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훈련
리스캄과 프란카의 지도 하에 열심히 훈련하는 제시카. 그녀는 사실 늘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자신감이 약간 부족할 뿐.
3시 방향 20m 앞, 캐스터 목표 A.
8시 방향 30m 앞, 적 중기갑병 뒤 지휘관.
10시 방향 적 스나이퍼에 주의.
05:32 p.m. 날씨/맑음
용문 항구, 로도스 아일랜드 선내, 하층 사격훈련실
이제 겨우 5세트째 반격 사격이다.
마지막 목표 전환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데다, 타격 포인트에 적중하지도 못했다.
이게 만약 실전이었다면, 이미 적의 반격에 명중 당했단 얘기야.
어떻게 된 거지, 제시카? 겨우 이 정도 훈련이 버거운 건가?
하… 하아… 후우… 아, 아닙니다!
계속 지도 부탁드립니다!
기세는 나쁘지 않군. 하지만 억지로 버티는 건 좋지 않아.
10분 쉬었다 하지. 호흡을 가다듬도록.
10분 동안 다시 한번 총기 운용 기본 수칙을 알려주겠다.
전장 한복판에 있을지라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네!
첫째,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자세를 유지한다. 어떤 지형에서 이동하든 몸의 중심이 흐트러져서는 안 돼!
상체를 낮게 유지한 채 중심을 잡도록.
둘째, 총기를 작동시키는 오리지늄 아츠를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제어한다.
어깨부터 총기 내부까지 탄약이 발사되는 과정을 하나하나 정확히 감지하며 방아쇠를 당겨야 해.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오리지늄 아츠의 섬세하고 지속적인 발동이 필요한 어려운 동작이다.
아츠의 흐트러짐은 곧 사격 실패로 이어지며, 심지어는 총기의 파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까.
셋째는 목표를 조준 사격하고 다시 이동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블랙스틸의 사격 이론에서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 불과하단 거, 너도 잘 알고 있겠지?
그럼, 방금 네 사격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뭐였는지 알겠어?
음…… 제 연습량 부족으로 중심이 불안정하고 전환 속도도 빠르지 않았습니다. 오리지늄 아츠 제어도 미숙하고……
또…… 총을 쏠 때 항상 주저하거나 산만해서 목표물에 명중시키지 못했습니다.
우으으……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까 문제가 없는 부분이 없네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제시카, 너는 항상 모든 부분을 다 완벽히 해내려고 해. 속도도 빨라야 하고, 명중률도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그런 강박 때문에 너도 모르게 점점 소심해지고 위축되는 거야.
그런 다급함은 오리지늄 아츠 제어에 혼란을 가져온다. 그래서 막상 적을 조준해야 할 때, 넌 반대로 총기 내부 제어를 신경 쓰게 되는 거지.
그러면 네 사격에는 당연히 문제가 생길 테고.
그, 그런 거였나요…?!
우선, 네가 해야 할 일은 모든 방면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려 하지 않는 거다. 일단은 손끝에 집중해.
그리고 자신의 파트너를 믿어라. 손에 쥔 그 총은 널 배신하지 않는다.
네 총은 오직 네 움직임에 따라 반응할 테니까.
명심해라. 가장 중요한 건, 오리지늄 아츠의 전달량과 속도가 아니라, 정확한 컨트롤과 안정성이라는 걸.
자, 이제 계속하지. 세 군데의 연습대를 이동하며 전방에 있는 다수의 목표를 빠르게 사격한다!
5세트 더! 손안의 오리지늄 아츠에 집중해!
알겠습니다!
기초훈련, 기초훈련, 기초훈련...... 벌써 3시간째야......
나, 이제 이 땀내 나는 훈련실에서 나가봐도 될까?
제시카가 나가는 건 그냥 체르노보그 폐허 정찰 임무잖아. 굳이 이렇게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열심히 할 필요는 없지 않아?
설마 밖에서 여유롭게 산책하는 악당이라도 만날까봐?
제시카한텐, 자신감을 기르는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솔직히 블랙스틸 자료 보잖아? 제시카의 각 항목 데이터는 전부 평균은 넘어.
로도스 아일랜드에 공식적으로 파견됐다는 타이틀 때문에, 제시카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걸?
프로스트리프랑 메테오라이트도 같이 가는 정찰 임무긴 하지만, 잘 준비해둬서 나쁠 건 없겠지.
저러다 막상 전장에서 과로로 쓰러지면 어쩌려고 그래?
……
본인이 직접 날 찾아온 거다. 행여라도 남들에게 짐이 될까 걱정된다고, 작전능력을 높이고 싶다면서 말이야.
어차피 용문 쪽의 소탕 임무가 끝나면 블랙스틸 본부로 돌아갈 테니, 제시카를 데리고 훈련할 시간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총기 사용에 관해선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거다.
착하네~ 귀여운 후배를 위하는 그 마음~
난 우리가 블랙스틸에 돌아가야 한다는 걸 네가 까맣게 잊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복귀하면 용문 임무 상황을 보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테스트도 받아야 하잖아? 의례적으로 하는 거긴 하지만.
넌 준비 안 할 거야? 심사 평가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보고할 자료는 이미 준비해뒀다. 로도스 아일랜드에 돌아오고 나서 계속 잠만 자고 놀러 다닌 건 아니거든.
헤에~ 너 내가 잠만 자고 놀러만 다닌 거 어떻게 알았어?
역시 우리 리스캄 선배님, 동료를 잘 챙긴다니까.
심사 말인데, 혹시 만약 평가가 떨어져서 다른 곳으로 전출되면, 너와 함께할 필요가 없게 되는……
제시카한테 훈련 시켜준다고 해서 와봤더니, 기껏해야 훈련량 늘려주고 경험이나 좀 쌓아주는 정도잖아.
……
여기서 한 거 또 하고 한 거 또 하고 하면서 고생하는 것보단……
총기 쓰는 법에 관한 거라면, 차라리 그 반짝반짝하는 천사들을 찾아가는 게 더 낫지 않아?
걔네들이야말로 진정한 총기의 마스터잖아. 탕~ 퍽! 제시카가 거기서 한 수 배울 수 있다면, 여기서 훈련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어?
천사들한테 물어보면 분명히 "어려울 게 뭐가 있냐", "걷는 것만큼이나 쉽다", "느낌대로 하면 된다" 같은 뻔한 말들이나 하겠지.
대형 총기도 자유자재로 다루는 천사들한테 이런 경량형 총기는 어린아이 장난감이나 다름없을 거다.
라테라노의 총기 사용술은 너무 선진적이고 복잡해서 별로 참고가 안 돼.
이야, 그거 진짜 부럽네.
우리는 순식간에 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오리지늄 아츠를 세심히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건 평범한 훈련량으로 해낼 수 있는 게 아니야.
블랙스틸을 창립한 사장님들은 왜 아랫사람들에게 굳이 이렇게 쓰기도 힘들고 효과도 별로인 무기를 쓰게 하는 걸까?
같은 원거리 작전에서 크로스보우보다 조작도 어렵고, 탄약도 비싸고, 관리도 힘든데 말이야.
블랙스틸이 권총을 선택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제식 무기 사용으로 인해, 회사는 관리 부담과 인원 변동 리스크를 감소시켰고, 개인 능력 차이를 구분하기 용이해졌지.
게다가 작전 중의 사격 속도와 효율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다른 원거리 무기보다 휴대와 은폐가 용이하다.
아 늬예 늬예 늬예~ 한마디 하면 또 진지해져서는…
알았으니까 너흰 하던 거 계속해. 별일 없으면 난 갈게.
제시카는 마음으로 응원할게. 블랙스틸 본부로 돌아가기 전까지 좀 더 쉬어야겠어.
아무 생각 없이 불러낸 건 아니다. 제시카에겐 네 도움도 필요하니까.
난 최전선까지 빠르게 진격하며 작전을 수행하는 비결까지 가르쳐주진 못하거든.
그냥 커다란 방패 하나 쥐여주고 전기 내뿜으면서 이동하라고 알려주면 안 돼?
그러지 말고…
…내 조언 몇 마디 보다, 너의 경험이 제시카에겐 더 큰 도움이 될 거야.
넌 전장을 휘저으면서 적의 방어선을 가볍게 돌파하고, 오리지늄 아츠로 무기를 오랜 시간 강화 상태로 유지할 수 있잖아.
블랙스틸에서 오리지늄 아츠 제어가 너보다 나은 사람은 없으니까.
자, 자, 잠깐! 어쩜 그렇게 오글거리는 말을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듣는 내가 얼굴이 다 빨개지네, 어우 닭살!
휴… 제시카를 가르치기 싫다는 건 아닌데, 남 가르치는 법은 잘 몰라서 그래.
내가 말한 걸 잘 못 알아듣고 내 박자에 따라오지 못해도 천천히 나긋나긋하게 이끌어줄 수 있는 성격이 못 된다고.
그거야 당연하지. 제시카도 그러길 바랄 거다.
……방금 나한테 준 제시카 심사 자료, 읽어봤어?
아직 못 봤는데. 그렇게 심각한가?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그게 아니야. 자세히 봐봐 이 돌대가리야.
성적이 상위권까지 올라간 항목은 없지만, 종합 데이터를 보면 우리한테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제시카가 자신감이 좀 떨어지긴 해도, 이건 절대 열등생의 데이터가 아니야.
오랜 훈련과 끈기는 절대 배신하는 법이 없다니까.
이건…… 그렇군,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어.
너 말이야, 부탁인데 그런 바보 같은 점까지 제시카한테 가르쳐주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