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4괴로운 밤의 천둥
텍사스의 신분을 둘러싸고 패밀리 간의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었다.
소라, 아직이야?
그만 재촉해!
으윽, 이 옷 너무 타이트해!
나 몰래 피자 먹더니 살찐 거 아니야?
말도 안 돼! 어젯밤에 딱 한 조각 더 먹었을 뿐인데!
소라야, 숨을 들이마셔 봐라!
흐읍……
좋았어! 퍼펙트!
다 됐다.
그래? 빨리 나와서 보여줘 봐.
그래, 지금 갈게.
우와, 정말 예쁘다.
진짜, 그야말로 퍼펙트다.
헤헷.
하아, 텍사스도 보면 좋아했을 텐데.
그러게.
역시 소라는 다르다. 이렇게 빨리 시라쿠사 무대에서 공연할 기회도 얻고.
당연하지~
《텍사스의 죽음》은 여러 막으로 나눠서 공연하는 형식인데, 제1막은 리허설까지 무사히 다 마쳤고, 모레 바로 공연 시작한대!
순조롭다면 내가 텍사스 씨를 찾는 게 아니라, 텍사스 씨가 날 찾아올지도 몰라.
그럴 수도 있지. 어디 보자, 그렇게 되면 난 피자를 사서 텍사스 얼굴에 던질 거야.
텍사스 언니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내도 요즘 벨로네 패밀리에 대해 계속 알아보고 있다. 요즘 그 패밀리 상황이 별로 안 좋은 것 같던데, 텍사스 언니야한테는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
텍사스라면 분명 괜찮을 거야.
응, 지금은 언니야를 믿을 수밖에 없지.
소라 데뷔 무대 전까지 일단 푹 쉬자고.
나는 이 도시를 더 구경해 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내가 소라의 보디가드가 된 것 같네.
그게 내 탓이야?
그래도 극장에서 무료로 음식을 많이 먹었어. 헤헷, 피자도 정말 맛있었고.
그래도 앞으로 더 바빠질 것 같으니까, 우리 여기저기 좀 둘러보자.
응.
앗, 들었…… 요?
텍사…… 그 얘기…… 맞죠?
응?
네, 텍사스…… 재판……
앗.
안녕하세요, 혹시 방금 텍사스라고 하셨어요?
어머, 맞아. 너도 관심 있니?
텍사스가 왜요?
나도 벨로네 패밀리의 남자친구한테 들었는데.
며칠 전에 건설부 장관이 살해당했잖아?
범인이 잡힌 것 같아.
텍사스 패밀리의 마지막 핏줄인데, 이름이 무슨 첼리니아라고 하더라고.
……
말도 안 돼요!
재판 날짜도 벌써 정해졌는걸, 모레야.
역시 레온투초 도련님 얼굴 보기는 쉽지 않네. 이 약속이 너 때문에 몇 번이나 미뤄졌는지 알고 있나?
정말 미안하군, 왈라크. 요즘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말이야.
듣자 하니 다른 패밀리들과 분쟁이 있었던 영역에서 부하들을 철수시켰다면서? 그러잖아도 널 걱정하고 있었어.
그래도 무사한 걸 보니 마음이 놓이네.
더 이상의 손실을 피하려는 것뿐이지.
하하, 너의 그 신중한 성격이 참 마음에 들어.
걱정하지 마, 로사티 패밀리는 뒤통수치는 그런 치사한 일에 관심이 없으니까.
그런데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하나 있더군.
텍사스 말인가.
'첼리니아 텍사스'. 돌아온 건가? 게다가 너의 호위무사라면서?
정말 본인인가?
그렇다면?
……
아직 살아있었는지 정말 몰랐어.
……그 당시 우리 아버지가 보호해줬지.
그렇군, 확실히 그분다운 방식이네.
이 신도시 건설도 원래 살바도레와 시라쿠사의 인연으로 시작된 거니까. 아버지는 텍사스가 시라쿠사로 돌아와서 이 도시를 보길 바라셨을 뿐.
하, 역시 벨로네 패밀리네.
로사티 패밀리에게 텍사스라는 성씨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알면서도, 이렇게 당당하게 데려오다니.
대범해, 아주 대범해.
나 왈라크도 두손 두발 다 들어야겠군.
또 농담을.
농담? 이게 어딜 봐서 농담이라는 거지?
첼리니아가 아직 살아있었다는 소식은 우리 로사티에게 엄청난 의미야.
벨로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로사티는 너희에게 빚을 진 셈이지.
우리 두 패밀리는 앞으로 함께 신도시를 건설해 나갈 사이인데, 빚지고 말고 할 게 어디 있겠어?
하하하, 그렇지, 맞는 말이야!
아무래도 넌 진작부터 이 사태를 예상했던 것 같군.
말해 봐, 원하는 게 뭐지?
간단해……
로사티가 이번 일에 개입하지 않는 것.
뭐? 우리보고 마지막 남은 텍사스가 재판받는 걸 가만히 지켜만 보라고? 보스한테 그렇게 보고하는 건 곤란할 것 같은데.
재판이 끝나면 그녀는 구금된다. 너희는 그때 만나는 걸로 하지.
……그냥 만나기만 하라?
텍사스는 우리의 손님이지만, 로사티의 손님이 될 수도 있지.
……좋아, 그렇게 하지!
……
이 시점에서 첼리니아를 들고나올 줄이야.
라비니아의 생각인가? 아니…… 첼리니아가 범인이 아니라는 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라비니아 성격상 이런 결정을 내릴 리가 없어.
그럼 설마 레온이 설득한 건가?
……됐어, 아무튼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드미트리 씨, 이제 우린 어떻게 하죠?
첼리니아를 암살하러 갑니까?
……7년 전에 그 난리가 났을 때, 얼마나 많은 패밀리의 정예들이 첼리니아 손에 목숨을 잃었는지 아십니까?
그렇지만……
기습, 폭발, 아니면 독을 타든지, 뭐 방법은 얼마든지 있겠죠……
하지만 잊지 마세요, 그 여자를 불러들인 사람이 누구인지.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현명한 방법이군요.
이렇게 된 이상, 거친 방법으로 재판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겠습니다.
……
애초에 우리의 목적은 도시를 혼란에 빠트리는 거니까요.
시칠리아 부인을 도발하는 것 역시 우리 계획에 있었고요.
지금은 단지 계획이 조금 앞당겨졌을 뿐입니다.
……네.
난 다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누구지?!
이렇게 재미있는 일에 나도 좀 끼워줘!
……
들어와.
디렉터님, 텍사스 씨 얘기 들으셨어요?!
나도 방금 알았네.
혹시 무슨 상황인지 아시나요?
적어도 내가 알아낸 정보로는 라비니아 판사가 직접 발표했다더군.
라비니아라면 절 도와줬던 판사님인데……
그분은…… 거짓말할 사람 같지 않았는데……
그래서, 데뷔 무대를 미룰 생각인가?
디렉터님……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적어도…… 텍사스 씨를 먼저 만나 보고 싶어요.
소라 양의 데뷔 무대를 미룰 수 있는지는 둘째치더라도……
과연 만난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지 그게 궁금하군.
……
전에 소라 양이 그랬지. 그녀와 다시 만나기 위해 두 친구와 함께 시라쿠사에 왔다고.
줄곧 봐왔던 모습이야말로 진짜 그 사람의 모습일 거라고 믿는다고 말일세.
하지만 이제는 그녀가 숨겨온 과거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게 되지 않았나?
소라 양이 쫓아온 사람은 어쩌면 상상한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지금.
그녀를 만나서 뭘 어쩌겠다는 거지?
서로가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한다는 건지 모르겠군.
……정말 그렇다면, 그건 멋대로 상상한 제 책임이겠죠. 어쩌면 제가 텍사스 씨를 잘 몰랐을 수도 있고요.
속인 건 상대방인데?
그것도 상대방에게 이유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요.
어찌 됐든 베르나르도 씨, 타락의 온상인 연예계에서 저도 많은 사람을 봐왔어요.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적어도 전 그렇게 못하거든요.
언젠가는 저도 제 행동을 제 의사로 결정할 수 없게 되는 날이 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죠.
그래서 저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하라고 절대 요구하지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비밀이 있어요. 저도, 텍사스 씨도, 물론 디렉터님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요.
상대가 제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계속 보이도록 노력하는 것 역시, 하나의 진실함 아닐까요?
……맞는 말이야.
그리고 그때 제대로 얘기 못 한 것 같은데요.
전 텍사스 씨를 탓하려고 찾으러 온 게 아니에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우리 네 사람은 용문에서 6년 가까이 함께 생활해왔어요.
그 6년의 시간은 저에게 있어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죠.
그리고 전 텍사스 씨도 그랬으리라고 믿어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아무 인사도 말도 없이 떠났어요.
그렇다고 제가 화를 내야 할까요?
아니요, 전 텍사스 씨가 너무 걱정돼요.
엑시아와 크루아상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우리가 시라쿠사에 온 거예요.
텍사스 씨가 복잡한 일에 휘말렸다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 하니까요.
텍사스 씨에게 짓누를 정도로 무거운 과거가 있다면, 우리가 함께 짊어져 줄 거예요.
수많은 대본에서 첼리니아의 결말은 모두 소문에 불과하지만, 텍사스 패밀리의 말로는 모두가 알고 있지.
그 과거는 소라 양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무거울 걸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텍사스 씨에게 직접 얘기 듣지 못했어요.
텍사스 씨는 반드시 본인의 생각을 우리에게 직접 얘기해 줘야 해요.
만약 우리가 노력했음에도 결과적으로 텍사스 씨와 작별해야 한다면…… 그땐 저도 후회 없이 헤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노력한 만큼 후회는 없을 거예요.
……아, 아마 후회는 할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심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소라 양은 아주 지혜로운 아가씨군.
제 억지를 위해 핑계를 찾는 것뿐이에요.
그래도 디렉터님께 얘기하고 나니까 마음이 훨씬 나아졌어요.
물론 제가 정말 텍사스 씨를 만난다고 해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죠.
사실 소라 양의 요구에 동의할 생각이었네.
재판이 끝나면 만날 수 있을 거야, 약속하지.
정말인가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네만.
감사합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준비할게요.
하하하.
소라 양의 대뷔 무대를 직접 볼 수 없는 게 참 아쉽군.
어? 디렉터님은 안 보세요?
아아, 그날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아서.
그래도 걱정하지 말게. 소라 양을 위한 최고의 무대를 준비해놨으니 말이야.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돌아가 볼게요.
그래.
……
베르나르도는 책장으로 다가가서 책 한 권을 꺼냈다.
그것은 가시넝쿨에 둘러싸인 법전이었다.
오랜 침묵 끝에 베르나르도는 결국 전화를 걸었다.
……드미트리, 그녀에게 전해다오, 내가 동의한다고.
'쾅'하는 굉음과 함께 창밖에서 천둥이 울렸다.
마치 큰비를 예고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