

자, 로버트. 이 차를 다 마시고 우리도 그만 내려가지.


알레데일

음악 소리가 들리네. 저건 아버지가 폐하를 위해 불러온 악단이지?

시녀 에일쉬

그럼요, 알레데일 아가씨. 연회가 곧 시작됩니다.

알레데일

다들 즐거워 보이네.

시녀 에일쉬

아가씨는 즐겁지 않으세요?

알레데일

에일쉬…… 앞으로도 이런 날이 계속될까?

알레데일

나랑 에일쉬,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우린 영원히 함께하겠지?

시녀 에일쉬

글쎄요, 알레데일 아가씨. 저는 영원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이 정원의 꽃들처럼요.

알레데일

……

알레데일

아니야, 에일쉬. 분명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게 있어!

알레데일

예를 들어, 내가 커서 증기 기사가 되는 것처럼, 그 린치 씨처럼! 아니, 나는 린치 씨를 뛰어넘을 거야!

알레데일

내가 나쁜 놈을 쫓아내고 모두를 지켜낼 거야.

알레데일

내가 증증증증조 할머니처럼, 컴버랜드의 이름이 영원히 빛나게 할 거야.

알레데일

에일쉬, 약속할게. 내가 꼭 보여줄게!

시녀 에일쉬

아가씨……

알레데일

……나는 런디니움을 떠나지 않아. 에일쉬, 너도 떠나면 안 돼.

알레데일

내가 아버지한테 말할게……

알레데일

여긴 우리 집이야. 컴버랜드의 모든 사람이 그랬듯이, 나도 우리 가문을 물려받고 지킬 거야. 내 목숨의 끝이 올 때까지.

알레데일

맹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