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누스 실베스트리스
붉은 꼬리의 자라크는 그랜드 나이트 영지를 거닐고 있다. 붉은 꼬리의 자라크는 감염자의 삶을 바꾸고 싶어 한다. 붉은 꼬리의 자라크는 리더가 되었다.
열다섯 명의 기사, 열다섯 번의 당첨 기회!
오늘 밤, 당신은 어느 기사에게 걸 것인가! 그리고 오늘 밤, 피의 웅덩이를 짓밟고 금괴를 거머쥐어 폭력 속에서 찬사를 받아 낼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경기 시작까지 10분 남았습니다!! 오늘 밤 일확천금의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물론 놓치실 분이 없겠죠! 자 그럼,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다 함께 지켜봅시다!!
……너 이름이 뭐야?
……무슨 일이지?
그렇게 경계하지 마. 자라크 기사는 이곳에 흔치 않으니까. 그냥 인사하러 왔을 뿐이야.
……
긴장했어?
너도…… 감염자냐?
여기 있는 사람치고 감염자가 아닌 게 몇이나 되겠어. 이런 경기에 오는 건 감염자뿐이야…… 목숨을 거는 거지.
……
왜 뚫어져라 쳐다봐? 무섭게.
아니…… 네가 좀…… 낯이 익어서 말이야.
응? 친한 척하는 거야?
아니. 네 말처럼 자라크 기사는…… 흔치 않기 때문이겠지.
그럼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손 잡는 거 어때?
……뭐?
바보 같은 소릴. 내가 여기 온 건……
기사 귀족들을 혼내 주려고?
……그걸 어떻게……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어.
뻔하잖아, 경멸과 분노. 하지만 넌 너무 오래 쳐다봤어…… 관중석의 몇몇 기사 나리들이 슬슬 너를 주의하는 것 같은데?
……그런 감정, 여기서는 쓸데없어.
성급하게 결론짓지 마…… 주위를 봐, 여기 감염자 기사들이 몇 부류나 될 것 같아?
일부는 돈 많은 사장님들이 사들인 장난감일 테고. 뭐 이기면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겠지만, 지면 아주 곤란해지겠지.
물론, 진정한 기사 나리나 상인의 눈에 들어…… '도구'가 되기를 갈망하는 이름 없는 녀석들도 있지만 말이야.
그들도 어쩔 수 없어. 감염자는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까.
……하고 싶은 말이 뭔데?
헤헤, 손잡지 않을래?
난투잖아. 몰래 팀을 짜면 이길 확률이 좀 높아질걸?
……그렇다면 너는 왜 이기고 싶어? 상금 때문에?
아니. 다른 사람이 이기게 하고 싶지 않아서.
……무슨 소리야.
이 경기엔 내막이 있어.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몇몇 감염자들이…… 아마도 이미 '약속'을 한 것 같아.
더 나은 삶을 위해 타인을 짓밟고 올라가기로 했을걸.
그런데 뭐, 딱히 틀린 건 아니잖아, 그치? 여기 있는 대부분 사람이 다 그런 생각일 거야.
……그러니까 그들이 이기게 할 수 없어. 이기고 지는 건 중요하지 않지만, 누군가 살아남으면…… 누군가는 죽어야 된다는 거잖아.
……허울뿐인 정의감만으론 다른 사람의 믿음을 얻긴 힘들어.
하지만…… 그래. 지금은 기사 협회의 인정을 받을 중요한 순간이니……
좋아, 수락할게. 자라크끼리 손잡는 게 정체 모를 놈들이랑 손잡는 것보단 낫잖아.
호오…… 진짜?
……대신, 장난친 거라면 너부터 손봐주겠다.
안돼, 히힛! 그럼 이따 난투전 때 잘 부탁할게, 회색이.
그레이너티 칼리스카야.
……칼리스카……?
우스꽝스러운 성씨지. 들어본 적이 있어도 모른 척해줘.
자, 그럼 이어서……
알았어. 그럼 날 소나라고 불러 줘.
……소나.
응? 왜 그래?
그때 넌 마지막에 갑자기 내 점수를 뺏었어, 맞지?
……아하하…… 그때 그 일은……
설마 아직도 꽁해 있는 건 아니지?
나 원래 뒤끝이 긴데, 몰랐어?
으윽……
네가 우승을 빼앗은 것 땜에 그러는 거 아니야.
음……
그때 너는 “다른 사람이 이기게 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는데…… 나도 포함된 거지?
으윽!
당황하긴. 그땐 우리 초면이고 서로 믿지 않는 게 당연하잖아.
아니…… 음…… 그러니까……
……됐어. 감염자 거주 지역의 상황을 보러 가는 게 아니었어? 빨리 가자.
기사단 내부의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서! 변명이라도 하게 해줘……!!
언제부터 우리가 기사단이 됐는데!?
……헤헷.
어차피 될 거잖아.
……네가 전에 말했던 감염자 기사단?
피누스 실베스트리스.
사실 내 고향은 빅토리아랑 가까웠는데, 예전엔 그런 소나무들이 많았거든. 최근 몇 년 동안은 보이지 않았지만.
……피누스 실베스트리스……?
너…… 설마 그때 재앙의 영향을 받은 자라크였어?! 그렇다면 너도 기사들에게…… 칼리스카 가문에 버려진……
뭐 다 지나간 일이야.
하지만…… 그럼 네가 감염된 것도…… 우리 가문 때문이지?
너는 이미 가문을 떠났잖아. 그러니까 네 가문은 아니지.
죄책감 같은 거 가질 필요 없어. 아, 맞다! 아까 네 우승을 빼앗았다 그랬지?
이걸로 퉁치면 되겠네.
……
……네가 바로…… '불꽃 꼬리의 기사' 소나구나?
어? 날 알아?
하하, 기사 칭호를 받은 감염자는 그리 많지 않다. 난 다 기억하고 있어.
피누스 실베스트리스 기사단의 리더는 '불꽃 꼬리의 기사' 소나였군…… 그렇다면 나도 안심이지.
……저 아이들은, 네가 돌보고 있었어?
맞아. 으음, 정확히는 주워온 것뿐이야…… 실은 감염자가 아닌 아이들도 있어서, 구조 본부에 데려다주려던 참이었어.
그러니까 너희들과 함께 움직일 수 없어. 미안하다, 불꽃 꼬리.
그럼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
……제이미. 제이미라고 불러.
제이미, 전에 감염자 기사를 몇 명 더 알고 있다고 했었지?
프리랜서 기사 신분으로 싸우는 감염자는 모두 우리의 잠재적인 동맹이잖아.
요즘 눈에 띄는 감염자 기사가 있더라…… 리베리고, 스나이퍼였나?
맞아. 그리고 쿠란타도 있어…… '누님'으로 부르기도 하고, '거친 갈기의 기사'라고도 부르더라.
……퉷.
어머, 이보나, 벌써 지친 거야?
소나구나.
너…… 아주 여유로워 보인다. 정말 대단하네.
그렇지도 않아. 그냥…… 여유로운 척하는 거지.
……너도 지칠 때가 있어? 너는 항상 기죽지 않고 앞으로 달리는 스타일인 줄 알았는데.
아하하……
……하지만, 내 앞에서 피곤한 표정을 보인다는 건 그만큼 나를 믿는다는 증거잖아.
그럼, 이…… 아머레스 유니온들은 어떡하지?
가능한…… 저것들이 감염자 마을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게 해야지.
이 도시에 숨어있는 한 감염자를 위한 곳은 없거든.
언젠가는 발각될 거야, 소나. 이래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대책을 마련해야 해……
……응.
……아니야, 너한테 전부 떠맡기는 게 아니었어. 미안해.
성격상 내가 이런 생각까진 하지 않지만, 너무 부담을 가지진 마, 소나. 우리가 있잖아.
……
응!
……
저거 감염자 아니야? 어떻게 저렇게 많은 점수를 딴 거지……?
그것뿐만이 아니야. 얼마 전에 나이츠 오브 나이트의 특별 인터뷰도 했대!
감염자는 불법 경기로 돈을 벌거나, 돈이 안 되는 경기에서 기사 칭호나 따는 게 고작이잖아. 그런데 저 여자는 어떻게 살아남았대?
어, 저게 저스티나야?
빼빼 말라빠진 게 전혀 고수 같지 않은데.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
하지만, 요즘 신문에…… 저스티나에 대한 안 좋은 보도가 나오고 있어.
그놈들이 감염자에 대해 제대로 말한 적 있었나?
아니지. 감염자가 아니더라도 언론이 언제 공정한 적 있었나?
……저번 아머레스 유니온 포로의 말은 믿을 만해?
그래도 믿는 게 낫지 않을까?
어떻게 할 건데?
바로 그거야…… 저스티나! 깃털의 기사를 놓치지 마!
깃털의 기사가 왼쪽에 있어! 엄폐물 뒤에! 그렇지! 그렇게…… 아니 아니! 머리 내밀지 마, 들킨다…… 아, 안돼!
……꽤 인기 있나 보네.
우리 기사단에 안 들어올지도 모르겠는데?
이대로 계속 노력하면 기사 칭호를 받는 것도 시간문제야. 지금 인기 많을 때 한몫 챙기면 어디 가서 조용히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
소나…… 만일 저스티나가 그런 감염자라면, 우리가 정말 설득할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구도 설득하지 않아.
하지만 이 도시는 결국 감염자들이 선택을 하도록 강요하겠지.
아니, 어쩌면 모두에게 그럴지도.
……네가 이렇게 비관적인 것도 드무네.
에이, 네가 그렇게 물어본 거잖아.
나는 불꽃 꼬리의 기사가 “문제없어, 다 장악했어”라고 말해주길 기대했는데.
……하하.
문제없어…… 다 장악했어.
감정회!?
쉿……
……아직 확실하지 않아.
더군다나, 감정회가 감염자를 대하는 태도도 애매모호해.
감염자를 생각해주는 기사 가문이 어디 있겠어?
그들에게 우리는 그저 도시의 외부인일 뿐이야. 기회만 있다면 우릴 가만두지 않겠지.
그놈들이 아무리 거만해 봤자, 파렴치한 상업연합회보다는 수백 배 더 나을걸.
……넌 출정 기사에 꽤 호감을 가지고 있나 보네.
하핫, 무대 위에서 관객의 환호를 받는 광대들과는 달리, 걔네들은 초원에서 우르수스를 꺾은 진정한 기사들이니까!
……우르수스라, 어릴 때 뉴스에서만 봤는데……
우르수스는 극동과의 전쟁에서 졌어. 기사들이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너…… 우르수스와 극동의 전쟁사도 알아?
어렸을 때 억지로 공부했었어. 내용은 전부 출정 기사의 근대사였지만 말이야.
……상상이 안 돼.
이보나가 책을 들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라니, 너무 이상해.
……뭐가?
이보나 너…… 출정 기사 출신이었지?
그래서 공부한 것도…… 뭐…… 이상할 건 없지. 하하……
크, 크흠! 왜 그렇게들 쳐다봐!
제10차 카우 전쟁으로부터 10년 후, 우르수스 황제는 중병을 앓았고, 카시미어에서 빼앗아 간 것은 모두 귀족들의 손에 들어갔어.
아직 황위를 계승하지 못한 황태자가 군 내부의 부패를 눈치채자, 두 개의 군단이 황급히 국외로 전쟁을 선포하며 주의를 돌렸거든.
우르수스 귀족들이 의견이 일치할 리 없겠지만, 우르수스는 원래 나라 자체가 엉망이야. 귀족들은 만행을 덮기 위해 두말없이 극동으로 병사를 일으켰지.
하지만 예상외로 극동이 우르수스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바람에, 우르수스는 전선이 점점 밀리면서 급기야 자국에서 결전을 치르기까지 했어.
……세상에나. 이보나가 차분하게 역사를 설명하다니.
중간에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었는데.
아무튼 ……당시 카시미어의 적지 않은 기사들은 우르수스가 혼란한 틈을 타 10년 전에 잃은 도시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거든……
이보나?
……그건 1072년의 일이야. 25년 전이지.
우르수스를 공격하려다가, 이를 예견한 우르수스 군단에 의해 변경에서 몰살당한 척후병 중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었고, 어린 시절에 볼 수 있었던 친척들도 있었어.
……
……뭐야, 분위기가 왜 이래. 다 지난 일이잖아. 그리고 난 이제 출정 기사도 아니야. 그러니까 소나의 말을 따를게.
내 얘기는 이쯤하고, 네 계획을 말해봐.
……오늘 아침, 제이미 쪽에 감염자가 서너 명 더 왔어.
광부들이야. 작은 산업 사고로 인해 의도치 않게 감염됐는데, 하청업자가 의료비를 안 줘서 갈 곳이 없었대. 지금은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고.
그러고 보니…… 이번 달에 들어온 일반 감염자가 벌써 열 몇 명은 됐지?
그들은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서 살고 있어…… 우리는 그들을 안전한 곳에서 살게 할 수 없어.
……소나.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있고 힘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문제는…… 나는…… 무고한 감염자들이 우리와 함께 위험을 무릅쓰는 걸 원치 않아.
만약 감정회가 정말 우리에게 다시 합법적인 신분을 주고 카시미어에서 살아가게 해준다고 약속한다면, 정말 그렇게 된다면……
우리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어.
……참 시끌벅적하네.
……불꽃 꼬리의 기사, 소나.
너는 감염자를 불법으로 숨겨둔 혐의로 기사 협회의 조항을 공공연히 위반했다. 저항은 그만둬라.
불법 감염자들을 넘기면 네 사정은 기사 협회에 보고하겠다.
대체 언제부터 아머레스 유니온이 경찰과 기사들을 대신해 결정을 내릴 권력을 가졌을까?
……
정말이지, 너희들이 뻔뻔스럽게 법률을 핑계로 삼을 때는 부끄럽지도 않니?
도발해봐야 소용없다, 불꽃 꼬리의 기사.
너희는 이미 선을 넘었다. 그랜드 나이트 영지에서 연합회에게 찍히면 죽은 거나 다름없지.
죽어? 아이고, 무서워라.
……생물학적 죽음만이 죽음이 아니다, 불꽃 꼬리의 기사.
카시미어는 우리에게 더 많은 생존의 기회를 줬기에, 우리 또한 더 많은 목숨을 갖게 됐지.
전원, 조준!
……뭐야?! 후방에 웬 포격이??
소나야! 왔다!
피누스 실베스트리스 기사단의 지원군이다! 포위하라!
……저스티나!
알았어. 저격으로 엄호한다.
미안해, 소나! 먼저 해치운다!
……감염자도 눈물을 흘리나?
……예?
감염자 말이야. 갑자기 연합회에 대항할 용기가 생긴 기사들이 아닌 일반적인 감염자.
그들은 그냥 광석병에 걸린 것뿐이잖아?
어…… 그렇습니다만?
그들은 괴물도 아니고 극악무도한 자들도 아니야.
나는 이 임무가 별로 내키지 않아.
그 말이 절대 라주라이트 님들 귀에 들어가면 안 됩니다!
엇…… 그런데 혹시 감염자에게 측은지심이라도 생긴 겁니까?
측은지심…… 까지는 아니고. 지금 내 코가 석잔데.
요즘 같은 시대에 측은지심은 사치야.
……하.
나 다른 임무가 있어. 감염자 처리하는 사소한 일은 당신들에게 맡길게.
감정회가 아무리 상업연합회랑 맞지 않아도, 대량의 감염자를 그랜드 나이트 영지에서 키울 정도는 아닐걸.
어차피 귀족들은 감염자의 생사 따위엔 관심 없잖아. 안 그래?
……이게 무슨……
불꽃 꼬리!
아머레스 유니온이…… 아머레스 유니온이 갑자기 우리를 습격했어!
진정해봐.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두 시간 전에 놈들이 이 근처를 봉쇄했어. 우리 위치는 진작에 노출됐고. 놈들이…… 가스로 우리를 집에서 몰아냈어……!
……
……몇몇 기사들이 눈치를 채고 온몸으로 아머레스 유니온의 화살을 막았지만, 그래도 일부 사람들이……
……
…… 우린……
우린 이제 어떡하지? 아머레스 유니온에게 한 번 찍히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계속 걸릴 텐데…… 우린……
……슬픔은 잠시 미뤄두고, 일단은…… 남은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해.
그랜드 나이트 영지를 떠나야 하지 않을까? 좀 외진 곳으로 가서……
적어도, 적어도 일반 감염자는 이곳에서 벗어나게 해야……
그나마 우리는 감염자 기사라는 신분으로 가까스로 그들을 지켜왔어.
그 신분을 버리고 여길 떠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야……
그렇다면…… 앉아서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거야!?
……감정회.
아직 그 방법이…… 있잖아.
소나!
돌아왔어.
……어때?
……상대는 연로한 기사더라고. 확실히 감정회 고위층인 게 틀림없어.
소나,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귀족을 너무 믿지 않는 게 좋아.
……데미안이야, 기사 협회의 부회장.
……!
핫, 그 사람은 거물급이잖아. 데미안 부회장이라니, 명성이 자자한 출정 기사였지.
내 기억엔 그 사람이 갑자기 퇴역하고 그랜드 나이트 영지로 돌아와 사무직을 맡았을 때,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기도 했는데.
그 사람도 영웅의 후예거든, 그 마리아랑 비슷해.
……조건은?
네가 돌아왔다는 건, 일에 진전이 있다는 거잖아, 맞지? 감정회가 어떤 조건을 걸었어?
……대격리.
그는 우리의 손을 빌려…… 이 도시를…… 잠들게 하려 해.
……
……
……엇, 그게 무슨 뜻이야?
대략적인 계획은 이래.
……우린 성공할 거야, 그렇지?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아마도!? 어쨌든 저 어리석은 기사 귀족들이 내게 머리를 조아릴 때까지, 난 포기하지 않는다.
너희들은?
간단하잖아. 실패하면 우리가 약하다는 거지. 그럼 더 강해지면 되는 거고.
죽지만 않으면 그만이야, 맞지?
……자 자, 긴장들 하지 말고.
피누스 실베스트리스 기사단이 여전히 그대로라면…… 그것만으로 충분해.
성공하든 실패하든, 우리에겐 한 가지 길밖에 없잖아. 사실 별 차이도 없어.
……차이라……
……
소나!
응.
요즘 들어 자주 멍 때리던데, 무슨 일이 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우리를 믿고 의지하는 감염자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야지.
......
......
도망쳐…… 빨리!
온통…… 불바다야…… 콜록콜록…… 바닥이 너무 뜨거워……
광석…… 오리지늄…… 상처……
칼리스카 가문이 영지 주민들을 버렸어……
……!
(잠이…… 든 건가? 벤치에서?)
……회색이가 옆에 있었으면 또 잔소리했겠네.
후……
거리에…… 사람이 엄청 많네.
(……기사 협회의 감시를 받는 감염자는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는데.)
(저 행인들이…… 감염자가 여기 버젓이 앉아 있는 걸 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
어째서인지 소나의 머릿속엔 불현듯 이런 생각이 스쳐갔다.
“별생각 없을 거야.”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삶은 그와 함께 찾아와 네온 불빛에 녹아든다.
불꽃 꼬리 칭호의 자라크는 말없이 눈앞의 도시를 바라본다.
음? 회색이? 무슨 일이야……
큰일이다, 소나. 그들이 지하 은신처를 발견했어!
모든 사람을 대피시킬 순 없어도, 구할 수 있을 만큼은 구해야 돼! 너도 빨리 돌아……
…… 이게……
감염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