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설산 강림 1101

OS-3눈 쌓인 관목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6-04-14

어린 사냥꾼 조안나는 엔야를 집으로 데려와 치료하고, 엔야가 성녀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엔야와 거리를 둔다. 아크토즈는 암살 사건을 브라운테일이 꾸민 것이라고 의심하고, 삼족의 관계는 다시 악화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데겐블레허, 마터호른, 실버애쉬, 프라마닉스, 스노우헌터


엔야

여긴……

어린 사냥꾼

내 집이야.

어린 사냥꾼

마지막에 봤던 놈들은 반대 방향으로 갔어. 여긴 안전해. 일단 상처를 치료할 테니까, 다 되면 당장 떠나.

엔야

……감사합니다. 저는……

어린 사냥꾼

말하지 마. 움직이지도 말고, 실버애쉬.

어린 사냥꾼

……

어린 사냥꾼

겉옷도 두꺼웠고, 거리도 멀어서 다행이었네. 상처가 깊진 않아.

어린 사냥꾼

……하지만 그 녀석들이 쏜 화살촉에 작은 갈고리가 있어서 뽑을 때 좀 아플 거야. 최대한 안 아프게 해볼게.

어린 사냥꾼은 화살대를 조금 부러뜨리더니, 남은 부분을 꽉 쥐고 다친 엔야를 흘끗 바라봤다. 엔야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일 뿐, 두려운 기색은 없었다.

사냥꾼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천천히 화살촉을 뽑아냈다. 갈고리가 살에 걸리는 느낌에 식은땀이 절로 났다.

엔야는 손이 떨리는 것을 막기 위해, 화살촉이 완전히 빠져나올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버텼다.

어린 사냥꾼

하아…… 휴우…… 드디어……

엔야

정말…… 감사합니다……

어린 사냥꾼

아직 덜 끝났어. 조금만 더 참아.

뒤이어 사냥꾼은 허리춤에서 약봉지를 꺼내 엔야의 치맛자락을 걷고 능숙한 솜씨로 상처 부위에 약을 고루 바른 뒤, 천을 꺼내 상처 부위를 단단히 감았다.

어린 사냥꾼

아프면 소리 질러도 돼. 비웃지 않을 테니까.

엔야

당신을 더 긴장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엔야

손을 떨기라도 하면 저도 많이 아프거든요.

어린 사냥꾼

훗.

어린 사냥꾼

……음?

새하얀 클라우드비스트가 1마리가 사냥꾼의 후드에서 길쭉한 몸을 내밀고는 두 발로 사냥꾼의 땋은 머리를 붙잡고 엔야의 옷깃 가까이에 축축한 코를 갖다 댔다.

그러더니 고개를 들이밀고 낯선 이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어린 사냥꾼

만지지는 마, 낯을 가리는 편이거든.

사냥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엔야의 손끝은 이미 클라우드비스트의 턱을 쓰다듬고 있었다. 부드러운 털을 만진 것뿐이지만, 추위 속에서도 마음속에 한줄기 따스함이 피어오르는 듯했다.

어린 사냥꾼

(작은 목소리로) 리프트, 당장 돌아오지 못해……

엔야

이 아이의 이름이…… '리프트'인가요?

엔야

그나저나 아직 당신의 이름을 모르네요, 제 생명의 은인인 분인데.

어린 사냥꾼

……

어린 사냥꾼

조안나야.

조안나

네 이름 같은 건 알고 싶지 않아, 실버애쉬. 날 네 친구라고 착각하지 마.

엔야

왜요? 당신은 제게 잘해주셨잖아요.

조안나

너희가 한 짓을 생각해!

어린 사냥꾼

흥……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 됐어.

엔야

'너희'라면, 실버애쉬 가문을 말하는 건가요?

엔야

아니면 엔시오데스를 말하는 건가요……

조안나

그 사람 하나만 말하는 게 아니야.

조안나

우리 아버지가 그랬어. 엔시오데스의 아버지 때부터 실버애쉬는 쉐라간드를 모독하는 데 집착했다고.

조안나

그 사람은 쉐라간드의 척추에 아스팔트를 들이붓고, 쉐라간드의 꼬리에 독이 든 물을 퍼부었어. 결국 그 탐욕이 파멸을 불러왔지.

엔야

……

조안나

그런데 엔시오데스는 지금까지도 깨달은 게 없어. 오히려 쉐라간드의 안식을 더 방해하고 있지.

조안나

그 녀석의 가장 무거운 죄는 감히 쉐라간드의 육신에 구멍을 냈다는 거야. 이번 재앙이 곧 실버애쉬가 쉐라간드를 분노하게 했다는 증거이지 않겠어?

엔야

하지만…… 쉐라그인은 영원히 설산에 갇혀 지낼 수 없어요.

엔야

공업과 상업 덕분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된 거잖아요? 자비로운 쉐라간드께서 어떻게 우리가 더 잘살게 되었다는 이유로 벌을 내리겠어요?

조안나

더 나은 삶?

조안나

너희 실버애쉬는 매일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맛있는 거나 먹으면서 풍족하게 지내겠지……

조안나

그건 다……

조안나

우리가 그 대가를 치렀기 때문이라고!

조안나

내가 어렸을 때, 설산 아래에는 짐승들이 많이 살았어.

조안나

그 짐승들의 서식지는 산과 강이었어. 맑은 시냇물을 마시고 숲속으로 돌아가 풀과 열매를 먹으면서 천 년을 변함없이 그렇게 살아왔지.

조안나

하지만 카란 무역회사가 철로를 여기까지 놓으면서 산과 강을 막아버렸고, 짐승들은 목숨을 걸고 철로를 건너야만 생존할 수 있게 됐어.

조안나

근데 진짜 놀랍더라. 가끔 열차에 치여 죽은 녀석들을 본 너희들은, 짐승들에게 눈이 대체 어디 달린 거냐면서 불평하더라고.

조안나

짐승들은 결국 더 높은 곳으로 거처를 옮겼지. 하지만 산 위의 땅은 그 많은 짐승을 먹여 살릴 만큼 먹을 게 넉넉하지 않았어. 그렇게 짐승들은 서로 싸우고, 물어뜯으면서 수가 점점 줄어들었어.

조안나

게다가 열차 소음에 예민한 클라우드비스트들도 많았어……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졌는지, 내가 어쩌다 이 리프트 클라우드비스트를 거두게 됐는지 너희는 절대 이해 못 해!

엔야

……하지만 산 아래의 농민들에게는 열차가 실어다 주는 비료와 씨앗이 필요해요. 산 위의 환자들에게도 열차가 실어다 주는 약이 필요하고요.

조안나

그럼 쉐라간드께서 우리에게 주신 풍족한 사냥감은 다 어디로 갔는데?

조안나

우리가 포획하는 사냥감이 매년 줄어들고 있어, 게다가 샘물도 예전처럼 달지 않아.

조안나

우리 가문은 쉐라간드의 신성한 가르침을 따르며 살았어. 대대손손 이 산에서 사냥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성상을 조각해 경의를 표했지.

조안나

아버지…… 그리고 나, 심지어 내 동생들까지도 늘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했어. 단 한 번도 쉐라간드께 불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

조안나

그런데 그 '대가'를 왜 우리가 치러야 하는 건데?!

갑작스러운 고함에 깜짝 놀란 리프트 클라우드비스트가 바르르 떨고 있는 조안나의 몸에서 뛰어내려 엔야의 발치를 맴돌았다.

엔야는 몸을 숙여 리프트 클라우드비스트를 주워들고는 조안나의 어깨에 다시 얹어주었다.

조안나

……그렇게 함부로 움직이지 마. 상처가 벌어져 버릴 거야.

엔야

사실…… 지금 해준 말들, 다 처음 듣는 얘기예요.

조안나

반박하고 싶겠지. 어디 한 번 해봐, 실버애쉬

엔야

아뇨, 전 반박할 생각 없어요.

엔야

저는…… 조금 달라요. 많은 시간을 방 안에서만 보내야 했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만 지금의 쉐라그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엔야

지내던 곳에서 나와 직접 쉐라그의 모든 것을 경험해 보는 날도 있긴 했지만, 그걸로는 많이 부족했죠.

엔야

쉐라간드께서는 그 어떤 쉐라그의 백성도 버리지 않을 거예요. 제가 약속하죠.

조안나

흥……

조안나

그런 약속은 지금 네가 처한 위기나 극복하고 나서 해……

조안나

그건 그렇고, 아까 그 산적들은 다 뭐야? 산 위에 사는 사냥꾼은 내가 다 아는데, 아까 그중엔 내가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

엔야

아마…… 절 노리고 왔을 거예요.

조안나

너를? 원한이라도 샀어?

엔야

……음, 말하자면 길어요.

조안나

그러면 오늘은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쉬어. 그 녀석들, 분명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야.

조안나

우리 아버지의 친구가 도시에서 잡화점을 하고 있는데, 동생들이 요 며칠 거기서 일을 돕고 있는 중이거든. 내가 내려가서 연고랑 화살촉을 좀 더 구해올게.

조안나

그리고 아는 사람을 불러 모아서 그 산적 놈들을 같이 상대해야겠어.

엔야

……

엔야

절대 안 돼요.

조안나

혼자 있으면 무서워서 그래? 나 엄청 빨라, 기운도 넘치고. 지금 내려가면 내일 아침에는 돌아올 수 있어.

엔야

그걸 걱정하는 게 아니라……

조안나

그럼 뭐? 너희 실버애쉬는 진짜 답답하다니까.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

조안나

네가 싸울 수 없는 상태라면, 난 도시에 가서 도와줄 사람을 구할 거야. 그렇게 정했어.

엔야

잠시만요, 말씀드릴 게 있어요……

엔야가 다급히 몸을 일으키고는 손을 뻗어 나가려는 사냥꾼의 소매를 붙잡았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몸에 둘려 있던 망토가 아래로 툭 떨어졌다.

조안나

……!

조안나

성녀…… 님……?

엔야

사실은…… 제가……

조안나

죄송합니다!!

조안나

제가 방금은 성녀님께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벌을 내려주세요!

엔야

아니요…… 제가 어떻게 벌을 내리겠어요……

엔야

진정하고, 일단 앉으세요……

엔야는 손을 뻗어 어린 사냥꾼을 붙잡으려 했지만, 사냥꾼은 재빠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엔야와 거리를 두었다.

이어서 떠나려던 사냥꾼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건지 다시 몸을 돌려 엔야에게 공손히 인사하고는 방을 나갔다.

엔야

하아……


마터호른

굴로 장군님……

굴로

어, 야카네 꼬마로군. *쉐라그 비속어* 들어오기 전엔 노크를 좀 해.

굴로

무슨 일이지?

마터호른

엔시아 아가씨를 모시고 검진을 다녀왔습니다. 아침에 차 사고를 당하셨는데,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마터호른

장군님도 여기 계신다고 들어서 겸사겸사 만나 뵈러 왔습니다…… 괜찮으십니까?

굴로

흥, 이깟 생채기야 시간이 지나면 되는 문제……

굴로

잠깐, 너희 둘째 아가씨가 어쨌다고?

마터호른

공교롭게도 엔시아 아가씨께서 아침에 주인님 대신 만주원에 서류를 전달하러 가던 중, 맞은편 차량과 부딪혔습니다. 데겐블레허 씨가 제때 도착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어요.

굴로

네 말은 엔시아도 만주원으로 가는 길이었다는 거야?

굴로

이상하군. 우리 주인님도 오늘 아침에 만주원에서 갑자기 아침에 회의를 당겨서 진행한다는 통보를 받았어. 근데 가던 중에 낙석이 떨어졌지.

굴로

……브라운테일에서는 별 소식 없었나?

마터호른

아뇨…… 아직은 들은 소식 없습니다. 브라운테일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굴로

어쩐지…… 방금 주인님께서 화를 잔뜩 내셨거든. 그렇게 화를 내는 모습은 오랜만에 봐.

굴로

하지만 이건…… 하아!

굴로

마터호른, 부탁할게. 너희 가주님께 부탁해서 지금 사람을 데리고 브라운테일에 가 줄 수 있겠어?

굴로

우리 주인님은 나보다 더 충동적이라, 지금 같은 때 바보 같은 짓을 하실까 봐 걱정이야. 엔시오데스 님 말고는 주인님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이 없거든.

마터호른

네……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라타토스

……아크토즈,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더 미쳐버리기 전에 병원에 가서 제대로 된 검사를 받아봐. 가벼운 뇌진탕은 티가 안 나서 그냥 넘어가기 쉬워.

아크토즈

말 돌리지 마!

아크토즈

솔직하게 말해. 왜 나와 실버애쉬만 습격을 당하고, 너희 브라운테일은 아무 일 없이 집 안에 숨어 있는 거지? 알고 있는 게 뭐야?!

라타토스

오늘 일은 네게 들은 게 전부야.

아크토즈

끝까지 말 안하시겠다?

아크토즈

실버애쉬에 연락했을 때는 그쪽 하인들도 나를 걱정해 주더군. 게다가 엔시아도 속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줬지.

아크토즈

그런데 넌? 시종일관 태연하잖아!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예사롭게 여기는 게 브라운테일가의 입장이냐?

라타토스

그렇게 보였다면 사과할게. 요즘 쉐라그인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잖아. 네가 좀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아크토즈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집어 치워, 이젠 질리니까.

아크토즈

다들 요즘 브라운테일에 요부가 나왔다고 그러던데.

아크토즈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어. 네가 하는 일이 쉐라그와 쉐라간드를 위한 일이기만 하다면 뭐든 상관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아크토즈

그런데 지금은 어떻지?

아크토즈

라타토스, 쉐라간드께서 언제 친구를 음해해도 된다고 하셨지?

라타토스

아크토즈, 말조심해. 네가 날 비꼬고 자극하는 건 상관없지만, 쉐라간드를 모독하는 건 못 참아.

아크토즈

자꾸 말 돌리지 마. 내가 묻잖아.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아크토즈

나와 엔시아가 피습당한 일, 브라운테일도 여기에 가담한 건지 묻잖아!

라타토스

지금 넌 시간 낭비하고 있어. 계속 말했지만, 나는 그 일에 대해 아는 게 없어.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나서 정말 유감이야.

아크토즈

이게 네 마지막 답이라 이거지? 내가 뭔 짓을 하든 날 탓할 생각은 하지 마라.

라타토스

무슨 뜻이지?

아크토즈

굴로가 다쳤다고 해서 페일로쉬 가문에 쓸만한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집을 나서기 전에 부하들에게 제때 '지원' 오라고 지시했으니까.

아크토즈

브라운테일은 철저히 조사받아야 해. 나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시우루스와 아이에게 미안해도 어쩔 수 없겠어.

라타토스

네가 감히?!

아크토즈

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 라타토스!

응접실의 문이 예고도 없이 열렸다. 아크토즈는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주저 없이 검을 빼 들었다.

재빠른 브라운테일 가문의 호위병들도 즉시 무기를 들고 라타토스의 앞을 막아섰다.

엔시오데스

……

엔시오데스

오늘 일에 대해 이미 얘기가 오고 간 모양이군.

엔시오데스

나도 그 일 때문에 왔다. 그리고 내 나름의 결론도 내렸으니, 둘 다 그렇게 긴장할 거 없다.

라타토스는 먼저 칼을 거두는 아크토즈를 보고 호위병들에게 손짓했다. 호위병들은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아크토즈

딱 알맞은 시간에 왔군, 엔시오데스.

아크토즈

나는 페일로쉬를 대표하고, 너는 실버애쉬를 대표해서 브라운테일 가문의 서류를 싹 다 조사하자. 브라운테일의 관련 인물들도 조사받게 하고.

엔시오데스

미안하지만 아크토즈, 난 너랑 같은 생각이 아니다.

아크토즈

뭐?

엔시오데스

라타토스가 우리를 정말 없애려고 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동기는 뭐지?

엔시오데스

지금 시점에 두 가문의 가주를 암살하면 더 큰 혼란만 불러올 뿐이다.

엔시오데스

페일로쉬는 막강한 병사들을 가지고 있고, 실버애쉬는 카란 무역회사의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엔시오데스

우리가 동시에 불의의 사고로 죽는다면, 라타토스는 쉐라그를 손에 넣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한 보복을 당하게 될 거다.

엔시오데스

내 말이 맞지?

라타토스는 엔시오데스의 시선을 피하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크토즈

근데 말이 안 되잖아, 왜 브라운테일만 습격받지 않은 거지?

엔시오데스

단순한 우연이거나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거겠지. 습격자들이 브라운테일 가문을 상대로 작전을 세웠는지는 우리도 알 길이 없으니까.

아크토즈

단지 '우연'이라는 말만으로는 날 설득할 수 없어, 엔시오데스.

아크토즈

라타토스가 아니면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할 수 있다는 거지?

엔시오데스

이 일의 진상이 금방 밝혀지진 않을 거다.

엔시오데스

잊지 마라, 쉐라그가 지금 혼란에 빠져 있고, 혼란을 틈타 자기 몫을 챙기려는 놈들은 한둘이 아니라는 거.

엔시오데스

빅토리아가 원조를 보내기로 약속한 시점에 암살 시도가 있었다는 건, 상대가 이런 식의 협력을 더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아크토즈

빅토리아 놈들 짓이란 말이냐?

엔시오데스

빅토리아뿐만이 아니다. 지금 쉐라그에 생긴 일에 개입하고 있는 외국 정치인들도 다 의심 선상에 있다.

엔시오데스

그러니 나는 지난 회의에서 내린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빅토리아를 포함한 모든 대외 사무는 내가 맡는 걸로.

엔시오데스

진실은 반드시 밝혀내겠다. 페일로쉬를 위해, 삼족의 평화를 위해…… 그리고 엔시아를 위해.

아크토즈

……

아크토즈

마지막으로 믿어보겠어……

라타토스

흥……

아크토즈

으스대지 마라, 라타토스. 엔시오데스와 시우루스를 생각해서 봐주는 거니까. 운 좋은 줄 알아!

아크토즈

네가 정말 뒤에서 수작을 부렸다는 게 밝혀지면, 그땐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건장한 우르수스가 탁자를 탁 내려치고는 홱 돌아서서 떠났다.

라타토스

……엔시오데스, 저 망나니의 분노를 잠재워줘서 정말 고마워.

라타토스

하지만 나는 많이 지쳤어. 너도 저런 근거 없는 비난이 사람을 얼마나 피곤하게 만드는지 잘 알겠지.

라타토스

너도 나를 의심해서 캐물으려는 거라면 나는……

엔시오데스

말할 필요 없어, 난 이해하니까. 지금은 삼족 간의 신뢰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엔시오데스

아직 처리할 일이 많이 남았으니, 오늘은 이만 가보지.

라타토스

……잘 가.


데겐블레허

안심해, 엔시아는 무사하니까.

엔시오데스

원래 나를 노리고 온 놈들이었다.

데겐블레허

그건 분명해. 현장을 살펴보니, 조작된 차 사고인 게 거의 확실하더군. 네 차를 노리긴 했지만,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던 것 같아.

데겐블레허

이상하단 말이지…… 이렇게 과격한 방법을 쓰다니. 배후에 있는 놈은 이런 짓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

엔시오데스

……녀석들의 진짜 목적은 혼란과 불신을 조장하는 거였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했던 거겠지.

엔시오데스

다른 가능성이 있다면…… 나나 엔시아, 그리고 아크토즈 셋 다 그들의 진짜 목표가 아니었을 수도.

엔시오데스

……설산에서 뭔가 일이 벌어졌군.

데겐블레허

……엔야를 쫓고 있는 건가?

엔시오데스

성녀에게 사고가 생기면 음모론자들의 헛소리가 사실이 되겠지. 쉐라그는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거고.

엔시오데스

데겐블레허, 네가 엔야를 지켜줘.

데겐블레허

엔야가 출발한 지 너무 오래됐어, 지금 네게 약속할 수 있는 건 없어.

데겐블레허

최악의 상황도 생각해 두도록 해, 엔시오데스.

엔시오데스

……

엔시오데스

나는 엔야를 믿는다.

데겐블레허

네가 '믿는다'라는 말을 쓰다니.

데겐블레허

평소처럼 근거를 하나하나 분석해서 내게 더 큰 확신을 심어주는 게 아니네?

엔시오데스

그래, 이번엔 다르다.

엔시오데스

엔야를 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