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공상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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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3-12-21

어둠이 물러가고 아침 햇살이 밝아오는 그때, 주교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등장 오퍼레이터: 르무엔, 스푸리아


야윈 수도원 주민

안녕하세요, 주교님.

수도원 주교

오늘 예배당 청소 당번은 자네인가, 욜리.

수도원 주교

고생이 많군.

욜리

아닙니다. 요즘 많은 일이 일어났고, 어차피 잠도 잘 안 와서요.

욜리

성찬 배식을 도와드릴까요?

수도원 주교

음, 괜찮네……

욜리

앗, 제 손이 먼지투성이군요.

욜리

어…… 무슨 냄새가 나지 않나요? 은은하게 풍기는……

수도원 주교

이상한 냄새인가?

욜리

아니요. 좋은 냄새요. 산뜻한 게…… 뭔가 활력이 느껴져요.

욜리

뭐라고 해야 하지…… 음, 마치 향기를 맡았는데 어디서 나는 건지 몰라서,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어딘가로 도달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수도원 주교

……

수도원 주교

욜리, 그건 꽃향기일 걸세.

수도원 주교

마침 밀가루가 부족해서 오늘 성찬의 무교병 재료에 식용 꽃가루를 섞었네.

수도원 주교

그리고 지하실에 남아 있는 와인도 시큼해져서 안에다 꽃가루를 좀 뿌렸지.

수도원 주교

최근 2년 동안, 꽃이 지기 전에 클레망이 미리 따서 말리고 그걸 분말로 만들어 지하실에 저장해 뒀거든……

수도원 주교

클레망은 아름다운 꽃도 사랑했고, 우리도 사랑했네.

욜리

음……

수도원 주교

이건 수도원이 이곳을 떠나기 전의 마지막 성찬이다만, 비축해둔 식량이 바닥나서 성찬의 양을 반으로 줄일 수밖에 없군. 게다가…… 잡곡까지 섞어야 했지.

욜리

아니에요.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더구나 오늘의 성찬은 매우 맛있을 것 같은데요……

수도원 주교

그럼 욜리, 얼른 방에 들어가서 세수하고 조회를 시작하기 전에 모두와 함께 오게나.

수도원 주교

나머지 준비는 내가 하면 되니까.

욜리

알겠습니다.

욜리

주교님, 오늘이 지나면 우리 모두 구원받을 수 있나요?

욜리

모든 사람이요. 산크타, 살카즈…… 이 수도원의 모든 사람이 구원받을 수 있을까요?

욜리

하지만 제럴드는 이미……

수도원 주교

……

수도원 주교

욜리, 얼른 가 보게.

욜리

그럼, 이따가 뵙겠습니다, 주교님.

수도원 주교

……

노인은 문을 닫았다.

그리고 천천히 기도대에 올라갔다.

연로한 암브로시우스 수도원의 주교 스테파노 토레그로사는 고개를 숙이고 무교병과 와인을 한 사람 몫씩 나누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의 아련한 햇살이 성상 뒤 창문을 뚫고 들어왔다. 그림자 속에 잠긴 성상의 표정처럼, 주교의 표정 또한 알아볼 수 없었다.

수도원 주교

그렇고 말고. 우린 모두 구원받을 것이야.


그녀가 무너진 성당에 들어서자, 모양만 남은 식물 줄기가 발밑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지붕을 받치던 아치형 골조는 이미 불길 속에서 무너져내렸고, 성당은 햇빛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코를 찌르는 탄내는 이미 바람에 사라졌지만, 무너져 내린 벽의 잔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당분간 치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재건하지 않고서는 이 화재의 흔적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반토막 난 채 바닥에 쓰러진 성상을 한 번 바라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아무도 없는 빈 곳을 바라보았다.

아르투리아

……

아르투리아

사람들은 항상 몸부림치고 괴로워하며 자신을 고문하고 또 스스로 위로하지. 마치 클라이맥스에 다다른 소나타처럼…… 현을 휘젓고 건반을 두드리며, 뒤엉킨 템포가 격앙되어 맴도는 것처럼.

아르투리아

그리고 결심하는 순간, 소나타는 느긋하고 완만한 코드로 넘어가지. 이건 탈진 후의 허무이기도 하지만, 더할 나위 없는 굳은 의지이기도 해.

아르투리아

감정 자체는 복잡하지만, 감정의 변화는 항상 비슷하지. 그 선율은 너무나도 단정해서 감탄할 가치조차 없어.

아르투리아

……당신의 평온함이 느껴져. 드디어 선택을 내린 거구나.

아르투리아

어쨌든 나는 당신을 연주해야 해. 마지막 순간, 당신은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들어야 하니까.

아르투리아

길을 잃은, 풍족한 영혼이여.


리켈레

이 항아리, 그리고 도마…… 빵을 구운 흔적은 있지만 공기 중에는 발효된 냄새가 전혀 없네…… 아, 무교병은 발효할 필요가 없지.

리켈레

아무래도 여기서 성찬을 준비했나 보군.

리켈레

이건, 어떤 이물질의 조각 같은데 출처는 확인할 수 없고…… 촉감이 눅눅한 건, 지하라서 그런가……

리켈레

아니야.

리켈레

테이블에 남아 있는 밀가루도…… 왜 이렇게 걸쭉하지……

리켈레

이 냄새는……

리켈레

……

리켈레

……그 독실한 주교가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이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건가?

리켈레

페데리코는 아직 연락이 안 되고…… 오렌한테 이 정보를 전달해야 하나? 그럼, 일이 더 번거롭게 될 텐데.

리켈레

하하, 설마 내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이베리아에 대해선 아는 게 많지 않은데.

리켈레

아이고, 머리야.


오렌

특수부대가 곧 수도원 외곽에 도착할 거야……

오렌

나는 나가서 부대를 배치하고 출구를 봉쇄할게. 너는 안에 남아서 우리가 들어올 때 지원해 줘.

세르필리아

음……

오렌

왜 그래?

세르필리아

오렌, 정말 그렇게 할 거야?

오렌

세르필리아, 르무엔을 만나더니 그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어?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면서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

그렇다 해도, 난 바로 널 제지할 거야, 오렌.

세르필리아

선배?

오렌

칫, 결국 쫓아왔네.

오렌

세르필리아, 막아! 나는 부대를 지원하러 갈게.

세르필리아

거절할게. 선배의 진지한 표정이 안 보여?

세르필리아

선배는 화나면 엄청 무서워. 학창 시절에도 선배가 학교 구석의 작은 방에 숨어있는 나를 찾아냈고, 내가 막 발명한 드론마저 빼앗고 나서 아직까지도 돌려주지 않았단 말이야. 나는 선배한테 반항할 생각은 없어.

르무엔

고마워, 리아.

오렌

……

르무엔

오렌, 너는 처음부터 수도원을 라테라노에 반환하기 위해 어떻게 주교를 설득할지 전혀 생각한 적이 없었어.

오렌

그건 네 일이잖아.

르무엔

너는 애초에 살카즈를 한 명도 놓아줄 생각이 없었어. 그러기 위해 특수부대마저 동원했고……

오렌

10인 편성의 5개 소대…… 이게 내 권한의 한계야.

르무엔

오렌, 너는 라테라노의 율법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오렌

라테라노에 돌아가 교황님의 처벌을 받으면 그만이야…… 내가 벌을 받을만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말이야.

르무엔

라테라노 군대가 수도원에 돌입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너도 잘 알잖아.

르무엔

산크타든 살카즈든,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마치 황야를 헤매는 길 잃은 여행객과도 같아. 그리고 이 파괴된 수도원은 그 사람들이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모닥불이고.

르무엔

모닥불은 구원하러 오는 깔끔한 옷차림의 동포들을 안내하기도 하고, 또한 황야를 떠돌아다니는 다른 비참한 여행객을 인도하기도 해.

르무엔

다들 의지할 곳도 없고, 연약하고 두려워하면서도 여전히 선한 마음을 유지하고 있어.

르무엔

그래서 제럴드는 우리에게 죽음으로 부탁했고…… 자신의 죽음으로 그가 통솔하는 살카즈에게 명령을 내림으로써 양측의 평화를 유지하려 했던 거야.

르무엔

하지만 만약 이 모닥불이 비스트를 불러온다면?

오렌

……

오렌

나도 너처럼 듣기 좋은 소리를 하면서 체면 좋은 일만 하고 싶어, 르무엔 추기경 보좌관.

오렌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너는 전쟁 때문에 생겨난 무수한 난민들을 따라 황야를 떠돌아본 적이 없고, 런디니움 성 밖에서 하늘을 가린 그 먹구름을 본 적도 없어.

오렌

그래도 솔직히 넌 나와 통할 줄 알았어. 적어도 살카즈를 풀어줬다가는 얼마나 큰 후환이 뒤따를지 고민해 봤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오렌

살카즈가 빅토리아에서 저지른 만행은 명백한 사실이고, 놈들이 퍼뜨린 공포는 이 대지에 계속 만연하고 있어.

오렌

만약 네가 정말로 교황님의 계획을 믿고 만국 전달자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라테라노가 왜 놈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못하는지를 더 잘 이해할 거야.

오렌

만국 정상회담 이후, 라테라노가 여러 국가를 위해 쌓아 올린 우호 관계 따위는 이 복도의 창호지보다도 연약하다고.

오렌

수도원의 살카즈들은 앙심을 품은 데다, 아르투리아의 오리지늄 아츠에 영향을 받았어. 일단 이곳을 떠나는 순간, 온갖 수단을 동원해 복수할 거야.

오렌

게다가 라테라노의 이동 수도원이 수년간 살카즈와 결탁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라도 한다면……

오렌

라테라노가 어떻게 테라 각국에서 거룩함을 자처할 수 있을까? 가뜩이나 무리하게 수립된 외교관계는 또 어떻게 유지할 건데?

오렌

전쟁이 휩쓸고 간 신성한 도시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

오렌

하지만 이 50인의 부대면 수도원의 모든 사태를 수습할 수 있어. 애초에 싹을 잘라버리는 거지.

르무엔

……

르무엔

하지만 여기 사는 살카즈들은 그저 사냥꾼과 농부일 뿐이야…… 유일한 용병도 이미 우리 앞에서 죽었잖아.

르무엔

네가 말한 사태 수습은 결국 학살이 되고 말 거야.

르무엔

라테라노의 거룩함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순간, 넌 이미 라테라노의 신성함을 모욕했어. 웃기지 않아?

오렌

웃기는 건 너야. 르무엔.

오렌

내가 아는 '침묵의 르무엔'은 이런 일을 처리할 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는데.

오렌

병상에서 5년이나 누워 있더니 성격이 바뀐 걸까, 아니면……

오렌

자칭 '순교자'라는 녀석의 영향을 받은 걸까……

오렌은 차마 그 이름을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휠체어가 갑자기 앞으로 돌진하더니 저격총의 총구가 그의 허리에 사정없이 들이닥쳤다. 오렌은 어떻게든 쓰러지지 않으려고 벽에 기댔고, 고통으로 인한 신음소리가 나지 않도록 이를 악물었다.

오렌

큭……

르무엔

계속 말해 봐.

오렌

……

세르필리아

……'침묵의 르무엔'.

세르필리아

……말했잖아, 선배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젊은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2분대가 목표 지점 도착, 폭발물 설치도 완료했습니다.

젊은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암브로시우스 수도원의 건축 도면에서 세 개의 사용 가능한 도주로를 전부 확보했습니다.

젊은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내부에서 밖으로 강행 돌파할 경우, 폭발로 인해 통로가 붕괴되면서 갇히게 될 겁니다……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아니, 그냥 생매장당할걸. 2분대 그놈이 히죽히죽 웃으면서 지정 지점 폭파는 너무 번거로워서 필요 없다고 하더군.

젊은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계속해.

젊은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3, 4분대의 분산 배치도 완료됐습니다. 높은 곳을 점거하여 수도원의 각 방면을 향해 저격 시야를 확보했습니다.

젊은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좋아, 계획 시간과 일치하는군.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오렌 씨, 보고드립니다. 수도원 내 살카즈를 소탕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언제든지 명령을 내려주세요.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반복합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

젊은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왜 그러십니까?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응답이 없어.

젊은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상황이 안 좋은가 봅니다.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하, 걱정 마. 아마 크레페를 먹느라 손이 모자라서 그럴 수도 있어.

젊은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이런 일이…… 자주 있습니까?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자주 있어. 특별임무는 처음이지? 진정해, 라테라노의 가호가 있으니까.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일단 계속 대기하고 있어. 나중에 오렌 씨의 연락이 끊기거나 변동이 있으면 바로 정문으로 돌파한다.


라이문트

……복도에 아무도 없어. 빨리 이쪽으로 도망가자.

포르투나

수도원 밖으로 가는 길이잖아? 제럴드 아저씨를 만나러 가는 거 아니었어?

라이문트

아니, 일단 너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주는 게 우선이야, 포르투나.

라이문트

못 들었어? 라테라노 녀석들이 수도원을 강제로 돌파한다잖아. 군대는 세르필리아라는 그 여자처럼 감시나 위로 같은 '자비로운 방식'을 쓰진 않아.

라이문트

너는 절대 라테라노 군대 앞에 나타나면 안 돼. 너는 이미 타락했고, 놈들 눈에는 악……

포르투나

계속해봐, 라이문트. 나 듣고 싶어.

포르투나

피나처럼…… 중간에 말 끊지 말고.

라이문트

아니…… 내 말은, 포르투나, 내게 있어서 너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거야.

라이문트

……

라이문트

아무튼 네 처지는 우리 살카즈랑 다를 게 없어. 남아 있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뿐이고……

포르투나

……알았어.

포르투나

네 말을 따를게.

포르투나

그런데, 라이문트 너는? 너는 괜찮아?

라이문트

걱정 마, 제럴드 보스가 이미 준비했어. 조금 전에 우리가 들은 일도 이미 예상했을 거야.

라이문트

너를 먼저 안전한 곳에 데려다 주고 나서 보스를 도우러 갈게.

라이문트

……

포르투나

라이문트…… 너 손바닥이 땀범벅이야. 안색도 안 좋고. 무슨 일이 있어?

라이문트

아니, 신경 쓰지 마. 아까부터 계속……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들어. 무언가에 짓눌린 것처럼……

라이문트

아마 너무 빨리 뛰어서 그럴 거야. 게다가 아침도 안 먹어서 가슴이 좀 답답한가 봐.

라이문트

이런 일이 없었으면 지금쯤 우리는 제럴드 보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성찬을 받고 있었을 텐데……

포르투나

앞으로도 기회는 많이 있어.

포르투나

자, 심호흡해, 라이문트. 이제부터 내가 너를 데리고 뛸게.


포르투나

이쪽으로 가자. 여기 방은 비어서 들키지 않을 거야.

라이문트

이젠 괜찮아졌다. 곧 정문에 도착해.

라이문트

문 여는 소리가 너무 커서 라테라노 사람들한테 들킬 가능성이 높아. 그러니까 문을 나서자마자 오른쪽으로 뛰어. 오른쪽 돌무더기에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랐으니까 몸을 숨길 수는 있을 거야.

라이문트

준비됐어? 문 연다.


라이문트

……

포르투나

이, 이건……

라이문트

아까의 그 예감은 이 라테라노 군대 때문이었나, 후우……

라이문트

내 뒤에 서, 포르투나.

노련한 라테라노 특수부대원

……1분대, 정문에서 살카즈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