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타향의 옛 친구
임시 감옥이 되어버린 폐기된 화학 공장에서 하이디는 살카즈 용병의 수상한 점을 포착하게 된다. 한편, 박사의 지휘 아래, 로도스 아일랜드는 자경단과 함께 폐기된 화학 공장에 성공적으로 잠입하는데……
7:17 P.M. 날씨/흐림
런디니움 수디언구, 폐기된 공장
가, 빨리 가! 멈추지 말란 말이야. 일 똑바로 안 해?!
이 재료들을 오늘 밤까지 마무리되는 즉시 역으로 운반하라고 장군님께서 말씀하셨다!
흐흑……
이게 어디서 질질 짜고 있어?
아아…… 때, 때리지 마세요…… 며칠째 잠도 못 자서, 너무 피곤…… 으악!
그만하세요.
네까짓 게 뭔데 나를 방해해?
하이디 씨……
괜찮아요. 제 뒤에 숨으세요.
아하, 너는 이틀 전에 새로 온 녀석이지. 너는…… 선생이었던가? 아니면 기자였나?
뭐, 상관없어. 어쨌든 양식이나 축내는 그런 빅토리아 양산형 밥통이겠지.
네놈의 사탕발림 말은 너희 귀족이나 부자들에게 해! 우리 살카즈에게는 안 통하니까!
컥…… 커헉……
피, 피가!
저와 제 동료를 처형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 백여 명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뭘 봐! 구경났어?!
당신들이 저를 어떻게 처리할지 보고 있는 거죠.
포로 따위! 우리가 두려워할 것 같아?
물론 그렇지는 않겠죠. 하지만 시간은 기다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늘 밤까지 재료 가공을 마무리하라고 장군께서 당부했다고 말한 건 당신이잖아요.
훗, 너의 최후를 보고 더 열심히 일할지도 모르지.
……내일 아침에 이분들을 기다리고 있는 게 무엇인지 안다면, 과연 이분들이 계속해서 적을 위해 무기를 만들 거라 생각하나요?
네놈이……! 그걸 어떻게……
그리고 저는 당신들이 저희를 오늘 밤까지 살려둬야 할 이유도 알고 있습니다.
……
야, 너를 도발하는 거야. 멍청하게 넘어가지 마. 서둘러, 우리도 할 일이 있으니까.
나한테 명령하지 마!
얼씨구, 옷을 갈아입었다고 태도마저 달라졌네? 얼마 전까지 빅토리아 병사들에게 처맞으면서 엄마까지 찾았던 게 누구였더라?
꺼져, 시끄러운 용병 놈아. 네놈의 머리는 조만간 그 혓바닥 때문에 떨어지고 말 거다.
이게 다 요즘 내 귀에 대고 재잘대는 어떤 녀석 덕분이지. 나도 원래는 이렇게 말이 많지 않아.
나 바빠, 너희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다. 뭐, 몇 시간 정도는 더 살려 두도록 하지.
너희들…… 특히 너, 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
……
잘 들어. 살카즈는 쓸모없는 놈들을 남길 이유 따윈 없다. 일하기 싫다면 영원히 쉬게 해 주지. 알겠나?
알아들었으면 빨리 일해!
당분간은 괜찮을 거예요.
죄, 죄송해요, 하이디 씨. 저 때문에 다치시기까지 하고……
괜찮아요. 옷이 좀 더러워졌을 뿐인데요, 뭐.
하이디 씨는 언제나 이렇게 침착하시네요…… 함께 있으면 무척 안심됩니다……
그렇다면 저를 한 번 더 믿어보는 건 어떤가요?
안에 들어가서 친구들이랑 함께 있으세요. 살카즈는 아직 당신들의 손재주가 필요하기에 일단 위해를 가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용병들은……
우리도 이만 구경하는 게 좋겠어. 오늘 밤은 바쁘잖아?
그래도……
뭐가 그래도야. 외드레르가 병사의 말을 따르라고 했잖아? 우리도 어쩔 수 없어.
벽 좀 그만 쳐다봐. 여기는 출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야. 벌레 한 마리조차 못 들어와. 잘 봐봐, 이 벽이……
……얼마나 튼튼한지. 얼른 가자.
7:27 P.M. 날씨/흐림
런디니움 수디언구, 지하 구조물
진격 준비!
지휘관님, 세 팀 모두 준비를 마쳤습니다! 9번 출입구의 안전은……
이미 확보했습니다! 바로 통과할 수 있습니다!
……
락락, 너는 뭐 하러 왔어? 상처는……
대장, 복귀를 허락해줘.
하지만 지휘관이……
……빌이 놈들에게 잡혀갔어, 나를 지키다가…… 빌의 생사를 모르는 판에 나만 누워 있을 수 없어.
……
알았어, 락락. 내가 꼭 구해올게. 약속한다.
비록, 내가 믿음직스러운 대장이 아닐지 몰라도……
빌이 있었다면 분명 네가 믿음직스러운 대장이라고 말했을 거야.
빌은 너를 믿어. 우리도…… 널 믿어.
나를…… 믿는다고?
하지만 이번 임무는 우리가 지금까지 비밀리에 해 왔던 구조 임무와는 달라.
우리는 정면에서 수많은 살카즈 병사들을 상대해야 할지도 몰라. 그 어떤 때보다도 더 위험하단 말이야.
락락, 자경단에 들어오기 전에 너는 중학생이었고, 열차 보일러공의 딸이었어.
그땐 너도 그냥 평범한 기술자였잖아.
하하…… 그렇긴 하지.
살카즈가 우리를 저항군이라 부르지만…… 솔직히 어딜 봐서 군대야? 우리는 그저 런디니움의 일반인에 불과한데.
맞아. 우리는 평범한 일반인이야.
지휘관이 말했던 대의에 대해서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난 언제나 가족들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
피스트, 솔직히 난 살카즈가 무서워……
하지만 내가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너희들이 죽는 게 나는 더 두려워!
알았어, 락락…… 나도 두려워. 죽는 게 두렵고, 너희들을 사지로 내몰까 봐 두렵기도 해.
후우…… 하핫.
다 털어놓으니까 좀 후련해졌어?
그럼 출발하자.
……박사.
나와 인드라는 자경단과 함께 여기를 지키고 있을게. 다그다와 모건은 이미 아미야를 만나러 갔어.
- 너희들이 따로 행동하는 건 드문 일인데.
- 무슨 일이 생겼나?
예나 지금이나, 너를 속일 순 없나 보네……
뭐, 별일 아니야. 어떤 일은 언젠가는 해야만 해. 그저 적당한 시기가 필요할 뿐이지.
- 모두의 기대를 짊어지는 건 힘든 일이지.
- 내가 말이라도 전해줄까?
……
여러분, 준비됐어?
당신들이 도착한 곳은 목표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출입구야. 거기서부터 화학 공장까지 지하 블록 두 개를 더 지나야 해.
두 팀이 먼저 출발해서 진로를 확보해 줄 거야.
{@nickname} 박사, 이제부터 지휘는 당신에게 맡기지.
클로비시아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녀도 아미야처럼 모두의 기대를 짊어지고 있지.
박사, 여기까지 오는 내내 고민해 봤는데, 아마도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일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이번만큼은 내가 직접 처리할 수밖에 없어. 가장 친한 동료들조차도 붙잡을 수 없다면, 내가 여기에 돌아온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박사님, 피스트 씨가 신호를 보내왔어요. 지상에 도착한 것 같으니 저희도 곧바로 합류하도록 하죠.
- 출발할 때다.
- 런디니움의 공기는 어떨까.
알았어, 우리도 슬슬 준비하지.
하하…… 나도 그게 궁금하네.
무운을…… 빌게.
7:55 P.M. 날씨/흐림
런디니움 수디언구, 폐기된 화학 공장 동쪽 입구 바깥
블레이크, 전방 상황은?
전방에, 안전합니다.
로벤, 그쪽은?
저격 팀도 지정된 위치에 도착했습니다.
좋아. 적의 수량은?
시야에 보이는 건 열두 명, 모두 살카즈 병사입니다.
적 지휘관의 위치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계속 경계하고, 내 신호를 기다려.
8:09 P.M. 날씨/흐림
런디니움 수디언구, 폐기된 화학 공장
아…… 아아악!
하…… 하하…… 아아……
……베니, 저 방에는 갇혀 있는 건 누구예요?
아마…… 오후에 잡혀 온 자경단 전사인 것 같아요.
고문당하고 있네요?
살카즈는 자경단의 그 어떤 정보도 놓치려 하지 않죠. 저 전사는 아마…… 살아남기 힘들 겁니다.
조금만 더 버텨줬으면 좋겠는데. 조금만 더 있으면……
……놈들이 왔나?
아직 움직임은 없습니다.
계속 감시해.
외드레르의 조사 결과는?
용병들은 아직 공장 곳곳에서 포로들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반나절이나 지났지만, 워낙 잡아 온 사람들이 많아서 일일이 조사하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안에 있는 녀석도 완고한 놈이라, 무슨 짓을 해도 입을 열지 않습니다……
그래. 외드레르에게 빨리 진행하라고 알려. 만약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그럼 또 내가 나설 차례인가?
으아아!! 너…… 너는 누, 누구냐!!
……칼을 집어넣어.
장군님! 이 녀석이 어떻게 여기에!
넌 바깥을 지켜. 여기는 내가 맡는다.
네…… 장군님, 조심하십시오!
……
너도 알고 있잖아? 저 녀석이 칼로 벤다고 해도 우리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아.
귀공…… 제 전사들을 더 이상 놀리지 마십시오. 다들 이미 충분히 긴장한 상태라.
알았어, 알았어. 우린 그냥 늦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봐봐, 안에 있는 저분은 지금 아무 소리도 없는걸.
……그렇다면, 귀공은 시간을 딱 맞춰 오셨군요.
……공장 남쪽은 누가 담당하고 있나?
슈와브 팀입니다.
슈와브인가…… 오 년 전에 내 부대에서 함께 한 적이 있지.
……
설마…… 발밑의 그림자를 주의하라는 게 이런 의미였나?
……슈와브의 위치를 확인해. 아니다, 슈와브를 보면 즉시 나를 찾아오라고 전해.
베니, 공장 주변이 너무 조용한 것 같지 않나요? 이곳을 지키는 용병들이 있을 텐데, 다들 어디로 간 거죠?
그러게요. 한 명도 안 보이네요.
용병들의 움직임이…… 수상쩍군요.
원래부터 이상한 녀석들이죠. 안 그렇습니까? 살카즈는 친구를 사귀는 것도, 누군가를 죽이는 것도 전부 막무가내인 놈들이니까요.
……살카즈를 자극할 게 아니라면, 그런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죄송해요, 하이디 씨…… 보름 넘게 갇혀 있다 보니 살카즈를 원망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당신을 탓하는 게 아니에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아, 맞다. 오늘 정오에 도착한 용병 대장 외에, 그 살카즈 장군도 여기에 왔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맨프레드요?
그 사람까지면…… 큰일이네요.
왜 그러세요?
이건 함정이에요. 클로비시아…… 그리고 어쩌면 그분들도……
지휘관이 오늘 행동할 수도 있다는 건가요? 그럼 당장 연락할 방법을 찾아야겠네요…… 으으……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도통 저 벽 너머로 정보를 내보낼 기회가 없어서.
……
아니요, 그분들도 아마 함정이라는 걸 깨달았을 거예요. 그렇다면…… 이건 동시에 기회일지도 몰라요.
베니, 다른 사람들에게 행동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전해주세요.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전투 준비하고요.
하지만, 우리가 이 건물을 나갈 수 있다고 해도 대문 밖의 삼엄한 경비는 뚫고 나가기 힘들 것 같은데요……
……
한 용병이 해줬던 말이 기억나네요. 이 벽이…… 매우 안전하다고.
8:45 P.M. 날씨/흐림
런디니움 수디언구, 폐기된 화학 공장 남쪽 벽 바깥
조금만 더 높이…… 더더더…… 스톱! 오케이…… 딱 좋아. 시야도 안정적이고.
클로저 씨, 뭔가 보이나요?
음…… 입구가 세 개 있는데, 입구마다 최소 30명은 지키고 있어.
동쪽 입구는 살카즈고, 서남쪽 입구도 살카즈인데…… 으음, 옷차림이 다른 걸 보니까 이쪽은 용병인 것 같네.
북쪽은 정문인데…… 정문을 지키는 건…… 더블린이야.
그 밖에도 안에 최소 대여섯 개 순찰대가 있는데, 건물들 사이를 순찰하고 있어……
어, 잠깐…… 남쪽, 그러니까 우리랑 가장 가까운 벽 말이야. 이쪽은 아무도 없네.
아무도 없다고요?
지금 배치 상황을 보면 이쪽에도 순찰대가 있어야 하는데…… 왠지 사라진 것 같네.
- 함정일 수도 있어.
- 우리의 조력자일 수도 있어.
박사님, 원래 계획대로 행동할까요?
- 아미야, 네 생각은?
……저희는 하이디 씨를 반드시 구출해야 해요. 그리고 최대한 빨리 중앙구역으로 가야 하고…… 음…… 저희에게 머뭇거릴 시간은 없어요.
- 자경단의 생각은?
지휘관도 이번 작전은 당신을 따른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구할 사람이 있어.
박사,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는 꼭 행동할 거라고 말하고 싶지만…… 3팀 동료가 한 말이 맞아. 이번 작전의 지휘관은 너야.
- 좋아. 작전은 변경이 없다.
- 모건 팀은 동쪽 입구로 향한다.
- 자경단 3팀은 북쪽, 서남쪽 입구에서 소란을 피운다.
- 클로저는 계속해서 정찰과 지원을 맡아.
오케이, 박사. 다그다, 가자~
예! 행동 개시!
문제없어, 맡겨만 줘.
- 아미야, 다른 사람에게 신호 보내.
다른 사람? 다른 사람도 있었어?
맞아요, 피스트 씨. 그분들이 신호를 받으면 오늘 밤 저희가 여기서 작전을 펼친다는 걸 알 거예요.
박사님, 그분들의 위치가 보이시나요? 거리가 멀어서 아직 확인이 안 되려나요?
근처에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아니면, 너에게 다른 특별한 오리지늄 아츠라도 있다는 건가?
- 아니, PRTS가 날 도와주고 있어.
- 맞아, 투시 능력이 있어.
뭐…… 뭐라고? 그런 신기한 기술도 있어?
박사, 돌아가면 꼭 자세하게 알려줘.
박사, 거짓말이지?
너 설마 뭔가 특별한 단말기를 갖고 다니는 게 아니야? 디스플레이까지 달린 그런 거!
다른 사람들이 온다면, 우리는 밖에서 기다려야 되려나?
아니요. 합류할 필요가 있다면 그쪽에서 찾아올 거예요. 그것도 저희가 안에 들어간 후에요.
그렇다면 역시 문제는 어떻게 안에 들어가느냐인데……
박사, 어느 쪽으로 갈까?
- 남쪽으로.
거기는 벽인데……
아하, 이해했어요.
클로저 씨, 피스트 씨, 혹시 벽을 넘을 방법이 있나요?
폭탄은 어때? 새로 개발한 폭파 장치가 있는데, 런디니움 외벽은 무리겠지만 이 정도의 벽이라면……
어…… 그건 조금 어려울걸.
런디니움 공장 외벽은 전부 방폭 처리가 되어 있어서, 안쪽에서 터뜨리는 게 아닌 이상 원하는 효과를 보기 힘들 거야.
그렇다면…… 화력을 더 늘려볼까?
……안 돼요. 그건 너무 눈에 튀어요. 그렇게 되면 모건 씨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 버려요.
그러네…… 모건에게 좀 가져가라고 할걸.
집라인은 어때? 락락이랑 함께 순찰대를 피할 때 종종 사용했는데.
조니, 장비를 가져와……
오, 대장님, 여기까지 메고 온 보람이 있네요.
뭐든 준비해 두면 나쁠 건 없다고들 하잖아.
그럼 난 락 5호로 자리를 잡을게……
앗, 맞다. 이걸 주는 걸 깜빡했네!
이건…… 락 17호? 어째서 네가……
지하에서 나오는 길에도 나는 계속 일하고 있었다고! 봐봐, 조정까지 다 해뒀어. 장담하는데, 이제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을 거야.
음, 너한테 내 장담이 소용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크흠, 나도 봤어. 아주 안정적이더라고.
그럼, 이 귀는……
아아, 내친김에 붙여놓은 거야. 클로저표 드론이라면 다 있으니까!
……
왜, 마음에 안 들어? 마음에 안 들면……
아, 아니야. 뗄 필요 없어.
……
고마워.
그렇다면 드론은 문제없는 거지? 나는 박사를 데려갈게. 조니와 가비는 알아서 가고. 락락은…… 아미야를 데려갈 수 있어?
……알았어.
그럼 견인 장치를 발사한다.
락 17호, 조준!
성공이야!
락락 씨, 그럼 부탁해요.
꽉 잡아, 박사. 벽은 높지 않지만, 발사할 때 반동은 상당히 큰 편이니까.
- 역시 피할 수 없는 건가?
- ……
- 언제쯤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할 수 있을까?
……다들 준비됐나요?
여러분, 기회는 단 한 번뿐입니다……
셋, 둘, 하나…… 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