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광경
부탁받은 대로, 티폰은 특별한 꽃을 마젤란과 라인 랩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연구원들은 끝없는 빙원에 잠재된 거대한 연구 가치를 알아차리게 된다. 한편, 산탈라는 우르수스 근위병이 폭주한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모두의 여정이 다시금 교차하게 된다.
좋았어! 한 번 더!
솔직히 이 정도면 랭크우드에 가서 공연해도 되겠는걸!
어? 저 광고판 들고 빙글빙글 도는 사람, 어딘가 낯이 익은데…… 예전에 라인 랩 본부 근처 패스트푸드점 입구에서도 공연하지 않았나?
아, 그러고 보니 패스트푸드점 옆 가게가 바로 캐러밴 국제여행사 지점이었지.
그런데 저렇게 빨리 돌면 광고판에 뭐라고 썼는지 안 보이잖아……
온천.
아…… 엥? 너 가 본 적 있어?
아니, 그냥 여기에 오는 외지인들이 워낙 많은데, 다들 춥다고 투덜거리면서 온천이 어디 있는지 묻더라. 녀석들이 관심 있는 건 그거밖에 없을걸.
아하, 사실 나도 온천을 되게 좋아하거든.
사미의 의지가 가호를 내려준다면, 숲에서 온천을 찾는 것도 어렵진 않아.
지난 몇 년 동안 사미 남부에 온 적은 없지만, 이 지역 주민들이 들떠있는 남부인들을 자주 만난다고 들었어.
가공되지 않은 순금을 건네주면서, 근처 어디에 온천이 있는지 점쳐달라고 부탁하는 거지.
그래서 그 사람들이 온천을 찾았대요?
글쎄.
듣기로는 남부인들이 준 금괴가 그닥 아름답지는 않다 보니, 여기 사람들은 남부인의 미적 감각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다고 착각했던 걸로 알고 있어.
그럼…… 성과는 없었나 보네요.
그래도 사람들이 너처럼 점점 경험이 쌓여서 나중에는 직접 온천을 찾아냈다고 해.
저길 봐, 계속 노래하고 있는 저거.
아, 홍보차량이다.
응, 홍보차량, 저걸 쭉 따라가면 아마 지금 짓고 있는 온천에 도착할 수 있을걸.
이런 일이 자주 있어.
이 마을을 잘 아나 보네.
당연하지, 여긴 사미니까.
아무리 이쪽에 이상 현상이 적고 나한테 의뢰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해도, 내가 여기 상황을 모를 정도는 아니지.
음, 그래도 여긴 사미의 다른 곳이랑은 꽤 다른 것 같아.
내 가이드북이 어디 있더라…… 아, 찾았다.
지도를 보면 여기부터 저기까지 전부 관광객을 위한 리조트인데, 사미인들이 사는 것 같지는 않네.
지금 걷고 있는 이 거리만 해도 전기는 물론, 전파도 잡히고, 심지어 도시 간 네트워크마저 있는 것 같아…… (심호흡) 흐음, 정수제 냄새도 나네.
아무리 대기업 사무소들이 모인 거리고, 편리한 통신 시설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이 사무실 안을 보면 정말이지 라인 랩 본부에 온 것 같아……
게다가, 철근이랑 콘크리트로 큰 나무를 본떠서 만들고, 위에다 집까지 지었어. 사미 현지인들이 보면 화내지 않을까?
딱히 그러진 않을걸?
난 이해해. 너희 남쪽 사람들은 사미에 오면 항상 겁에 질려서 자신을 철통에 가둬 두잖아.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네…… 나처럼 빙원에 여러 번 와 본 연구원조차도 너희처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순 없으니까.
괜찮아, 그런다고 사미의 땅이 갈라지는 것도 아닌걸.
아르게스가 항상 그렇게 말해.
……마젤란, 그 가이드북 내가 좀 봐도 될까?
그럼요. 그런데 이건 저번에 우르수스에서 끝없는 빙원으로 들어갈 때 받은 거라, 전부 우르수스어예요. 확인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말해 주세요. 제가 찾을게요!
앗, 이 페이지가 아니구나. 이건 우르수스 요양원의 사미 리조트 광고네요.
괜찮아, 마젤란, 나도 알아볼 수 있으니까.
……통신 속의 좌표…… 찾았다.
……나도 슬슬 내 일을 처리하러 가야겠어. 티폰, 마젤란, 여기서 헤어져야 할 거 같네.
다음엔 여기서 빙원으로 출발할 거니까, 분명 시몬 언니랑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또 눈보라를 만나게 되면, 꼭 다시 도와주세요.
후훗, 알겠어.
다음인가…… 이번 일이 끝나면, 나는 또 어디에 가 있을까?
아무튼 행운을 빌게, 마젤란.
바이바이, 시몬 언니!
그럼, 우리 태풍이는?
라인 랩 사무소가 바로 저 앞 코너에 있어. 나는 거기 갈 예정인데.
네 의뢰인은 어디 있어?
몰라.
아르게스는 그냥, 차파트에서 누가 날 기다린다고만 했어.
하지만……
……음, 일단 대충 돌아다니다 보면 어떻게든 만나겠지.
엥? 그럼 여기서 잘 찾아봐!
맞다, 잔돈 좀 줄게! 관광차 타고 돌아다니며 사람 찾으면 되겠다!
그럼 난 이만 갈게!
하아, '태풍이'는 대체 뭐야?
……아.
고개를 들자 티폰은 처마 밑에 서 있는 낯익은 그림자를 발견했다.
사냥꾼은 경계를 푼 적이 없었으나, 그녀가 언제부터 거기 서 있었는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하아, 진작에 눈치챘어야 했는데.
……날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아르게스 본인일 수도 있다는 걸 말이야.
어머, 이게 누구야? 우리 마젤란이잖아!
음성 보고 라이브러리에서 네 기록을 못 들은 지도 오래됐는데, 너무 그리웠어! 하마터면 수색 리스트에 네 이름까지 올릴 뻔했다니까!
헤헤, 아직까진 운이 꽤 좋았어!
어때요, 에너지 바랑 건빵이 슬슬 질리지 않나요? 입에서 살살 녹는 마마존스 인스턴트 스파이시 미트 먹을래요?
와, 고마워!
어, 이 사람은…… 옷에 파라솔 회사의 로고……?
너무 당혹스러워하시네. 이렇게 추운 사미에서 파라솔 로고는 조금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회사에서 눈꽃이 달린 로고를 추가로 디자인했어요. 보세요.
당신의 이름은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마젤란 씨. 빙원 탐사의 초신성, 젊은 베테랑 탐험가!
어……
하하, 평소엔 사미 쪽 프로젝트가 거의 없다 보니, 비슷한 처지의 근처 사무실 사람들이랑 자연스럽게 친해졌지 뭐야.
게다가, 마리암 주임과 탐사대를 수색하기 위해서, 탐사 협회에 등록한 인원이 많은 대기업들이 공동으로 수색대를 꾸리기로 했어.
마침 잘 왔어. 인원과 물자가 막 준비된 참인데, 네가 가져온 정보가 필요해.
어째서인지 몰라도, 이번 수색 작전은 느낌이 아주 좋아. 주임도 분명 살아있을 거야. 그렇게 끈질긴 사람인데 죽을 리가 없잖아. 마치 불사의 괴물 같달까.
주임의 프로필이랑 신체검사 보고서에는 그냥 평범한 쿠란타라고 하던데.
하지만 나도 주임이 무사할 거라 믿어. 왜냐하면…… 음, 오는 길에 환청을 들었는데, 주임의 목소리가 확실했거든.
환청?
어…… 그건 얘기하자면 길어.
내가 노트를 정리하는 데 며칠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예를 들면, 검은 눈은 무조건 피해라던가, 환청이 들릴 때 절대 대답하면 안 된다던가.
그리고…… 빙원에서 가까운 곳에, 윈터투스 산맥에 전사들이 쌓아 올린 요새 같은 방벽이 있다던가.
뭐, 그 전사들이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리를 두는 편이 좋아.
방벽? 사미인들의 기술이 빅토리아 수성포랑 비교될 정도야?
아니, 사미인은 확실히 지난 세기에 우르수스에서 출판한 탐험가 기행에 나온 이미지랑 크게 다르진 않아.
백 년 넘게 진보가 없다고?! 우리가 황무지에서 첨단 이동도시를 만드는 데도 백 년은 안 걸리는데!
어쩐지, 비즈니스과 사람들이 이쪽 일이 얼마나 성가시고, 사미인들이 얼마나 답답한지 징징대더라니까.
그래도 뭐, 사미인들은 옛날 방식으로도 환경을 극복할 수 있다니까, 우리가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
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아.
나도 속수무책인 상황을 많이 겪었거든. 로도스 아일랜드 친구들이 도와줘서 다행이었지!
그리고 그리고, 빙원 근처에 엄청 친절한 사냥꾼이 있어.
엄청 대단한 여자애인데, 사미에 대해 자기 집처럼 익숙한데다, 사람도 잘 도와줘.
내가 본 적도 없는 생존 기술도 엄청 많이 알고 있고, 나를 여러 번이나 구해줬어……
……아무튼, 이번 수색 작전에 가능하다면 나도 따라가고 싶어.
이번에 사미에서 많은 자료를 모았거든. 단시간에 정리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만……
……어, 어어어? 티폰?!
아직 있었구나, 다행이다.
의문을 가질 필요 없어요, 티폰. 저는 단지 찰나의 운명을 보았을 뿐입니다.
당신은 이 마을에 와서, 어떤 상자를 하나 전달할 거예요.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그걸 어디서 구했는지, 그리고 누구에게 전달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아, 이젠 익숙해졌어.
그래서, 네가 그걸 직접 찾아냈다고?
당신에게 출발한다고 말한 뒤, 저도 이 운명의 여정에 발을 내디뎠고, 운명의 인도를 기다렸습니다.
후우…… 전나무에서 떨어진 눈이 녹은 물맛 같아.
넌 먼 길을 걸었고, 빙원도 지난 것 같네.
아마도, 음…… 내가 못 가본 곳에도 갔겠지.
(살카즈어) “모든 걸 운명에 맡긴다.”
(살카즈어) “모든 걸 운명에 맡긴다.”
다행이야, 예언을 실현하러 온 사람이 너라서.
맞다, 이 상자는 어디서 찾았어?
자, 이쪽이 아까 내가 말했던 그 친절한 개체야!
친절한…… 개체?
어머, 안녕하세요!
사미에 대해 엄청 익숙하다고 들었는데, 마침 저희가 수색대를 결성했거든요. 사미에서 빙원으로 들어가 실종된 사람들을 찾으려고요.
괜찮다면 저희 가이드를 맡아 줄 수 있나요? 보수는 넉넉히 드릴게요!
거절한다.
가이드라면 다른 사람 알아봐. 난 사냥꾼이야, 내겐 더 중요한 임무도 있고.
……자, 마젤란.
어?
아르게스가 전해달라고 했어. 라인 랩 물건이래.
라인…… 랩에?
……이건, 확실히 우리 마크인데.
ID 인증 잠금이랑 사원 번호……
이건, 과학조사과 비품 케이스인데?
크기로 보면 아마 정밀 기기의 부품을 보관하는 밀폐 케이스 같아.
사원 번호는……
……마리암 주임의 번호야.
잠깐만, 티폰! 아르게스 씨가 라인 랩 탐사대를 만난 거야?!
너 이 상자의 주인을 알아?
내 선생님이야, 실종된 탐사대 리더!
아, 그럼 아르게스가 그 실종된 탐사대랑 협력한 거네.
뭐?!
잠깐, 만약 그분이 당사자고, 우리 라인 랩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면……
왜 직접 찾아오지 않는 건가요?
왜냐하면, 아르게스가 본 결과가 바로 지금이니까.
보다니……
……설마 그 페이 전설 속의 사이클롭스인가요? 사미에 정말로 사이클롭스가 살아 있나요?
그렇다면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
혹시 현대어는 할 수 있나요? 그분을 소환하려면 어떤 의식을 치러야 하죠?
내 생각엔…… 아마 우리랑 별로 다르지 않을 거야. 컬럼비아의 지리 잡지를 즐겨 본다고 하던데.
하지만 나도 직접 만나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될까?
아마 운명이 선택한 시기가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그럼 뭐, 어쩔 수 없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됐어?
하, 답은 아마 알고 있을 텐데.
……
아르게스는 단지 탐사대를 따라 빙원에 들어갔다는 말밖에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마리 선생님이 관측소에서 가져간 물자에는 비상용 외에도, 따로 본인 몫이 있었던 거네.
사이클롭스는 미래를 예견할 수 있으니, 탐사대를 도와 최다한 위험을 피했을 거야.
하지만 비참한 결말이 거기서 기다리고 있대…… 음, 정확히는 못 따라 하겠지만, 대충 이렇게 말했어.
데몬을 마주친 후에, 아르게스와 이 상자의 주인만 살아남았다고.
……
……
……선생님은 자연에 도전할 때 항상 생존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어.
과학조사과가 설립된 이래, 이렇게 많은 사상자가 발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야…… 선생님은 지금 우리보다 더 괴로울 거고.
……이게 끝없는 빙원인가.
티폰, 그 생존자는 아르게스와 함께 돌아왔어?
(고개를 젓는다)
혼자 빙원 깊숙이 들어갔대.
역시……
그 성격을 보면…… 아무래도 마리암 주임 본인이겠지.
그리고, 너한테 전해 줄 말이 있어.
음, 아르게스가 대신 사과하라고 했고……
그리고, 이 상자를 준 사람이…… “탐색의 여정엔 끝이 없어야 한다.”라고 했대.
……
음, 이 상자엔 뭐가 들어있을까.
어?
……
……꽃 한 송이뿐이라고?
지금 케이스에 부착된 환경 입자의 화학성분을 분석해서 비교하고 있어.
하지만 우리는 빙원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어. 데이터를 비교한다고 탐사대가 사라진 위치를 특정하긴 어려울 거야.
만약 일치한 데이터가 없다면…… 선생님과 탐사대가 인류의 빙원 탐색 한계를 한 단계 더 넓혔다는 거 아닐까?
아마도. 그렇다면 이 꽃 샘플은 굉장한 가치를 지녔을지도 몰라.
응, 나도 빙원을 탐색하면서 이런 꽃은 본 적이 없어.
내가 지하 동굴에서 꽃밭을 본 적이 있지만, 그곳은 환경 자체가 워낙 특별해서 식물이 자랄 수 있었어!
이 꽃은……
마젤란은 투명한 샘플 박스에 있는 꽃을 유심히 관찰했다.
……너무 신기해,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식물 형태가 아니야.
전에 가져온 꽃들은 뿌리가 매우 튼튼해서 얼음층 아래의 영양분도 섭취할 수 있었는데……
이 꽃의 뿌리는…… 어디에 있지?
선생님처럼 세심한 사람이 샘플을 채취할 때 손상시켰을 리는 없는데. 샘플이 망가지면 연구 가치도 떨어지잖아.
우선 기본적인 관철부터 하자. 여기는 시설이 한정돼서 지금은 뭔가를 알아내긴 힘들어.
자세한 연구는 샘플을 본부에 가져가서 생태과에 의뢰하면 되고.
곧 특별파견전달자가 차파트에 도착할 거야.
정밀 연구는 그쪽에 맡기고, 우리는 빨리 마리암 주임을 데리러 가야 해.
맞다, 마젤란, 너 정말 함께 갈 거야? 방호 장비도 재점검해야 하고, 예비 드론도 3일 이내에 사미로 올 수는 없을 거야.
음…… 그래도 선생님이 너무 걱정돼.
방호 장비는 아직 양호해. 이번에 빙원 깊이 들어가지도 않았고, 그냥 사미를 지나왔을 뿐이니까.
하아, 너도 참 말릴 수 없구나.
알았어, 그럼 샘플 박스부터 열어볼까.
응, 결과는 나오는 대로 알려줘, 내가 기록할게!
……
그것은 색이 없는 꽃이었다. 마치 얼음에 드리운 그림자 같은.
그러나 샘플 박스가 열리는 순간, 실험실 내 공기 전체가 보이지 않는 색으로 물들었다.
그것은 눈앞의 공간을 식별했고, 자신의 위치를 다시 고정하더니 이내 자신의 영역을 구성하고 있었다.
컬럼비아 연구원들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을 포함한 실험실 전체가 물들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고, 정적을 깨는 굉음도 듣지 못했다.
……정신 차려!
헉!
콜록, 콜록…… 무, 무슨 일이야?!
앗, 이 벽…… 유리도 다 깨졌네. 그리고, 다다당신…… 어떻게 들어왔어?
움직이지 마.
……됐어! 꽃은 다시 밀봉했어! 티폰, 이러면 문제없겠지?
응, 저번보단 훨씬 반응이 빨라졌네.
이건 설마……
……앗.
“상자를 열면 안스코타르니르가 알아차릴 것이다.”
……이미 열어 버렸는데.
……
여, 여기 사미 사무소 맞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어, 조금 위험한 일이 있었어……
……아니면, 중대한 발견이거나.
새로운 식물, 어쩌면 새로운 현상일 수도 있어!
하, 마리암 주임이 정말로 큰 선물을 보내왔네.
하지만, 이상해……
선생님이랑 아르게스도 이 꽃이 위험하다는 걸 알 텐데, 왜 여기까지 보내왔지?
왜 선생님은 이걸 열지 말라는 말은 전하지 않았을까?
……
그걸 말이라고 해? 탐험에서 가장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 게 바로 위험이잖아!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현상은…… 마치 과학의 새로운 금광과도 같아.
아무래도 과학 연구를 목적으로 더 큰 규모의 탐사대를 꾸려야 할 것 같은데?
응, 우선 수색대가 먼저 출발해 마리암 주임을 찾으면서, 동시에 후발 탐사대를 위해 고정 루트를 찾는 거야.
맞다, 빨리 선생님을 찾아서 새로 발견한 식물에 무슨 이름을 지을지 물어봐야겠다.
내가 따로 음성 보고서를 녹음해 줄 테니까 샘플과 함께 가져다줘, 전달자 씨.
그리고 본부에 전해. 최대한 빨리 이 보고를 탐사 협회에 제출해서 새로운 발견을 공표하라고!
……알았어.
이 정도라면 탐사 협회도 아마 금방 팀을 꾸릴걸.
어쩌면 팀을 꾸리는 시간도 못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거야. 마젤란, 그 단독 활동 좋아하기로 유명한 탐험가들 알지?
음, 네가 맨날 비웃는 그 탐험가 중에 내 친한 친구들도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 발견은 확실히 빙원 탐사가 전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을 거야.
아마 탐험가뿐만 아니라, 생물, 지질, 기상 등 각 분야의 연구가들도 이번 탐사에 참여할 것 같아. 빙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더 높아질 거고.
하하, 수색 작업을 끝내고 여기 돌아올 때쯤이면, 아마 이 마을도 너무 붐벼서 못 알아보겠네.
마젤란, 지금 기분이 어때?
저번에 이 빙원의 이름이 끝없는 빙원이라서, 정말로 끝이 없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했잖아.
너의 꿈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음…… 딱히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기도 전에, 마젤란은 티폰이 손을 잡아당기는 걸 느꼈다.
……음?
(잠깐 나가자고? 할 말이 있는 거야?)
무슨 일이야?
음, 아르게스가 말했어. 너희는 너희만의 방식대로 사미의 모든 걸 알아갈 테니,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고.
마치 사미 전사들이 북지 전선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것처럼, 운명의 계시를 받을 수 없는 남부인들은 이 대지의 베일을 벗기기 위해 그 어떤 대가도 치를 거야.
하지만, 그래도 경고는 해야겠어. 너희 남부인들이 너무 희망을 품는 것 같아서.
아, 그리고 너희들이 아르게스가 말한 것처럼 불행해지지 않도록 말이야.
불행?
……사이클롭스의 예견은 모두 비참한 결말이야.
만약 무슨 문제가 생기면 꼭 나를 찾아와.
……고마워.
마젤란은 갑자기 약간의 한기를 느꼈다.
그녀가 뒤돌아보자 창밖에는 어느샌가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쿨럭…… 쿨럭…… 하아……
……너, 너는 고통의 느낌을 잘 알고 있군. 열악한 환경을 그저 견뎌내기만 하는 사미인보다 훨씬 더…… 쿨럭.
그리고 사람을 괴롭히는 방법도 잘 알고 있어. 사미의 야수에게 이렇게 많은 수단이 있다니.
……
윽…… 쿨럭…… 큭, 네 주술에 당하고 나니, 고드름에 찔린 상처조차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군.
나는 명확한 대답만 원할 뿐이야.
'블랙마크'는 대체 뭐지? 너희, 잠입한 목적이 뭐야. 대답해.
고통을 빨리 끝내줄 수도 있어.
흐…… 흐흐흐흐. 후회할 거다, 마녀. 나를 여기서 죽게 해봤자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사미일 뿐이야!
사미는 너희의 어리석은 야심 따위엔 관심 없어.
야심? 아니, 아니야.
나는 여기서 죽어도 된다! 기꺼이 죽어 주지!
하지만 이 정보가 우르수스에 전달되지 않으면, 너는 후회하게 될 거다.
……말해.
'블랙마크'는…… 실종된 황제의 근위병이다.
난 그 녀석의 행적을 찾아냈어. 검은색 발자국이었지.
녀석의 국가는 이미 붕괴했고, 데몬은 완전히 그 녀석을 갉아먹었어…… 하, 그 녀석이 너희의 땅을 영원히 더럽히고 있다고!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 중에…… 그놈이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너…… 윽……
냉기가 네 의식을 완전히 앗아가기 전에, 이 말을 네 귀에 남겨두도록 하지.
사미인은 두려워하지 않아.
우리는 이미 산맥에서 수백 년을 지켜 왔다. 우리야말로 데몬의 발자국을 물어뜯는 사미의 송곳니야.
그리고 너흰…… '적'이 될 자격조차 없어.
……우르수스인에 대한 건, 이걸로 끝이군.
후훗, 운명이여, 당신의 경고가 또다시 저의 시선을 사미의 오염된 땅으로 되돌렸군요……
제가 어찌 사명을 잊겠습니까?
다시 빙원의 눈보라 속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