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허락받지 못한 땅

UR-4창공의 난기류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6-05-21

머시아는 고든을 위해 내스티를 유인하는 동시에, 쇠약한 밴시도 돕고 있었다. 이후, 내스티는 잃어버린 골필의 파편을 받게 된다. 한편, 고든은 펀과 오클리를 감시하며, 라인 랩 생태원 지하의 수송 통로를 통해 금지품을 반출하려 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내스티, 케언


???

죄송합니다, 좀 늦었네요. 오늘 일이 조금 바빠서요.

지친 여성의 목소리

머, 머시아…… 부디……

지친 여성의 목소리

더 많이…… 떠올려야 해……

머시아

당신의 상황은 아주 특별합니다.

머시아

당신의 기억은 마치 마른 가지에 겨우 매달려 있는 시든 잎사귀 같아요. 먼지를 살짝 털어내면 색이 조금은 돌아올지도 모르지만, 너무 세게 건드리면 떨어질 수도 있죠.

머시아

아니, 애초에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때……

머시아

죄송해요, 베일라 씨.

베일라

나는…… 알아야 해. 기억해…… 내야 해.

머시아

고향을 떠난 뒤의 기억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던 것 같군요. 그래도 정 원하신다면…… 눈을 감으세요. 다시 시도해 보죠.

머시아는 늘 곁에 두던 낡은 슬라이드 프로젝터를 힘겹게 책상 위로 옮겼다.

그녀의 손끝이 미끄러지듯 움직이자, 유리 슬라이드가 슬롯에 들어가고, 낯선 영상이 밴시의 쇠약한 몸을 감쌌다.


베일라

……저 장소, 기억나.

머시아

라이타니엔?

베일라

그 아이가…… 얘기했지.

베일라

그곳, 고탑…… 사슬, 피.

천천히, 그리고 어렴풋이, 기억의 단편이 슬라이드 프로젝터가 비춘 배경에서 번져 나갔다. 머시아는 쇠약한 몸이 쇠사슬로 벽 쪽에 묶여 있는 걸 보았고, 긴 로브를 걸친 몇몇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것을 보았다.

피의 비린내, 선율의 섬뜩함, 술식의 흔적.

머시아

라이타니엔의 고탑에 감금되신 적이 있었나요……? 실험 대상으로?

머시아

어떤 리치의 도움이 없었다면, 당신은 고탑 캐스터들의 연구 기록 속에 묻혀 사라질 뻔했군요.


머시아

신성한 도시의 위령성당에서 장례를 치러주셨나요? 방랑하던 동족을 위해서였나요, 아니면 종족의 원수를…… 위해서였나요?

머시아

하지만 그 천사들은 당신의 마음을 받지 않았어요, 그렇죠? 그들의 장례에 필요한 건 웃음이었지, 당신의 애도가…… 아니었으니까요.

머시아

하마터면 호위대에 체포될 뻔했어요.


머시아

당신은 컬럼비아에 도착했습니다…… 개척지를 가로질렀고, 심지어…… 죽음의 황무지까지 다녀오셨네요?

머시아

짐승들조차 발을 들이지 않는, 모래바람에 수없이 갈려 너덜너덜해진 그 땅을?


머시아

결국 당신은 이곳에 도착하셨군요.

머시아

왜 하필 이 파크였나요? 대체 무엇을 찾아서……

베일라

여기, 여기에도 나무가…… 있어.

베일라

여기의 나무도, 시들고, 썩고 있어……

베일라

시들고, 썩고 있어.

머시아

그렇군요.

머시아

여기에 생태원이 하나 있긴 합니다. 그리고 당신 말처럼 방금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 시들고, 썩어버렸죠.

머시아

그리고 그 생태원의 주인은……

머시아

또 다른 밴시죠.

머시아

혹시 아는 분인가요?

생태원에서 큰 사고를 일으킨 뒤, 고든에게 압수되었던 골필이 지금 무고한 듯 머시아의 손바닥 위에 놓여 있었다.

베일라

……그 아이.

베일라

그 아이의 기척…… 여기 있구나.

머시아

그러니까, 당신은 누군가를 찾으러 오신 거군요.

베일라

만나고 싶어…… 그 아이를 만나고 싶어……


그렇게 자세를 낮추지 않아도 돼, 오클리. 네 등 위의 아츠 장치가 한쪽으로 기울었어.

오클리

여긴 라인 랩의 지하 통로야. 벽 속에도 나노 도청기가 박혀 있을지 누가 알아!

오클리

게다가 파크의 경보 시스템도 조심해야 하잖아…… 그런데 고든 장관 일을 돕는 건데 왜 경비대를 피해 다녀야 하는 거지?

그 녀석을 완전히 신뢰하는 부하가 몇 명이나 될 거 같아?

오클리

윽……

엘리베이터를 지키는 경비도 어느 거물이 심어둔 눈일 수 있어. 만약에 일이 틀어지면, 줄줄이 엮여져 나올 문제는 이 상자에 들어있는 금지품보다 훨씬 더 심각해지는 거야.

오클리

그러니까,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우리 두 외부인이 오히려 금지품을 처리해줄 최선의 인물이라는 건가?

맞아.

하지만 나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

오클리

뭔데?

운반해줄 사람도 있고, 밖에서 받아줄 사람도 있는데, 사무실에서 린수한테 먹이를 주거나 편하게 노래나 들으면 더 좋잖아?

굳이 현장까지 직접 와서 감시해야 해? 일이 더 커질 수도 있는데, 고든 장관?

고든

흥, 나는 사랑스러운 내 새끼들을 배웅하러 온 것뿐이야!

오클리

뭐라고요?

고든

휘청거리지 마, 이 멍청한 놈들아! 방금 오리지늄 아츠 복원 장치의 보호 케이스가 벽에 부딪힐 뻔했잖아! 내가 말했지? 이 물건들을 네 목숨보다 귀하게 다뤄야 한다고!

오클리

암요 암요!

오클리

그럼 장관님도 기억하시겠죠? 저희 둘이 이 '사랑스러운 새끼들'을 무사히 내보내고 입단속만 확실히 한다면……

고든

우리 사이의 일은 깨끗이 끝나는 거지.

오클리

좋아요!

고든

방심하지 마라, 내스티는 아직 생태원에서 철수하지 않았어. 실패작이 벽을 뒤덮은 상황에서도 밤낮없이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니까.

그럼 지금 바로 우리 머리 위에 있다는 건가? 방금 발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고든

걱정 마, 그런 작은 문제쯤은 머시아가 처리해 줄 테니.

고든

머시, 머시!

머시아

……네, 들립니다, 장관님.

고든

그쪽 상황은 어때? 계획이 틀어지면 내스티를 억지로 잡아끌어서라도 붙잡아 둬야 해.

머시아

걱정하지 마십시오, 장관님.

머시아

이렇게 많은 사고가 발생한 건 모두 제가 소홀했던 탓입니다……

머시아

내스티 주임을 잘 주시하고 있다가 생태원 밖으로 유인해서 시간을 최대한 벌어드리겠습니다.

고든

좋아.

고든

봐라, 이런 중요한 때가 되면 머시도 이렇게 믿음직스러워지잖아.

고든

너희 둘도 정신 바짝 차려. 수송구에 거의 다 왔으니.

오클리

알겠습니다! 장관님.

머시아

펀 씨의 청각은 정말 예민하군요.

???

머시아 씨, 신분이 노출될 위험이 있습니다. 저희가 비상관리 감독 협회 신분으로 개입할까요?

머시아

메이랜더의 간판은 더 중요한 곳에 쓰죠. 고든 장관의 비서는 상당히 유용한 위장 수단이니, 제 쪽은 걱정할 필요 없어요.

머시아

상황을 보고하세요.

메이랜더 특수요원

2팀이 낮에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라인 랩의 기술 인력은 실험 구역에서 확실히 철수했고, 지금 이 구역에 드나드는 건 내스티 주임과 조수 한 명뿐입니다. 다만……

머시아

이곳에 머문 시간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길다는 거죠.

메이랜더 특수요원

……그렇습니다.

메이랜더 특수요원

죄송합니다. 당신의 팀원으로서 당신의 판단을 더욱 신뢰해야 했는데, 라인 랩은 확실히 전시관 지하에 무언가를 숨겨둔 것 같습니다.

머시아

사과는 괜찮아요. 각 과학기술 기업을 감시하는 게 원래 제 임무였으니까요.

메이랜더 특수요원

더 깊이 수색한다면, 아마 내스티 주임 쪽은……

머시아

걱정 말고, 제 계획대로만 진행하세요. 순조롭다면 최소 20분 정도는 벌 수 있을 거예요.

머시아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선물을 준비했거든요.


스카이

……

스카이

으아악!!!

내스티

한 번 더.

스카이

내스티 주임님, 생태원과 부유 플랜터 유닛의 프로그램이 이 시스템으로 구현된 건가요?

스카이

아무리 사물을 원격 조종하는 게 밴시의 특기라고 해도, 소리를 매개체로 삼는 방식을 버리고, 주문을 모듈에 저장해 자체 순환으로 결함을 복구하게 만든 건, 그야말로 시대의 획기적인 발명이에요!

스카이

만약 전부 주문으로 작동한다면……

내스티

추측성 논문을 너무 본 것 같네, 스카이.

스카이

저를 포함해 대부분 사람들이 밴시에 대해 잘 몰라요. 밴시들은 협곡에 살며, 그곳을 잘 떠나지 않는다고 하던데……

스카이

컬럼비아에 오기 전에는 주임님도 그곳에 계셨던 거예요?

내스티

내 기억이 시작된 곳은 카즈델이야. 나중에 동족이 날 거둬서 협곡으로 데려갔고.

스카이

거긴 어떤 곳이에요?

내스티

세속과는 거리가 먼 평화로운 곳이야.

내스티

강가의 풀밭, 울창한 숲, 꽃은 지지 않고, 열매도 떨어지지 않아. 재앙은 말할 것도 없고, 비조차 좀처럼 그 고요함을 깨뜨리지 않지.

스카이

그렇다면, 왜 그곳을 떠난 건가요?

내스티

……

스카이

이 늦은 시간에 누구지?

스카이

주, 주임님! 빨리 와보세요!

스카이

이거 혹시 주임님이 잃어버린 그 골필 아니에요?


내스티

맞아, 그 골필의…… 일부분이야.

내스티와 스카이의 발치에서 절단된 뾰족한 펜촉이 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었다.

스카이

너무해……

스카이

생태원 사고는 우연도, 누군가의 장난도 아니었어요. 전부 사전에 계획된 일이었네요. 그들이 노리는 건 주임님이나, 라인 랩일 겁니다.

내스티

내게 확인할 방법이 있어.

내스티

(살카즈어) 인도하라.

내스티의 손에 있던 파편이 주문에 반응해 공중으로 떠올랐고, 희뿌연 빛이 부서진 골필을 감쌌다. 뾰족한 펜촉이 몇 바퀴 빙그르르 돌더니, 어느 한 방향을 향해 서서히 날아가기 시작했다.

내스티

멀지 않은 곳에 골필의 다른 일부가 있는 것 같네.

스카이

주임님……

내스티

함정일 가능성도 있지만, 그래도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

내스티

이 골필엔…… 내게 익숙한 주문의 흔적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