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프렐류딩 라이츠

괴담의 진위

미니 스토리브릿지2021-12-09

게임 중인 키라라를 쳐다보고 있던 애니를 발견한 베나는 결국 호기심에 직접 게임을 해보기로 한다. 게임의 모티브인 괴담의 배경을 알게 된 베나는 빅토리아의 '괴담'을 얘기해 키라라를 겁에 질리게 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베나, 키라라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

공공 휴게실의 복도


베나

으음…… 애니는 또 어디에서 놀고 있는 거야……

베나

난 부르지도 않고, 흥.

베나

나중에 혼내줄 거야.

베나

어머, 갈림길이네.

베나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가야 하나?

베나

뭐 됐어, 늘 하던 방식대로.

베나

(빅토리아의 동전을 꺼낸다)

베나

베나베나 길을 잃었네♪ 그럴 땐 이것에게♪ 물어볼까♪

베나

버클리 경♪ 길을 가르쳐 주세요♪

베나

핫!

베나

(동전을 튕긴다)

베나

(동전을 줍는다)

베나

방향은 이쪽이고 길 끝까지, 응응, 그렇구나.


베나

와아……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구나. 아이리스도 말해준 적 없었는데.

베나

아이리스는 자기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잘 아는 것처럼 얘기하더니, 꼭 그런 것도 아니었네.

베나

아, 찾았다!

베나

애니, 너……

애니

(베나에게 조용히 하라고 사인을 보낸다)

베나

응?

애니

(TV 앞에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베나

(작은 목소리로) 저기, 저 사람 뭐 하는 거야?

애니

게임.

베나

게임? 게임은 체스라든지, 그네라든지, 모래성을 쌓는다든지 그런 거 아니야? 저것도 게임이야?

애니

응.

베나

흐음……

베나

와, 방금 화면에서 검은 그림자가 사람을 골목 안으로 끌고 들어가지 않았어?!

애니

응.

베나

으앗, 이런 걸 봤다는 게 할머니에게 알려지면 엄청나게 혼날 거야!

애니

응.

베나

으으……

베나

그런데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

애니

응.

베나

하핫, 역시!

베나

어쩐지 애니 너를 못 찾겠더라니.

베나

그런데 왜 저 언니한테는 얘기 안 한 거야?

애니

놀랄 수 있으니까.

베나

그런 걸로 놀라?

애니

응.

베나

그럼 나한테 맡겨.

베나

어쨌든 내가 놀면, 너도 논 거나 마찬가지니까.

애니

응.

애니

화이팅.

베나

야, 애니. 이거 '연극'이 필요할 거 같아?

애니

응.

베나

그래, 알았어.


키라라

(드디어 마지막 장인가, 트루 엔딩은 볼 수 있으려나?)

키라라

(단서대로 사이드도 다 깨고 아이템도 다 모았어.)

키라라

(이제 저번에 못 깼던 전투만 남았네.)

키라라

(저번에도 시도해봤는데 완전 무리였지?)

키라라

(페이즈도 바뀐다던데 깰 수 있으려나……)

베나

~#¥%

키라라

(헤드셋을 벗는다)

키라라

안, 안녕, 무슨 일이야?

키라라

(으아, 애들을 상대하는 건 자신 없는데, 어떡하지?)

베나

언니, 뭐 해?

키라라

게임…… 하고 있어.

베나

게임? 나도 게임 진짜 좋아하는데!

베나

같이 놀아도 돼?

키라라

(요즘 애들은 다 이렇게 적극적인 거야? 망했다, 어떡하지?)

키라라

(얘가 할 줄 아나? 안다 쳐도 거의 막바지라 쉬운 몬스터가 없는데. 혹시라도 재미없다고 가버리면 나만 난감해지는 거 아냐?)

키라라

아, 으, 에, 그게……

베나

언니는 다른 사람이랑 같이 노는 게 싫은 거야……?

키라라

(서, 서서서서 설마 울려는 건가?)

키라라

아니, 아니야. 그렇지 않아!

키라라

같이 놀자!

베나

고마워 언니, 언닌 좋은 사람이구나!

키라라

그런가, 헤헤.

키라라

(어? 이거 전에 미연시 게임 같은 데서 봤던 장면 같은데?)

키라라

(뭐, 됐어…… 나중에 다시 하지 뭐. 어차피 게임의 흐름은 알고 있으니, 이건 그냥 얘한테 하게 하……)

키라라

(……면 안 되는구나!)

키라라

(이건 서스펜스 호러 게임이잖아. @@에 ##에다 **까지 있는데, 이거 연령 등급이 어떻게 되더라?!)

키라라

(어쨌든 이건 아이들이 플레이하면 안 돼!)

베나

언니?

키라라

있잖아, 우리 다른 게임으로 바꿔서 할까? 이건 좀……

베나

난 이거 하고 싶은데.

베나

안 돼?

키라라

(제발 좀 눈치채라!)

키라라

굳이 이게 하고 싶다면 안 되는 건 아니야, 그렇지만……

베나

진짜?! 고마워 언니!

키라라

고, 고맙긴……

베나

이 컨트롤러로 하는 거지?

키라라

응? 아,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베나

이 버튼을 누르면 되겠지.

베나

와! 몬스터다!

베나

입을 이리 크게 벌릴 수도 있구나, 대박!

키라라

그……

키라라

잠깐 컨트롤러 좀 줘봐!

키라라

(일시 정지, 설정, 시각효과, 출혈 이펙트 오프……)

키라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적절한 콘텐츠 제한!)

베나

응? 큰 입 몬스터가 왜 갑자기 흐릿하게 보여?

키라라

신경 쓰지 마, 컨트롤러 돌려줄게.

베나

응, 고마워 언니~

키라라

(얘는 너무 적극적인 것 말곤 별로 귀찮지도 않네. 말도 통하고 말이야.)

키라라

(만약 내가 어렸을 때 주변 친구들이 다 이렇게 착했다면, 지금 나도 우타게처럼 인싸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키라라

(……)

키라라

(꿈 깨자, 키라라. 그럴 리가 없잖아.)


베나

흣, 하, 이얍!

키라라

(슬슬 마지막 대장이랑 붙겠네.)

키라라

(그러고 보니, 아까 잠깐 기본 조작만 가르쳤잖아.)

키라라

(저 콤보는 나도 최근에야 겨우 쓸 수 있게 된 건데.)

키라라

(얘는 대체 어떻게 터득한 거지?)

키라라

(설마 액션 게임의 천재인 건가?)

키라라

(드디어 《토황전2 오렌지 에디션》의 히든 보스를 쓰러뜨려 줄 사람이 나타난 거야?)

키라라

(음…… 꼭 그렇다고 볼 수도 없어.)

키라라

(우선은 《탈주 닌자》의 히든 루트 대장을 클리어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키라라

(침묵의 사와라는, 그렇게 간단한 상대가 아니야.)

베나

애니메이션이다.

키라라

(시작이다, 《밤의 사에키 사거리》!)

베나

어, 어째서 쓰러지지 않는 거지?

베나

도망갈 건가 봐.

키라라

(애플웨어는 이런 걸 참 잘해. 스테이지 유도가 아주 자연스러워, 어린애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니.)

베나

뭐야, 왜 아직도 몬스터가 있는 거야, 귀찮게!

키라라

자자,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키라라

조심해, 앞쪽 차량이랑 길가 상점에서도 몬스터가 튀어나오니까.

키라라

그래그래, 정 어려우면 가로등으로 대장을 막고 잡몹부터 처리해도 돼.

베나

응.

키라라

회오리바람 스킬로 몬스터를 잡으면 좀 더 편할 거야.

키라라

남발하지는 말고. 스킬 포인트를 아꼈다가 대장을 잡을 때 쓰는 편이 좋아.

키라라

(내가 하는 말은 알아들었으려나?)

베나

이쪽으로 가, 그 담엔 이렇게.

키라라

(알아들은 것 같네.)

베나

앗, 막다른 길이다!

베나

그래도 길 폭이 꽤 넓어.

키라라

드디어 대장전이야. 보통 대장 몹은 무적상태거든. 그런데 인벤토리에 있는 아이템을 대장 몹한테 던지면 무적상태가 사라져.

베나

어떤 거야?

키라라

저거야, '열린 향낭'. 아이템 슬롯에 장착하면 사용할 수 있어.

베나

조준하고 던져야 돼?

키라라

응, 근데 기회는 딱 한 번뿐이야.

베나

알았어.

베나

……맞았다!

키라라

대장 몹의 무적 실드가 사라졌어. 이제 전력으로 공격하면 돼.

베나

알았어!

베나

우와, 엄청 빠르네!

키라라

절대 지면 안 돼, 세이브 슬롯 하나당 이 대장 몹한텐 한 번밖에 도전 못 해. 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구!


15분 후

베나

피 회복이 안 되는데, 어떡하지!

키라라

대장 몹한테서 눈을 떼지마. 어차피 저 녀석도 개피야!

키라라

회피와 막기를 잘 써야 돼!

키라라

저 스킬은 막을 수 없어, 빨리 피해!

키라라

때려, 때려, 지금이야!

키라라

카운터, 잘했어! 스킬 연계하고!

키라라

약점이 노출됐어, 거길 노려!

베나

이얏!

키라라

좋아, 그렇지!

키라라

업적 화면이닷, 드디어 해냈다!

베나

해냈다니, 뭘?

키라라

트루 엔딩 말이야!

베나

트루 엔딩? 그게 뭐야?

베나

나 아직 논지 얼마 안 됐는데?

키라라

그건 내가 후반부를 거의 클리어해서 그래.

키라라

앗, 마침 게임 크레딧 화면이네, 그럼 지금부터 이 게임의 전반부 스토리를 알려줄게.

베나

좋아.

베나

어차피 글자도 못 읽으니까 언니가 말해줘야 해……

키라라

(그러네, 이 게임은 빅토리아어 버전이 없지. 용케 지금까지 플레이했구나……)

키라라

크흠, 이 게임은 《탈주 닌자》라고 하고, 이름대로 고향을 떠나 새로운 이동도시에 정착한 한 닌자의 삶을 다룬 이야기야.

베나

닌자가 뭐야?

키라라

그게…… 음…… 자객이나 암살자 같은 거라면, 이해가 되려나?

베나

응.

키라라

이 자객은 주군, 그러니까 영주를 섬기고 있었는데, 그 영주가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했어. 그리고 그 죄를 뒤집어쓰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살 수밖에 없게 된 거야.

베나

그래서?

키라라

고향을 떠난 닌자가 도착한 곳이 바로 이 게임의 스토리가 시작되는 곳인 신아키시야.

키라라

신아키시는 실존하는 곳이야. 내 인싸 친구인 우타게가 거기서 내게 엽서를 보내준 적이 있어.

키라라

그곳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 괴담이 엄청 많다는 건데, 유명한 괴담 대부분이 거기서 온 거야.

키라라

거기다 대부분은 도시가 재앙으로 파괴되고 나서 재건된 후에 나온 이야기지.

키라라

존재하지 않는 역이라던가, 물이 마시고 싶어서 남의 집까지 따라가 집안의 물을 전부 마셔버리는 요괴라던가, 산책을 나왔다가 길을 잃으면 주인한테 전화한 뒤 알아서 집까지 찾아가는 전통 인형이라던가 말이야.

베나

(들었어, 애니? 앞으로 어디 나갈 때는 꼬박꼬박 나한테 전화해야 돼.)

애니

(응.)

키라라

엄청 신기한 이야기도 있고, 무서운 이야기도 있어.

키라라

엇, 크레딧이 끝났다. 이제 모두가 기대했던 히든 엔딩을 볼 수 있어!

키라라

으음……

키라라

호오…… 응?

키라라

그래, 분명히 거기에 복선이 있었어!

키라라

오, 오오~ 그런 거였구나!

베나

언니, 크레딧 뒤에 나온 애니메이션은 무슨 이야기야?

키라라

그러니까, 아까 자객이 새로운 도시에 정착했다고 그랬잖아. 그 자객은 암살과 정찰을 잘하니 거기서 탐정사무소를 연 거야.

키라라

아까 게임에서 쓰러뜨린 대장은 침묵의 사와라라고 하는데, 신아키시에서 가장 오래된 괴담이야.

키라라

소문에 의하면 늦은 밤에 신아키시 사에키의 가장 번화한 사거리를 혼자 걷고 있으면, 옛 극동의 복식을 한 낭인을 만난대.

키라라

걔는 만난 사람에게 수화로 한 가지 질문을 하는데, 답이 틀렸거나 답하지 않고 도망치면 하늘 끝까지 쫓아간대, 그 낭인이 쓰러지기 전까지.

베나

에에, 그게 정말이야?

키라라

글쎄, 우타게 말로는 그 사거리엔 선술집이 엄청 많은데도 가게마다 주당들이 가득 차 있대. 한 집에서 마시고 나면 또 다른 집에 가고, 그렇게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귀가해 옷을 갈아입고 출근한대. 그래서 그런지 말 없는 낭인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대.

베나

선술집? 거기 혹시 포도 주스 같은 걸 마시는 데야?

키라라

비, 비슷해……

키라라

어쨌든! 이 게임의 마지막 히든 엔딩이 말하고자 하는 건, 마을의 괴담은 전부 가장 오래된 그 괴담으로부터 파생되어, 나무뿌리처럼 마을 구석구석까지 침투했다는 거야.

키라라

사와라는 극동에 속한 그 이동도시를 외부의 그 어떤 사람도 가까이할 수 없는 괴담 마을로 만들고, 더 나아가 극동을 괴담의 낙원으로 만들고자 계획했던 거야!

키라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주인공, 즉 사건의 맥락을 깊은 곳까지 조사하려는 외부인을 만나게 된 거지.

키라라

마지막에 주인공은 괴담의 근원을 쓰러뜨리고, 도시의 비밀을 알게 된 거야. 결국 큰 나무와도 같던 괴담은 지리멸렬하면서 도시도 원래대로 복구되었어.

베나

그냥 그 녀석을 쓰러뜨렸을 뿐인데?

키라라

원래 괴담이라는 건 충분한 신비감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기억돼야 널리 퍼지고 살아남을 수 있는 거야.

키라라

그런데 진실이 알려지고 신비감이 사라지면, 그때부터는 괴담이라 할 수도 없게 되거든.

키라라

그럼 괴담들의 존재 의미도 사라져 버리는 거지.

베나

(어? 응……)

애니

(……)

베나

(신기하네, 나도 이 언니가 무언가 '기억해' 주었으면 했는데.)

베나

(그럼 이렇게 해보자.)

베나

언니 즐거워 보이네.

키라라

히든 엔딩을 볼 수 있었으니까, 당연히 즐겁지!

키라라

으아~ 최신 게임은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겠고……

키라라

일단 숙소에 돌아가서……

베나

언니, 잠깐 기다려 줄 수 있어?

베나

나도 언니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괜찮아?

베나

언니만 말하고 나는 아무 이야기도 안 해준 게 조금 미안해서.

베나

잠깐만, 언니 목마를 텐데, 내가 물 좀 따라줄게.

키라라

(쟤…… 너무 적극적이야……)

키라라

(설마?)

키라라

(대체 왜 나한테 잘해주는 거지?)

베나

언니, 여기 물.

키라라

고마워~

베나

(걸렸네~)

베나

그럼 나도 언니한테 빅토리아의 도시 괴담을 얘기해줄게.

베나

이건 그러니까……

애니

(답례.)

베나

답례야.

키라라

응, 좋아.

키라라

누군가 내게 먼저 말을 걸어준 적이 별로 없었거든.

키라라

참, 나는 키라라야, 넌 이름이 뭐니?

베나

일단 비밀로 해도 돼?

키라라

그래.

베나

히히, 고마워 언니.

베나

이야기는 빅토리아의 레이톤이라는 곳에서 시작돼……


???

또 비가 오네……

???

아빠랑 엄마는 어디에 계시는지도 모르겠고……

???

됐어, 부모님보다는 차라리 뜨거운 스프 한 그릇 먹을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야.

빈민가 주민

야, 카프리니 꼬마, 너 우리 집 문 앞에서 뭐 하는 거야?

???

비를 피하지, 뭐 하겠어?

빈민가 주민

헛, 빅토리아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게 어딜 감히? 너희 라이타니엔으로 안 꺼져?

???

......

빈민가 주민

못 들었어? 빨리 꺼져, 여길 더럽히지 말고.

???

잠깐 비를 피하고 있을 뿐이지, 집 안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잖아.

빈민가 주민

아니, 요것 봐라!! *빅토리아 욕설*났네 진짜, 오늘 뿔 달린 반장 새끼한테 욕먹은 것도 열받아 죽겠는데, 이젠 이런 애새끼까지 또박또박 말대꾸를 해?

빈민가 주민

저리 꺼져!

???

으윽……

???

아파……

???

......

???

다른 데서 비를 피하자……

???

정 안 되면……

???

도시를 확 뛰어내릴까? 별로 아프진 않겠지……

???

응?

???

저쪽에 누가 쓰러졌는데?

???

저건…… 할머니인가?

???

앗!

???

할머니, 할머니, 괜찮아?

노파

고맙구나, 꼬마야. 요즘 세상에 노인을 도와주는 아이는 드문데 말이야.

노파

다른 아이들은 내게 사과를 달라고만 할 뿐이지, 정작 내가 도움을 원하면 다들 어디론가 가버리던데.

노파

아직도 너처럼 착한 아이가 있다니, 정말, 정말 기쁘구나.

???

할머니 옷이 더러워졌어.

노파

너도 똑같구먼. 참, 여기 상처도 났네.

???

괜찮아, 비를 맞으면 나아질 거야.

노파

어이구 이 바보야, 비 맞아서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노파

어서 집에 가려무나. 할머니 집은 근처니까 비틀거려도 혼자 갈 수 있단다.

노파

가족들 걱정시키고 그러면 안 되는 게야.

???

나…… 집 없어……

???

엄마 아빠가 분수 광장에서 기다리라고 하셨는데,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

노파

그랬구나, 불쌍한 꼬마네.

노파

마침 잘됐구나. 할머니는 혼자 살아서 참 심심하거든. 너만 싫지 않다면 할머니랑 얘기 좀 나누지 않으련?

???

얘기라면…… 안 될 거 없지.

???

(적어도 비를 피할 순 있으니까.)

노파

흘흘흘, 고맙구나, 꼬마야.

노파

어, 어이쿠……

???

할머니 왜 그래?

노파

이제 나이가 들어서 삭신이 쑤셔.

노파

꼬마가 할머니 대신 과일 바구니 좀 들어주지 않으련?

노파

안에는 할머니가 딴 사과가 들어 있단다. 넘어지고 나니 무거운 바구니를 도무지 들 수가 없구나.

노파

꼬마 넌 힘도 셀 테니, 할머니 좀 도와줄 수 있지?

???

나한테 맡겨, 할머니.


???

저기, 할머니.

노파

왜 그러느냐?

???

왜 비 오는 날 사과를 따러 간 거야? 이런 날은 집에 있는 게 더 좋지 않아?

노파

흘흘흘, 꼬마야, 너 모르는구나.

노파

이렇게 비에 씻긴 사과가 향기롭고 달콤한 맛있는 사과란다.


???

할머니, 여기가 할머니 집이야?

노파

그래, 그래.

노파

잠깐만 기다려. 열쇠를 찾아야 하거든.

노파

여깄다.

노파

어서 들어오렴, 꼬마야.

노파

우리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


???

와, 따뜻해!

???

게다가 정말 예쁜 집이야!

노파

흘흘흘, 빈말이라도 기분은 좋구나.

노파

잠깐만 기다려.

???

어라, 다친 데가 이젠 안 아프네?

노파

할머니가 재주는 없지만, 작은 상처 정도는 치료할 수 있단다.

노파

이쁜 옷으로 갈아입고 싶지 않니?

???

응!

노파

그럼 할머니를 따라오렴, 위층에 있단다.


???

여긴 어둡네.

노파

이곳은 할머니의 사랑스러운 손녀가 잠들어 있는 곳이거든.

???

잠들어? 할머니 혼자 사는 거 아니었어?

노파

혼자고 말고, 할머니는 계속 '혼자' 살고 있단다.

노파

자, 우리 귀여운 손녀딸이란다.

???

이건?

???

이 인형, 나만큼 크네, 게다가 아주 정교해.

노파

얘가 바로 할머니의 손녀란다. 이 아이는 애니라고 하는데, 귀여운 카프리니지.

노파

바로 너처럼.

노파

이 할머니는 오래도록 무언갈 찾아다녔는데 그걸 오늘에서야 찾게 되었구나, 바로 꼬마 너에게서 말이야.

노파

넌 이미 할머니를 충분히 많이 도와줘서, 너무 고맙구나.

노파

그럼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부탁할 수 있을까?

???

말만 해.

노파

고맙구나, 귀여운 꼬마야.

노파

그럼 눈을 감아보려무나.

노파

……

노파

꼬마야.

노파

너의 맛있고, 상냥한 영혼을……

노파

내놓거라.


베나

빅토리아에서는 이렇게 아이들이 유괴되는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고 해.

베나

가끔 노파가 고아를 데리고 가는 걸 봤다는 사람도 있긴 한데, 그날의 그 고아를 다시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베나

물론 경찰 아저씨들이 가택수사까지 했는데도 발견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 집에 노인이 없거나, 아예 빈집이었으니까.

베나

하지만, 집집마다 아이들에게 애니라는 인형이 있었대.

키라라

끄, 끝이야?

베나

응, 끝이야.

베나

어때 언니?

키라라

괘, 괜찮네.

베나

이건 빅토리아의 오래된 이야기야. 지금은 파생된 이야기도 꽤 많대. 예를 들면……

키라라

아냐, 됐어! 고마워!

베나

언니가 싫다면 여기까지만 할게.

베나

근데 있잖아, 이 이야기는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어.

키라라

그, 그만. 나, 난 역시 이런 거랑 안 맞아.

베나

게임은 잘만 하면서?

키라라

그거랑 이건 별개야!

베나

그건 그러네.

베나

그럼……

베나

애니, 와서 인사해.

애니

안녕, 키라라 언니.

애니

난 애니야.

베나

……

베나

헤헤, 재밌다.

베나

어때, 내 연기 꽤 괜찮았지?

애니

……

베나

왜 그래?

애니

베나가 지나쳤어.

베나

괜찮아, 나중에 키라라 언니에게 제대로 사과할게.

애니

또 있어.

베나

또 뭐?

애니

언니한테 까먹고 말하지 않은 게 있어.

애니

이름.

베나

그러네!

베나

뭐, 이미 지난 일이니, 나중에 말하면 돼.

애니

……

애니

아까 얘기, 지어낸 거야?

베나

그럼, 이야기는 베나가 아이리스보다 더 잘하잖아.

애니

그러다 할머니한테 혼 나.

애니

더 무섭게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베나

에에? 이보다 어떻게 더 무섭게 해? 나는 이미 할머니에 대해 충분히 무섭게 얘기했단 말이야.

베나

음…… 하지만 듣고 보니 뭔가 느낌이 좀 덜한 것 같기는 하네.

베나

그때 할머니가 자애롭게 웃으시면서 나한테 그런 말씀을 하셨어. 만약 그날 내가 그 과일 바구니를 들고 도망쳤다면 앞으로 평생 먹을 음식은 그 사과 다섯 개가 전부였을 거라고.

베나

그리고 나를 부엌에 데려다 놓고,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온 그 일은 더 심했어. 만약 내가 그때 식탁에 있던 음식을 한입이라도 먹었다면 도로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리에 돌아갔었을 거라더라고.

베나

그건 진짜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

베나

덕분에 아직도 트라우마가 남아있다고!

애니

할머니는 사실만 말해.

베나

그러니까 무섭다는 거잖아!

베나

그런데 그때 할머니는 대체 어떻게 꿈의 성으로 들어간 것일까?

베나

어쩌면 무섭지만 좋은 사람이라서 가능했을지도 몰라.

베나

나처럼.

애니

베나는 안 무서워.

베나

흥, 이제 와서 내 기분 맞춰주는 거야?

베나

솔직히 말해, 애니, 전에 이 게임 해본 적 있지?

애니

응.

베나

그럼 날 여기로 데려와서 어쩔 생각이었는데?

애니

이 게임 해봤어, 재밌었어.

애니

그래서 베나도 놀게 해주고 싶었어.

베나

그랬구나, 어쩐지 게임 조작이 익숙하더란 말이지.

베나

몇 시간을 논 거야?

애니

사흘 밤, 총 스물네 시간.

베나

스물네 시간!? 잘 시간에 몰래 나왔다고? 그거야말로 할머니한테 혼날 일이잖아!

애니

베나가 있으니까, 안 무서워.

베나

으음……

베나

애니, 이리 와봐.

애니

응.

베나

자, 내 옆에 앉아.

베나

아까 게임을 클리어하긴 했지만, 이전 스테이지는 전혀 안 했잖아.

베나

나 가르쳐 줘, 어때?

애니

응.

베나

그리고 계속 신경 쓰였는데, 아까 키라라 언니가 말했던 '대장'은 대체 뭐야?

애니

보스.

베나

뭐야, 그런 거였어? 난 또 뭔가 새로운 건 줄 알았네.

애니

시작했어.

베나

좋아, 지금은 게임에 집중하자고.

베나

그리고 있잖아, 우리가 키라라 언니를 겁주려고 했던 이야기 말인데, 정말 언니네 나라에서 뿌리내려 새로운 '괴담'이 될 수 있을까?

애니

집중해, 베나.

베나

아차차, 미, 미안.

베나

이 버튼을 누르면 되는 거지?

베나

그럼, 게임 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