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ST-1특별 참관 통로
Ash 일행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Ela는 팀원들을 이끌고 다시 마그넷힐 2호 실험실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 결국, 그들은 실종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한 납치 사건도 해결하게 된다.
마그넷힐 2호에 도착했다. 반복한다, 마그넷힐 2호에 도착했다.
Doc, 그쪽 상황은 어때?
외부는 이상 없음.
합류하는 게 좋은 것 같은데. 마그넷힐 2호는 특이하니까.
좋아.
Iana, 드론 정찰 결과는.
처음 날렸을 때와 별 다를 건 없어. 수치도 거의 비슷하고 누가 돌아다닌 흔적도 없어.
마그넷힐 2호는 확실하게 격리된 것 같네.
그럼, 여기엔 아무도 없다는 말이군.
좋은 소식은 아니지. 여기서 사라진 Ash 팀을 찾으러 온 거잖아.
경계를 늦추지 마. 합류해서 리바이의 실험실로 간다.
다 왔군.
여기가 확실해?
지도를 보면 여기가 리바이의 실험실이 있던 곳이 맞아.
우린 코언의 뒤를 바짝 따라가고 있었어. 그러다 땅이 울리기 시작했고……
정신 나간 리바이가 한 짓인지 아니면 장치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실험실이 통째로 사라졌어.
사라졌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당시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그게 가장 적절한 설명이야.
그런 게 가능한 건가.
폭발이었다면 실험실을 아무 흔적도 없이 소멸시킬 순 없어. 폭발은 이런 거대한 구덩이를 남기지 않아. 밖에서도 미미한 진동 밖에 감지되지 않겠지.
지진인가? 아니면 네 말처럼……
지진이 아니야!
이 진동도 사건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진동이 멈출 때까지 대기한다!
대체 몇 층까지 있는 겁니까? 다리가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만.
계속 올라가. 레이넬의 펜트하우스까지 가야 해.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 됩니까? 왜 굳이 계단으로 올라가는 거죠?
나라고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아나?
정찰 보고에 펜트하우스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이 계단과 전용 엘리베이터뿐이라고 했어.
그리고 층마다 경비가 엘리베이터 옆을 지키고 있지.
그래서 경비가 가장 허술한 계단으로 진입하는 거다.
돈이나 좀 벌어보겠다고 여기까지 온 카시미어인 아닙니까? 누가 뒤를 봐주는 것도 아닌데, 이전 합의서 하나 받자고 이렇게까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까?
돈이 있지. 돈이 힘이잖아?
그만 두리번거리고 올라가!
대장님, 너무 지쳤습니다…… 경비와 싸우더라도 엘리베이터를 타는 게 낫겠는데요.
쉿……
대장님?
(작은 목소리로) 사무실에 거의 다 왔어! 조용히 해……
편지? 전에 알아서 열어보라고 했잖나. 굳이 물어보지 말고.
레이넬 님 외에는 읽지 말라고 적혀 있습니다만.
누가 보냈지?
카시미어…… 레이넬 님의 삼촌분이 보낸 모양입니다.
아. 또 유산 이야기겠군.
그리고…… 도솔레스 시청에서 온 것도 있습니다.
도솔레스 시청? 신경 쓰지 말게. 또 쓸데없는 연회 초대장이나 보냈겠지.
칸델라님이 참석할 수도 있습니다. 개관식에 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 텐데요. 얼마 남지도 않았고 레이넬 님이 그렇게 공을 많이 들이셨으니……
분명히 훌륭한 행사가 되겠죠.
미워시, 잠깐 이쪽으로 와보게.
미워시는 빨간 머리 불포에게 다가가 옆에 섰다.
두 사람은 방 가장자리에 걸린, 성인 키의 두 배는 될 것 같은 작품을 함께 감상했다.
미워시, 제목은 '질서의 붕괴'라고 붙일까 하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음…… 괜찮군요. 개관식에서 공개하는 건가요?
평소처럼 솔직하게 말해보게. 돌려 말하지 말고.
저 뒤틀린 곡선이 '붕괴'를 나타내는 겁니까?
아니, 사회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나타내지.
집단에 순응하지 않는 행동을 광기로 여기는 사회의 틀에 박힌 시선 말이네. 고요함이 휩쓸고 간 이베리아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선이지.
이베리아 재판소 말씀이시군요. 질서의 상징이긴 하죠.
……
오른쪽에…… 차마 뭐라고 말하기 어렵게 생긴 원뿔은 라이타니엔의 고탑인가요?
아니. 상상해 보게. 수 천년 간 사르곤을 다듬은 바람과 모래, 아미르와 파디샤, 황금 도시까지…… 이국적인 광경에 환상을 품는 것도 우리 내부에 자리잡은 질서의 산물이지.
태초에는 광활했던 사람의 상상력조차 이제 진부한 파편 밖에 남지 않은 거야.
아…… 그렇군요. 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방금 다 지어낸 이야기네.
어……
레이넬 님의 예술은 의미를 전하는 매체와 표현이 늘 독특했죠.
골프공을 몇 개나 사용하신 겁니까? 천 개? 이 천 개?
숫자는 중요하지 않아. 이 마지막 공이 정말 중요한 거야. 자네에게 작품의 마무리를 부탁할까 하는데. 이 마지막 공을 꼭대기에 올려주겠나?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죠?
작품이 완성되는 거지. 그리고……
그때, 사무실 문 틈으로 움직이는 그림자가 보였다.
반응할 새도 없이 문이 거칠게 열렸다. 방 전체가 요동치자 불안하게 서 있던 작품이 쓰러져 골프공이 사방으로 튀었다.
……붕괴?
레이넬, 그리고 비서. 손 머리 위로 올리고 엎드려.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누구지?
알 필요 없다. 둘 다 다치기 싫으면 얌전히 따라와 줘야겠어.
바로 그때, 무언가 위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듯했다.
지휘관은 유난히 큰 파울비스트가 나타났다고 생각하며 무시했다. 그리고 그는 반쯤 무너진 골프공 조형물 너머로 레이넬을 향해 석궁을 조준했다.
그때, 무너진 조형물 위 천장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한 번 더.
이번에는 천장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며 널빤지가 부서지는 소리도 들렸다.
자욱한 파편의 먼지를 뚫고 검은 형체들이 사무실로 떨어졌다. 그들이 떨어지며 그나마 남아 있던 골프공 조형물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병사는 욕설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그림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두 무사한가?
조금 긁혔을 뿐이야.
이상 없음.
Doc?
나…… 나도 괜찮아.
Iana는 Doc을 일으켜 세우며, Doc의 손에 들려 있는 골프공과 그 골프공이 남긴 것 같은 이마의 자국을 보았다.
별 이상 없어…… 골프공에 좀 부딪혔을 뿐이지.
좋아, 다음.
골프공 더미에 떨어졌다는 것 외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는 사람 있나?
……
……
저희도 처음부터 지붕으로 들어왔어도 됐겠는데요? 그랬으면 계단을 오를 필요는 없었잖아요.
닥치고 싸울 준비나 해!
석궁?
……전투 준비.
둘이 같은 편은 아닌 것 같군.
미워시, 무기 가져왔나?
(어깨를 으쓱하며) 아뇨.
뭐, 그렇다면……
어느 쪽이 날 납치할지 싸워서 이기는 쪽이 결정하면 되겠군. 안타깝지만 이 몸은 한 명뿐이니까.
미워시, 자네도 마시겠나?
아뇨. 저는 레이넬 님을 보호해야 합니다만.
납치?
퍼리 납치 파티라도 하나? 요즘 세상엔 별 게 다 있군.
그만, 입 다물어! 몸에 구멍 나기 싫으면 무기를 버리고 레이넬에게서 떨어져!
납치범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우리한테 덤비는데?
엄폐해!
Iana, Doc, 민간인을 데리고 여기서 나가! 내가 Fuze와 엄호하겠다!
산크타의 고리도 없고, 블랙스틸도 아닌 것 같은데……
죽고 싶어 환장한 놈들인가? 아니면 총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거냐?
막아! 레이넬을 데려가지 못하게 해!
Iana, 10시 방향!
적이 쓰러졌다!
저거 진짜 총이잖아?!
버텨라! 곧 지원군이 온다!
대기조! 빈둥대지 말고 빨리 진입해!
민간인 쪽으로 접근 불가! 적이 너무 많아. 녀석들이 Iana와 나를 몰아세우고……
재장전!
내 차례네!
수류탄 투척!
효과 없음! 폭발물이 적에게 듣질 않는다!
확인. Fuze, 연막탄.
연막탄 투척.
연기만으로는 해결이 안 될 텐데. 접착식 집속탄은 어때? 아직 꽤 많이 남았거든.
그것도 좋지만, 여기선 GRZMOT 지뢰가 더 잘 먹힐 거야.
Iana, Doc! 민간인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 Fuze와 엄호하겠다!
사격 개시!
물러서시죠!
괜찮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려는 거야!
우리가 왜 당신 말을……
조심해!
기습인가?!
평범한 비서는 아닌가 본데!
말이 많군.
뒤로 물러서세요! 사선에서 벗어나야……
고작 와인병으로 진짜 무기를 막겠다고? 멍청한……
멍청한 놈.
의식을 잃었군. 내가 업고 갈 테니, 넌 저 하얀 옷의 남자를 맡아.
레이넬을 데려가려고 한다! 저 놈들을 막아!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사격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쳇, 그럼 놈들이 사격을 중지했을 때 움직였어야지!
사각지대를 너무 잘 찾습니다! 게다가 연계도 너무……
고작 네 명이잖아! 우린 지금 사람이 몇 명인데?!
엄폐할 곳을 찾았다! 한동안 버틸 수 있어!
재장전!
저놈 탄약이 떨어졌다! 공격해!
Iana, 연막탄!
연막탄 투척!
쿨럭! 쿨럭! 또 연막탄이냐? 숨는 것 밖에 할 줄 아는 게……
지뢰 투척.
……부착 완료.
여기 기념품이야.
Fuze, 피해!
두 놈이 숨으려 한다!
포위해서……
지뢰를 살피지도 않고 그냥 몰려들었어. 전술이라는 걸 모르는 건가.
일단 저들의 무장을 해제한다. Doc, 부상자를 부탁해.
클리어.
클리어.
클리어.
올 클리어. 사상자 없음. 좋은 소식이라고 봐도 되겠지.
아무리 우리가 살상보다 무력화를 노렸다고 해도, 저 친구들은 비정상적으로 강했어. 한 명은 산탄총을 가까이에서 맞았는데도 살았다고.
좋은 소식이지.
이상한 게 하나 더 있는데.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머리에 달린 동물 귀…… 자세히 보면 혈관도 보여.
뭐??
이것도 리바이 박사의 연구 결과인가?
내 나침반이 먹통이야. Doc, 나침반 좀 볼래?
우리가 정말 우랄 산맥 남부의 마그넷힐 2호 근처에 있다면……
Doc은 창을 돌아보았다. 바람에 커튼이 펄럭이고 있었다.
대원들은 바깥의 풍경을 보려 발코니로 걸어 나갔다.
고층 건물 사이로 노을이 바다를 붉은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수영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해변에 누워 아이스크림 트럭의 음악을 감상하며 느긋한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방에서 유일하게 정신을 차리고 있던 남성이 대원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퍽이나 우랄 산맥이겠다.
임무 지역을 벗어난 건 확실하군.
순간이동한 건가?
어디로? 몰디브로?
휴양지처럼 보이긴 하는데…… 몰디브는 아닌 것 같아.
아까 운 나쁘게 휘말린 피해자들에게 물어볼…… 아, 마침 왔군.
잠시 질문이 있는데. 당신은 누구지? 여긴 어디야? 그리고 아까 그 무장한 자들은 누구고?
여러분이 내 작품에 부여해준 뜻밖의 결말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질문에 대답하지.
정식으로 인사를 하기 전에 한 가지만 정정할까…… 나는 운 나쁘게 휘말린 피해자가 아니야.
그랬던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테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도 될까?
그러지. 볼리바르의 검은 심장……
도솔레스에 온 것을 환영하지.
레이넬 코발스키라고 하네.
Ela라고 부르면 돼, 레이넬 씨.
하지만 우리도 상황파악이 급해서, 자기소개는 이쯤에서 끝내지. 질문은 내가 할 테니 답만 해주면 돼. 알겠어?
달리 선택권이 없는 것 같군.
도솔레스는 어느 국가의 도시지?
볼리바르의 도시지. 명목 상으로는.
볼리바르…… 볼리비아를 말하는 건가? 볼리비아의 도솔레스라는 도시는 못 들어봤는데. Iana, 너는?
……나도 없어.
다른 질문을 하지. 여기는 어느 대륙이지? 남미인가?
대륙?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만. 이 '땅덩어리'의 이름을 묻는다면 당연히 테라이지.
Gówno……
(카시미어어) 호오? 모국어를 듣는 건 오랜만이군.
모국어라고?
아무것도 아닐세. 계속 물어보게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레이넬 씨, 지금 우리가 있는 이 행성은 지구인가?
행성……? 지구……? 질문에 답만 하면 될 거라 생각했지만, 이젠 나도 묻고 싶은 것들이 생기는군.
……
Iana, 네가 질문해 보는 건 어때……?
Iana?
Iana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해가 지는 곳 반대편의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원들은 그녀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멀리서 두 개의 달이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밝은 달과 조금은 어두운 달.
이런, 들키기 전에 하나 밖에 못 그렸잖아.
위험했어…… 갑자기 사람들이 들이닥쳐서 조마조마했네.
뭐야, 거기 너! 갤러리에 낙서를 하다니 무슨 짓이야!
쳇, 가야겠다.
오늘 운 좋은 줄 알아…… 레이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