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4조준
아미야와 박사는 어젯밤 구출해 낸 '자경단 전사'가 변장한 살카즈라는 걸 알아차린다. 이를 알게 된 피스트와 락락이 슬퍼하고 있을 때, 갑자기 수성포가 다시 가동되어 그들이 있는 곳을 포격하기 시작하는데……
거리 청소는 끝났나?
네, 장군님. 명단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처리했습니다.
다른 섹터나 도시 밖으로 도망치려는 자들도, 장군님 지시대로 전부 체포했습니다.
단지, 몇 명을 놓치긴 했는데…… 그들을 잡으러 간 전사들이 또 어제 로도스 아일랜드의 그자를 마주친 것 같습니다.
……놈들이 지하로 돌아가게 내버려 두어.
그게 한꺼번에 처리하기 더 편하다.
……지상의 연락 거점들이 동시에 공격받았다고?
우리의 전달자는? 전달자들도 전부 잡혔어?
……
박사, 당신의 의견을 듣고 싶어.
- 우리는 자경단의 지상 거점 위치를 모른다.
모든 지상 거점의 위치를 아는 사람은 우리 자경단 전사들밖에 없지.
- 어제 돌아오는 길에도 계속 추격 받았어.
아무래도 위험의 씨앗은 어젯밤부터 심겨 있었던 것 같네……
하지만, 우리 전사들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아.
그들이 형제자매를 배신할 리 없지.
- 지휘관은 부대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
- 그 어떤 가능성도 간과할 순 없다.
- 공장에서 구출한 전사가 몇 명이었지?
하이디와 함께 돌아온 열두 명.
그중에 아홉 명은 가끔 정보를 제공해주고.
나머지 세 명은 물자 수송을 도와준 적 있지. 확실히 일부 거점의 위치를 파악할 가능성은 있어.
- 아직 잡혀있는 전사는 얼마나 돼?
……많아.
박사,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거야. 어제 작전은 매우 힘들었어. 나도 모든 전사들을 구하고 싶지만, 자경단에게 아직 그럴 힘이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어.
하이디도 무척이나 노력했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구한 것만으로도 이미 내 예상을 뛰어넘었지.
- 즉, 누가 구출될지 살카즈는 몰랐던 거네.
- 모두가 배신한 게 아니라면.
- 수를 썼으면 당연히 효과를 봐야겠지.
어젯밤 작전에는 불확정 요소가 너무 많았어……
살카즈에게 그런 확신이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절대 불가능하지.
그래.
살카즈 지휘관도 결코 바보는 아니니까, 분명 계획을 성공시킬 방법을 찾았을 거야.
즉, 만일 전사들 중에 정말로 배신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아마도 우리에게 구출될 가능성이 가장 큰 자가 틀림없겠지.
- 수사 범위가 좁아졌다.
- 가장 수상한 인물은 뻔하다.
하지만, 나 또한 고향을 위해 정열을 바치는 그 어떤 전사들도 의심하고 싶지 않아……
증거가 필요해.
박사, 무슨 계획이라도 있어?
- 피스트와 락락을 불러 줘.
- 함께 부상자를 문안하러 가지.
……
왜 멈췄어? 빌이 깨어났다고 지휘관이 말했잖아.
……락락.
아무래도 먼저 지휘관을 찾아가야 할 것 같아. 대장직을 그만두고 싶어.
……
이거 봐.
소포? 안에 뭔데?
조니와 가비의 물건들이야. 가족에게 보낼 물건을 다 골라 놨어.
남은 건 공구와 무기들이야. 네가 정말…… 그들을 잊을 수 없다면, 쓸 만한 것들을 골라 가공해서 둘이 우리와 함께 계속 싸우게 해 줘.
……
하핫.
아무래도 우리 부대장이 내 사직을 기각한 모양이네…… 그럼 가자. 빌 형이 어떤지 보러 가자.
깨어났어요?
너구나.
하이디 씨는 볼일이 생겨서 지금 안 계세요. 원래는 하이디 씨가 부상자 치료 계획을 맡았거든요.
음…… 당신은 피스트 씨의 대원이었죠? 빌 씨, 맞나요?
빌 씨, 제가 피스트 씨와 락락 씨를 불러올까요?
아니, 괜찮아.
아미야, 내가 지금 깨어난 건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야.
……네?
그러니까…… 음, 네가 궁금했거든.
로도스 아일랜드의 아미야……
어째서 그들은 너를 그렇게 신뢰하는 거지? 너는 그저 열몇 살짜리 카우투스에 불과한데.
그러니까……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를 말하는 건가요?
저희는 함께 수많은 일을 겪었으니까요. 당신은 그들이 저를 믿는다고 했지만, 이 믿음은 상호적인 거예요.
제가 봤을 땐, 자경단 여러분도 서로를 믿고 있던데요. 빌 씨도 피스트 씨와 락락 씨, 그리고 클로비시아 씨를 믿고 있잖아요. 그렇죠?
하핫…… 서로에 대한 믿음? 그것도 분명 이유가 있어야 하고, 험난한 시련을 통과해야만 생기는 거지.
너의 권력은 핏줄에 의한 것이 아니고, 너의 지위도 힘으로 보장된 게 아니지. 네가 얻은 믿음과 비교하면 너는 아직 너무 미숙해.
……빌 씨?
너도 마음속으로 이런 문제를 생각했을 거잖아? 단지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지. 너의 두려움, 너의 걱정, 너의 초조함, 이런 감정들은 모두 그들이 너한테 떠넘긴 책임에 억눌러져 있을 뿐이야.
저를 걱정해주고 계신 건가요? 설마 저와 하이디 씨의 대화를 들었나요?
음…… 아마도. 나는 다 듣고 있었어.
걱정해줘서 정말로 감사합니다만, 다른 사람이 저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말은 동의하지 않아요.
모두가 저에게 기대하고 있고, 저도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요.
그래…… 물론 그렇겠지. 너는 항상 그들의 뜨거운 시선 속에서 살고 있으니까.
하지만 아미야…… 그들이 너를 보고 있을 때, 혹시 너를 통해 이미 더 많은 것을 경험했던 또 다른 영혼을 찾고 있었던 게 아닐까?
……!
과연 네가 믿고 있는 게 정말로 네가 믿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네게 심어준 꿈 때문에…… 아무리 발버둥 쳐도 깨어날 수 없는 게 아닌지?
빌 씨…… 아니! 당신은 빌 씨가 아니군요!
당신은 누구입니까?
아니, 그 질문은 오히려 우리가 묻고 싶어.
아미야…… 도대체 아미야란 누굴까?
아미야, 아까 들려준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 이러다 잠을 설치는 거 아니야? 네가 무서운 꿈을 꾸는 걸 원치 않아.
무서운 꿈을 안 꾼다고? 너는 정말 착한 아이구나.
맞아. 아무리 우리가 다르다고 해도, 우린 모두 이 땅에서 태여난 생명이야.
네가 들은 모든 이야기는, 다른 이들에게 두려움을 준 전설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살카즈의 역사이기도 해.
……
당신은 이곳을 떠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손바닥에 에너지가 모이는 게 보여. 내가 누군지 짐작하고 있을 텐데? 왜 공격하지 않지?
저는 당신의 감정에 닿을 수 없어요, '빌 씨'.
그렇지만…… 당신에게서 악의도 느껴지지 않아요.
오호?
계속 자는 척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저에게 말을 걸었다는 건……
하아, 아까 말했잖아. 우린 네가 굉장히 흥미롭다고.
네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곳에 올 일도 없었을 거야. 테레시스도 우릴 명령할 수 없어.
당신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이건 너무 잔인합니다.
잔인……
우리가 쓰고 있는 이 얼굴 말인가?
그러니까, 당장 여기서 떠나세요.
검은 선이 아미야의 손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자경단 제복을 입은 남자 주변에 그물을 형성했다.
그중 한 갈래가 빛이 없는 칼날이 되어 남자의 목에 닿았다.
정말이지…… 상냥한 위협이군.
아미야, 이런 말을 자주 들어봤을 텐데?
넌 정말 그녀와 닮았다고.
더 이상 그런 얘기는 하지 마세요.
유감이야. 넌 아직 너무 미숙해……
손을 쓰기 전에 먼저 등 뒤를 봤어야지.
……아미야 씨?!
서서서…… 설마 빌 형을 죽이려고?
아니, 그게 아니라……
……
박사, 사람을 데려오라고 했던 게 이 광경을 보여주기 위해서만은 아니겠지?
- 나도 누가 손을 대는지 보고 싶어.
- 지금 눈앞에 '배신자'가 있잖아.
그게 아미야를 말하는 건 아닐 테고. 그렇다면, 빌이란 말인가?
락락…… 락락, 나 도와줘.
……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널 해치는 일은 없어!
……가까이 가지 마세요. 저…… 아니, 아무도 이 사람의 오리지늄 아츠가 뭔지 몰라요.
이 사람이 한 말…… 그리고 이 사람 자체도 매우 위험해요.
아미야…… 너를 믿을 수 있을까?
어젯밤, 우리는 함께 싸웠어. 너희들이 말했듯이, 나는 로도스 아일랜드가 정말로 우리의 친구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
너의 표정이 너무 무서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렇구나. 너는 자신이 초래할 아픔에 괴로워하고 있는 거구나.
그렇다면, 왜…… 왜 굳이 싸워야 하는데!?
그녀가…… 살카즈가 내 눈앞에서 아버지를 빼앗아 갔는데, 이제 너마저 내 가족을 또 빼앗아 갈 거냐?
죄송해요, 락락 씨…… 당신의 가족은 이제 돌아올 수 없어요.
하지만 빌은 아직 여기 있잖아!
이걸 받아들이는 게…… 여러분에게는 분명 가혹한 일입니다.
……모르겠어.
저기, 아미야, 우리가 너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야. 다만, 우리에겐 너의 오리지늄 아츠가 없어. 그러니까 네가 볼 수 있는 걸 우리는 볼 수 없어.
……
지휘관…… 나는 보인다.
대장?
이 사람이 정말 우리가 알던 빌이 아닌 것 같아.
하지만 몸에 난 상처들은…… 모두 어제 나를 구하다가 생긴 건데!
락락, 살카즈는 위장에 능하다고 네가 말했잖아. 겉모습에 속으면 안 돼.
설마……?
락락, 내가 빌 형에게 주려 했던 메탈 크랩을 가져왔어.
봐봐……
윽, 뭐야 이건? 어느새 몸에 올라온 거지?
녀석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어. 그의 눈엔 오직 아미야 씨뿐이야. 그는 우리를 속이는 데 성공했다고 신이 나 있어. 그래서 우리의 약속은…… 이미 안중에도 없었던 거지.
……
이딴 볼품없는 기계 때문에 날 의심하는 거야?
피스트, 너무 경솔한 판단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우리는 가장 사이좋은 형제잖아.
요 이틀 동안, 나는 경솔한 판단을 수없이 해 왔어.
빌…… 빌 형이 살아 있었다면, 틀림없이 날 비웃었을 거야. 그래도 난 빌이 보고 싶어, 너무나도 보고 싶어.
네가 누구든 간에…… 내가 스패너로 얼굴에 쓴 그 가면을 벗기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락락, 너도 피스트처럼 기어코 내 마음에 상처를 줄 생각이야?
난 언제나 내 가족을 믿어.
하지만 넌…… 점점 빌과 달라지고 있어.
빌은 너처럼 말하지도 않고, 우리에게 강요하지도 않아.
……정말로 내가 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 피스트, 넌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겠어?
그건 알아야지, 이렇게 되면 너의 두 친구는 헛된 죽음이 된다는걸.
……
너 같은 빌어먹을 자식은 그 말을 할 자격이 없어!
후훗…… 똑똑하구나, 아쉽지만……
이미 늦었다.
포병, 준비됐나?
네, 장군님. 수성포가 목표 섹터를 조준했습니다.
기차역과 철로 이외의 모든 건축물이 타격 목표다.
예!
출력을 최대로 높이도록.
최, 최대입니까? 그러면 구조층이……
고해신부 전달자의 말을 못 들었나? 그들이 보기에는 이 섹터와 그 위에 있는 공장을 포함해 우리에게 더 이상 쓸모가 없다.
그…… 그럼 아래에 있는 우리 사람들은……
외드레르는 성벽 아래의 안전 구역을 지키고 있다.
그 밖에도 아직……
흠……저항군을 찾으러 지하에 내려간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
생귀나르 아닙니까?
알면 됐다. 포격으로 뱀파이어 생귀나르가 죽는다면…… 그거야말로 더 놀라운 일이겠지.
또 다른 한 명은……
항상 궁금했었다. 만약 그가 뱀파이어 생귀나르와 전력을 다해 싸운다면, 과연 누가 이길까?
다행이다, 다들 여기 있었구나……
에엥? 분위기가 왜 이래, 금방이라도 싸움 나겠는데?
박사, 네 말대로 드론을 지상에 보냈더니, 역시 살카즈들이 공격 준비를 하고 있었어! 그, 그것도 수성포로! 포구가 돌기 시작했다고!
하이디와 하모에게 알려. 당장 철수해야 해.
잠깐, 강력한 오리지늄 반응이 감지됐어! 놈들이 우리 쪽으로 조준하고 있어!
10초, 10초 남았어……
9초……
- 카운트다운 안 해도 돼.
- 도망쳐!
……왜 나를 잡아줬지?
……네가 말했잖아, 우리는 가장 좋은 형제라고. 그러니까 나도…… 경솔한 판단을 하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대장…… 나…… 더 이상은 못 버텨……
……
확실히…… 흥미로운 녀석들이야.
그럼 다시 만나지, 대장.
락락, 안녕.
빌은 너희들이 전부 살아남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건 그가 하고 싶었던 마지막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