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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2운명은 어디에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4-10-10

1068년, 라이타니엔의 어느 선제후가 카즈델 이동도시의 위치를 확인했다. 위기가 닥치게 되자, 살카즈는 군사위원회의 지휘 아래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고자 나서게 된다.


26년 전

1068년 가을

라이타니엔, 바세르 주

상냥한 문관

이 곡은 어떤 것 같습니까?

라테라노 수녀

마치 개구쟁이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 미친 듯이 문밖으로 뛰어나가 마음껏 장난을 치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치네요.

상냥한 문관

사실 이 곡은 선제후님께서 직접 지은 곡입니다. 38년 전, 그러니까 오늘날의 교황님께서 라테라노의 전달자로 계실 때, 바세르 주를 방문하시며 보셨던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죠.

상냥한 문관

젊고 열정적이던 교황께선 아이들에게 자신이 밖에서 보고 들었던 것들을 이야기하여 주셨죠…… 이베리아가 지켜보던 바다나, 미노스의 서사시와 음모가 공존하는 아테누스.

상냥한 문관

그리고…… 한 마디로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는 어디 있는지도 모를 죄악의 도시 카즈델.

상냥한 문관

때마침 선제후님께서도 현장에 계셨고, 교황님의 과거 경력에 푹 빠져들고 말았다고 합니다.

상냥한 문관

하지만 아쉽게도 선제후 님께선 당시 악보의 초고를 교황께 바치려 했지만, 영 만족스럽지 않으셨는지 몇 년간 다시 쓰길 반복하셨습니다.

상냥한 문관

얼마 전에야 저희의 척후가 드디어 그간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마족 놈들의 이동도시의 흔적을 찾아내……. 사진을 보내게 되었죠.

상냥한 문관

선제후께선 그 도시가 남긴 거대한 바퀴 자국을 바라보시다가 드디어 자신의 곡에 야성이 부족했다는 걸 깨닫게 되셨고, 마침내 이 곡을 완성하게 된 겁니다.

라테라노 수녀

……당신들은 카즈델을 찾아낸 건가요?

상냥한 문관

네. 선제후께서도 이 곡의 운명이 이미 그 도시와 얽혀있다는 걸 알게 되시곤 무척 감격하셨죠.

라테라노 수녀

제가 라테라노로 돌아가 보고를 할 이 시점에 선제후께서 이 곡을 내놓으셨다는 거군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라테라노 수녀

하지만 이제 교황님께선 살카즈에 무력을 행사할 생각이 없으십니다. 살카즈에 대한 그분의 태도는 이전 100년 동안 계셨던 교황님과 완전히 다르니까요.

라테라노 수녀

그분께선 이유도 없이 죄가 없는 사람을 심판하고자 하지 않으십니다. 선제후께서 실망하실지도 모르겠군요.

상냥한 문관

괜찮습니다. 선제후님께서 더 각별히 신경 쓰는 건, 대수롭지도 않은 도시보다 이 곡에 대한 교황님의 평가니까요.

상냥한 문관

이번 여정은 잘 부탁드립니다.

전령관

시라쿠사에서 회신이 왔습니다. 소수의 가문만이 우리에게 협조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곧 우리 주력 함대를 따라올 겁니다.

상냥한 문관

흥, 라테라노가 우릴 거절할 줄이야…… 시라쿠사에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알려라. 반드시 다른 주에서 대응하기 전에 먼저 그 도시를 쓸어버려야 한다고 말이야.

상냥한 문관

카즈델의 영토를 손에 넣어야 다른 선제후들한테 기선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가울과의 전쟁에서 우린 너무 많은 기회를 놓쳤어.


카즈델 지역, 흉터의 상점

'스카 아이'

난 당신네 라이타니엔인들이 참 좋아. 매번 장사할 걸 잔뜩 갖고 와주니까.

'스카 아이'

당신도 참 똑똑하군. 전달자 신분을 감추고 약탈당한 밀수 대열에서 포로 행세를 하며 이곳에 오다니 말이야.

'스카 아이'

내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원하는 게 뭔지 바로 말해라.

'스카 아이'

거래, 의뢰, 정보, 흉터의 상점엔 당신들이 원하는 것들이 늘 갖춰져 있으니까.

침착한 척하는 전달자

협력해 줬으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스카 아이'

어이, '협력'은 우리 메뉴판에 없어.

'스카 아이'

선제후님이 내 맘에 드는 가격을 내줄 수 있을 거라 확신하나?

침착한 척하는 전달자

협력 내용이 구체적으로 뭔지는 안 물어보십니까?

'스카 아이'

이곳은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 곳이야. 카프리니.

침착한 척하는 전달자

만약 카즈델을 얻어내고 싶다면?

'스카 아이'

……한 번 들어보지.

침착한 척하는 전달자

선제후께선 당신들이 도시의 동력 시스템을 파괴하길 바라고 계십니다. 다른 건 할 필요 없고요.

침착한 척하는 전달자

계약금은 이미 보내놨습니다. 제 차에서 떼어간 금고 안에 있죠.

침착한 척하는 전달자

일이 끝난 뒤의 보수는 선제후님이 카즈델에서 더 자세히 말씀을 나눠보고 싶다 하셨습니다.

'스카 아이'

배짱 한 번 좋군, 마음에 들어. 그럼 나도 감사를 표하는 뜻으로, 당신들한테 점괘를 쳐서 나온 중요한 정보를 하나 공짜로 주도록 하지.


카즈델 지역, 카즈델 이동도시

분노한 살카즈

갖고 꺼져버려 이 라이타니엔 녀석들! 이게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서운한 바벨 멤버

이건 그냥 억제제야. 당신들이 전장에서 쓸 수 있는……

분노한 살카즈

장관들도 그랬어, 밖에서 우릴 막고 있는 군함이 라이타니엔에서 온 거라고!

분노한 살카즈

바로 네놈들이 끌고 온 거잖아!

서운한 바벨 멤버

그게, 나도…… 나도 잘 설명을 잘 못 하겠어. 하지만 당신이 아이들을 데리고 도시를 나와 전투에 나갈 거란 건 알고 있어, 이 약은 아이들도 쓸……

분노한 살카즈

내 애들은 건드리지 마!

행운

뭐가 이렇게 소란스러운 거야…… 정신 나갔어? 이 사람 바벨에서 온 의사잖아!

행운

괜찮아?

서운한 바벨 멤버

괜찮아, 저 사람도 나를 진짜로 해치려는 건 아니었을 테니까.

분노한 살카즈

쳇, 어이 행운.

분노한 살카즈

바벨 쪽 여자한테 장가가더니 이젠 침입자 대신 나서는 거냐? 너도 결국엔 저놈들한테 죽을 거다!

서운한 바벨 멤버

우리 쪽에도 많은 사람들이 곧 시작될 전쟁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어……

서운한 바벨 멤버

우리도 당신들과 함께 전선에 가게 해달라 신청했고.

분노한 살카즈

……

분노한 살카즈

아주 쌍으로 미쳤어…… 너희들이 전선에 가서 뭔 짓을 할지 누가 알아, 나중에 다 벌받을 거다……

행운

약은 이리 줘. 내가 대신 나눠주지.

행운

다른 사람들은 출발 준비가 끝났다고 하더군, 그쪽으로 가서 합류해. 여긴 나한테 맡기고.

서운한 바벨 멤버

행운, 당신의 아이는……

행운

도시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일러뒀어.

행운

라이타니엔이 우릴 재앙 속으로 밀어 넣어 죽이려는 거라면, 도시 밑층 피난소가 더 안전할 테니까.

서운한 바벨 멤버

……

행운

하, 의사 선생도 긴장 좀 풀라고. 이전에 재앙 뚫고 지나갔던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니고, 이번에도 운이 좋을지도 모르잖아!


용광로가 불타오른 지는 100년이 넘는다.

전쟁, 재앙, 이주, 방랑. 티카즈라 불리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속된 고난도 레버넌트가 갖고 있는 원한을 진정 사라지게 하진 못했다.

살카즈의 생과 사, 눈으로 보고 들었던 '카즈델'이 겪었던 오랜 시간, 익숙했던 어제의 기억은 눈으로 직접 보게 될 내일이 되었을 때, 완전히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카즈델에서 오직 영혼 용광로만은 살카즈의 기억 속에서 늘 변함이 없었다.

용광로가 우뚝 솟아 있는 곳이 바로 고향.

카즈델이다.

테레시아

지난 오랜 세월 동안 용광로가 이렇게 타오르는 건 본 적이 없어. 이곳에 서 있으면 레버넌트의 고함소리가 들려와.

테레시아

곧 이 도시는 최고 속력으로 전진해 완전히 재앙 속으로 들어가게 될 거야……

테레시아

네츠살렘의 원군이 올 때까지, 카즈델이 재앙을 통과할 때까지 버틸 수만 있다면……

테레시스

그들은 우리가 겁에 질려 있는 걸 보곤 그들이 알고 있는 상식으로 우리의 결정을 추측하려 할 거다. 170년 전에도 그랬는데, 170년 후에도 여전하다니.

테레시스

정말 웃기는군, 그들은 한 번도 우릴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테레시아

테레시스, 이 도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 같아?

테레시스

솔직히 버텨낼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테레시스

카즈델이 저번에 재앙을 뚫고 나가는 모험을 했을 땐, 재앙이 도시의 이동 구조를 거의 다 망가뜨렸지. 이 거대한 물건을 다시 전속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다.

테레시스

설령 그렇다고 해도, 채굴 지역과 성벽에 퍼진 결정의 숲은 더는 이 도시에서 없어지지 않을 거다. 그 점이 우리의 오랜 도시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겠지.

테레시스

이 도시가 다시 한번 더 심각한 손상을 겪어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행운은 보통 2번까지 찾아오진 않으니까.

테레시아

난 이 도시를 믿어, 테레시스.

테레시아

행운이랑 상관없이, 이 도시는 우리가 직접 지은 거잖아. 난 이 도시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

전하, 이 이동도시의 이야기는 이곳에서 마침표를 찍지 않아.

???

운명을 정확하게 볼 순 없겠지만, 두 전하에게 감히 말해줄 수 있다. 더 먼 미래에도 이 땅에서는 이 이동도시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그때 이 이동도시가 죽음을 애도하는 유령도시가 될지, 아니면 우리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득 실은 피난처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테레시스

……'스카 아이', 넌 너희 집단의 애매모호한 변명에 싫증이 났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테레시스

아무리 용병을 많이 데리고 도시에 들어간다 해도 네 안전을 보장해 줄 순 없을 거란 얘길 굳이 내가 해줄 필요는 없겠지.

'스카 아이'

역시 장군과 전하를 속일 순 없나 보군.

테레시아

이 도시는 모든 살카즈를 환영해. 하지만 당신이 지금 이 순간 용병을 이끌고 카즈델에 발을 들인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어야 할 거야.

'스카 아이'

거절하기 너무 힘든 큰 사업 하나가 내 입에 뚝 떨어졌거든, 그래서 부득이하게 위험을 무릅쓰고 도시로 와 전하를 만나야 했지.

테레시스

손에 그건 뭐지?

'스카 아이'

이거? 별거 아니야. 라이타니엔인들이 같이 일을 하나 하자고 하더군, 카즈델을 마비시킬 기회를 달라고.

'스카 아이'

비록 내가 우리 종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지 몇 년이 됐지만, 전하의 말처럼 내 뿌리가 이곳에 있다는 건 잊을 수 없어.

'스카 아이'

그래서 두 전하에게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직접 이 라이타니엔인을 데려올 수밖에 없었지.

테레시아

당신의 생각을 말해줘.

'스카 아이'

이게 진짜 내 생각이야. 마왕의 앞에서 내가 무엇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스카 아이'

하지만 아무래도 전하는 내가 가져온 성의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는군. 그렇다면 힘들게 이걸 들고 있을 필요도 없겠지.

스카 아이는 손에 든 보따리를 용광로에 던져버렸다. 무거운 보따리는 순식간에 불길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아무 소리도 없이.

'스카 아이'

몇 번을 봐도 이 용광로는 정말 감탄스럽다니까.

테레시아

……

'스카 아이'

굳이 그 녀석을 위해 전하가 탄식할 필요는 없잖아. 녀석도 배짱 좋게 흉터의 상점과 거래를 했으니,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본인도 잘 알고 있었겠지.

테레시스

라이타니엔이 내건 조건도 나쁘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만.

'스카 아이'

아주 간단해, 나는 공수표보다 현장 결제가 취향이라서 말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싸움에서 지는 쪽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테레시스

우리의 승리를 예언하는 건가?

'스카 아이'

아니, 내가 본 게 아니야. 천 년 전에 예언했던 그 사이클롭스가 본 거지. 난 단지 두 전하가 예언의 주인공이라는데 도박을 걸고 있을 뿐.

'스카 아이'

어찌 되었든, 두 전하와 협력하는 게 흉터의 상점에게 남는 장사니까. 이렇게 하면 적어도 50년은 더 번창할 수 있겠지.

'스카 아이'

안 그래? 두 분.

테레시스

똑똑하군. 예언은 승리를 가져오지 않지만, 우린 승리할 수 있다. 네 용병을 데리고 우릴 따라 출전하도록.


거대한 인파가 움직였다.

무기와 장비가 부딪치는 소리 외에, 도시에서 나오는 살카즈의 행렬에선 다른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침묵하고 있었다. 도시를 나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기에.

그들은 허리춤에 성벽에서 뜯어낸 깃발을 두르거나, 길가에서 잘라낸 뾰족한 오리지늄 가시를 손에 꽉 쥐고 있었다……

이 도시를 기억하기 위해, 다신 이 도시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기에,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의식을 치렀다.

혼란스러운 아이

엄마…… 아빠…… 다들 어디 갔어?

혼란스러운 아이

엄마! 아빠!

냉담한 여성

칫, 뉘 집 애길래……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건지.

혼란스러운 아이

으…… 아파……

용감한 아이

조심해.

혼란스러운 아이

고마워…… 고마워 형아.

용감한 아이

어디에서 왔어? 왜 도시 밖으로 나가는 대열 안에 있는 거야? 여긴 사람이 많아서 넘어지기 쉬워.

혼란스러운 아이

밖에 나가서 엄마랑 아빠를 찾으려고. 형아, 형아도 밖으로 나가려고?

용감한 아이

응…… 나도 전장으로 가려고.

혼란스러운 아이

형아도 엄마랑 아빠를 찾으러 가? 나도 같이 가도 돼……?

용감한 아이

……아니, 혼자 갈 거야.

혼란스러운 아이

그러면 왜 나가는 거야?

용감한 아이

난 도시에 숨고 싶지 않아. 우릴 괴롭히는 사람들도 쫓아내고 싶고. 내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그렇게 가르쳐줬어.

혼란스러운 아이

나…… 나도 그러고 싶어. 근데 엄마랑 아빠가 가지 말래. 그래서 몰래 나오려 했다가…… 엄마 아빠한테 걸려서 한 대 맞기도 했는걸. 난 엄마 아빠랑 헤어지기 싫어.

용감한 아이

……

용감한 아이

그러면 같이 가자. 너와 함께 너희 엄마와 아빠를 찾아줄게. 근데 밖에 나가면 나쁜 사람들이 되게 많을 텐데, 무섭지 않겠어?

혼란스러운 아이

형이 겁내지 않는다면, 우리 엄마 아빠도 그렇겠지. 그러면 나도 무섭지 않아!

꾀죄죄한 모습을 한 아이는 주먹을 휘두르며 자신이 용감하단 걸 보여주려 했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을 감추진 못했다.

조금 더 나이를 먹은 아이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아이는 밖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아이의 목표는 매우 단순하고 간결했다.

나쁜 사람은 내쫓아야 하고,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아이는 다른 아이의 손을 잡곤 당당하게 도시를 빠져나가는 행렬에 합류했다.

용감한 아이

혹시 너희 엄마와 아빠가 가진 특징 같은 건 없으려나…… 이따가 도시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찾아내지?

혼란스러운 아이

다들 바벨에서 일해. 그래서 몸에 바벨 마크가 붙어있어.

용감한 아이

바벨, 어딘지 알아.

혼란스러운 아이

형아도 바벨에서 온 거야?

용감한 아이

아니. 난 어렸을 때부터 군사위원회의 부양소에서 자랐어. 그러니…… 군사위원회 사람이라 할 수 있겠지.

혼란스러운 아이

군사위원회? 그건 또 뭐야?

용감한 아이

바벨처럼 모두를 지키는 조직일 거야.

용감한 아이

너희 아빠는 이름이 뭐야? 조금만 더 앞으로 비집고 들어가면 앞에 계실지도 몰라.

혼란스러운 아이

이름은 '행운'이야!

용감한 아이

행운?

혼란스러운 아이

응, 이름이 행운이야…… 형아, 왜 웃어?

용감한 아이

그럼 크게 소리 질러볼까. 앞에서 네 목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잖아!

붐비는 인파 속에서 두 아이는 손을 꼭 붙잡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앞으로 비집고 들어가 앳된 목소리로 '행운'을 연신 외쳐댔다.

사람들은 의아해하며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어리둥절해하는 두 아이의 얼굴을 보곤 약속이나 한 듯 탄식했다.

“행운”.

이건 이번 여정에서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1068년 가을의 어느 늦은 밤, 한 문관이 당황하며 라이타니엔 바세르 주의 선제후의 서재 문을 열자, 방 안의 음악이 뚝 그쳤다.

카즈델 지역에서 이동도시를 추격해야 할 함대가 회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재앙에 뛰어드는 자살행위나 하는 미친놈들, 운 하나는 끝내주게 좋더군.”

바세르의 선제후는 훗날 자신이 어쩌다 지게 되었는지 평가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시큰둥한 말투로 이렇게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