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투 비 컨티뉴

화이부동

미니 스토리브릿지2023-02-17

이전을 앞둔 시에스타는 먼 곳의 손님들을 끌어들였고, 시장 허먼은 직접 응대에 나서기로 하였다. 짧은 만남의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지도자이자 아버지로서의 대화를 이어 나갔다.

등장 오퍼레이터: 바이슨


스태프A

벌써 열 시 반이야. 넌 지금 커피가 목으로 넘어가냐?

스태프A

커피 머신에 딱 붙어 있는 그 엉덩이 당장 네 의자로 돌려놔!

스태프B

쿨럭……!

스태프A

저번 수정안은 어떻게 돼가는 거야? 회의가 내일 오후 세 시야. 시간 얼마 안 남았다고.

스태프B

다 끝냈죠, 여기요.

스태프B

저번 회의 때 나온 의견이 명확하고 해결 방식도 구체적이라, 수정은 어렵지 않았어요.

스태프B

발표문도 준비해 뒀고요.

스태프A

시간이 얼마 없어, 오늘부터 주말까지 삼 일 내로는 마무리해야 돼. 뒤에 작업할 실행 부서에게도 시간을 남겨줘야 하니까.

스태프A

최대한 자세하게 만들어. 시장님 뜻이 명확하시니까, 이전과는 다를 거야 분명.

스태프A

시간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아. 이거 농담하는 거 아니다.

스태프B

네네, 알겠습니다.

스태프A

쓴 거 한번 보자.

스태프B

자, 여기요. 원고는 밑에 있어요.

스태프B

……저기……

스태프A

뭔데?

스태프B

……사실 이 계획서를 만들 때, 특정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아무래도 회의 때 보스와 시장님을 모시고 논의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스태프A

어떤 문제?

스태프B

아직 명확하진 않지만, 일단 말해 볼게요.

스태프B

보세요. 이번 이주 계획에서 우리가 내놓은 방안은 구역을 나눠서 이주하는 방식이었어요. 각 지역의 핵심 기술자들과 주요 관리직들을 먼저 이동시키는 거죠.

스태프B

해당 그룹의 인원수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 있었고 현재 이주를 마친 상태죠. 그리고 핵심 지역의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우린 다음 이주 작업을 준비하면 되는 건데요.

스태프B

구역을 나눠서 순차적으로 이주하는 것 자체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금까지 나온 몇 가지 방안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추가 동원이 필요한데, 외부 물류 업체들을 동원한다고 해도 자원이 모자랄 게 분명하단 말이죠.

스태프A

음, 그래서?

스태프A

생각만 하고 있으면 소용없다고. 대책은 어쩔 건데?

스태프A

설마 회의에서 행정이랑 운송국 사람들이 해결해 주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허먼

……

허먼

……물류 회사 몇 곳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해……

허먼

현재 전문적인 물류 관리 능력이 있는 회사가……

허먼

여보세요?

허먼

시에스타 정부의 시장 허먼입니다.

비서

시장님, 실례하겠습니다. 금일 스케줄을 확인하러 왔습니다.

비서

이건 일정표입니다.

비서

여기까지가 기존에 잡혀있던 일정입니다.

비서

방금 파트너 물류 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쪽에서 오후 한 시쯤 시에스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비서

일정상 오후 세 시 각 부문과의 인구 이주 관련 회의와 시간이 겹칠 듯합니다. 각 부문의 스케줄을 보았을 때 취소나 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비서

제가 대신 참석할까요?

허먼

……자네는 나와 파트너사를 만나러 가지. 회의에는 다른 비서를 보내겠네.

허먼

다른 비서에게 회의 내용을 잘 기록해 두라고 이르고, 끝나면 내게 전달하도록.

비서

알겠습니다.

비서

파트너사와의 미팅 계획을 각 부문에 전달할까요?

허먼

……일단 전달하도록.

허먼

다만 외국 물류 기업과 협업하게 될 수 있다고만 전달하고, 만약 얘기가 잘 된다면 새로운 물류 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이니, 회의에서 바로 새로운 방안을 만들어 내야 할 거라고도 전하게.

비서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비서

……이상, 전달 내용입니다.

비서

시장님께서는 오후에 고객과의 미팅이 있으십니다. 오후의 회의 주제는 방금 제가 전달해 드린 내용으로 진행하시면 되겠습니다, 파일은 여기 있습니다.

비서

시장님의 전달 사항은 여기까지입니다. 질문 있으신가요?

스태프A

없습니다. 고생하셨어요.

스태프B

감사합니다.

스태프A

자, 지금부터 네 시간 남았다.

스태프B

후우……

스태프B

자, 이건 제가 미리 준비해 둔 또 다른 기획안이에요. 새로운 물류 시스템 도입에 관한 의향서죠.

스태프A

?

스태프A

하하, 요 녀석……

스태프A

좋은 소식 전해 줄게. 이번 업무는 아주 훌륭했어. 모두 보너스를 타겠군.

스태프A

잘 해보자고!


에우릴

시장님, 안녕하십니까.

에우릴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런 협업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허먼

협업이란 서로가 이득을 얻기 위함이니까요.

허먼

이분은, 아드님이신가요?

에우릴

하하하, 데리고 다니며 가르치는 중입니다. 미리 견문을 넓혀 둬야 크게 성장하죠.

바이슨

시장님, 안녕하세요.

허먼

반갑네.

에우릴

처음 인사드리는 기념으로, 손목시계를 하나 준비해 보았습니다. 시장님께 표하는 제 작은 성의입니다.

허먼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의 선물을 받는 것은,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적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허먼

에우릴 님. 프로젝트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이미 유선상으로 이야기를 끝마친 상태지만 제가 오늘 시에스타로 초대를 드린 것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함이니까요.

에우릴

하하, 시장님의 추진력은 역시 대단하십니다.

에우릴

시 정부로부터의 프로젝트 계획서는 이미 확인했습니다. 저희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의 규모와 능력을 높이 평가해 주신 점, 시 정부와 협업할 수 있도록 제안해 주신 것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허먼

당연한 일입니다. 시 정부도 귀사와 협업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허먼

그렇다면,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 측에선 계약서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계신지요?

에우릴

시장님께선 호쾌한 성격이시니 만큼,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에서도 당연히 이번 계약의 체결을 원하고 있습니다.

에우릴

하지만 서로 이득을 보기 위함이니 만큼, 견적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를 거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허먼

……

에우릴

이 시계는……

에우릴

시장님께서는 언제든 시간을 멈추셔도 됩니다.

허먼

좋습니다.

허먼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는 야심이 넘치시는군요.

에우릴

하하하하, 시장님 오해십니다!

에우릴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의 뜻은, 어쩌면 이번 협업을 무상으로 진행해 드릴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허먼

………………

허먼

말씀해 보시죠.

에우릴

시장님께 보여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건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에서 작성한 <프로젝트 도급 의향서>입니다.

에우릴

시 정부와의 협업은 처음이니만큼, 저희도 당연히 이번 협업을 통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에우릴

저희는 이번 협업 기회를 통해, 시에스타 이곳에 현지 물류 또는 전달자에 구애되지 않는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 주도의 새로운 물류 회사를 설립하고 싶습니다.

허먼

좋은 이야기군요.

허먼

그렇다면 저는 에우릴 사장님께서 그 말의 무게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믿고 있겠습니다.

허먼은 의자에 등을 가볍게 기댔다.

비서

……흠흠.

비서

시장님, 세 시에 예약된 회의가 곧 시작될 예정입니다.

허먼

네.

에우릴

시장님의 비서분께선 반응이 아주 빠르시군요.

허먼

에우릴 님, 비서를 고를 때는 능력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뜻을 잘 이해하는지도 보아야 하고, 그 장소에 잘 어울리는지도 보아야 하죠.

허먼

시 정부는 늘 다양한 선택을 해야 하니까요.

에우릴

하지만 시장님께서는, 먼 곳의 물로는 당장의 갈증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그 길을 택하셨죠.

허먼

세 시에 시작될 회의 시간이 거의 다 됐군요, 그럼……

허먼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에서는 또 뭔가 보여 주실 만한 것이 있습니까?

에우릴

크흠.

에우릴

시장님, 만약 제가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에서 두 가지를 전부 해낼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에우릴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왔습니다.

허먼

사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문제'란 무엇입니까?

에우릴

시장님 측에 어떠한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제가 해결해 드리겠다는 겁니다.

허먼

제게 무슨 문제가 있죠?

에우릴

전환.

에우릴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가 주도하는 물류 회사의 설립이 완료되면, 시장님은 저희 물류의 힘을 이용해 자유 무역을 지지하여 어느 정치 단체와도 관계가 없는 무역 네트워크 협정을 구축할 수 있을 겁니다……

에우릴

그렇게 된다면 이후, 피에스타는 무역 협정 아래 중립적인 입장으로 각국 시장에 진출하여, 각지 정부와 기업의 상업 활동을 지원할 허브가 될 수 있겠죠.

허먼

과연, 고맙습니다.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의 안목은 상당하군요.

비서는 한발 다가와, 허먼이 뒤로 건네는 문서를 받을 준비를 했다.

에우릴은 몸을 앞으로 숙였다.

에우릴

시장님께서 보시기에, 컬럼비아의 개척 사업 모델은 어떻습니까?

에우릴

티카론토는 말년에 컬럼비아를 돌며, 컬럼비아에게 지속적인 경제 이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허먼

티카론토?

에우릴

그렇습니다, 티카론토.

에우릴

그런 개척 위주의 무역 도시는, 오직 컬럼비아가 정한 계획의 범위 내에서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허먼

개척 도시는 다른 이동 도시와는 다릅니다. 하물며 시에스타는 더욱 사정이 다르죠.

허먼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그게 컬럼비아에게 가져다준 직접적인 이익이, 독립적인 지위로 인한 잠재적인 리스크를 아득히 넘어섰다는 것이죠.

허먼

그렇기에 티카론토는 계속 그렇게 이동하며, 황야에서 다른 이동 도시가 얻지 못하는 것들을 계속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허먼

에우릴 님, 이 점에 대해서는 알고 계시나요?

에우릴

물론입니다.

에우릴

게다가 당신은 시에스타의 시장이십니다. 시에스타에서는 시장님의 말이 곧 법칙이죠.

에우릴

하지만, 티카론토의 사업 모델은 이미 자리를 잡았기에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에우릴

시에스타는 곧, 이 아름다운 해변을 떠나겠지요.

에우릴

떠나고 나면, 결정권은 누구의 손에 넘어가게 될까요?

허먼

……

에우릴

하하하, 시장님. 아시겠지만 염국은 이곳과 아득히 멉니다. 비록 현대의 교통수단이 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먼 거리이죠.

에우릴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는 저 멀리 용문에 있는 사기업일 뿐입니다. 큰일을 해낼 수는 없지요. 하지만 시장님이 초대해 주셨기에, 우리는 이곳에 온 겁니다.

에우릴

시장님, 이걸 보시죠.

에우릴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는 오랫동안 오직 용문과 그 주변만을 돌며 장사를 했지만, 벌어들인 돈은 언제나 적지 않은 액수였습니다.

에우릴

제가 아는 건, 시간은 시에스타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고, 이 아이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에우릴

기회는 흔치 않고,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허먼

……그래서 손목시계를 선물로 가져온 것이로군요.

허먼은 탁자 뒤에 앉아 있는 바이슨을 바라보았다.

허먼

당신의 아드님께서는 이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에우릴

제 아들 말입니까?

바이슨

저요? 시장님, 저는 이번 일에 참여하지 않았……

허먼

하하, 괜찮아요. 그냥 가볍게 물어본 겁니다.

허먼

그럼, 아드님께서는 오늘 우리의 계약이 성사되기를 희망하시나요?

바이슨

……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의 임원으로서, 당연히 희망합니다.

허먼

음.

바이슨

시장님. 저는 비록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물류 회사의 미래 발전 방향은 그저 물자의 운반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제와 문화의 교류입니다.

바이슨

우리에겐 계획이 있고, 능력이 있습니다. 결코 시장님을 실망시키지는 않을 것입니다.

에우릴

시장님, 어떻습니까?

허먼

하하하하.

허먼

제 딸 중 한 명도 시에스타를 위해 많은 생각을 했었죠.

허먼

그 아이와, 저의 또 다른 딸아이가 이곳을 떠나기 전에 약속했습니다. 시에스타를 딸이 바라던 모습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노라고.

허먼

이동 도시 시에스타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 될 겁니다.

허먼

흠, 프로젝트의 성사를 위해 힘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우릴

……

허먼

해가 지려고 하는군요, 이때의 풍경이 가장 볼 만하답니다. 그럼 나가서 이야기를 마저 해 볼까요?


점주A

이게 마지막이야. 이것만 다 팔고 나면, 우리도 새로운 도시 구역으로 넘어갈 준비를 해야겠어.

점주B

정말 아쉽네…… 어릴 적부터 이곳에서 자랐는데 말이지. 이곳의 모래 알갱이 하나하나까지 다 친숙한데……

점주B

떠나기 전에 꼭 병에다 모래를 담아 가야겠어.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

점주B

아마 다신 올 수 없겠지……?

점주A

그건 모를 일이야. 그렇게 상심하지 말라고.

점주A

어이, 손님 온다!

점주A

어서 오세요~ 이색 갯지렁이 다리 숯불구이! 가게 이전 후에는 메뉴가 바뀔지도 모른답니다. 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요!

바이슨

이, 이게 뭐야!

바이슨

갯지렁이…… 다리?!

에우릴

왜 이리 호들갑이야?

에우릴

……시장님. 시에스타는 풍경도 끝내주지만, 음식도 정말 색다르군요.

허먼

아, 전에 옵시디언 페스티벌 때 어떤 한 소녀도 이곳에서 저런 구이를 팔았었죠.

허먼

그 음식이 꽤 괜찮았는지, 이젠 유행하는 먹거리가 된 모양입니다.

점주A

(엇, 이 사람, 시장님인가?)

점주B

(왜 나한테 물어. 내가 시장님을 본 적이나 있을 것 같아? 맨날 너랑 똑같은 사람들만 보는데.)

점주A

(어떡하지……?)

점주B

(그냥 평범하게 하자……)

점주B

하하하하, 손님들. 맛 좀 보시겠어요?

바이슨

아……

에우릴

아……

에우릴

……역시 그만두도록 할까요?

에우릴

근데 시장님…… 저기서 계속 돌고 있는 시설은 무엇입니까?

허먼

아, 저건 '버든비스트 캐러셀'입니다.

허먼

저것도 옵시디언 페스티벌 당시에 갑자기 유행한 시설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때 많은 사람들이 매일 끝없이 놀러 왔었죠.

에우릴

그렇군요.

점주A

손님들은 외지인이시죠?

점주A

하나 드릴 테니, 드셔 보시죠! 맛있으면 다시 와서 구매해 주세요!

바이슨

아, 고맙습니다. 그럼 하나 더 사죠. 돈은 여기 있어요.

점주A

예의가 참 바른 아이네~ 게다가 귀엽게 생겼고.

바이슨

네? ……고맙습니다.

점주B

?

점주B

이봐, 나 아직 옆에 있다고.

점주A

하하~


비서

시장님, 에우릴님, 이쪽입니다.

허먼

바다 풍경을 보며 식사를 하는 것은, 시에스타를 찾는 손님들의 버킷리스트죠. 이곳에서 보는 풍경이 가장 좋습니다.

허먼

이전을 하더라도, 시에스타는 계속 이러한 특색을 유지할 겁니다. 이동 도시로 간다고 해서, 본래의 색을 버리지는 않을 겁니다.

에우릴

당연하죠. 시장님 생각이 옳습니다.

직원

음식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에우릴

오, 아름다운 풍경과 화려한 음식들. 특히 비늘 요리가 맛있네요. 시장님, 방금 들은 바로는, 저 두 점주들은 이주를 하고 나면 새로운 메뉴를 내겠다고 하더군요.

에우릴

자그마한 점포에서도 많은 생각을 해야 하나 봅니다.

허먼

해변에 아직 철거하지 않은 오락 시설들이 있습니다. 아드님께서도 한 번 체험해 보심이 어떠실지요.

바이슨

시장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허먼

에우릴 님의 아드님께서는 나이도 어려 보이시는데, 굉장히 차분하군요. 저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벌써 부모 손을 끌고 매표소로 향할 텐데요.

에우릴

하하하, 저 녀석에게는 마운틴대쉬를 물려줄 생각입니다. 본인에게 다른 생각이 있다면 또 모르지만요.

허먼

보아하니 에우릴 님께서는 이미 다 계획이 있으시군요. 어릴 적부터 교육하시는 걸 보아하니.

허먼

안목이 높으십니다.

에우릴

아닙니다, 보시다시피 아직 어설프죠.

에우릴

게다가 지금이야 차분해 보이지만, 이 녀석도 어릴 적에는 꽤나 골치가 아팠습니다.

허먼

에우릴 님께선 겸손하시군요.

에우릴

시장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비라면 저와 같은 경험은 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부디 제가 이제부터 꺼낼 이야기에 너무 크게 웃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군요……

에우릴

녀석이 네 살 무렵, 학교에서 어떤 참관 수업이 있었는데, 물론 저도 참석했었습니다.

에우릴

가고 보니, 부모 동반 줄다리기 시합을 하더군요. 애 엄마는 몸이 안 좋아 저만 대신 참가했는데……

허먼

에우릴 님의 줄다리기라, 아마 당할 사람이 없었겠죠?

에우릴

……맞습니다, 이런 방면으로는 져 본 적이 없었죠. 결국 금세 1등을 했습니다.

에우릴

한 가지 문제라면 문제랄까, 다른 아이들도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 모두 저에게 달려와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제가 대신 줄다리기를 해 주길 바랐나 봅니다.

허먼

크흠……

허먼

그럼 부인께서는……?

에우릴

몸이 편치 않아, 그 자리엔 없었습니다.

허먼

그나마 다행이군요.

에우릴

하지만 요 녀석은 얼마나 대범한지! 저를 그냥 아이들 사이로 밀어 넣었죠. 선생님께 나눔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배웠다면서요.

에우릴

그렇다고 뭐라고 할 수도 없었고요.

바이슨

……아빠!

에우릴

하하하!

에우릴

아까 시장님 말씀을 들어 보니, 따님이 두 분 계신다고 하셨죠?

허먼

으음……

허먼

두 딸은……

허먼은 의자에 등을 가볍게 기댔다.

허먼

하나는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하나는 걱정이 많습니다.

허먼

아니, 둘 다 꽤 걱정시킨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에우릴

하하하, 시장님께서도 자식 걱정이 그렇게 많으신 줄은 몰랐군요.

허먼

일찍이 걱정을 많이 시키던 딸이 빅토리아에서 대학을 다닐 무렵엔, 저를 초대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허먼

저는 한 번 시간을 내어 자식의 학교로 가서는, 선생님께 근황을 물어보려 했었죠.

허먼

그랬더니 놀랍게도, 녀석이 어디서 사람을 고용해 제 아비인 것처럼 위장을 시키곤 선생과 면담케 한 것이지요.

에우릴

따님께서 대범하시군요.

허먼

확실히, 녀석은 간이 크지요.

허먼

옆에서 이야기를 꽤나 오래 들어 보았습니다만, 화가 나면서도 또 인정할 수밖에 없더군요……

허먼

제 딸이…… 온실 속 화초처럼 편안하게 자라길 바라면서도, 한 편으론 잡초처럼 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허먼

그래서 그런지 이런 일을 벌인 것 자체가 과연 내 피가 어디 간 게 아니구나 싶기도 하면서, 녀석이 이젠 혼자서도 충분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겠구나 믿을 수 있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허먼

게다가, 녀석의 안목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허먼

그래서 나중에 사람을 시켜 저로 위장한 사람에게 연락을 취했죠.

에우릴

어찌했을지 궁금하군요.

허먼

제 밑으로 와서 일하라고 했습니다.

에우릴

하하하하, 과연……

에우릴

그 사람도 정말 인재인가 보군요.

비서

……흠흠……

에우릴

오, 당신이셨군요?

비서

부끄럽습니다……

에우릴

하하하, 정말 재밌군요.

에우릴

따님들께선 지금 어디에……?

허먼

이미 일하고 있죠.

에우릴

음, 조금 더 지나면 저도 이 녀석을 밖으로 내보낼 생각입니다. 제대로 세상을 볼 수 있게끔 말이죠.

에우릴

용문에 제 오랜 친구들이 있는데, 조금 엉뚱하기는 하지만 이 녀석을 그 무리에 집어넣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허먼

아이를 바르게 키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요……

허먼

아마 에우릴 님도 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 심혈을 많이 기울이셨을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에우릴

그렇다 한들, 집사람보다는 못합니다.

에우릴

몇 년 전에는, 어린 자식과 병든 아내 때문에 정말로 회사를 놔 버릴까도 생각했었습니다.

에우릴

그러자 아내가 편지를 열통 넘게 보내며 혼을 내더군요. 하하하. 림 빌리턴과 염국의 거리가 조금이라도 가까웠으면, 직접 혼쭐내러 오기라도 할 기세였지요……

에우릴

하지만 그 편지들이 있었기에,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의 현재가 있게 된 것이죠. 저와 제 자식도 마찬가지로요.

허먼

……당신은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군요.

눈앞에서 끊임없이 부딪히는 파도를 보며, 허먼은 잠시 침묵했다.

허먼

부인의 쾌유를 빕니다.

에우릴

감사합니다, 시장님.

허먼

'시장님'이라……

허먼

그냥 허먼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에우릴

허먼 님…… 저는 허먼 님이 이곳의 시장이실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아버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허먼

하하, 에우릴 님 역시 제 상상과 조금 달랐습니다.

에우릴

하하하……

에우릴

허먼 님, 한잔하시지요.

에우릴

빅토리아의 포도는 검고 붉으며, 향이 훌륭합니다.

에우릴

가울의 나무통으로 숙성했기에, 삼나무의 그을린 향이 배 있죠.

에우릴

맛을 한번 보시죠, 이건 용문에서 가져온 술입니다.

허먼

……어이쿠.

허먼

이런, 너무 많이 마셨나 봅니다. 잔도 제대로 못 들다니.

에우릴

하하하, 조금 흘리셨을 뿐입니다. 흔한 일이죠.

에우릴

다시 한 잔 따라드리죠…… 시장님의 잔만 무사하다면야.

허먼

제 잔을 꺼내 본 지도 오래되었군요. 손이 떨려서 깨뜨리면 어찌합니까?

에우릴

하하하하, 제가 잡아드리죠. 컵이 깨질 일은 없을 겁니다.

에우릴

이 손이 바로 그 줄다리기로 학교를 제패한 손이니까요.

허먼

……마음이 놓이는군요.

두 사람은 술잔을 들고,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석양이 지고 있었지만, 바다는 낮보다도 더 찬란하고 눈부시게 넘실대고 있었다.

허먼

에우릴 님.

에우릴

네?

허먼

용문에서 가져오신 술, 맛이 아주 좋군요.

허먼

원래라면, 시에스타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것이겠죠.

허먼

……

허먼

시에스타 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을 것이라 믿습니다.

에우릴

하하, 시에스타 사람들도, 분명 마음에 들어 할 거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