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불타버린 엘레지여

EA-1첫 페이지를 넘기며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5-08-28

언니와의 유쾌하지 않았던 만남 후, 로흐시니는 보랏빛 불꽃을 끄려 했으나 실패한다. 도시를 떠나려던 브리지드는 도시 외곽에서 발이 묶여버렸고, 도시 질서를 유지해야 할 더블린은 위기를 더 악화시킨다.

등장 오퍼레이터: 브리지드


로흐시니

(작은 목소리로) ……미안해.

로흐시니

저기, 잠깐만.

다정한 주민

아, 리드. 너구나! 갑자기 사라져 버려서 내가 손님 대접을 섭섭하게 한 건 아닌지 걱정했어.

로흐시니

……아니야. 잘 대접해 줘서 고마워, 갑자기 일이 생겼었어. 근데,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대답해 줄 수 있을까?

다정한 주민

그래, 좋아.

로흐시니

네 몸에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는 거 알고 있어?

다정한 주민

불꽃? 축복을 말하는 거야? 희한하네, 다른 사람 몸에 있는 축복을 볼 수 있어?

로흐시니

나도 누가 말해줘서 알게 된……

로흐시니

잠깐, 그 말은 알고는 있는데 보지는 못한다는 거야? 그게 어떻게 가능해?

주민은 허리춤에 손을 뻗었다.

늪지대의 검은 안개를 제거하기 위해 타라인의 조상들은 허리에 오리지늄 아츠로 고정한 작은 불꽃을 달고 다녔다.

그리고 이런 풍습은 빅토리아가 타라를 완전히 장악한 후 엄격하게 금지되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뒤, 빅토리아가 내린 금지령을 더는 신경 쓰지 않게 된 타라인, 적어도 나 시어셔 사람들은 허리에 작은 오리지늄 램프를 차고 다녔다.

다정한 주민

너도 알다시피 연료가 부족하고 야간 통행금지까지 내려졌기 때문에 우린 오리지늄 램프를 켤 수 없어, 켤 필요도 없고. 하지만…… 그냥 이렇게……

로흐시니

램프의 불이…… 저건 언니의 불꽃이야……

다정한 주민

지금 도시에서 램프를 켜면 다 이런 색이야. 다른 색의 부품으로 바꿔 끼워도 마찬가지고.

로흐시니

걱정 안 돼?

다정한 주민

너도 봤잖아. 현재 나 시어셔의 모든 것이 좋아지고 있어. 이것도 붉은 용의 축복이야. 다른 해석은 있을 수 없어.

로흐시니

하지만……

하지만, 어떡해야 할까?

무모한 귀향자가 주민에게 이 불꽃은 불길함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해야 할까? 믿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직접적인 방법이 오히려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로흐시니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기도했다.

로흐시니

저기, 나도 '붉은 용의 축복'을 한번 느껴보고 싶어서 그런데…… 네 손을 잡아봐도 될까?

다정한 주민

너도 이 도시에 왔잖아. 이 도시의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얻을 수 있을 거야.

로흐시니

그냥 작은 소원일 뿐이야.

다정한 주민

하긴, 굳이 타라로 돌아온 거니까, 그것도 쉽진 않았겠지.

다정한 주민

참, 넌 무슨 일을 하고 있어?

로흐시니

난…… 약간의 의술을 할 줄 알아. 나의 오리지늄 아츠가 도와주거든. 이게 다야.

다정한 주민

의사였구나, 마침 도시에 의사가 필요했는데.

다정한 주민

자, 이제 손을 잡자!

로흐시니는 굳은살이 박인 주민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손목부터 시작해 불꽃을 상대에게 번지게 했다.

로흐시니

고마워……

로흐시니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한때 자신이 고통을 달래주어 더 이상 이 세상에 머물지 않아도 되었던 자들을 위해……

이 차가운 불꽃을 따스하게 감싸주었던 것을 떠올렸다.

다정한 주민

윽……

보랏빛 불꽃은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그러자 창백하면서도 희미한 미소를 띤 표정이 점점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로흐시니는 더 많은 보랏빛 부분을 제거하려 했지만, 여인의 표정이 급변하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

다정한 주민

맙소사, 내 손이……

다정한 주민

내…… 내 손에 무슨 짓을 한 거야! 감각이 없잖아!

로흐시니

뭐라고?!

다정한 주민

축복도 느껴지지 않아! 너 대체 뭘 한 거야?

다정한 주민

이거 놔!

'영혼수호자'

리드 씨!

로흐시니

“영혼수호자”?

'영혼수호자'

리드 씨, 일단 이 불쌍한 여인의 손을 놓으세요.

로흐시니

난……

'영혼수호자'

(고개를 젓는다)

'영혼수호자'

죄송합니다.

'영혼수호자'

리드 씨에게 악의는 없었습니다. 제가 보장하죠.

다정한 주민

부, 분명 의사라고 했는데, 의사가 왜……

'영혼수호자'

오리지늄 아츠에 기반한 의술은 가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요. 당신 손을 보세요,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다정한 주민

하지만, 여전히 느껴지지 않아……

'영혼수호자'

아무 일 없을 겁니다.

무리를 떠난 영혼수호자는 따뜻한 손으로 놀란 여성의 이마를 어루만졌다. 특별한 것 없는 행동이지만 주민은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다정한 주민

그래, 알겠어. 널 믿어. 맞아, 내 손은 그대로 있고 축복도 여전히 함께해……

'영혼수호자'

어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세요.

'영혼수호자'

리드 씨, 참석해야 할 연회가 또 있지 않았던가요?

로흐시니

연회?

로흐시니

……아, 연회.

'영혼수호자'

그럼, 당신이 이곳을 떠날 수 있게끔 도와드려도 될까요?


로흐시니

……

'영혼수호자'

……

로흐시니

'영혼수호자', 네가 왔다는 건 모란 일행이 거기서 정착했다는 거겠지?

'영혼수호자'

네. 그들은 유적지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에 거주할 겁니다. 이 시간이면, 아마 유적지 옆,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집을 청소하고 있겠네요.

로흐시니

고마워.

'영혼수호자'

별말씀을요. 말이 나왔으니, 저를 '네모스'라고 불러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은 영혼수호자와는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로흐시니

그래, 네모스. 방금 말한 '연회'…… 그건 누가 개최하는 거야?

네모스

며칠 후 더블린이 축하연을 열 겁니다. 높은 사람들은 모두 참석할 예정이고, 에블라나 전하 역시 참석하시죠. 최근 이것 때문에 아주 바쁩니다.

로흐시니

축하연? 주민들이 감자를 '고기 스튜'나 '린수 구이'로 먹는 이 마당에?

네모스

감자로 대신한 건 처음에는 물자가 부족해서였고, 그 이후는……

네모스

익숙해진 겁니다.

로흐시니

……

네모스

더블린도 도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말은 연회라고 하지만, 행사 진행 중에 먹고 마시는 건 없습니다.

네모스

전 누굴 대신 감싸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로흐시니 씨. 전 더블린이 타라를 무시하는 일은 하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네모스

죄송합니다, 로흐시니 씨.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로흐시니

급한 일이라도 있나……

로흐시니

보랏빛 불꽃을 바로 제거하면 패닉이 오는 것 같네. 그렇다면, 사람들 몰래……

등 뒤의 목소리

몰래 네가 원하는 걸 손에 넣을 생각인가?

로흐시니

누구야?!


고개를 돌린 고상한 붉은 용의 눈에, 활활 타오르는 보랏빛 불꽃이 들어왔다.

아니. 만약 주민들은 불꽃에 '물든' 상태라면, 눈앞의 인물은 보랏빛 불꽃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맹렬하게 타오르진 않았지만, 주위의 빛마저 일그러져 보일 정도였다.

'추방된 왕'

안타깝군, 네가 원하는 건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추방된 왕'

어쨌든 타라의 불꽃에 색이 입혀졌다. 이건 기정사실이야.

로흐시니

불에 대해서 알고 있군.

'추방된 왕'

우연히 알게 됐다.

로흐시니

알고 있는 걸 말해. 중요한 거니까.

'추방된 왕'

말하라고? 왜지?

로흐시니

난 사람들이 보랏빛 불꽃에 잡아먹히는 걸 막아야 하니까.

'추방된 왕'

그다음에 네 불꽃으로 바꾸려고?

로흐시니

이 도시 사람들이 무사할 수 있다면, 불꽃의 색깔은 중요하지 않아.

'추방된 왕'

차라리 허울뿐인 헛소리가 그리워지려고 하는군, 붉은 용. 웃길 정도로 졸렬한 변명이구나.

로흐시니

우리 언니와…… 무슨 사이지?

로흐시니가 앞으로 한 발짝 내딛자, 그 형체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거리를 유지했다.

'추방된 왕'

무슨 사이? 너와 네 언니, 그리고 나까지, 우리의 본성은 같다. 권력, 투쟁 그리고 살인을 갈망하는 것이지……

'추방된 왕'

우린 앞으로 발생할 일에 대해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곧장 불로 모든 것을 쓸어버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지.

'추방된 왕'

하지만 이번에는 기권하도록 하지. 이 둥지 전체가 불꽃에 휩싸이기 전까지 난 너희 둘을 동시에 응원하겠다.

'추방된 왕'

그럼 이만……

로흐시니

잠깐!

붉은 용은 생명의 불꽃으로 감옥을 만들려고 했지만, 감옥이 형성되기 전에 그 형체는 바람에 흩날려 사라졌다.

불꽃은 그 형체의 긴 꼬리를 아주 잠깐 비추었을 뿐……


결국 그 형체는 사라졌다.


걱정하는 주민

어르신.

'관료'

너였군.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관료'

설마 또 네 식량 가게에 일어난 문제를 내게 떠넘기려는 건 아니겠지? 난 한 번도 너를 부하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린 '비즈니스 파트너'야, 알아?

걱정하는 주민

알겠습니다.

'관료'

알아들었다니 다행이군. 여기 네가 도시 밖까지 호송해야 할 물건들이 있어. 잠시 후 출발해서 야간 통행금지 전에 돌아와.

걱정하는 주민

제가 이곳에 온 건 이것 때문입니다……

'관료'

뭔데?

걱정하는 주민

일전에 도시 밖으로 반출한 곡물들…… 어르신께서는 도시의 정상적인 식량 공급에 지장을 주지 않을 거라 하셨지만, 사람들은 감자만 먹고 있습니다……

'관료'

타라의 다른 지방은 어떤 줄 알고는 있나? 감자조차 못 먹고 있는 상황이야!

'관료'

나 시어셔의 농산물 생산량은 아주 높아. 지금은 한시가 급해, 우린 동포들을 돕고 있는 거라고, 이해했어?

'관료'

게다가, 지난번 보리를 반출하면서 너도 꽤 두둑하게 챙겼잖아?

걱정하는 주민

……

'관료'

백번 양보해서, 나 시어셔 사람들이 굶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 적어도 감자로 배를 채울 수는 있다고.

'관료'

게다가 이제 곧 농지에서 곡물을 수확할 거야. 그때가 되면 새로운 식량이 많이 생겨나겠지. 네 가게에 재고가 많이 남을까 봐 걱정될 지경이라고.

'관료'

하지만 나도 강요하진 않겠어. 이게 정 신경 쓰인다면 영업 허가증을 내게 넘겨, 가게도 열지 마.

걱정하는 주민

그럼 전 뭐 먹고살죠?

'관료'

말했잖아, 넌 내 부하가 아니야. 근데 내가 왜 비즈니스 파트너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지?

'관료'

됐고, 이따가 허가증이나 반납해!

걱정하는 주민

아니, 어르신. 아닙니다! 할게요!

'관료'

흥.

걱정하는 주민

하아……

'관료'

안 가고 뭐 해?

걱정하는 주민

하나 더 있어요. 친구한테 들었는데, 숲의 검은 안개가 최근……

'관료'

검은 안개? 그런 것까지 네가 알려줘야 한다면 난 이 일을 할 필요가 없겠지.

'관료'

평소처럼 성문을 나가면 마중 나온 사람이 있을 거야, 나머지는 걱정할 필요 없어. 가봐.

다급한 병사

어르신.

'관료'

왜 그래? '교관'이 아침에 순찰을 하러 와서 무슨 말이라도 했나?

다급한 병사

아닙니다. '교관'님은 오전에 오지 않았습니다. 리더께서 그에게 다른 일을 시켰습니다.

'관료'

후우.

'관료'

그래, 무슨 일이길래 정신없이 구는 거야?

다급한 병사

남쪽의 농지에서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관료'

그건 좋은 일이잖아?

다급한 병사

네, 하지만 그게, 도시에는 이제 숙련된 농민이 없습니다……

'관료'

하아, 매뉴얼에 나와 있는 대로 하면 돼. 알겠어?

다급한 병사

네!

'관료'

참, 토지 전체의 예상 생산량은 얼마나 되지? 나한테 보고해, 내가 정리할 거니까.

다급한 병사

저희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관료'

쓸모없는 것들! 농작물이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보면 몰라?

다급한 병사

익기는 분명 다 익었을 겁니다. 안 익었으면 수확을 못 할 테니까요……

'관료'

그럼 모든 것이 다 정상이라는 거잖아? 예전의 정상 생산량 기준으로 보고해! 가봐, 어서!


브리지드

안녕, 난 유목민 브리지드야.

신경질적인 경비

무슨 일이지?

브리지드

나 시어셔의 편지들을 전부 다 보냈어. 이제 나 시어셔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바람을 통해서 내 소식을 형제자매들에게 전하려고 해. 그리고 도시를 떠날 거야.

신경질적인 경비

아, 생각났다 너구나. 이곳에 한두 번 온 것도 아닌 데다, 계속 안 된다고 했잖아? 아직도 기억 못 하는 거야?

브리지드

빅토리아인이 이곳에 있을 때도 그랬어. 항상 내가 요새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걸 허락했지.

신경질적인 경비

내가 빅토리아인처럼 보여?

브리지드

아니, 넌 타라인이지.

신경질적인 경비

그럼 너도 잘 알고 있겠네. 우린 모두 타라인이야. 그리고 우린 너희의 그 구닥다리 관습을 지켜줄 필요 없어. 이 유목민이니 영혼수호자니 하는 사기꾼 녀석들아.

신경질적인 경비

가! 가지 않으면 체포할 거다!

브리지드

……가면 되잖아, 왜 성질이야?


브리지드

편지 전달하는 것 말고는 한 게 아무것도 없네.

브리지드

오, 그래도 야간 통행금지 전에 도시를 빠져나왔네. 이제 검은 숲을 가로질러 들판으로 돌아가면 되는데……

브리지드

하아, 숲속의 검은 안개가 날 내버려뒀으면.

브리지드

검은 안개는 한 번도 유목민을 막은 적이 없는데, 내가 왜 이걸 걱정하는 거지?

유목민은 길가의 낙엽을 발로 걷어찼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눈앞의 광활하게 펼쳐진 숲에서 메아리쳤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이 소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반복됐다.

브리지드는 잽싸게 몸을 낮춰 눈앞에서 흩어져 가는 낙엽을 누르려 했다. 소리가 바로 낙엽에서 들려왔기 때문이다.

브리지드

미안해, 발로 차지 말아야 했는데.

하지만 메아리는 여전히 계속됐다.

브리지드

윽……


메아리는 멈추기는커녕, 점점 더 커졌고, 결국 참기 힘들 만큼 커다란 소음이 되었다. 고막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동시에 검은 안개가 브리지드의 발끝에서부터 천천히 올라오며 그녀의 눈을 가렸고, 귀를 막았다……


그녀가 검은 숲 입구로 되돌아온 것을 알아차리기 전까지.


브리지드

……다섯 번째야!

브리지드

날 보내줄 생각이 없나 보네. 기어코 날 도시로 돌려보내겠다는 거구나, 그렇지?

브리지드

흥, 돌아가지 않을 거야.

브리지드

까짓것 검은 숲 밖에서 텐트 치고 며칠 버티다 보면 떠날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