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2굵기 차이
작은 소란이 있은 후 박사 일행은 마침내 목적지인 제전 개최 장소에 근접하게 된다.
크윽… 이, 이 죽음의 풍차돌리기…… 그리고 그 머리핀…… 너…… 설마 가비알이냐!
그래, 나다!
젠장, 널 만난 우리가 재수 옴 붙은 놈들이지.
그래도! 설령 네가 가비알이라 해도! 굵은 꼬리에 대한 우리의 신앙을 흔들 생각은 하지 마라!
그렇게 떵떵거리더니 어딜 도망가!
박사, 우리도 가자. 다음에 다시 만나면 본때를 보여주겠어.
가비알 씨, 왜 그냥 놓아준 거예요?
예전의 가비알 씨였으면, 분명 끝까지 쫓아가서 흠씬 두들겨패줘야 직성이 풀렸을 텐데……
그래, 예전의 나였으면 그랬겠지.
그렇지만 지금의 난 저 녀석이 귀엽게 느껴져. 박사, 무슨 말인지 알지?
-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렇긴 하지.
- ……
- 저들을 패는 넌 그닥 귀엽지 않아.
내가 이런 말 하는 게 좀 이상하긴 한데, 여기 있는 녀석들은 다들 머리가 단순하거든.
휴…… 근데 바깥에선 수시로 머리를 써야 하니까, 가끔은 여기가 그립기도 해.
어이, 박사. 설마 너도 굵은 꼬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난 절대 동의 못 하니까!
하! 저 자식들이 귀엽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두들겨 패는 걸 막을 정돈 아니지.
이런 걸 뭐라고 하더라…… 그래,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라고!
가비알 씨…… 정말 예전과 달라졌군요.
음? 잠깐, 토미미, 너 이 녀석.
네?
몇 년 못 봤더니, 그새 꼬리가 더 굵어졌잖아.
으에에에엣!
설마 너도 굵은 꼬리 쪽에 붙은 건 아니겠지?
아니요, 아니요! 이건 제가 원해서 이렇게 굵어진 게 아니에요!
흐흑…… 저도 가비알 씨처럼 가는 꼬리가 갖고 싶다고요……
그렇구나…… 쯧쯧…… 가만 보면 너도 참 딱해.
그런데 방금 싸울 때 보니까, 네 오리지늄 아츠 장난 아니던데?
지, 진짜요?!
그럼! 우리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오퍼레이터로 활약해도 손색이 없겠는걸.
오퍼…… 레이터?
오퍼레이터는 말이야, 아 뭐라 그러냐… 아무튼 일하는 거야. 예를 들어 나는 메딕 오퍼레이터로 일하고 있지.
내가 떠날 때만 해도 넌 무당 밑에서 배우고 있지 않았었나?
네! 가비알 씨가 돌아올 수 있도록, 매일 열심히 훈련했어요!
날…… 위해서?
아…… 어…… 그러니까, 가비알 씨가 돌아왔을 때 도와드릴 수 있게요! 방금처럼요!
그래, 확실히 도움이 되더라.
에헤헤…… 가비알 씨에게 칭찬받았네요.
자자, 어쨌든 계속 움직이자. 신전은 이 근처였던 거 같은데……
네. 멀지 않은 곳에 있어요.
틀림없이 유넥티스가 대족장이라니까, 그 부족 완전 세잖아.
그렇지, 게다가 족장도 엄청 세다고. 전에는 다들 가비알 다음이 바로 그 녀석이라 했는데, 지금 가비알이 없으니까……
야, 저기 좀 봐!
저건 설마…… 가비알?!
어이, 가비알! 돌아왔구나!
여어! 오랜만!
뭐야 허리에 그 깃털, 멋 좀 부렸나 보네? 어디서 난 거야?
이남 누님한테 가서 무기랑 바꿔온 거야.
아아~ 너희 부족은 좋겠다. 이남 누님한테서 뭐든 얻을 수 있잖아. 나도 너희 부족 가고 싶다.
안 돼, 이남 누님은 사람 많은 건 딱 질색이시거든. 대신 필요한 거 있으면 나한테 말해도 돼!
잘 됐다! 그럼…… 헉…… 야, 저기 좀 봐.
저건…… 설마 가비알?
가비알이 돌아왔다고?!
가비알, 너 살아있었구나!
난 아주 잘 살아있지!
형, 무리하지 마. 돌멩이병 걸렸잖아, 그냥 집에 얌전히 누워있어.
시끄러, 이깟 병 따위, 제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냐!
별거 아닌 병도 병이잖아! 게다가 형 꼬리에 돌멩이가 자라난 걸 남들이 보기라도 하면 얼마나 쪽팔리겠어!
게다가 가비알이 없으니, 대족장은 틀림없이 주마마일 거야!
주마마가 대족장이 되는 바로 그 순간을 내 눈으로 봐야 한다고!
젠장, 주마마의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음? 동생아, 저기!
말도 안 돼, 저 사람은…… 가비알?!
설마 대족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돌아온 건가?
동생아…… 미안하다. 이번엔 꼭 제전 보러 가야겠다.
어어…… 이번엔 절대 놓치면 안 될 거 같아.
어라, 저 두 사람은 유넥티스 부족의……
진짜 가비알이네! 결국 돌아왔구나!
가비알! 믿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 어서 봐봐, 가비알이야!
가비알! 가비알!! 가비알!!!
정말 시끄러운 녀석들이군…… 빨리 지나가자.
네, 모두들 제전을 아주 좋아하니까요, 가비알 씨도 아주 좋아하고요!
아, 가비알 씨, 앞에 저 판자 좀 보세요.
어디 보자… 쳇, 무슨 글씨가 이래…… 아, '마후이쪼티아'라고 쓰여 있네.
네, 도착했네요!
엥, 어째서 음악 소리가 들리는 거지?
어디서 들어 본 노랜데…
박사, 이거 AUS 노래 아냐?!
- 그러네.
- ……
- 그랬나?
맞지?!
나도 잘은 모르는데, 누가 가끔 틀어놓았던 걸 들었던 기억이 나.
박사, 음악에 심취하지 말라고!
로도스 아일랜드에도 이 밴드의 팬이 꽤 많으니까, 아마 맞을 거야.
아, AUS의 노래가 확실히 맞네요.
네가 어떻게 AUS를 알아?!
아마 작년이었나, 자칭 AUS라는 이상한 외부인들이 여기에 왔었어요.
그 사람들은 먼저 이남 부족으로 가서 라이브 공연을 했는데, 공연이 끝나자 티아카우의 많은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마후이쪼티아'의 사자로 대접하게 됐어요.
하아?
그 사람들은 이곳에 남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꽤 오랫동안 여기서 공연을 했어요. 공연은 대부분 신전에서 열렸고요.
저도 가서 들어본 적 있어요. 확실히 굉장히… 엄청나고 듣기 좋은 음악이었어요… 게다가 엄청난 아츠의 기교도 느낄 수 있었고요.
그 후로 많은 티아카우들이 이런 음악에 푹 빠져들었죠.
그러던 어느 날 AUS는 홀연히 자취를 감췄는데, 그땐 다들 선조의 품으로 돌아간 거라고 했어요……
하지만 전 그 사람들도 단지 가비알 씨처럼 떠난 거라는 걸 알았죠.
지금 흘러나오는 음악은 분명 누군가 그 사람들이 남긴 '스테레오'라는 음향 장비를 가져온 걸 거예요. 게다가 떠나기 전에 본인들의 음반도 꽤 남겨둔 것 같더라고요.
음향 장비?
네, 아츠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죠. 그래서 제사장과 무당들만 사용할 수 있는데, 평소엔 이남 부족에서 보관하고 있을 거예요.
하하하, 정말 자유로운 밴드네.
게다가 음악도 무척 자극적이야. 듣기만 했는데도 벌써 뜨거운 피가 끓어오르는 느낌인걸. 나, 이 밴드가 좋아지기 시작했어!
가자, 박사. 안에서 음악도 들으면서, 제전을 즐겨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