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EX-1성동격서
이동 수단이 고장 난 탓에, 도움을 구하고자 어쩔 수 없이 숲으로 들어가게 된 AUS 일행. 그녀들의 음악은, 그곳에 있는 현지인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등장 오퍼레이터: 유넥티스
작열하는 태양, 황량한 들판, 휘몰아치는 모래바람, 뜨거운 바람의 열기! 우워우!!! 신곡 나오겠는데!
(solo)
둘 다 너무 시끄러워.
그러니까 말이야. 이렇게 넓고 사람도 없는 데서 누가 쫓아올 걱정도 없는데, 좀 조용히 쉬면 안 돼?
근데 알티, 여기서도 바다 냄새가 나는데… 정말 안전한 거 맞아?
아야, 넌 정말 한결같이 낭만이 없구나.
이 땅 위에 안전한 곳은 없다곤 하지만, 그래도 쉴 방법은 우리가 직접 찾아야 하지 않겠어?
듣고 보니 그러네.
그래서 이제 우린 어떻게 할 거야?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잖아.
적어도 이번에는 그 의사가 답을 줬어.
알티는 손에 든 '열쇠'를 보았다.
정말? 이거 평범해 보이지 않는데, 이걸 정말 너한테 줬다고? 뭐랑 바꿨는데?
지식이랑.
지식이랑 이거랑 가치가 같다고?
나도 잘은 모르겠는데, 우리가 이 지식을 사용하도록 하려는 것 같았어.
그 의사는 이걸 모를까?
우리는 좀 알지만 그 의사는……
생각해보니…… 그 의사는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우리를 움직이게 한 것 같아.
그럼 그 의사는 결국 아무것도 안 준 셈이네?
어……
음……
속은 거네.
그보다는 유도당했달까.
지휘 당한 건가?
안내받은 거지.
정말로 그 의사가 그렇게 중요해?
아니. 그 의사는 자기 행동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아.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지.
그 열쇠는? 우리가 가야 하는 거야?
아… 귀찮은데… 안 가면 안 되나?
이건 음악과 같지 않을까…… 우리는 다른 사람을 억지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져서는 안 돼. 우리는 우리의 노래를 부를 뿐이지.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면……
그럼 아마 사람들도 따라 부르게 되겠지.
(solo)
하아… 그럼 더 많은 지식과 열쇠를 준비가 다 끝난 사람에게 줘야겠네.
그게 누군데?
아직은 모르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럼 좋겠다! 제발 아직 안 태어났으면!
그런 거 기대하지 마. 댄, 우리는…… 음?
왜 그래, 알티?
차에 에너지가 없어.
준비 안 해놨어?
했는데, 길을 돌아와서…
게다가 길도 없고 표지판도 없는 황야에서 운전하다 보면 방향 감각을 잃기 쉽잖아.
그러니까… 길을 잃었단 말이야?
꼭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어. 크게 보면 우리는 경로를 이탈한 건 아니거든. 단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달까……
미아.
미아! 길을 잃은 아이라! 꽤 괜찮은 소재인걸.
어쩜 저렇게 긍정적일 수 있지? 가끔은 댄의 저런 면을 배우고 싶어진다니까.
저쪽에 정글이 있는 것 같아. 저쪽으로 가보자.
그럼 누가 차 밀래?
돌아가면서 밀지 뭐.
Alty.
왜?
우리 주변에 사람이 꽤 많이 모였어.
그러게.
근데 저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우리는 못 알아듣잖아.
그냥 이렇게 따라오게 내버려 둬?
뭐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모조리 해치워버릴까?
프로스트와 댄을 설득할 수 있다면.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한다)
&*……%¥……&(이건 무슨 소린데 이렇게나 듣기 좋은 거지?!)
&%……%(이런 소리는 들어본 적도 없어……)
요! 다들 안녕!
다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좀 알려줄 수 있을까~?
아, 말해줘도 나는 모르겠구나…
……%&¥(어디서 온 사람들이지!?)
¥……&#(왜 이렇게 이상하게 생겼지?)
그래, 적어도 여기에 사람이 있긴 하네.
여기에 보급받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더 좋겠는데.
꿈 깨.
너희는 외부인이야?
어머? 사르곤어로 말하네?
음, 역시 외부인인가 보네.
여기는 왜 온 거지?
차에 에너지가 다 떨어져서, 오리지늄 아츠를 아는 사람에게 충전을 받을 수 있을까 하고 왔어.
……따라 와라.
아야, 희망이 생긴 거 아냐?
그러게. 이 세상엔 정말 별의별 게 다 있네.
어이 어이 어이! 저기 저기 저기 저기!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원시 정글에 이런 마을이 있다니!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정말 놀라운데. 건물들 대부분이 현대 건축물의 영향을 받았지만, 원시적인 아름다움도 품고 있어.
이상하면서도 독특해.
나는 이 부족의 족장인 주마마야. 내 부족 사람들은 대부분 너희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
내가 제사장을 시켜서 너희에게 에너지를 충전해줄 수 있긴 한데, 조건이 있어.
무슨 조건?
너희 차의 내부 구조를 보고 싶어.
……그거면 돼?
응.
우리 차를 망가뜨리지는 않을 거지?
아마도?
Alty?
우리에겐 별다른 선택권이 없는 것 같은데.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거래 성립이야.
좋아, 대제사장 할아범.
무슨 일이냐! ……응?
뭐뭐뭣이?
너희들은……
당신은……
여기서 당신 같은 존재를 만나게 될 줄이야.
흠흠… 솔직히 말하면, 나야말로 그렇게 생각했다만.
그래도 난, 너희보다는 너희 차가 더 궁금하구먼!
그럼, 마음껏 봐.
아까 했던 말이긴 한데, 이 세상엔 정말 별의별 일이 다 있네.
나도 모처럼 네 말에 동의해.
이때, 프로스트가 별안간 기타를 제사용 음향 장비에 연결하더니, 즉흥으로 독주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거 괜찮다, 프로스트.
이 독특한 마을이 나에게 영감을 줬어.
오~ 이번 멜로디는 좀 달라진 것 같은데? 좋아 좋아!
정열, 억압……
이 곡의 곡명은…… 《D》라고 짓겠어!
어디서 나는 소리지?
이게 무슨 소리야? 온몸에 힘이 가득 차는 느낌이 든다!
방금 온 외부인인가 봐! 어서 가 보자!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알티……
불길한데.
이 생명들이 음악을 갈망하고 있어! 힘을 갈망하고! 또……
이 소리는!
외부인, 더 많이 들려줘!
알티……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 분위기 괜찮은 거 같지 않아?
아예 우리 음향 장비를 꺼내 와서 같이 연주해보면 어떨까?
반대할 이유는 없지.
좋아, 좋아! 프로스트 혼자 주목받게 할 수는 없지!
이렇게 강렬한 곡에 내가 빠져서야 되겠어?
그럼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 AUS의 음악을 들려주자고!
그냥 소리일 뿐인데, 왜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는 거지?
설마 이게 바로, 제사장들이 제사 때 쓴다는… '음악'이라는 건가?
이런 음악은 들어본 적도 없어!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지!
알겠다. 분명 '퀘카요뜰'일 거야!
퀘카요뜰'? 그게 뭐지?
아, 그건 '노래하는 사람'을 일컫는 저들의 말일세.
이곳은 '퀘카요뜰'이 나타나지 않은 지 오래됐거든. 자네들의 음악이 저들을 정복해버린 거야.
자네들의 음악은 내가 예전에 들었던 퀘카요뜰의 노래와는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구먼, 자네들 음악이 더 좋은 거 같으니!
'퀘카요뜰', 한 곡 더 연주해 줘!
아무거나 다 좋으니까 한 곡 더!
어떡할래, 알티?
알티! 여기 남자!
다들 우리 목표가 뭔지 잊은 건 아니겠지…… 그렇지만……
뭐 , 좋아. 남는 게 시간이니.
여기에 전달자가 있다니.
세상에, 잡지에서만 보던 AUS가 정말 여기에 올 줄이야!
주마마는?
너희들이 원하는 음향 장비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 내가 길을 안내하러 왔어.
여기에 얼마나 머물 거야?
아마도 1주일, 아마도 1개월, 어쩌면 1년?
우리가 이곳에 불을 붙였으니, 적어도 이곳에서 좀 즐기다가 가야지.
그럼, 연주하기엔 아마 여기가 더 좋을 거야.
여기 멋지다!
여기는…… 신전 같은 건가?
맞아. 예전에는 모든 부족이 여기에 모여서 '마후이쪼티아'를 열었어. 근데 가비알이 떠난 후로는 오랫동안 쓰지 않았지.
마후이쪼티아?
가비알?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이 이름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에이 설마…… 그냥 동명이인이겠지.
여기서 연주해도 돼.
여기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음악을 들려 주자.
하하, 그래. 이곳에 AUS의 흔적을 남기자고!
2개월 후
AUS는 정말 알 수 없는 녀석들이라니까…
설마 정말로 여기서 두 달을 머물다니.
가비알이 돌아오면 분명 깜짝 놀랄 텐데. 이렇게 외진 곳에 있는 사람들이 음악이란 거에 빠져버리다니 ……
그것도 록 음악에……
그럼, 오늘은 또 어떤 연주를 들려 주려나?
……어쩌면 가장 푹 빠진 건 나일지도 모르겠네.
AUS 여러분, 오늘은……
응?
텅 빈 방엔 침구와 다른 생활용품들이 가지런히 잘 정돈되어 있었다. 방 한가운데 있는 간이 탁상에는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설마 떠난 건가?
탁상 위의 편지가…… 읽어 볼까……
"이만 갈게. 음악이 너희에게 기쁨을 가져다주었길 바라. 그리고, 우리 앨범을 전부 여기에 두고 갈 테니까, 맘껏 즐겨주길. ――AUS"
후훗…… 정말 알 수 없는 사람들이라니까.
아카후알라… 난 아마 이곳을 평생 못 잊을 거 같아.
(흥얼거리며)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지.
다 좋은데, 여기 사람들은 너무 시끄럽고, 너무 야만적이야.
그래? 난 좋았는데!
너야 당연히 좋았겠지. 너만 남기고 간다고 했어도 넌 아마 좋다 했을 걸?
글쎄… 엄청 고민했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말야, 그곳 사람들한텐 어떤 자연스럽고 원시적인 활력이 있는 거 같지 않아?
많은 나라와 많은 도시를 다녔지만, 그런 사람들은 처음이었어.
난 거기 사람들이 좋아!
그래, 그건 부정할 수 없겠네.
그들은 우리의 음악을 이해했어. 최고의 관객이었지.
프로스트도 그 사람들이 마음에 들었나 보네.
그래도 꼭 다른 사람의 삶을 뒤바꿀 필요는 없어. 우린 그냥 노래만 하면 돼.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면……
그럼 아마 사람들도 따라 부르게 되겠지.
우리 같은 전에도 같은 말 한 적 있지 않아?
아마 우린 똑같은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을걸.
가자. 우리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야지.
이 땅에 노래를 불러주면, 대지는 우리 노래를 귀 기울여 들어줄까?
함께 차에 올라탄 이들은, 농담을 주고받다 이내 다른 화젯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알티는 손에 든 열쇠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했다. '켈시… 이 대지가 원하는 답을, 너희 로도스 아일랜드가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