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전장의 비화

빛과 먼지

미니 스토리브릿지2020-03-25

로도스 아일랜드 내 복도에 발생한 정전으로 인해, 클로저는 전선을 조사하고자 켈시에게 함께 가줄 것을 요청한다. 시설을 복구하는 동안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클로저. 함께 전선을 복구하던 켈시는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털어놓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켈시, 헤비레인


오전 11:30 a.m. 날씨/흐림

야외, 로도스 아일랜드 엔지니어 사무실

켈시

이번엔 또 뭘 하려는 거지?

클로저

켈시, 좀 있다 박사한테 가도 돼?

켈시

{@nickname} 박사에게 장난 안 친지 너무 오래돼서 몸이 근질근질한가 봐?

클로저

치, 그렇게 말하지 마! 좋은 마음으로 관심 가져준 것뿐이라구!

켈시

네 그 관심인지 뭔지 때문에, 3개월 동안 자정마다 '클로저의 자정의 비디오 마켓'이 자동 재생되는 선실이 만들어졌었지.

클로저

하지만 그건……

켈시

아직도 소리를 못 줄이고 있다지 아마.

클로저

알았어, 알았다고! 그래 맞아, 박사를 골려 주고 싶었어!

켈시

그렇다 해도 {@nickname} 박사는 지금 기억상실 상태다. 널 기억하고 있는지도 미지수라고.

클로저

뭐? 너무 오래 자서 멍청해진 거야? 끔찍해라. 나중에 가서 간식이나 주면서 위로해줘야지.

켈시

마음대로 해. 다만 더 이상 {@nickname} 박사에게 나쁜 인상을 남기지는 마.

켈시

와파린은 이미 글렀어. 거기에 뱀파이어에 대한 {@nickname} 박사의 오해까지 더해진다면, 카즈델 쪽 일은 어쩔 수 없이 무기한 연기될 거야.

켈시

이번 일은 네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니까, 잘 잡아.

클로저

내 이미지가 그렇게 나빴었나?

켈시

중앙 에어컨 온도 36도 사건 이후로는, 그렇다고 봐야지.

클로저

아니이~ 그건 기계실 전기가 끊긴 거였잖아.

켈시

내가 작업대에서 너의 지문을 발견했는데?

클로저

아니 글쎄 기계실 전기가 끊긴 거라니까!

켈시

넌 CCTV를 해킹해서 녹화 비디오를 삭제했지만, 난 작업대에 있는 바이오 백업시스템을 통해 시간별로 세포조직을 열세 조각이나 채취해놨지.

클로저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그치만 그 뻔뻔한 사절 녀석이 너무 나대서 제대로 혼내주고 싶었습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아.

켈시

……

클로저

근데 환영회는? {@nickname} 박사 환영회 한 번 해야지?

켈시

됐어. 지금은 비상 상태다.

클로저

쳇, 차갑게 굴긴. 박사가 기억을 잃었으니까, 더더욱 동료의 따스함을 느끼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어?

켈시

그런데, 너는 예전에도 그렇게 {@nickname} 박사를 대했나?

클로저

아마……박사랑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을걸? 근데 네 말대로 이건 좋은 이미지를 만들 기회잖아.

켈시

클로저, 이제 이 얘기는 그만하면 안 될까.

클로저

흥, 네가 안 가면 나 혼자라도 갈 거야. 맘대로 하라지.

클로저

그러고 보니 계획대로라면 우리, 용문으로 가는 거 맞지?

켈시

어.

클로저

용문에 도착하면 자유행동 해도 돼?

켈시

용문은 이미 상당히 위험해졌다.

클로저

헤에~ 용문이 그렇게 위험해? 거기 치안은 꽤 좋은 편 아니었어?

켈시

체르노보그와 가장 가까운 도시가 바로 용문이다. 나머진 얘기 안 해도 알겠지.

클로저

그럼 왜 가는 거야?

켈시

체르노보그와 가장 가까운 도시가 바로 용문이니까.

클로저

켈시, 뭐 숨기는 거라도 있는 건 아니겠지……

켈시

아니. 다 지난번 회의 때 보고했던 내용이야. 단지 넌 그때 안대까지 쓰고 회의 의자에 누워서 자고 있었을 뿐.

클로저

시스템 점검이 진짜 너무 힘들었어…… 미안.

켈시

너를 탓하려는 게 아니다. 네 노력이 없었다면 로도스 아일랜드를 움직이지도 못했을 거야.

켈시

하지만 역시 네 생각은 이해할 수가 없군…… 왜 나를 부른 거지?

클로저

에이~ 이유가 따로 있어야 부르나? 그냥 불러본 거지.

켈시

실험실로 돌아가겠다.

클로저

아 잠만! 으으… 사실… 3구역 복도 두 곳의 전기가 끊겼어.

클로저

같이 선로 좀 보러 가주라!

켈시

엔지니어 오퍼레이터를 부르면 되잖아. 또 에너지 공급 선로에 문제가 생긴 건가?

클로저

우리가 직접 가서 봐도 문제 될 건 없잖아.

켈시

평소 네게 검사하라고 했을 때, 넌 항상 다른 오퍼레이터에게 맡겼었지.

클로저

로도스 아일랜드 수석 엔지니어의 책임감이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다시 한 번 살아났어! 같이 가자!


클로저

빨리 가자아~ 길은 내가 너보다 잘 아니까……

클로저

어?

클로저

……

클로저

어?!

켈시

이쪽은 헤비레인이다.

클로저

오오, 헤비레인?

헤비레인

안녕하세요. 클로저 아가씨.

클로저

참한 아이네! 켈시, 봐봐 봐봐, 어쩜 이렇게 너보다 안 귀여운 구석이 없을까!

켈시

……흥.

켈시

헤비레인, 기록장치를 한 번 보여줘.

헤비레인

네…… 왼쪽 팔의 이거 말인가요?

켈시

그래, 조심해. 바늘에 닿으면 안 돼.

헤비레인

네……

켈시

……수치는 정상이군. 흠, 헤모글로빈도 다시 올라갔다. 잘 회복되고 있네.

헤비레인

감사합니다. 켈시 선생님.

켈시

내게 감사할 필요 없다. 이건 내 직무이자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타인의 의무에 감사해 하지 말도록.

켈시

헤비레인. 돌아가는 길은 기억하고 있나?

헤비레인

알고 있습니다.

켈시

그럼 먼저 돌아가 봐. 나랑 클로저는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아 있다.

헤비레인

하지만 제가 가면 호위는… 켈시 선생님, 괜찮으신가요?

켈시

뭔가 오해한 것 같군, 헤비레인.

켈시

방금 나를 따라오라 한 것은 네가 함선 내부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함이었다. 앞으로 자주 오게 될 테니.

켈시

날 호위할 필요는 없어.

헤비레인

알겠습니다.

헤비레인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클로저 아가씨.

클로저

아, 잘 가.


클로저

……

클로저

들었어, 켈시? 나보고 아가씨래! 아~ 어쩜 저렇게 착할까…

클로저

켈시도 참, 너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던데 왜 그냥 돌려보냈어?

켈시

모든 오퍼레이터는 자신의 직책을 찾아야 한다. 그건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그녀의 능력을 활용할 수 없는 곳에서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과실을 범할 순 없다.

클로저

너무 그렇게 인정머리 없는 말만 하지 좀 마.

켈시

헤비레인은 한때 사르곤의 군사 요원이었다.

켈시

인간관계를 맺기 전에 먼저 그녀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 로도스 아일랜드에 적응하려면 긍정도 포용도 중요하지만, 그녀 스스로 자아를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지.

클로저

됐다, 됐어. 네 말 들어봤자 내 머리만 아프지……

클로저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또 주워 왔다 이거지?


클로저

가끔 느끼는 건데, 켈시한텐 사람을 주워오는 재능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니까?

클로저

이게 벌써 몇 번째야?

켈시

이건 '감염자 인재 수용 및 발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클로저

잠깐…… 저번 달에 72시간 내내 수술대 옆에 있었잖아. 그때 수술받은 게 헤비레인이야?

켈시

맞아.

클로저

수술팀은 최소 8, 9교대를 돌았는데……넌 사흘 동안 한숨도 못 잤지?

켈시

그 아이의 회복이 빠르니 그걸로 됐어.

클로저

혹시 너, 또 자기한테 시약을 쓴 건 아니겠지?

켈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거절하겠다.

클로저

내가 안 물어보면 평생 말 안 할 거잖아, 안 그래?

켈시

굳이 말할 필요가 있나?

클로저

넌 자신을 너무 막 다뤄.

켈시

버틸 만해.


클로저

깜깜해!

클로저

예비 전원 켤까?

켈시

안 보이는 건가?

클로저

뱀파이어를 얕보지 마. 난 당연히 보이지.

켈시

나도야.

클로저

그럼 가자.

클로저

자신만만하게 말은 했는데… 나 뭐 밟은 것 같은데?

클로저

아얏! 이, 이게 뭐야!

켈시

호들갑 좀 떨지 마……

클로저

어…… 어째서 뽑기기계가? 어째서 이런 곳에 놓여져 있는 거야!

클로저

음? 복슬복슬 스페셜 컬렉터스 에디션? 복슬복슬이 24가지나 있어…… 세상에… 히든 버전이잖아… 세상에!

켈시

클.로.저!

클로저

어두운 배관에서 일해본 게 아주 오래전인 것처럼 느껴져. 옛날 생각나네.

클로저

그때는 로도스 아일랜드도 이렇게 크지 않았었지.

클로저

스패너 좀 줄래?

클로저

아, Mon3tr, 고마워!

클로저

흠…

켈시

왜 그러지?

클로저

안 닿는 것 같아. 아니면 켈시 네가 해볼래? 내가 선로를 고칠게.

켈시

알았어.

클로저

어휴…… 이 구역은 전기가 완전히 끊겼네. 검사 시작해도 되겠다.

클로저

있잖아, 너는 체르노보그에 가서 박사를 구해온 게 틀린 선택이라고 생각해?

켈시

그런 시기에 체르노보그 진입을 선택한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지.

클로저

그럼…

켈시

아미야가 매우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으니, 아무도 아미야를 설득할 순 없었지. 정예 오퍼레이터의 성향이 어떤지는 너도 잘 알잖아.

클로저

그건 네가 기권표를 던져서 그렇게 정해진 거잖아.

클로저

설마, 아미야를 시험한 거야?

켈시

시험? 아니, 이건 시험이 아니다. 설령 시험일지라 할지라도, 시험감독은 내가 아니라 아미야가 맞닥뜨린 상황이겠지.

켈시

아미야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선택을 했으니, 난 그저 지지하는 수밖에…… 비록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도와줄 수도 없었지만.

켈시

어찌 되었든, 이건 아미야 자신의 선택이니까.

클로저

말은 번지르르하네. 그러다 결국 뒤처리는 네가 하게 되잖아… 안 힘들어?

켈시

처음부터 잘 해내는 사람은 없어, 클로저. 나도 마찬가지다.

켈시

적어도 우린 밤을 넘겼으니, 이제 해야 할 일은 해가 뜰 때까지 살아남는 것뿐이겠지.

켈시

그리고 네 머리 위의 두 번째 전선이 떨어지려고 한다.

클로저

아아아! 잘 잡아! 만약 3핀짜리 배선이 떨어지면 너랑 나는 다 골로 가는 거야!

클로저

잠깐만, 선 좀 깔게.

켈시

그렇게 배선 두 개를 다 뒤쪽에 밀어 넣을 건가?

클로저

쉿! 지금 집중해야 해. 이 배선 안에 흐르는 전류의 자연과 평화를 느껴야 한다고.

켈시

……나중에 자신이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꼭 다시 되새겨보길 권한다.

클로저

하지만 켈시…… 아, 됐다. 스위치 눌러 봐.

클로저

뭘 돌려 말하려는 건지는 잘 몰라도, 어쨌든 밤길을 걸어가려면 빛이 필요하잖아?

켈시

그래서 지금 이 전구를 고치고 있는 것 아닌가?


클로저

아, 켜졌다.

켈시

클로저.

켈시

왜 하필 오늘 그런 걸 묻는 거지?

클로저

왜냐니, 내가 안 물어보면 또 말 안 해줄 거잖아.

클로저

항상 속에 다 담아두려고 하지 마. 생각이 꼬이기만 할 거라구.

켈시

그래서 내 대답은 네게 별 상관없는 건가?

클로저

나는 네가 말한 그것들이, 너 자신에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클로저

그러니까, 네가 뭐라고 말했는지 보다 더 중요한 건…… 네가 말하는 걸 내가 직접 듣는 거라구.

켈시

시간 낭비군.

켈시

다음에는 좀 제대로 말해. 내가 그냥 보고서로 적어줄 테니.

클로저

하지만 그렇게 하면 네가 안 올 거잖아.

켈시

내가 안 온다고 누가 그래?

켈시

고쳐야 할 전구만 또 있다면야.

클로저

그럼 약속이다?

켈시

매번 이런 식으로 영문도 모를 약속을 한단 말이지.

클로저

그게 바로 엔지니어의 역할 아니겠어?

클로저

켈시, 봐, 이 전구!

켈시

정말 밝다. 이 말이 하고 싶은 거지?

클로저

응, 정말 밝아!

켈시

……

켈시

네가 항상 이런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나도 안심이군.

켈시

그러면, 비록 내가……

클로저

앗! 입 다물어. 말하지 마!

클로저

다른 말은 하지 마…… 지금은 그냥, 이 작은 빛을 즐기자.

켈시

……

켈시

정말 따뜻한 빛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