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3불의를 향해 뽑은 총
경기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위험인물의 흔적을 발견한 린 위시아,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파고들지 않았다. 한편, 첸은 미즈키라는 선수를 돕기 위해 골목에서 큰 싸움을 벌이게 되는데……
경기가 시작된 지 30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금괴를 획득하고도 경기를 끝내려는 팀이 하나도 없는데요!
아무래도 이번 대회 참가자들의 야심이 대단한 것 같군요!
판초 씨, 어떻게 보십니까?
올해 대회는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것 같아 몹시 기대되는군.
맞습니다. 관객들도 판초 씨와 같은 기분일 텐데요.
모든 스테이지의 익사이팅한 전투 장면을 빠짐없이 중계할 수 있도록, 참가팀들의 활약을 계속 추적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놀면 뭐 합니까! 지금 이 짜릿한 분위기 그대로! 자신이 원하는 팀에 소중한 한 표를 던져주세요!
선수를 위해 돈을 쓰는 것, 그게 바로 찐 사랑이죠!
자기야, 살려줘!
괜찮아, 베이비, 지금 구하러 갈게!
쳇, 이 커플은 개그 담당인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강한 거야?!
베이비, 다행이야. 자기를 잃는 줄 알았잖아. (작은 목소리로) 너 혼자서도 해결 못하냐?!
흑흑흑, 너무 무서웠어~ (작은 목소리로) 아니 *볼리바르 욕설* 그럼 어쩌라고, 난 연약한 여자 컨셉이잖아!
괜찮아, 이제 걱정할 거 없어. 내가 저 녀석들 혼내 줄게! (작은 목소리로) 그래도 노력이란 걸 좀 하라고.
역시 우리 자기 최고야~ (작은 목소리로) 너 그 말투 뭐야?!!
(이 두 사람, 실력이 나쁘지 않은데. 군대 기질도 있는 게 꼭 군인 출신인 것 같네.)
(커플로 참가한 건 관객들의 호감을 사기 위한 전략인가?)
(설정이 좀 과하긴 하지만 그것도 방법이긴 하지.)
(너무 과하긴 하지만.)
(스와이어가 봤으면 아마 자기도 이런 롤플레잉을 하고 싶다며 들떠했겠지?)
(……역시 걔는 모르는 편이 나아.)
(어쨌든 저 커플은 무난하게 이길 테니 더 볼 것도 없겠네. 근처에 순금은 없으니 그냥 넘어가자.)
(순금 20개라…… 아마 눈에 띄는 랜드마크 옥상에 꽤 많이 놓아뒀을 것 같은데, 그런 데는 아마 인기가 많겠지?)
(그런 순금을 굳이 빼앗을 필요는 없지.)
(나머지 구석에 숨겨둔 순금이나 찾아야겠다.)
(그나저나…… 대회에서 소란 피우려는 놈들은 드론과 카메라의 사각지대에서 움직일 게 뻔한데.)
(양쪽 모두 조사해야 하네…… 먼저 첸 훼이지에와 상의했어야 했는데. 하아, 너무 급하게 나왔나.)
(관두자, 그런 유치한 애랑은 말도 섞기 싫어. 상황을 지켜보지 뭐.)
첸 씨, 질문해도 될까?
뭔데?
린 씨랑 원래 친구였지?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앙숙이라고 하기에는 분위기가 그렇게 험악한 건 아닌 것 같고, 단순 불화치고는 또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뭐……
어렸을 때 같은 학교를 다녔고 같이 친한 친구가 있었어.
그러니까 네가 얼추 맞히긴 했어.
그렇다고 왜 사이가 안 좋은지는 알려줄 수 없어.
괜찮아. 너희 같은 사람에게 불화가 있다면, 분명 사소한 일 때문이겠지. 나도 자세히 물어보려고 한 건 아니고, 그냥 화제를 만들려다 보니까 그런 거야.
그런데 둘은 서로가 여기 올 줄은 몰랐나 봐?
어찌 보면 이것도 인연인데, 서로 화해할 생각은 없어?
너, 원래 이런데 관심이 많은 편인가?
그렇다기보단…… 아무래도 이 도시는 온종일 돈 생각뿐이라, 우정 같은 건 사치에 불과하거든.
……우리가 화해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잠깐. 첸 씨, 저기 골목 쪽 좀 봐봐.
음…… 좀 귀찮게 됐네.
카메라가 이렇게나 많다니, 너무 심하게 손대면 큰일 나는 거 아냐?
젠장, 도대체 왜 이 꼬마를 맞힐 수 없는 건지 영문을 모르겠네.
감히 우릴 갖고 놀아? 다 같이 덤벼!
아무래도 저 홀로 참가한 선수가 매복 당한 것 같네.
어떡해, 첸 씨? 끝날 때까지 기다려?
……아니.
그럼 도와주게?
우리한테 이득이 없을 텐데. 이 대회에서 남을 돕는 사람은 없어. 정정당당 같은 건 여기랑 어울리지도 않고.
알아. 그러니까 넌 여기서 잠깐 기다리면 돼.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첸은 뛰쳐나갔다.
……
에르네스토는 잠시 침묵할 뿐, 따라가지 않았다.
(이런 후미진 곳에도 카메라가 달려 있네. 대회를 위해서 준비한 건 아닌 것 같고.)
(아마 주택 안에는 카메라가 없을 거야. 드론만 주택에 들어간 선수를 따라 들어가서 찍겠지.)
(그러니까 주택에 들어가는 것만 안 찍히면 들키지 않을 가능성이 커.)
(이 점을 이용한다면…… 어?)
(……훗, 진짜로 있네.)
어떻게 됐어?
우리 쪽 폭탄은 모두 설치했어, 라파엘라.
좋아, 이쪽도 다 끝났어.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잠깐, 방금 C 팀에서 구조 요청이 왔는데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 모양이야.
누군데?
그 용쟁쥐투 팀의 첸.
……오빠가 귀찮은 적은 상대하지 말랬는데.
가까운 팀을 보내, 너무 티 내지 말고. 여차하면 바로 포기해. 너무 집착하면 안 돼, 우리는 이 일이 우선이야.
알았어.
라파엘라와 다른 사람들이 자리를 뜨자 린 위시아는 지붕에서 뛰어내려 그들이 방금까지 있었던 자리에 조용히 나타났다.
이런 일에 익숙한 린 위시아는 라파엘라가 말한 폭탄을 금세 찾아냈다.
(……정말이었네.)
(저 아이도 일원이었다니.)
(저 사람들이 말한 일은 아마도 폭탄을 계속 설치하는 거겠지. 여러 팀이 움직이는 것 같던데.)
(주최 측은 통신장비의 사용을 금지했지만, 저들은 아무래도 몰래 연락할 방법이 있는 것 같군.)
(저들도 대비책이 있을지 모르니 계속 추적하는 건 의미가 없어. 들킬 위험도 있고.)
(그리고 폭탄, 오빠, 우리를 알고 있다는 점, 이 정도 키워드면 충분해.)
(……이제 합류할 시간인데 슬슬 첸 훼이지에 쪽으로 가볼까.)
대회가 아닌 평소에도 늘상 한적했던 거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떠들썩했다.
지붕, 창문, 발코니, 그리고 담 위에서 적의를 품은 선수들이 골목 한가운데 서 있는 첸을 싸늘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첸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손에 든 고압 워터건을 꽉 움켜쥐고만 있을 뿐이었다.
골목 입구에선, 첸의 도움을 받은 미즈키가 에르네스토와 함께 서 있었다. 미즈키는 놀라면서도 기쁜 표정이었고, 에르네스토는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고 있었다.
침묵으로 가득 찬 골목길, 공기마저 굳어버릴 것 같은 숨 막히는 일촉즉발의 상황.
단지 물기를 머금은 뜨거운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만이 이 상황이 정지화면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똑'.
어디선가 제대로 잠그지 않은 수도꼭지에서 흘러내린 물 한 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는 작았지만, 그 파장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바위가 떨어진 것 같은 울림이었다.
삽시간에 주위 선수들이 일제히 첸을 덮쳤고, 첸도 한 걸음 크게 내디뎠다.
중간에 도착한 린 위시아는 그저 지붕 위에서 주위의 상황을 차분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쯧쯧, 첸 훼이지에 쟤는 또 폼 잡고 있네.)
(쟤는 진짜 학습 능력이란 게 없나? 이젠 도와주는 것도 지겨워.)
(그것보다, 주변에서 소리를 듣고 다가오는 몇 팀이 있네.)
(……일단 막아둘까? 너무 주의를 끄는 것도 좋을 게 없으니.)
린 위시아는 가볍게 손목을 풀더니 이내 지붕에서 뛰어내려 골목 입구에 착지했다.
멀지 않은 곳에는 이미 사람이 나타났고, 린 위시아도 가볍게 숨을 내뱉으며 자세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