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6메아리 가득한 홀
본가로 돌아온 사키코는 주정뱅이였던 아버지가 열심히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게다가 믿을 수 없게도, 그 꿈속에서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 그렇게, 사키코는 몇 년 만에 자신의 '어머니'와 재회하게 된다.
아이리스 누나, 베나 누나~~!
약속한 대로 사탕 가져왔어. 모두 먹을 만큼 충분히 있으니까!
예이~!
그럼 너희도, 약속했던 대로 생각해 왔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게 뭔지.
나는 저금통! 이거 봐봐, 동전 많이 모았지~!
이거, 내가 최근에 키운 꽃이야…… 엄청 예쁘니까, 베나 누나가 맡아줬으면 좋겠어.
그래그래, 모두 줄 서고…… 순서대로, 순서대로!
아이리스와 베나는 소중한 것에 대해 한 명씩 들어보려 했지만, 아이들은 먼저 하려는 마음을 참지 못했는지 앞다투어 천진난만한 목소리를 냈다.
그 모습은 무질서하다기보다, 오히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
어머, 사키코잖아.
무슨 일이야? 갑자기 돌아오다니.
당신은……?
마침 여기에 외근 임무가 있어서, 겸사겸사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내라고 데려왔어요.
너희 아버지가 매일 네 얘기만 하더라. 큰 회사에서 인턴 하느라 편지 답장도 못 할 만큼 바쁘다고 말이야.
너희 아버지가 그렇게 말을 많이 하는 건 처음 봤어. 사키코가 없어서 어지간히 외로운가 봐.
얼른 얼굴 비추러 가. 분명 기뻐할 거니까. 그리고 이야기도 많이 해주렴.
……
(작은 목소리로) 사키코, 아까부터 좀 이상해…… 뭔가 반응이 둔하다고 해냐 하나.
저기…… 저희 집은 어디 있나요?
……?
그 뒤로 잠시 어색한 대화가 이어졌지만, 사키코는 친절한 주민의 안내를 받아 무사히 귀갓길에 오를 수 있었다.
구불구불한 좁은 길을 걸어, 사키코는 마침내 자신의 '집'에 도착했다. 새하얗고, 기억에 없는 낯선 집이었다.
정원의 풀과 꽃은 모두 정성스럽게 정돈되었고, 화단에서는 스프링클러가 희미한 소리를 내며 물을 뿌리고 있었다.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로, 집주인이 점심 식사 준비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사키코는, 이것이 자신의 진짜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진짜 집은 아주 멀리, 여기서부터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었다.
'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토가와 가의 호화로운 저택이었고, 뒤이어 술 냄새 풍기는 먼지투성이의 작은 아파트를 떠올렸다.
그리고 '아버지'라는 말에서는 성실하고 진지한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진짜 아버지는 지금도 캔맥주를 한 손에 들고 거리를 어슬렁거리고 있을 것이다. 그 아버지가 사키코의 이름을 입에 올릴 순 있어도, 호의적인 말을 덧붙여줄 리는 없었다.
그것이야말로 토가와 사키코의 현실이었다.
그리고 눈앞의 집은 모피어스가 만들어낸 꿈이며, 사키코를 가두기 위한 감옥이었다.
음식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흐흠~♪ 흠흠~♪ 흐흠~♪ 흠흠~♪
……사키코?!
갑자기 돌아오다니, 무슨 일이야? 일이 바쁜 거 아니었니?
그게…… 마침 근처에 외근 임무가 있어서, 겸사겸사 돌아왔어요.
사키코가 좀처럼 편지 답장을 안 해주니까, 아빠는 매일 예전 편지를 다시 읽고 있었단다.
그냥 편지예요.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그냥 편지가 아니지. 사키코의 편지니까.
아버님, 뭔가 타고 있지 않나요……?
……!
잠깐 기다리고 있어!
깜빡하고 불 끄는 걸 잊었어…… 이거 다시 만들어야겠는걸……
사키코가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어 주려고 계속 연습했는데…… 지금부터 만들 테니까, 한번 맛봐주지 않을래?
아버님, 예전에는 요리 같은 거 안 하셨잖아요?
아, 지금은 느긋하게 지내고 있으니까. 한가하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지는 법이거든.
그런데 사키코, 얼굴이 꽤 수척해졌구나……
로도스 아일랜드의 정기 검진에서는…… 체중이 예전과 달라지진 않았어요.
아니, 꽤 말랐어.
'아버지'는 걱정스러운 듯 손을 뻗어,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사키코……?
아버지의 손길에는, 위화감과 동시에 어딘가 그리움이 있었다.
허리를 굽히고, 어깨에 만취한 아버지의 팔을 멘 채 비틀거리며 한 걸음씩 집까지 데려오던 기억.
그럴 때, 아버지의 손은 언제나 늘어진 채로 사키코의 어깨에 걸쳐져 있었다. 조금 전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던 손과는 전혀 달랐다……
……
그만하세요…… 이제 어린애가 아니잖아요……
아빠에게는, 언제나 사랑스러운 딸이야.
사회인이 되었다고 해서 미소를 잊으면 안 된다~
……네.
아버지와 딸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조금 전의 망설임은, 사키코의 마음속에서 이미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자신이 지금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웃고 있다는 것을, 사키코는 똑똑히 실감했다.
위층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네요…… 오늘 손님이 오셨나요?
응? 사키코, 무슨 소리냐.
당연히 미즈호지. 음악실에서 피아노 연습하고 있어.
……어머님?
그래. 저 피아노를 치는 건 사키코나 미즈호뿐이잖아?
미즈호에게도 사키코가 돌아왔다고 말해줘야겠네.
사키코를 보면 분명 무척 기뻐할 거야. 얼른 올라가서 얼굴 보여줘.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머릿속의 소란이 멈추지 않았다.
피아노.
그 음색에 감싸여, 어머니와의 추억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어머니의 장례식 날, 슬픔으로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그날의 일도.
어머니는 생전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키코도 피아노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사키코의 손을 살며시 잡고 이끌어 피아노의 흰 건반과 검은 건반을 하나씩 확인하게 해주었다.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지만, 사키코는 두 사람이 보냈던 나날을 잊지 않았고, 어머니가 가르쳐 준 곡을 몇 번이나 연주하며 추억을 되살렸다.
도망쳐야 했다.
이 모든 것은 가짜였다. 모든 것은 모피어스가 만들어낸 꿈.
저 사람은 어머니가 아니었다.
모피어스가 어떻게 어머니의 모든 것을 알고 있겠는가?
저 사람은 모피어스가 만든 조잡한 가짜였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발이 멋대로 움직여 버렸다. 지금 당장 어머니 곁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것처럼.
설령 이것이 꿈이라 해도, 어머니가 '가짜'라 해도……
그 모습은, 진짜 어머니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눈앞의 어머니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연주에 잠겨 있었다.
창문으로 내리쬐는 빛이 그녀를 감쌌고, 그 모습은 어렴풋하게만 보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순간, 사키코의 마음은 하나의 생각으로 가득했다.
어…… 어머님……?
'어머니'가 손을 멈추고 돌아봤다.
……사키코?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이, 그토록 선명했다.
평생을 하늘 위에서 보내는 파울비스트도, 때로는 육지에 내려앉기를 원한다.
그 강인한 날개 아래에는, 다리를 잃은 것에 대한 비극과 고통이 숨겨져 있다.
나, 망각을 두려워하지 않을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