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5저마다의 장점
우타게를 쓰러뜨린 박사 일행은 어처구니가 없는 그녀의 습격 이유를 듣게 된다. 그리고 이남이 들려준 토미미의 이야기에 가비알은 감동한다. 규모가 커진 일행은, 계속해서 주마마가 있는 곳으로 전진하게 된다.
그래서, 넌 왜 아다크리스 무리를 이끌고 습격을 한 거야?
음… 그냥 여기에 마을이 있는 걸 보고, 패싸움하면 아주 재미있겠다 싶어서……
……역시 니 답네, 전투 얘기만 나오면 사람이 확 바뀌삔다니까.
그니까~ 미안하다 했잖아~
그런데 넌 말도 안 통하면서 어떻게 이 녀석들을 부릴 수 있는 거지?
그건 말이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앗, 내 예쁜 네일이 갈라졌잖아, 짜증나.
네일 세트는 또 어디로 떨어진 거야, 짜증나 짜증나!
싸우느라 땀이 많이 났는데, 여기 공기는 또 습해서 옷이 다 젖어버렸잖아,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게다가 난 그냥 여길 걷고 있을 뿐인데 아다크리스가 왜 자꾸 나한테 싸움을 거는 거야,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그리고, 따지고 보면 애초부터 난 이곳이 좋은 휴양지라고 해서 온 건데, 어딜 봐서 휴양 명소라는 거야!
어? 누가 나한테 몰래 접근하고 있잖아? 저 사람들은…… 아다크리스?
그래서 난 나한테 다가오는 사람들을 모조리 패줬는데……
나중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또 모조리 다 패줬더니……
그렇게 때리다 보니까 마지막엔 그 녀석들이 왠지 나한테 아주 공손해지더라고.
아, 알겠다. 쟤네는 아마 널 신기한 동물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여기엔 너처럼 생긴 사람이 없거든.
뭐어?! 나처럼 파릇파릇하고 귀여운 미소녀가 어딜 봐서 동물 같다는 거야!
음… 솔직히 아다크리스의 관점에서 보면, 넌 괴물처럼 보일 수도 있어.
게다가 내가 보니까, 널 따라다니는 무리들 중에 거대한 나무 부족의 족장도 있었어. 그 녀석에게 물어보니까 지금은 네가 거대한 나무 부족의 족장이라고 그러더라.
하아?
그러니까, 넌 한 부족의 족장과 싸워서 이겼고, 그들은 널 새로운 족장이라고 여겨서 널 따라다닌 거라고.
대박! 진짜? 쟤네들은 내 말도 못 알아듣는데 그게 돼?! 난 또 쟤네들이 재밌어서 날 따라다니는 줄 알았지…
여기서는 다 돼. 네가 강하기만 하다면.
나 어떡해? 박사……
- 네가 알아서 해결해.
- ……
- 차라리 여기 남아서 족장 노릇을 해.
으으으… 너무해 박사!
으으… 너무 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말아줄래, 박사……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에엣, 싫어! 난 TV도 에어컨도 없이 사는 건 싫다구!
됐어, 어쨌든 너랑 크루아상을 찾았으니, 이제 남은 건 블레이즈네.
블레이즈 언니한테 뭔 일이 생길 수 있을까, 그런 상황은 상상이 잘 안 가는걸.
그렇제. 참, 박사, 우린 이제 뭐 해야 돼노? 신전에 가서 가비알이 말한 제전에 참가해야 되는 기가?
아, 맞다. 너희가 모른다는 걸 깜빡했네. 박사, 설명 좀 해줘.
우타게와 크루아상에게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아아, 그런 거였나. 그러니까 우린 지금 주마마라는 사람을 찾아가서 엔진을 받아와야 된다 이기제?
맞아.
어라? 그럼 제전은 이렇게 끝난 거야?
응.
그럼 난 괜히 왔잖아!
됐어, 어차피 들어보니까 내가 재미있어할 만한 것도 아닌 것 같고.
그것보다, 가비알, 여기가 휴가 보내기에 딱이라며!
응? 딱이지 않아?
그건… 맞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긴 휴양지가 갖춰야 할 요소가 하나도 없잖아!
휴양지가 갖춰야 할 요소가 뭔데?
당연히 해변, 모래사장, 파라솔, 아이스크림이지!
휴가를 위해 난 특별히 새 수영복도 준비했단 말야. 게다가 출발하기 전부터 옷 속에 입고 있었다고!
에이, 내는 그냥 단순히 할 일이 없어서 따라온 긴데……
아니… 애초에 내가 그런 게 있다고 말한 적은 없잖아.
물놀이 할 수 있다며!
그건 확실히 가능하지. 정글 깊은 곳에 커다란 폭포가 있는데, 거기서 물놀이를 할 수 있거든.
게다가 주마마의 부족을 찾아가려면 그 폭포를 지나가야 해.
그리고 수영복은 나도 챙겼어. 단지 꺼내지 않았을 뿐이지.
정말? 앗싸~!
사람을 찾은 것 같네.
네 덕분이야, 이남. 고마워.
별거 아니야.
아, 맞다. 토미미 그 녀석은? 너희랑 같이 있던 거 아니었어?
글쎄, 다른 일이 있는 것 같더라고. 나중에 다시 합류할 거야.
그래, 그럼 이 책들을 그 녀석한테 좀 전해줬으면 하는데.
어디 보자, 《도시 미인》, 《100일 만에 기업 관리 익히기》, 《패션 전문가가 되는 법》……
이 책들은 또 뭐야!
그 녀석은 이런 책들로 사르곤어와 바깥의 지식을 배운 거야. 아, 물론 기초는 내가 가르쳤고.
와, 이런 걸로 사르곤어를 배우려면 꽤 어려울 텐데?
그래, 하지만 그 녀석은 이렇게 배웠어. 한 글자씩, 한 단어씩.
사실 공부가 힘들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처음에 자신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안타깝더군.
나도 그래서 그 녀석에게 사르곤어를 가르쳐 주기로 했던 거야.
가비알, 그 녀석은 널 따라잡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했어.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
하지만 나도 바깥세상에 대해 그렇게 잘 알지 못하고, 매번 가져다줄 수 있는 책도 이 정도뿐이야. 그래서 그 녀석이 이런 책에서 배운 것이 쓸모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어, 아하하.
……어쩐지 그 녀석이 뭔가 좀 이상하더라니.
잠깐, 주마마의 사르곤어도 설마 네가 가르친 거야?
아니. 사실 그건 나도 참 궁금해. 주마마가 나한테 기계 관련 책을 찾아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긴 한데, 어느 날 갑자기 사르곤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더라고.
게다가 자기 부족 사람들한테 가르치기까지 한다니까.
……박사, 어떻게 생각해?
- 야심이 꽤 있네.
- ……
- 이 돌멩이는 얼마지?
역시 박사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러니까 나보고 알아서 생각하라는 거야?
하, 알았어. 그럼 내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뭐.
박사는 신규 고객이니까 300 사르곤폐만 받을게.
박사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표정이네.
에이, 사르곤어 가르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아이가, 바깥세상이랑 소통할 수 있게 되믄, 여기 사람들 생활 수준도 더 나아지지 않겠나?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더 나아지지 못한다 해도, 이곳 생활은 이미 충분히 좋다고 생각해.
너희처럼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아마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렇나……
아, 난 조금 이해할 수 있어! 극동에 있는 내 고향 집도 시골에 있거든.
와, 내는 우타게가 유행에 하도 빠삭해서 도시에서 자란 줄 알았는데.
아냐아냐, 그건 내가 이쪽 분야에 흥미가 있어서 그런 거야.
후암~ 너무 졸리네, 낮잠이나 때리러 가야겠어.
우리 부락에서 밖에 내놓은 물건들은 모두 파는 거니까, 맘에 드는 거 있으면 가비알한테 통역해달라고 해.
- 잠깐.
응?
-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