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ST-3침묵의 출발
사태가 수습되면, 기사들은 다시 새로운 여정에 오를 것이다.
나야, 대변인 쪽은 지금 막 끝냈……
……플래티넘.
……누구야 당신? 내가 연락한 건 이사였는데……
상관없어. 이 단말기의 권한 코드는 이미 받았겠지.
이 채널을 알고 있는 걸 보니 그 라주라이트 두 사람은 아닐 테고, 그러면……
속으로만 알고 있으면 되지, 그렇게 신중하게 떠보려 하진 않아도 돼.
이제부터 말하려는 건 '아머레스 유니온'들 간의 대화지, '이사들'과는 아무 상관 없어.
……알겠어.
한 무리의 출정 기사들이 몰래 '황혼의 숲'의 경계를 넘어갔어. 상업연합회의 눈을 피해간 걸 보면, 분명 빛의 기사와 연관이 있겠지.
출정 기사라면… 실버랜스?
이 일은 라주라이트 쪽에서 맡을 테니 더 물을 필요는 없어.
흐음? 걔네들 왜 그렇게 일을 열심히 하지 요즘?
네 임무는 그들 대신 빛의 기사를 감시하는 거다.
빛의 기사라…… 이것도 골치 아플 거 같은데.
……그러니까 사실 그쪽 일이 더 골치 아프다 이거지?
그건 모르는 일이지.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고, 빛의 기사가 돌아오고 나서는 우리한테도 골치 아픈 일이 많아졌으니…… 게다가 우린 지금, 너무 그녀에게만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리고……
어찌 되었건, 빛의 기사 곁에 있는 살카즈에겐 손대지 마.
그 두 살카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거 같네?
고해신부와 빛의 기사는 둘 다 같은 '회사' 소속이니까, 이 일이 그렇게 단순할지는…… 확신이 서지 않아.
……
본인 일이나 제대로 해. 저번처럼 망치지 말고.
앞으론 바빠질 거야.
아…… 또 전화가…… 차르니 선생님을 찾으신다고요?
하지만 차르니 선생님은…… 이미 떠난 지 오래되셨는데요.
……
……여보세요?
대변인인가?
아, 아니요. 죄송하지만 차르니 선생님은 지금……
뭐, 뭐라고요?
나는 대변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당신이 전화를 받지 않았나?
그러니 당신이 대변인인 거다.
네? 뭐, 뭐라고요? 이해가 안 가요……
이름.
저요……?
이름 말이다.
말키위츠라고 합니다. 차르니 선생님께서 저를 이곳으로 부르기 전까지는 스워마 식품회사에서 일했고요……
……
여, 여보세요? 혹시 차르니 선생님은 어떻게 되셨나요?
안녕하세요, 말키위츠 씨.
앗, 죄송합니다. 전 또……
나 스워마 식품회사의 이사 겸 CEO예요. 내 목소린 알아 들었어야죠, 대변인 말키위츠 씨? 당신을 지금 이 시간부로 정식 해고합니다.
네?
지금부터 당신은 스워마 식품회사 소속도, 미에슈코 그룹 소속도 아니에요…… 항상 명심하세요, 당신은 상업연합회를 대표한다는 걸.
경기가 끝나면 자유롭게 떠나도 되고 머물러도 됩니다. 어쩌면 당신 활약에 따라 두툼한 보상을 받을 수도 있겠죠.
자 그래서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세 가지예요. 물론 거부하거나 질문할 권리는 없고.
첫째, 경기가 계속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세요. 이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둘째, 빛의 기사와 관련 사건에 대해 언론 플레이를 하세요. 스탑로스가 안 생기게요. 우리가 원하는 건 그걸 기반으로 하는 '수익'이니까.
셋째, 아머레스 유니온의 교섭 인원이 3분 후에 지금 있는 곳으로 도착할 거예요. 그 사람들이 각자 할 일을 잘 하는지 감시하세요.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있으면 바로 상업연합회와 이사 회의에 보고하시고.
잠시만요……! 전 그렇게 할 생각이……!
뭐 더 할 말 있나요? 대변인 말키위츠 씨?
전…… 제 생각에는……
……
아니요, 아, 알겠습니다……
아주 좋아요, 그럼 다 잘 풀리길 바라죠.
……
하…… 꿈이겠지…… 이건 꿈일 거야……
얘기 들었어. 당신이 차르니의 권한을 모두 넘겨받았다면서? 이름이…… 대변인 말키위츠, 맞나?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머리 식힐 시간이 필요하다면 나한테 휴가를 줘도 되고.
저, 전 이해가 안 가요…… 왜 저죠……
잠깐만요, 플래티넘 님?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은 왜 그 자리에 추대된 거죠? 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 사람들은 또 누군가가 자신들처럼 엉망이 되는 꼴을 보고 싶은가 보지.
카시미어에서는 뭐든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하지만…… 절 보세요…… 변변치 않은 정장 한 벌도 살 형편이 안 되는데, 제가……
참…… 차르니 선생님께서 당신에게 임무를 맡겼죠? 당신은 아머레스 유니온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실 거 아닙니까……
모르는데?
네……?
내가 뭘 하고 있는지는 잘 알지만.
그, 그럼 뭘 하고 있는데요?
휴…… 보통 내가 이렇게 대답하면 더 이상 안 물어보던데…… 당신은 참 눈치가……
됐어. 얼마 전에 내가 일 하나 망쳐 놓은 건 사실이니까. 이제는 윗분들 말을 명심해야지.
기사 킬러 5명이 목표를 추적하던 중 발각되었는데, 그 후에 모두 실종됐어.
아머레스 유니온이 시, 실종되었다고요?
……당신, 진짜 자세한 내용을 알 준비가 된 거야?
저…… 전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요.
그래?
그럼 '피누스 실베스트리스 기사단'을 조심해. 단순한 스포츠 기사가 아니야. 놈들은 공개적으로 아머레스 유니온에…… 대항하고 있어.
……빛의 기사가 돌아왔다고?
지금 밖에선 다 이 얘기 밖에 안 해. 빛의 기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마리아를 구원했다고.
구원?
기사 협회…… 아니, 어쩌면 더 높은 사람이 마리아를 그 전투에 출전시켰을지도 몰라. 관중들은 모두 짜릿한 쇼인 줄로 알겠지만, 눈치 빠른 사람은 진작에 다 알아차렸겠지……
그거 완전 장난 아니던데… 만약에 빛의 기사가 한 발만 더 늦었더라면, 마리아는 틀림없이 죽었을 거야.
……그 사람들…… 이젠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구나.
우리가 그 사람들 인성을 너무 높게 평가했나 봐. 매 시즌마다 이런 일이 생기는데도…… 그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아 하고 있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한 게 아냐. 그 사람들이 사리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할 거라곤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는걸……
중요한 건, 지금 카시미어에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야.
지금 대외적으로는, 우리가 훈련 때문에 잠시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고 알려져 있어……
미쳐 돌아가고 있구나……
그래, 미쳐 돌아가고 있지……
……풉, 하하하하~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너무 순조롭게 흘러가는 거 아니야?
그 사람들이 몰래 손쓴 게 아니라 국민원을 이용한 거라면, 그거야말로 막다른 골목일 테니까.
너도 참…… 조금 편해졌다 싶으면 바로 풀어지는구나.
흐흥~ 상대가 참지 못하고 먼저 움직여줘서, 결과적으론 우리가 더 편해졌으니 당연히 기쁘지.
그 두 사람이 일을 마치면, 우리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시작하자.
……
왜? 아레나에서 덜 싸워서 그래?
쳇…… 그 쓸모없는 녀석들과 싸우면 싸울수록 귀족 기사들이 더욱 싫어져. 제일 짜증 나는 건, 나도 예전엔 그들 중 한 명이었단 거야.
어… 그거 되게 복잡하겠다.
그 녀석들의 존엄과 믿음은 단 한 푼의 가치도 없어. 지금의 귀족 기사는 너무 긍지가 없다고!
넌 꼭 이 얘기만 나오면 흥분하더라. 안심해, 그 녀석들도 쓴맛을 보게 될 테니까.
하지만 그전에, 일단은 눈앞의 적부터 손봐줘야지……
……아머레스 유니온.
우리가 그 녀석들의 실체를 만천하에 폭로할 거야, 그렇지?
언니, 얼마 만에 집에 온 거지?
언니 방은 예전 그대로야! 내가 자주 가서 청소해 뒀거든…… 아, 책상과 의자는 다 내다 판 것 같은데……
그, 그래도 괜찮아! 적어도……
마리아, 너희를 보니, 집에 돌아온 실감이 나는구나.
언니……
마리아, 네 몸에 이 장비는……
아! 언니가 전에 쓰던 장비를 빌렸어…… 헤헹~ 어때? 꽤 잘 어울리지?
응, 아주 잘 어울려. 너 정말 다 컸구나.
헤헷…… 나, 이제 언니보다 키가 작지도 않아.
많이 애썼구나, 진짜로, 아까 아레나에선 너랑 제대로 얘기 나눌 기회도 없었는데…… 네가 많이 그리웠다, 마리아.
앗…… 어, 언니, 갑자기 이러면 좀 부끄럽잖아……
넌 혼자의 힘으로 지금까지 싸워서 살아남았고 버텨냈어.
그때 내 결정이 삼촌과 네게 큰 영향을 줄 거란 건 알았지만, 네가 이 정도일 줄은……
언니!
언니에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었지? 그 어떤 고난 앞에서도 절대 물러나지 않을 일 말이야, 그렇지?
……응.
그럼 언니는 잘못 없는 거야!
게, 게다가 사실 난…… 절대 언니처럼 될 수가 없어. 언니는 뼛속부터 강인하잖아……
하지만 이제 나도 점점 이해가 가. 적어도 조피아 고모가 늘 했던 그 말…… 기사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거든.
언니처럼 되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온 건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야!
만약 나에게 굳이 신념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언니가 일깨워준 거겠지. 나도 니어 가문의 일원이니까!
언니, 이번에는 6년 전 그때처럼, 그렇게 떠나면 안 돼……
이번에는 내가 함께할게. 마지막에 우리가 어떻게 되든…… 난 언니를 믿어.
마리아, 너…… 훗, 정말 많이 컸구나.
아잇…… 나, 나도 참……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아무튼 어서 올라가 봐……
……마가렛.
삼촌…… 이건……
넌 조용히 해라.
마가렛…… 뭘 하러 돌아온 거냐?
네가 여기 나타나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냐?
……
네가 마리아를 구한 건 맞다만…… 카시미어엔 왜 돌아온 거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널 밖으로 '내보내느라' 얼마나 큰 대가를 치렀는지 알아?
그런데, 감히 뻔뻔하게 여기에 나타나다니…… 협회와 기업에서 널 주시하지 않을 줄 아느냐?
……기사 스포츠에도 참가할 거야.
안 돼.
기사의 명예를 되찾을 거고.
명예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의미 있어. 다만 세상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을 뿐이지.
카시미어는 변했고, 사람들도 변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살아 있지. 우리도 여전하고.
……
욕심 그만 부려라…… 마가렛.
네가 카시미어를 떠나 좀 진정됐을 줄 알았는데…… 이게 바로 네 대답이냐?
넌 지금 내 시간을 낭비하는 거야.
삼촌……
그만해.
시간 아깝다. 난 처리해야 할 서류가 산더미라고. 그러니 내 일을 방해하지 마……
골치 아파지기 전에 카시미어를 떠나. 다른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으니, 다신 여기 돌아오지 말고.
삼촌! 말씀이 너무 지나치네요!
마리아.
언니……
무에나 삼촌…… 난 삼촌의 선택을 이해해. 여전히 옛날처럼 삼촌을 존경하고.
나도 삼촌이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이해?
넌 내가 뭘 봤는지, 뭘 했는지 전혀 모르면서, 아직도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구나……
난 희망을 본 적도 있고, 전쟁의 어두운 면을 직접 겪기도 했어.
난 계속 내 믿음을 믿고, 그 믿음을 위해 싸우기로 결심한 것뿐이야.
……카시미어는 빛의 기사의 희생이나 승리 때문에 바뀌진 않는다.
물론 나도 잘 알지.
그런데도……
맞아, 그런데도 이러는 거야.
……
……검을 들어라, 마가렛.
사, 삼촌!?
네가 계속 고집부리겠다면, 어떻게 '포기'하는지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 주마. 내 검에 쓰러지는 게, 아머레스 유니온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쓰러지는 것보단 나을 테니까.
……원한다면.
"스포츠 기사들은 돈을 위해 남들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쓸모없는 녀석들이다!"
"만에 하나 니어 가문의 막내딸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출정 기사의 이름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원까지 찾아가서 책상을 다 뒤엎어버릴 줄 알아라! 내가 뭐, 못할 것 같아?"
……라고 할아버지가 그랬어.
……세노미, 그렇게까지 똑같이 따라 할 필요는 없지 않나?
그렇긴 한데, 할아버지가 이 말 그대로 전해달라며 특별히 당부하더라고.
할아버지 말이라고 다 들을 필요는 없잖아.
그리고 할아버지가, 만약 대기사장인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빛의 기사를 맞이하러 가겠다고 그랬어.
......
아 참, 만약 당신이 한숨을 내쉰 후 이마를 만지며 대답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만해…… 얼마나 화났는지는 잘 알겠으니까. 전에 쌓은 공이 좀 있다고 매일같이 감정원에서 억지 쓰는 건, 어째 예나 지금이나……
잊지 마, 그는 아직 죄인의 신분이야.
하지만 상업연합회에 의해 부패해진 국민원에서 할아버지의 죄를 물을 권리는 없지. 그들이 대표하는 건 국민과 법이 아니라 자신들과, 자신들 뒤에 있는 상인들뿐이니까.
……그것도 네 할아버지한테 배운 거야?
아니, 이건 내 생각이야.
휴……
그게 다야?
아, 한 가지 더.
……뭔데?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이 이미 도착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