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리턴 투 미스트 · 에피소드 11

11-1명예를 위하여

메인 스토리작전 전2023-04-27

26년 전, 국왕과 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 컴버랜드 공작 저택 연회에서, 빅토리아의 국검 '왕의 숨결'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26년 전

1072년

5:11 P.M. 날씨/흐림

런디니움 오슈테리그 구, 컴버랜드 공작 저택


중후한 목소리

폐하…… 방금 입수한 소식입니다. 그 불쌍한 두 의원이 옥중에서 사망했다 합니다.

격앙된 목소리

그건 그들에게 마땅한 말로다. 그들이 섬겨야 할 대상은 빅토리아이지, 필사적으로 그들의 주머니나 불려주는 상인들이 아니라는 걸 의회에 알려야 할 때가 왔다.

중후한 목소리

폐하의 초조함은 이해합니다만, 폐하께서 법원에 압박을 가해 눈치 보던 의원들을 놀라게 한 데 대해, 그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격앙된 목소리

그놈들은 두려워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들의 처지를 깨닫게 될 터.

격앙된 목소리

연이어 찾아온 전쟁은 우리 선조들이 축적해놓은 부를 전부 갉아먹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탐욕스러운 콘도르윙들을 피둥피둥하게 살찌우고 있지.

중후한 목소리

폐하께 양보를 권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조금만 페이스를 늦추신다면……

격앙된 목소리

페이스를 늦춰?! 콘도르윙은 정도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가. 왜, 그놈들에게도 먹이를 빼앗을 때 페이스를 늦추라고 하지?

격앙된 목소리

우리가 이대로 새로운 세금 정책을 밀어붙이지 않는다면, 적들이 몰려와 빅토리아의 살점을 물어뜯을 때, 용병마저도 우리를 떠날 것이다!

중후한 목소리

깨어있고 염치가 있는 전사라면 반드시 폐하 곁에 남을 것입니다.

격앙된 목소리

왕관의 반을 나누도록 강요당하기 전까진 드라코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격앙된 목소리

하지만 그의 결말은 우리 모두 지켜보지 않았나.

중후한 목소리

그 어떤 순간에도 폐하께선 컴버랜드의 충성을 잃지 않으실 것이라 맹세하겠습니다.

격앙된 목소리

당연하지, '영원히 고결한 컴버랜드'여…… 내가 그대의 충성을 의심할 리가 있겠는가.

격앙된 목소리

하지만 로버트, 빅토리아는 진정한 위기의 순간에 이르렀다. 이 땅에서 국왕의 권위는 날로 떨어지고 있지.

중후한 목소리

폐하, 어찌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중후한 목소리

모레면 폐하의 탄신입니다. 누구나 폐하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군사들은 폐하께 경례하고, 군중들의 함성 역시 열병장을 뒤덮을 것입니다.

격앙된 목소리

올해까진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년엔? 나의 알렉산드리나가 왕위를 계승할 무렵에는 어떻게 되어 있겠나?

격앙된 목소리

로버트, 머지않아 우리도 물러나게 되겠지.

중후한 목소리

폐하! 폐……

빅토리아 장교

폐하, 공작님.

빅토리아 장교

함부로 들어와 보고드리는 점 정말로 송구하옵니다만, 조금 전에 받은 보고에 의하면……

빅토리아 장교

왕궁 지하가 침입당해 현재 왕의 숨결이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중후한 목소리

……뭐?

빅토리아 장교

게다가…… 알렉산드리나 전하께서도 행방불명이라는 보고가……

빅토리아 장교

근위대가 이미 관련 구역을 봉쇄하고 수색 중입니다만, 현재로서는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중후한 목소리

이런 민감한 시기에 알렉산드리나 전하가 국검과 함께 사라졌다고?

중후한 목소리

아니지, 이렇게 대놓고 일을 꾸밀 수 있는 귀족이 있을 리가 없어. 하지만……

중후한 목소리

폐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이 일을 책임지겠습니다. 지금 바로……

격앙된 목소리

당황하지 말게, 오래된 친구여. 알렉산드리나는 그 아이의 선생과 같이 있을 테니, 아무도 그 아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없을 걸세.

중후한 목소리

선생이라면? 혹시……

격앙된 목소리

그자는 알렉산드리나에게 아주 잘해 주고 있더군. 심지어 내게도 그런 관심을 준 적이 없지만.

격앙된 목소리

우리 왕의 숨결은…… 어디에 있든 그 본분을 다할 것이다.

중후한 목소리

그 말은…… 국검으로서의 본분 말씀입니까?

격앙된 목소리

허허, 늙어빠진 학자들에게 반복적으로 연구되는 것보다, 덕목을 갖춘 군주의 손에 쥐어지는 것이야말로 국검에겐 진정한 의미가 있는 일이지.

격앙된 목소리

우리 모두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지 않는가.

중후한 목소리

……

중후한 목소리

알겠습니다.

격앙된 목소리

로버트, 우리 서로의 딸을 위해서.

중후한 목소리

예, 폐하…… 그리고 빅토리아를 위해서.


시녀 에일쉬

잠시만요, 아가씨. 그렇게 막 뛰어다니면 안 돼요……

알레데일

싫어, 에일쉬, 난 아버지 만나러 갈 거야!

알레데일

아버지가 오늘 집에 있는 거 다 알아. 빨리 가지 않으면 그사이에 또 어디 갈지 모른다고!

시녀 에일쉬

최근 공작님이 바쁘신 건 사실이지만, 아가씨께서 찾는 줄 아시면 분명 시간을 내어 함께 있어 주실 거예요.

알레데일

함께 있어 줄 필요 없어!

시녀 에일쉬

그럼, 공작님을 찾으시는 이유가……

알레데일

난…… 난 아버지에게 확실하게 말할 거야, 요크 카운티에 가기 싫다고.

시녀 에일쉬

아가씨는 시골이 마음에 안 드세요? 그곳의 저택은 이곳보다 훨씬 넓은데다가, 전에는 그곳의 잔디밭도 좋아하셨고, 소작농의 아이들을 데리고 크리켓 놀이도 하셨잖아요.

알레데일

좋아하는 건 맞아!

알레데일

하지만 아직 여름도 안 됐다고, 평소 같으면 아직 런디니움에 있을 때잖아. 게다가 이번엔 나와 엄마만 가라고 하는 게 안 이상해?

시녀 에일쉬

일단 진정하세요. 제가 맨체스터 백작님의 집사에게 전해 듣기론, 올해 귀족가 도련님과 아가씨들이 대부분이 일찍 지방으로 피서를 간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사교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아닐까요?

알레데일

그럴 리가.

알레데일

에일쉬, 아버지는 분명 날 피하고 있어. 날 쫓아내려 한다고. 대체 왜? 내가 자꾸 검술을 가르쳐달라고 졸라서? 아니면 내가 가울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화났나?

시녀 에일쉬

알레데일 아가씨,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알레데일

지금 예절 교육 선생님도 없는데, 에일쉬가 뭐라 해도 나는 상관없어.

시녀 에일쉬

……제가 본 그대로 말씀드리죠.

시녀 에일쉬

아가씨, 공작님은 아가씨를 매우 사랑하십니다. 공작님께서 어떤 결정을 하셨든 모두 아가씨와 부인님을 위해서일 거예요.

알레데일

날 위해서라면 더더욱 보내지 말아야지.

알레데일

나…… 난 아버지가 보고 싶을 거야. 아주 아주 많이.

시녀 에일쉬

하하…… 아가씨, 왜 부끄러워하세요?

알레데일

그건, 이런 말은 어린애나 하는 말이니까!

알레데일

나는 아버지가 없어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난 더 강해지고 싶어. 그러면 더 빨리 기사가 될 수 있겠지? 우리 증증증증조 할머니처럼……

시녀 에일쉬

하지만, 아가씬 아직 어린아이가 맞잖아요.

시녀 에일쉬

아가씨의 생각을 공작님께 말씀드려보세요. 그분은 상냥하고 너그러운 공작님이기도 하지만, 자상하고 좋은 아버지기도 하시잖아요. 분명 아가씨의 생각을 이해해 주실 거예요.

알레데일

그럼 나 아버지한테 가도 돼?

시녀 에일쉬

저야 언제나 아가씨 결정을 지지하죠.

시녀 에일쉬

하지만 적어도 발밑은 조심하세요. 화초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정원사 짐이 또 아가씨를 다치게 한 걸 후회하면서, 식사도 제대로 못 하게 될걸요.

알레데일

짐에게 전해줘. 짐이 기른 화초가 날 다치게 한다면, 그거야말로 대단한 거라고!

시녀 에일쉬

정말이지, 아가씨 때문에 어쩔 수 없다니까요.

시녀 에일쉬

드레스를 조심하세요. 알레데일 아가씨…… 만찬 때 폐하께 알현해야 하잖아요!


귀족 남자

찰스 린치란 사람은 봤나?

귀족 여자

새로 책봉된 증기 기사요? 그 나이치곤 확실히 훌륭한 업적이긴 하죠. 분명 오늘 많은 사람이 그를 보러 왔을 거예요.

귀족 남자

유감스럽게도 오래 있지 못 하고 급히 떠났다더군. 런디니움에 주둔해 있던 증기 기사들이 동시에 이동 명령을 받았다고 들었어.

귀족 여자

……이번에는 사르곤일까요, 아니면 라이타니엔?

귀족 여자

빅토리아에 가호를. 이제 전쟁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전쟁이 끝날 때마다 물가가 급등해 할아버지께서 물려주신 그림을 팔아야 한다니까요.

귀족 남자

이번에는 의회가 직접 하달한 명령이래.

귀족 여자

……의회요?

귀족 여자

뭐, 당연하겠죠…… 증기 기사는 원래 의회 소속이니까. 그런데 당신의 정보력도 참 한결같이 대단하네요.

귀족 남자

정보를 알아야 더 좋은 투자를 할 수 있지.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엔 더더욱. 이건 단순히 파운드를 버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

귀족 남자

우리는 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고 있어. 그래서 더 많은 유식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야 하고.

귀족 남자

린치 소령은……

귀족 여자

이제는 찰스 경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귀족 남자

그래…… 찰스 경은 정직하고 부지런하면서도 훌륭한 기사지. 그는 우리나라, 빅토리아에 충성하고 있어.

귀족 남자

찰스 경은 북부 국경 지대의 고속 전함에서 10년 가까이 복역하면서 무수한 전공을 세웠다는군. 젊은 나이에 벌써 증기 기사로 책봉됐는데, 앞길이 얼마나 창창하겠나.

귀족 여자

전에 런디니움에서 살았다던데, 오슈테리그 구였나? 아무튼 그의 일족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이 없어요.

귀족 남자

그의 일족이 무얼 하든, 찰스 경은 빅토리아의 중요한 인재인 건 틀림없어.

귀족 남자

이제 증기 기사라는 영예까지 얻게 됐으니, 예전처럼 폐하 주위에서 아첨만 떠는 그런 측근들과는 격이 다르지.

귀족 여자

그 말에 다른 뜻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귀족 남자

아니, 아니, 그럴 리가. 찰스 경 같은 우수한 사람이 있으니까, 조상 덕에 지금까지 연명해온 자들이 뒤떨어져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알레데일

……

귀족 남자

이런…… 아니, 저건 어느 집안 아이인지? 왜 연회장에서 뛰어다니고 난리야? 폐하나 공작님께 방해가 되면 잡혀갈지도 몰라!

귀족 여자

이 드레스에…… 게다가 머리색…… 리차드 씨, 저 아이는……

알레데일

컴버랜드 가문은 아첨 따위를 떨지 않아!

알레데일

우린 증기 갑옷에 어울려! 우리는 폐하와 빅토리아를 위해 앞장서서 싸울 것이고, 목숨도 바칠 거야!

시녀 에일쉬

알레데일 아가씨!

시녀 에일쉬

죄송합니다. 훈작님, 마사 님…… 저희 아가씨가 몸이 좋지 않아서요. 일부러 무례하게 군 게 아닐 겁니다. 제가 아가씨를 잘 모셨어야 했는데, 다 제 불찰입니다.

알레데일

에일쉬, 이게 왜 에일쉬 잘못이야?

알레데일

컴버랜드 가문의 영광은 누구도 더럽힐 순 없어!

알레데일

나도 조상님들처럼 위대한 증기 기사가 될 거야!

알레데일

그리고 어른이 되면…… 내, 내가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증명해 보일 거라고!

시녀 에일쉬

아가씨!

알레데일

……

알레데일

실례.

시녀 에일쉬

아가씨, 잠시만요!

시녀 에일쉬

두 분, 저는 알레데일 아가씨를 찾으러 가야 해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귀족 여자

알레데일 아가씨는 솔직한 아이군요.

귀족 남자

허허…… 만찬이 시작해야 아가씨를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리가 운이 좋은 셈이군, 안 그런가, 마사?

귀족 남자

아이들은 역시 순진해. 하지만 누구든……

귀족 남자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알레데일은 헐떡이며 꽤 먼 길을 달렸다.

원래는 아버지를 찾아가야 했으나, 어떻게 된 영문인지 이 작은 골방에 들어오게 됐다. 이곳은 연회장과 공작의 서재에서 멀리 떨어진 다락방에 다다른 곳이었다.

아마도 화가 치밀어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알레데일은 아버지가 왜 자신을 쫓아내려고 하는지, 저 화려한 옷을 입은 손님들이 왜 컴버랜드 가문을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크리켓 경기에서 졌다던가 공작인 아버지가 자신의 생일 파티에 오지 못했을 때처럼, 속상한 일이 생길 때마다 알레데일은 항상 이곳에 와서 절친한 친구에게 말을 걸고는 했다.

[CG: 32_i15]
알레데일

제일 대단한 증기 기사는 넌데, 사람들은 다 잊었나 봐!

알레데일

하지만, 아버지는 진짜로 용감한 사람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잊히는 건 더더욱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어…… 그래서 나는 저 사람들이랑 싸우면 안 돼.

알레데일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가장 영예로운 증기 기사가 되어, 적을 모조리 쓰러뜨릴 거야!

알레데일

컴버랜드 가문을 욕한 사람들이 모두 부끄러워서 고개조차 들지 못하게 할 거라고!

알레데일

아마도 나는 너처럼 엄청날 수는 없겠지만, 너의 2분의 1, 아니, 3분의 2만큼이라도 대단해질 수 있다면 난 그걸로도 만족해.

알레데일

음, 아버지는 컴버랜드 가문의 사람이라면 반드시 원대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했으니까. 그렇다면……

알레데일

너도 날 독려할 거지, 안 그래? 물론, 나도 너한테 지지 않을 거야!

알레데일

(…… 누가 들어왔는데?!)

알레데일

(에일쉬인가?)

이렇게 빨리 연회장으로 다시 끌려가고 싶지 않았던 알레데일은 허리를 굽혀 익숙한 증기 갑옷의 뒤로 돌아가 숨었다.

불완전한 갑옷은 자신의 어린 후손을 보호하기라도 하듯, 알레데일의 작은 몸을 완전히 가렸다.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시선이 갑주에 반쯤 가려져 알레데일은 그들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고, 보이는 것은 그저 두 개의 그림자였다.


얼굴이 희미한 장교

시간이 촉박한데다 기회도 거의 없습니다. 저희는 반드시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해야 합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여기가 안전한 게 확실한가?

얼굴이 희미한 장교

이곳은 아주 외진 곳에 다른 손님들은 아직 다 연회장에 있어서 아무도 우리가 이탈한 걸 알아채지 못했을 겁니다.

아니다, 알아챈 사람이 있었다.

알레데일은 모든 사람이 다 으리으리한 홀에서 빈둥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이해가 안 가네. 왜 오늘 손을 쓰지 않지? 사자가 간만에 동굴에서 나왔는데. 여기는 근위병도 얼마 없잖아.

얼굴이 희미한 장교

암살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교수대가 무서워서 그러는 건 아니고?

얼굴이 희미한 장교

당신이 가난을 두려워하는 것에 비하면 교수대는 제게 아무것도 아닙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내 목숨과 지갑이 남의 손에 쥐어있는 삶이 이젠 지긋지긋해. 미안하지만 빨리 진행해줘.

얼굴이 희미한 장교

늙은 사자가 죽어도, 아직 새끼 사자가 있습니다. 왕관은 여전히 그들 머리 위에 버젓이 씌워져 있을 것이며, 가축을 옭아매듯 우리를 옭아맬 것입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사자 한 마리를 죽일 수 있다면, 두 마리째는 문제가 아니지.

얼굴이 희미한 장교

말은 쉽죠. 명심하세요, 우리에겐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얼굴이 희미한 장교

증기 기사가 모두 전출됐습니다. 그들이 런디니움으로 돌아올 때쯤이면 일은 이미 끝났을 것이고.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그때가 되면 그들을 어떻게 할 거지?

얼굴이 희미한 장교

몇몇 윗분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사리사욕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빅토리아만을 위해 일해 왔습니다. 우리를 지지하는 것은 불편할 수 있어도, 윗분들의 결정을 이해는 할 겁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그렇다면 남은 건 왕실 근위대인가.

얼굴이 희미한 장교

열병장……

얼굴이 희미한 장교

……탑의 기사를 통제하려면…… 방위군을 우선 통제해야 합니다……

얼굴이 희미한 장교

……일부 대공작 중에는 이미……

알레데일의 얼굴은 차가운 갑주에 붙어 있었지만, 땀은 끊임없이 이마에서 흘러내렸다.

가만히 있기도 어려웠고, 심지어 숨도 조용히 쉬어야 했기 때문이다. 두 그림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목소리는 점점 멀어지다가 갑자기 다시 가까워졌다.

알레데일은 몸을 덜덜 떨며 최대한 자기 몸이 드러나지 않도록, 발가락까지 꽉 오므렸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이 쇳덩이는 계속 여기에 놓여 있었나?

얼굴이 희미한 장교

……초대 증기 기사 갑옷입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초대?! 그럼 200년도 더 됐을 텐데, 골동품에 속하겠지? 분명 좋은 값에 팔 수 있을 거야.

얼굴이 희미한 장교

여기 가문의 휘장 안 보입니까? 이건 컴버랜드 가의 증기 갑옷입니다.

얼굴이 희미한 장교

이 갑옷의 주인은 이걸 입고 가울의 포화에 맞서 꼬박 세 시간을 버텼습니다. 폐하와 평민들이 무사히 후퇴할 수 있게 온몸을 내던진 거죠.

얼굴이 희미한 장교

나중에 전장을 뒤처리할 때 이 절반밖에 남지 않은 갑옷이 발견됐는데, 안에 있던 사람은 아마 포격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죽었을 겁니다……

얼굴이 희미한 장교

……기사는 죽어도 자신의 왕과 동포를 위해 쓰러지지 않은 겁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가울 혈통을 가진 사람은 분명 넌데, 이런 대귀족의 영웅담을 나보다 더 좋아할 줄은 몰랐네.

얼굴이 희미한 장교

……저는 영웅이라 칭송할만한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경의를 표할 뿐입니다.

얼굴이 희미한 장교

영웅의 유물을 당신 같은 사람들이 그런 눈빛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설령 언젠가 이 저택이 잿더미가 되더라도, 컴버랜드 가문은 이 갑옷을 절대 팔지 않을 것입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훗…… 그놈의 빌어먹을 귀족 명예 때문에? 내가 보기엔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다른 대공작처럼 높은 곳에서 구경만 해도 될 것을. 이 도시의 명목상 통치자가 누구였든, 대공작의 권력이라면 절대 손해를 볼 일은 없었을 텐데.

얼굴이 희미한 장교

그런 걸 알았다면 컴배랜드가 아니겠죠.

얼굴이 희미한 장교

그는 왜 사자에 대한 충성을 버리지 못하는 걸까요? 빅토리아가 곧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건데, 충성해야 할 대상을 일찍 알았더라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밑에 무슨 일이 있나 본데?

얼굴이 희미한 장교

갑자기 많은 병사들이 저택을 둘러싼 것 같습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뭐?!

얼굴이 희미한 장교

쉿, 자세히 들어보세요.

빅토리아 장교

왕궁 지하…… 침입자……

빅토리아 장교

검…… 사라졌……

빅토리아 장교

오슈테리그의 주요 거리를 봉쇄…… 출입 제한……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뭐라는지 들었나?

얼굴이 희미한 장교

사람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누구를?

얼굴이 희미한 장교

폐하의 근위대가 총출동했습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상인

설마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걸 안 것인가……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누군가 작게 한숨을 내쉬는 것 같은 희미한 기척이 들려왔다.

알레데일의 심장은 더 세차게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