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허락받지 못한 땅

UR-6교차 항로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6-05-21

'프로펠러 파라다이스'는 곧 특별구과 연결된다. 전시회 시작 전, 고든은 구스타브가 자신에게 준비해 준 연설문이 사실은 철저한 사죄문임을 알게 된다. 구스타브와 메이랜더가 모두의 이목이 쏠린 전시회에서 사고를 일으키려는 모양이다.

등장 오퍼레이터: 케언


파크 내 방송

각 회사 대표님들과 테스터 여러분께 안내 말씀을 드립니다. '프로펠러 파라다이스'가 2시간 뒤에 특별구와 연결될 예정입니다.

파크 내 방송

도시 간 네트워크의 범위 안으로 진입하면, 파크의 생방송이 자동으로 시작됩니다. 참가자 여러분께서는 전시품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하늘 생활 전시회'가 곧 막을 올립니다!

오클리

저기 봐! 타워마운틴 바이오의 린수 비행선이야! 마지막에 손을 많이 봐서 소재의 내열성이 굉장히 향상했대.

오클리

그리고 태양광 부유 주방 세트도 있어! 별깍지 밖에서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던데, 홍보자료를 보면서 얼마나 궁금했는지……

오클리

으악!

난간에 부딪히기만 해서 다행이야. 머리가 창문에 끼진 않았어.

오클리

곧 전시회 시작인데, 안 초조해?

걱정하지 마. 이 전문가님께서 완벽한 탈옥 계획을 세워뒀다고. 때가 되면 널 데리고 도망쳐 줄게.

???

그렇게 나가고 싶나?

오클리

아, 아니요…… 저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사이언스 파크 경비

됐어. 나는 너희들에게 물건을 가져다주러 온 것뿐이야.

……

오클리

엄청 두껍네. 이건 조서랑 승인서? 문책 대상자가…… 펀 반?

공공기물 훼손, 문화재 절도, 금지구역 무단 침입, 해설원 사칭…… 겨우 가이드 하나 상대하겠다고 5년 경력을 통째로 뒤진 거야?

사이언스 파크 경비

서명만 끝나면 너는 남은 생을 감옥에서 수갑과 족쇄나 설명하며 살아야 할 거다.

너희가 원하는 게 뭔데?

사이언스 파크 경비

전시회가 곧 시작인데 방송 스튜디오의 일손이 모자라. 파크에 단 두 명뿐인 해설원을 계속 가둬 둘 순 없잖아. 재능을 썩히기도 아깝고, 후속 진행에 영향줄 수도 있으니.

사이언스 파크 경비

하지만, 넌 전과가 너무 많고 내스티와도 연루되어 있어.

그래서 날 협박하는 거야?

사이언스 파크 경비

네가 주제 파악만 잘하면, 이번에 그 죄명을 모두 지울 수 있어.

아무래도 선택권은 없는 것 같네.

사이언스 파크 경비

구스타브 국장님께 감사해. 그분이 메이랜더 비상관리 감독 협회에 제안하신 덕분에, 너희가 이 획기적인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거니까.

사이언스 파크 경비

안내 방송은 들었겠지? 이 파크가 생방송에 필요한 도시 간 네트워크 범위에 진입하기 전에, 무조건 모든 컬럼비아인에게 미래를 소개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

알았어. 스튜디오 일을 다 끝내고, 전시회가 끝나기 전까지 파크를 떠나지 않을게.

사이언스 파크 경비

좋아.

사이언스 파크 경비

둘 다 따라와, 일할 시간이다.


잭슨

“라이타니엔 전 국민을 대표하여, '프로펠러 파라다이스' 사이언스 파크의 '하늘 생활 전시회'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잭슨

서명은?

???

귈데네스게사츠의 수석 연주자, 아홉 구역의 수호자…… 아무튼, 우리가 모르는 타이틀을 줄줄이 보유한……

???

여황 본인이군요.

잭슨

메이랜더 셀레네 씨가 생전에 말한, 예민한 정치적 후각은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가 봅니다.

잭슨

야라 씨.

야라

가능하다면 저는 와인에 예민한 후각을 평생 갖고 싶네요.

잭슨

라테라노에서 반세기 동안이나 준비한 '만국 정상회담'이 테라에서 최근 200년 동안 열린 외교 행사 중 가장 큰 규모였음에도, 라이타니엔에서는 별 볼 일 없는 공작 몇 명만 참석했었죠.

잭슨

그런데 고작 이 '하늘 생활 전시회'를 위해서 여황이 친필 축전까지 보내다니……

부통령 비서

부통령님,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서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대통령님을 모델로 특별 제작한 풍선 세트인데, 대부분은 우선 복도에 장식해 두었습니다.

잭슨

고마워, 파바르.

야라

여황께 그 풍선을 답례로 보내는 건 어떠십니까?

잭슨

게사츠슈베이터와 고탑 캐스터들이 그 풍선을 사흘 동안 가루가 되도록 찢게 할 생각인가요?

야라

그냥 평범한 풍선일 뿐인데요.

잭슨

여황이 친필 축전을 보낸 순간부터는 아닙니다. 풍선은 최첨단 군사기술의 산물로 '변신'할 겁니다. 풍선으로 위장해 타국 영공에 진입하는 항공 폭탄으로 말이죠.

야라

그런 축전을 몇 통이나 받으셨습니까?

잭슨

빅토리아 대공작, 우르수스 의장, 카시미어 대기사장…… 손가락으론 다 꼽기 어렵군요.

잭슨

전임 부통령께선 4년 동안 국경의 이민자들과 관세 정책 때문에 고심하셨는데, 저는 이 4년 동안 무슨 일로 고민했던 걸까요?

잭슨

난공불락의 도시가 점령됐고, 영원히 변하지 않을 하늘이 갈라졌으며, 오랫동안 침묵하던 바다까지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잭슨

그 일들이 있고 난 뒤, 핵심권의 모든 국가가 약속이나 한 듯 “풍선은 없다. 오로지 항공 폭탄뿐이다.”라는 프레임으로 들어가 버렸죠.

잭슨

하지만 우리는 어떻죠?

잭슨

아, 우리의 이 풍선은 심지어 날아오르지도 못하죠.

부통령 비서

풍선이 도착하기 전, 풍선 안에 있던 인화성 수소를 공기로 바꿨습니다…… 안전상의 이유로요.

잭슨

정말 안전하지 않나요, 이 컬럼비아는.

야라

들어보니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인 듯한데, 그런데 굳이 저같이 은퇴한 노파에게 그런 말을 꺼내시다니……

야라

그것도, 특별구를 통틀어 가장 좋은 응접실이 있는 스테이트 빌딩에서 말이죠.

잭슨

은퇴했다고 해서, 야라 부커 윌슨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잭슨

영원한 밤을 불태우던 '모닝 스타'에게도, 라인 랩의 전 인적자원조사과 주임에게도 이걸 제대로 된 대접이라 하긴 어렵죠.

잭슨

요즘 시대에는 어떤 정치적 견해나 약속보다는, 전설이나 기적 같은 것에 사람들의 마음이 더 동요하는 것 같습니다.

잭슨

우리의 가장 이성적인 의원조차 마찬가지고요.

야라

만약 제가 웨인 의원과 몇 번 만났던 것에 관한 거라면, 부통령님께선 이미 제게 감사의 뜻을 전달하셨습니다…… 쉐라그에서 돌아오실 때 가져온 특별한 기념품들로요.

잭슨

그건 사적으로 감사를 표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됐지만, 관측소에 주둔 중인 라인 랩 과학자들이 진작 같은 기념품을 보냈을 것 같더군요.

잭슨

만약 야라 씨가 나서서, 적임자에게 컬럼비아 풍선 속의 공기를 다시 수소로 바꿀 기회를 준다면, 당신에게 감사의 뜻을 표할 사람은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야라

제 상식으로, 풍선의 공기를 바꾸는 일도 '적임자'를 따져야 한다면, 그건 풍선을 만든 사람밖엔 없을 것 같군요.

야라

그들을 위해서라면, 저는 이미 여러 번 나섰습니다.

야라

과학자들은 늘 아이처럼 순수하고 진지하죠. 그래서 저도 항상 그들의 희망이 무너지는 걸 보는 게 가장 힘듭니다.

야라

이점은 부통령님의 말씀이 맞네요. 은퇴했다고 제가 변하지는 않더군요.

잭슨

……물론, 야라 씨에게 라인 랩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야라

이 '프로펠러 파라다이스'를 보세요…… 망원경 없이도 보일 정도입니다.

야라

저들이 컬럼비아의 풍선을 어떤 모습으로 바꿔 놓을지, 우리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테스터

자, 구경들 해보세요! 대통령 모양의 고공 자가 적응 풍선입니다.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의 인기 굿즈랍니다!

테스터

풍선의 얇은 막은 외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소재의 분자 구조를 조정합니다. 따라서 차단층에 부딪혀도 절대 터지지 않습니다.

테스터

아가씨, 한번 상상해 보세요. 정말 터지지 않는다면, 차단층 아래에 얼마나 많은 풍선이 쌓이게 될까요?

머시아

……

머시아

제가 알기로는, 특수요원 평가에 대학의 기초 물리학 합격 요건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테스터?

이 파크의 존재 의미가 물리학의 경계를 뛰어넘는 데 있지 않습니까?

머시아

그러니까, 당신이 들고 다니는 그 크고 작은 샘플이랑 간식이 다 학술 연구용이란 말입니까?

테스터?

(와그작 씹는 소리)

테스터?

위장일 뿐이죠. 이따가 4번 플랫폼에 가서 갓 나온 행성 솜사탕을 살 거예요…… 작은 진공 상자 하나로 테라의 탄생 과정을 재현할 수 있다니. 얼마나 낭만적입니까……

테스터?

적어도 특별 대상을 이동시키는 일보다는 재미있겠죠.

머시아

특별 대상이라면…… 그 밴시를 말하는 건가요?

테스터?

맞습니다. 당신이 담당했던 그분이요.

머시아

역시, 틴맨 선배님은 알고 있었군요……

테스터?

선배님께서 당신에게 급한 임무가 생기는 바람에, 우리가 특별 대상을 철수시키는 임무를 맡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머시아

베일라 씨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세심하게 대해주세요.

테스터?

연로한 밴시라 주술에 아주 능할 테니, 차질이 생기지 않게 인지 교란 장치를 설치할 생각입니다.

머시아

인지 교란? 그분은 이미 산산조각 난 기억으로 고통스러워하고 계세요!

테스터?

그나저나, 저랑 같이 작전을 수행할 동기는 왜 아직도 안 오는 걸까요. 모든 특수요원은 반드시 30분 안에 파크 내 인원을 부유 구조층에서 철수시켜야 하는데. 더 늦으면 기념품을 못 사거든요.

테스터?

어쨌든 이런 기괴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다시 보긴 힘들 테니까요.

머시아

……

머시아

일단 사려던 행성 솜사탕을 사러 가세요. 당신의 동기는 오지 않을 거예요.

테스터?

그게 무슨? 제가……


테스터?

내가…… 왜 케이블카 승강장에 있지?

테스터?

맞다, 4번 플랫폼에 가야 해. 이러다가 마지막 솜사탕을 놓치겠어.


머시아

……

머시아

베일라 씨, 죄송해요. 제가 벌어드릴 수 있는 시간은 30분뿐이에요.

머시아

가서 소원을 이루세요. 당신은 이제 자유입니다.


베일라

……

베일라

문이, 열렸네.

베일라

집으로…… 인도하는 길인가?

베일라

……그런데, 내스티는…… 어디에……


고든

파크 생방송 시작까지 1시간 남았어. 어떤 넥타이가 좋을까……

고든

쯧, 구스타브는 아직도 개막 연설자를 못 정한 거야? 더 시간 끌면 연설문을 준비할 시간이 없는데!

고든

내가 파크에 기여한 게 얼만데, 1시간으론 부족하다고. 감사를 전할 기관과 부서만 해도 백 곳이 넘어. 그렇게 많은 일을 도와줬는데, 언급은 해줘야지……

고든

설마 예상치 못한 사고 같은 건 일어나지 않겠지……?

고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 늙은이가 아무리 나랑 안 맞아도, 고작 며칠밖에 알지 못한 쿠란타를 편애할 정도는 아니겠지.

고든

하아, 구스타브 그 인간은 끝까지 여전하구먼. 자기 말을 '잘 듣게' 하려고, 온갖 수단을 써가면서 부하들을 안달 나게 만들다니.

고든

우린도 참 애들 같았지. 그 당연한 보상에 마음을 졸였으니까.

고든

……054는 왜 여태 안 오는 거지? 그냥 사무실에 가서 소식 있는지만 알아보라고 했는데?

고든

누구냐!

고든

……편지?

고든

역시…… 이럴 줄 알았어!

고든

한참을 망설이더니, 결국 연설 기회는 내게 줬군, 그래 이게 당연한 거지!

고든

내가 보직을 옮기려고 얼마나 애썼는데! 행정부의 가장 존재감 없는 직원에서 이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내가 얼마나 많은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했는데?

고든

나야말로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의 총장이야. 오직 나에게만 이 파크에 이름 붙일 자격이 있다고!

고든

오호, 구스타브가 개막식 연설 원고까지 준비해 줬네? 늙은 여우, 일 하나는 정말 철저하다니까.

고든

“컬럼비아 국민 여러분,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의 총장을 맡은 고든 타넨입니다. 여러분은 아마 이 시간을 오래 기다리셨을 겁니다.”

고든

“이 자리에서 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무거운 마음으로, '하늘 생활 전시회'의 취소를 공식 선언합니다. 파크에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고, 저는 책임자로서 이 사태에 피할 수 없는 책임을……”

고든

잠깐, 사고? 뭔가 잘못된 거 아니야? 이건……

고든

공개 사과문?

우주 린수

경보! 경보!

우주 린수

순찰 종료, 편지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일부 도로가 테라인들에 의해 봉쇄되었습니다. 진행 경로 예측 결과, 그들은 부유층의 실험 구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주 린수

동시에, 다수의 고에너지 오리지늄 제품의 이동이 감지되었습니다. 제품 위의 식별 태그는……

우주 린수

고든 타넨 소유입니다.

고든

내 거라고……?

사과문, 054가 가져온 소식…… 이건 장난 같은 예언이 아니라,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충격, 공포, 그리고 분노…… 수많은 감정이 고든의 가슴에 차올랐다.

구스타브가 사고를 일으키려는 걸까?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서, 온 컬럼비아인이 고대하는 전시회에서?

무슨 이유로? 언제부터 계획한 거지? 이 판국에, '고든 타넨'은 또 어떤 체스말로 쓰인 걸까?

고든에게 '사과'와 '사죄' 같은 단어들은 익숙하기 그지없었다. 동료들의 따돌림과 자신의 유별난 취향으로 인해 고든은 언제나 '규정 위반' 중이었으니까.

눈앞의 이 얇은 원고, 여기엔 그가 보냈던 7년이란 세월의 총합이 들어 있었다.

관리국에서 근무하던 시절, 고든은 수백 장의 경위서를 썼다. 그는 구스타브가 자신에게 사죄를 강요하던 모든 순간을 기억했고, 처음에는 반발하던 자신이 어떻게 타협하게 됐는지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마땅히 얻어야 하는 보수도, 자신이 어린아이처럼 구스타브에게 졸랐던 것도 늘 죄목뿐이었다.

구스타브

고든 장관, 연설문은 받았나?

구스타브

어떤가, 할 수 있겠나?

고든

……

고심해서 고른 넥타이가 마치 형벌 도구마냥 더 고든의 목을 조여왔다.

고든

내가 해야 할 일은, 그저 말을 듣는 것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