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9용쟁쥐투
첸이 주의를 끄는 사이 린 위시아는 배에 있는 인질을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한편, 퇴로가 막힌 위기일발의 순간에 린 위시아가 보트를 몰고와 첸을 구한다. 그리고 크루즈가 폭발해 버렸다.
등장 오퍼레이터: 첸
어떻게 됐어?
잘 되고 있어. 레스토랑까지 거의 다 왔어.
좋아.
?!
또 만났네, 첸 씨.
……거기 얌전하게 누워 있는 편이 좋았을 텐데.
나도 그러고 싶어. 눈을 떴을 땐 승패가 어찌 됐든 모든 게 다 끝났으면 했거든.
안타깝지만 그건 안 돼.
넌 나를 이길 수 없어.
처음부터 당신들을 최대의 적으로 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러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겠지.
넌…… 그런 광신도 같진 않은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이렇게 된 거, 내 진짜 생각을 알려줄게.
예전에 칸델라 시장이 자기 아버지, 즉 전임 시장은 라이타니엔 정부의 지원을 받고서도 횡령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쓰레기였다고 했어.
분노에 찬 시민들에게 잡히기 전에 아내와 딸을 데리고 이 나라에서 도망쳤다더라고.
칸델라의 아버지는 확실히 쓰레기 그 자체였어. 하지만 그런 쓰레기의 딸로서 칸델라 시장은 아버지를 따라 카시미어에도 갔었고 후에 빅토리아에도 갔지.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돈 쓰는 법을 알게 됐고, 돈의 의미도 깨달았지.
그러다가 이 도시에 돌아와 시장이 된 거야.
저항군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 이 도시는 이미 볼리바르에서 가장 좋은 술과 커피, 그리고 설탕을 생산했거든.
도솔레스의 테킬라는 라이타니엔과 컬럼비아에서도 마실 수 있어.
라이타니엔과 컬럼비아가 서로 옥신각신할 때도 이 도시는 양쪽 귀족들이 선호하는 휴양지가 되었지.
심지어 그 사람들은 칸델라 시장의 규칙에 따랐어서 이곳에서 무력을 행사할 수도 없었고.
그 사람들이 기꺼이 규칙을 따르게 만든 것은 무력도 검술도 아닌, 오직 돈과 유흥, 그리고 사치품이야.
바로 이 도시의 화려한 껍데기지.
나도 이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런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칸델라 시장이 우리 아버지보다 볼리바르를 더 사랑하지 않을까?
아버지는 그저 국가라는 허상을 맹목적으로 추구할 뿐이고, 그저 볼리바르라는 나라를 원할 뿐이야.
볼리바르의 영토는 종속지 시대에 이미 크기가 정해졌고, 그 사람들은 줄곧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이야.
하지만 그다음은? 컬럼비아와 라이타니엔의 간섭은 어떻게 할 건데? 어떻게 이 나라를 하나의 온전한 국가로 발전시킬 건데?
아버지는 몰라. 사실 아버지는 볼리바르가 어떤 나라가 될지 몰라.
하지만 칸델라 시장은 적어도 한 가지 길을 찾았어. 그 안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아냈고, 그 의미를 실현시킬 작정인 거지.
……궤변이야.
그래도 허무맹랑한 말보다는 낫지 않아?
그렇다면 넌 왜 네 아버지를 도우려는 거지?
난 태어나서부터 아버지가 전쟁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만만한 모습에서 점점 과묵해지는 모습을 봐왔으니까.
난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 아버지는 시대에 굴복하는 녀석들과는 다르지.
칸델라 시장 밑에서 일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해도 꼭 아버지를 배신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하지만 이런 생각이 점점 강해지면서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어.
그래서 난 이번 계획을 계기로 삼기로 했어.
전력을 다해 아버지를 도와 성공하면 계속 아버지를 돕는 거고.
아버지가 실패하면 나도 변화를 받아들여 칸델라 시장을 따를 거야.
물론, 내가 죽으면……
이대로 죽는 거지 뭐, 하하하.
그리고 아직은 끝날 때가 아니야.
그러니까, 당신을 보낼 수는 없어.
……그렇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네.
그래. 아무튼, 알게 돼서 반가웠어, 첸 씨.
이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첸 씨랑 린 씨에게 이 도시를 구경시켜주고 싶었는데.
필요 없어.
그렇겠지?
B팀, 몇 명은 나를 따라 와라.
왜 그러지?
경기에서 완전 날아다녔던 그, 용쟁쥐투 팀의 첸이라는 여자가 아직도 저항하고 있는 것 같아.
배 위에는 우리 사람만 있잖아. 다른 선수들도 다 여기에 있는데 어떻게 저항한다는 거야?
에르네스토를 때려눕힌 거 같아.
그리곤 배 곳곳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는데 선장이 이미 직접 잡으러 갔어.
정말 대단하네. 전에 에르네스토가 그 둘을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했을 땐 전혀 믿지 않았는데.
응? 그러고 보니 그 린이라는 여자는?
인질들 중에서는 못 본 것 같은데?
몰라, 바다에 뛰어들어 도망쳤겠지.
나 여깄는데.
?!
린 위시아는 두 사람 머리 위 천장에서 뛰어내려 이들을 처리했다.
어서, 어서 포위해!
(첸 훼이지에가 확실히 어그로를 잘 끌긴 하네. 사람 수가 적어.)
(속공으로 끝내자.)
호위병에게 둘러싸인 린 위시아는 물러서기는커녕 몸을 앞으로 살짝 젖히더니, 앞으로 튀어 나갔다.
린 위시아의 무릎 차기에 연이은 날아 차기까지 얻어맞은 첫 번째 호위병은 그대로 날아가 두 번째 호위병과 부딪혀 함께 기둥에 처박혔다. 거의 반 토막이 난 기둥 아래, 둘은 충격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세 번째 호위병이 무기를 휘두르려는 찰나, 호위병의 팔에서 피가 솟구쳤고, 이내 고함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린 위시아의 손날 한 방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호위병이 동시에 덤벼들자 린 위시아는 즉시 눈앞에 있는 식탁을 걷어찼고, 식탁과 그 위의 식기들은 일제히 그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들은 채 반응하기도 전에 식탁에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상황이 불리해졌다 느낀 여섯 번째 호위병이 황급히 무전기를 들어 보고하려던 순간, 무전기에서는 뿌연 연기가 피어올랐고, 여섯 번째 호위병은 갑자기 몸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자신이 허공에 떠 있다는 걸 알아챘을 땐 이미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바다로 추락한 뒤였다.
원래 근접전에 능한 린 위시아는 물 만난 고기마냥 좁은 레스토랑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전광석화처럼 인질을 지키던 호위병들을 모조리 처리했다.
인질로 잡혀 있던 귀족과 일부 선수들은, 레스토랑 구석에서 잔뜩 웅크린 채 놀란 눈빛으로 린 위시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죽기 싫으면 따라와.
어떻게 도망치려는 건가? 배에는 판초의 수하들이 쫙 깔렸다고!
야, 거기 몇 명.
히, 히익……
빨리 일어나, 쪽팔리게 하지 말고.
린 선수,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내가 앞을 맡을 테니까 너희는 저 나리들을 잘 지켜.
알겠습니다.
그럼……
쳇, 한발 늦었나……
에르네스토가 여기 있을 거라고 하던데, 역시 맞았네.
(에르네스토…… 첸 훼이지에한테 당하고 깨어나자마자 상황을 파악했단 건가.)
(역시, 아까운 인재야.)
(게다가 이 아이, 여기서 또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꼬마 아가씨, 이런 일엔 끼지 않는 게 좋아.
난 라파엘라야, 꼬마가 아니라.
난 아빠의 양녀야, 이런 일엔 당연히 껴야지.
오빠가 넌 좋은 사람이라고 했는데, 왜 우리를 방해하는 거야?
넌 네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나도 잘 몰라. 하지만 오빠도 아빠도 이 도시가 나쁘다고 그랬어. 나는 두 사람을 믿어.
……자신만의 주관을 가져야지, 꼬마 아가씨. 가끔은 윗사람도 아랫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란다.
윗사람들이야 다들 나름 경험이 있겠지만, 간혹 그 경험에 얽매일 때가 있거든.
네가 그들의 뒤를 이어받고자 한다면, 그들의 방법만을 따라서는 안 돼.
네 주관대로 그들의 낡은 관습을 깨고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야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괜찮아. 그래도 조금은 기억해둬.
난 아직 할 일이 남아서 말이야. 자, 착한 아이는 잠잘 시간이야, 꼬마 아가씨.
(쳇, 린 위시아 녀석, 갑자기 통신을 끊더니 다시 걸어도 안 받고. 뭐 하고 있는 거야?!)
린 위시아, 대체 뭐 하는 거야? 20분 전에 인질들 구했다며, 지금 적들 대부분이 너를 쫓으러 갔단 말이야.
알아. 난 지금 인질 쪽이 아니야. 벌써 다 탈출했을 거야.
너 도대체……
그냥 좀 믿어. 지금 당장 아래층으로 와, 우리 같이……
?!
첸이 재빨리 휴대폰을 내리며 뒤돌아보자 판초와 수하들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줄곧 용문의 총독 웨이 옌우가 대단한 인물이라 들었는데.
웨이 옌우가 보낸 두 사람이 확실히 실력은 있지만, 똑똑하진 않은 것 같군그래.
아무래도 웨이 옌우와 칸델라는 한통속인 것 같군.
당신……
난 너희처럼 돈과 향락밖에 모르는 인간들을 증오한다. 네놈들을 모조리 없애버릴 거야.
너희 용문이 어떤지는 모르겠다만, 내가 태어난 이래로 이 나라는 줄곧 피 흘리고 있었다.
누군들 평화롭게 지내고 싶지 않았겠나? 하지만 그 누구도 그러지 못했어.
내 하나 알려주지. 아무리 많은 피를 흘려도 이 도시가 하루에 빨아 먹는 것보단 못할 거다!
그만하지, 너와 놀아줄 시간 따윈 없다.
얌전하게 항복하든지, 여기서 네 목숨을 내놓든지.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정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러면 더 많은 피를 흘릴 텐데?)
(……무의미한 질문일 거야.)
(저 사람 눈에 나는 한낱 방해꾼에 불과해. 그렇지만 나는……)
(반박할 수가 없네.)
(이건 내 행동을 후회해서 그런 게 아니야.)
(오히려 판초가 이런 일을 벌인 동기가 이해되기 때문이야. 그걸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비록 그 방식은 부정하고 있지만.)
(하지만 난 볼리바르도 잘 모르고, 전쟁도 잘 모르기에 더 좋은 방법을 내놓을 수 없어.)
(그래서 더더욱 반박할 수 없고……)
(이 자리에서 검을 뽑을 수도 없어.)
(난 알아. 적소는 지금의 나를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게 분명해.)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첸은 손에 든 워터건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아무래도 넌 죽음을 택한 것 같군.
판초는 손에 든 닻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때……
첸 훼이지에, 뛰어.
첸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갑판에서 뛰어내렸다.
아래에는 린 위시아가 탄 작은 보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쫓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