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EX1패싸움의 노하우
익살극의 무대 뒤에 있던 사람들이 어느 바에 모여 있다. 그리고 해가 뜰 때, 이 오랜 친구들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천천히 다가오는 새로운 변화를 바라본다.
……이곳에서 기다리시죠.
래트킹 님.
수고했네, 먼저 돌아가게나.
아까 보니, 사격 솜씨가 괜찮더군.
과찬이십니다. 실례되지만 정말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
그럴 리가. 하지만, 자네가 정말 날 죽이려는 생각이었다면……
그럼 저에겐 방아쇠를 당길 기회조차 없었겠죠. 그리 겸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와 주인님은 래트킹 님의 과거를 모두 알고 있으니까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세월에 장사 없다더니, 오늘 밤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군.
타인에게 주는 공포란 모름지기 자기 자신까지 집어삼키는 법이지. 새파란 젊은이들과 어울려주려다 아끼는 외투만 버렸구먼.
외투뿐입니까?
바느질은 내게 너무 어렵거든.
자네는 자네 임무를 마쳤네, 전달자여. 먼저 가서 자네 주인에게 안심하고 할 일 하라고 얘기해두게.
……알겠습니다. 하지만 주인님께서 아마 래트킹 님을 직접 만나고 싶어 하실지도 모르겠군요.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음…… 완전히 난장판을 만들어놨구먼. 물건을 이렇게 함부로 다루다니, 역시 펭귄 녀석들다워.
……멀쩡한 술도 남아서 그나마 다행인가. 음, 나름 괜찮아 보이는데……
어때, 한잔하겠나?
래트킹이 직접 권하는 술을 내가 어찌 감히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말 말게, 웨이 장관.
장관이라… 당신 입에서 그런 호칭을 들은 것도 정말 오랜만이군요.
그나저나 이런 익살스러운 연극에 직접 나설 줄이야. 난 당신이 그저 펭귄 로지스틱스의 손만 빌릴 줄 알았는데……
어른이면 어른답게, 상냥하게 아이들 놀음에 같이 껴줘야지 않겠나.
허허, 당신의 나이 든 모습이 아직도 실감 나질 않습니다. 아마 당신의 딸이 하루가 다르게 당신의 젊은 시절 모습을 닮아가서 그런 거겠죠.
딸애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 가끔은 우리가 손을 놓을 줄도 알아야 하는데… 가만히 보면 우리도 별로 잘하고 있진 않은 것 같아 걱정이네.
그들이 막다른 길을 선택하더라도 말입니까?
그럼, 막다른 길을 선택하더라도.
훗, 하지만 어느 길로 가야 멀리 갈 수 있단 말인가? 그걸 누가 결정하지? 재앙인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군요, 린.
내가 왜 그 전달자를 특별히 주목하는지 아나? 어쩌면 그들 사이에 무언가 공통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라네.
……하던 얘길 마저 하지. 자네는 이곳에 직접 나타나서는 안 됐네, 장관.
근처에 어떤 '우연히 지나간' '용문 시민'이 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휴……
래트킹도 한숨 쉴 때가 다 있군요.
한숨 쉴 일이야 차고 넘치지. 그중 하나를 골라 한숨 쉬는 것뿐.
어쩌면…… 은퇴할 날이 온 걸지도.
그건 안 됩니다. 용문엔 아직 래트킹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린은 없어도 되지 않겠나, 우리 모두 많이 달라졌으니.
괜찮아. 적어도 용문에 래트킹이 없어도 되는 날까지는 버텨줄 테니.
그날은 내 딸이 진정한 어른이 되는 날이겠지.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까?
난 그의 아비이자, 슬럼가의 래트킹이며, 과거에는 자네의 친구인 '회색의 린'이기도 했지.
난 아마 결심을 못 내릴지도 모르네. 어쩌면… 이미 많은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모르지.
……아직도 예전 일을 마음에 담고 있군요, 린.
자네가 용문을 우리에게 돌려주었을 때, 난 웨이옌우의 그늘에 살겠노라 약속했어. 그러니 자네는 더 이상 더러운 뒷골목 일에 관여할 필요 없네.
……그래,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군. 그때의 약속이 있었기에, 지금의 래트킹도 있는 거겠지.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희생했습니다.
그런 가식적인 말은 그만두게. 내가 언제는 깨끗했었나? 아니, 우리가 언제는 깨끗했었나?
……오랜 친구여, 당신은 그때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음속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걸 부정하지도 않는군요.
당신 딸 때문입니까?
내가 이렇게 번거로운 방식으로 시라쿠사 사람을 내쫓은 이유가 무엇인지, 자네라면 누구보다 잘 알 걸세.
번거로운 상대는 아주 많죠, 하지만 적어도 난 당신을 믿습니다.
신뢰와 이용은 사실 같은 거야. 어쨌든 이 자리에선 이 일만 신경 쓰면 되니, 좀 더 실무적이 되자고.
……예전의 당신은 그런 말을 아주 싫어했는데 말이죠.
그렇다면 정말 공교롭군. 오늘 밤 오랜만의 상봉이 이렇게나 많은데, 누구 하나 만족하질 못했으니.
그런 말은 마시지요. 지금은 그저 오랜 친구 두 명이 서우인을 지낸 후 안부를 주고받는 자리일 뿐이니, 우리 둘 다 긴장을 좀 푸는 게 어떻겠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 휴…… 날씨가 꽤 추워졌는데, 자네는 옛 전우들을 위해 촛불 하나 켤 시간도 없겠군.
별로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당신이 그곳을 떠나고 나서 부턴, 내가 그곳을 계속 지켜왔습니다.
……웨이옌우가 홀로 묘지 앞에서 꽃을 바친다니, 상상이 잘 안 가는구먼.
나중에 묘지 앞에 꽃 한 송이 정도는 놓아 드리죠. 물론 난 당신 장례식에는 안 가겠지만. 때가 되면 알게 될 겁니다.
……자네를 구하려다 평생 걷지 못하게 된 사람이 있다는 건 기억하지?
그런 사람은 셀 수 없이 많지요.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우다, 우리를 위해 용감히 죽어간 사람들.
난 한순간도 그들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자네 눈빛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지. 자네는 아마 오래 살 게야.
언제나 비결은 있는 법이니.
됐네, 아무튼 자네는 오래 살아야 해.
그럼 서우인의 축북이라고 생각하지요.
빌어먹을! 늙은! 쥐 놈아!
음?!
……
대단한 발길질이군요, 엠퍼러 씨. 하지만 래트킹에게 예의를 좀 갖춰주시죠.
좋은 밤입니다, 아니, 좋은 아침이라고 해야 할까요, 웨이 장관님?
정말 시끌벅적한 밤이군요, 에우릴 선생. 의외의 상황이 많았지만, 어찌 됐든 상호이익을 얻었으니.
VIP룸에서 모든 일이 무사히 끝날 때까지 기다리실 줄 알았습니다만.
아들을 불구덩이에 던져놓고, 혼자 따뜻한 VIP룸에 숨어서 웨이 장관의 말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어디가 불구덩이라는 거야?
허허 좀 봐주시게, 엠퍼러.
아깐 진짜 찌르더라? 이 빌어먹을 쥐뼉다구가!
왜 그리 불같이 화내는지 모르겠군, 그냥 자네 배에 구멍 좀 낸 것뿐이잖나.
것뿌운?!
반창고 하나 붙이면 끝나는 일 아닌가? 아니 막말로, 자네가 죽을 수라도 있나? 죽지도 못하면서 뭘 그리 마음에 담아두는 겐가?
(철컥) 넌 망가뜨렸어 내가 가장 아끼는 티셔츠를, 마이 올드 프랜드, 내가 같이 껴준다고 그렇게 써냈는데 돈을, 근데 니가 감히, 원수로 갚아 이 은혜를? 응?
안심하세요, 엠퍼러 씨. 오늘의 모든 비용은 저희 회사에서 지불하겠습니다.
입 다물어 짜샤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야.
에우릴, 네 부하가 래트킹한테 총 쏠 때는 죽이 척척 잘 맞더만. 근데 이 쥐뼉다구는 날 진짜 꼬치로 만들라고 했던 거 아니야?!
못 참겠군.
……그러면 아주 위험하네, 엠퍼러.
웁스, 손이 미끄러졌네.
자자, 웨이 장관님이 보고 계십니다. 너무 살벌하게 굴지 마시죠.
어차피 다 합해봐야 재앙 한 번으로 생겨나는 경제적 손실보다 적어요. 우리한텐 별문제도 아니지 않습니까!
펭귄 로지스틱스는 확실히 단련하기 좋은 곳이지. 자칭 전달자라고 하는 녀석들도 마음 놓이는 상대는 아니니.
그래도 내가 굳이 조언을 하나 하자면, 불똥이 튀지 않게 조심하게나.
하하, 물론 조심하겠습니다만, 제 아들 놈은 포르테입니다! 포르테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지요!
넌 가정교사로 쓰네 모스티마와 용문 전체를, 이놈의 쥐뼉다구는 무기로 부려 먹어대지 우리를, 그런데 넌 다 감당할 수 있겠어 그 모든 비용을?
무기로 썼다고? 그런 적은 없네.
그 두 시라쿠사 사람이 그렇게 답답할 줄은 몰랐지. 그저 조금만 혼내주려 한 거였는데, 그놈들이 태도를 바꿔서……
까고 있네, 척 보면 어떤 놈인지 사이즈 다 나오는데 모르는 척은.
허허… 억울하군, 억울해.
……훗. 정말 시끌벅적하군.
가끔은 교외의 이른 아침 공기를 맡는 것도 꽤 색다르군요.
그 시라쿠사 사람들 말입니다만, 장기판이 아무리 혼란스러워져도, 당신의 그 무리수는 언젠가 신의 한 수로 변하게 될 겁니다.
계속 그렇지는 않겠지. 자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나. 그들은 아직 웨이 장관이 나서서 신경 쓸 정도가 안 됐을 뿐이야.
시라쿠사의 움직임에 주의해야 할 걸세.
알고 있습니다.
오우 안타깝게도, 쥐뼉다구가 약점을 내주지 않았네 이번에도, 웨이옌우.
……엠퍼러 씨,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해 하실 겁니다.
하지만 래트킹께 실례를 범한 점은, 아무리 계획이었다지만 제가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그의 사격 솜씨가 아주 대단하더군.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정말 진짜 같았어. 그의 과거에 관심이 생길 정도였다네.
그때 진짜로 맞아서 콱 뒈져버렸어야 했는데.
……정말 못 말리는 친구로구먼.
에우릴 선생, 용문이 앞으로 귀사에 의뢰할 협력 방안을 고려하면, 아드님이 당분간 중심에서 멀어지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겁니다.
하하하, 이번 일의 잠재적 가치에 비하면, 이 정도 수고야 아무것도 아니지요.
그리고 엠퍼러 씨도, 어찌 되었든 용문이 계속 펭귄 로지스틱스를 눈감아주는 이유를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거야 당연히, 우리의 뛰어난 업무 능력과 내 넘치는 매력 때문 아니겠어?
……훗, 물론 그렇지요. 사실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쳇! 또 이런 일 생기면 난 안 끼겠어 다신! 영수증과 명세서는 각자에게 보내주지. 안심해둬 금액은 절대 적지 않을 테니.
하하하하, 역시 엠퍼러 씨군요. 다른 사람에게 사기 칠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으세요. 저도 좀 배워야겠습니다.
감히 용문 전체를 상대로 사기 칠 사람도 많지 않으니, 배울 수도 없겠군.
그럼 웨이 장관님.
네, 아무래도 장소를 바꾸는 게 좋겠습니다. 다들 할 일이 있으니까요.
왓 더? 또 뭔가 듣기만 해도 골치 아픈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은데?
주식이라도 사시겠습니까? 우리가 함께한다면 물류 업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겁니다. 이번 기회에 용문에서 테라 전체로 진출하시는 건 어떠세요?
딱 잘라 거절하지. 왜냐면 너희 회산 네이밍 센스 최악이거든 솔직히.
하하하~! 그런 이유라니! 이거 정말 아쉽습니다!
그런데 그런 말 할 입장이 아니시지 않나요?
수고했습니다, 린.
그 말을 하기에는 아직 일러.
오늘 일만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세월은 아주 길지 않습니까.
그래…… 해가 뜨는군.
여기에서 일출을 보는 건 처음이군요. 지난번에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었을 땐, 피가 멈추지 않는 것 같았었는데 말이죠.
슬럼가의 집들은 엉키고 섥혀, 그림자가 첩첩이 겹쳐있지. 자네는 이곳에 익숙해져서는 안 돼.
……그럼, 이 오랜 세월 동안, 당신은 여기에서 무엇을 봤습니까?
……변화일세, 웨이.
우리가 가는 길……
그 뒤를 잇는 자는, 이제 아무도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