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7무너지는 공든 탑
도시에서 혼전을 벌이는 각 세력들. 세버린은 자신의 병세로 인해 쓰러지게 되고, 그레이스롯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이미 죽었음을 알게 된다. 끊어져버린 단서에 마음이 흔들리는 폴리닉. 한편, 머드락은 자신의 진짜 실력을 모두에게 보여주기로 결심하는데……
빨리, 여기야!
이 근처의 흔적…… 점점 더 단순한 화풀이로밖에 안 보이는군.
……세버린은 이게 철저히 계획된 누군가의 음모이자 반역이라 생각했어. 근데 실제론 아무리 봐도 그저 단순한 폭동이잖아.
클릭, 뭐 좀 찾았어?
응. 어…… 근데……
그레이스롯 언니, 와서 봐봐. 이……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할지……
……왜 그래?
방 안에……
네 눈동자…… 겁먹지 마, 진정해. 에이어스카르페, 밖에서 클릭을 데리고 잠깐 대기해줘. 주변의 폭도들을 조심하고.
알겠다.
……이 안에?
(……난장판이군. 격렬한 싸움이라도 벌어진…… 윽…… 이건…… 얼어붙은 시체?)
(잠깐, 이 사람은……?)
윽……! 이 의사는 대체 뭐야?!
계속 방해한다면, 네놈도 봐주지 않겠다!
……방금 당신 몸에 뿌려진 약은, 휘발성 독극물이에요.
뭐?! 우,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어서 말해! 그러지 않으면 내가 널…… 네 녀석을…… 윽……
고통스럽나요?
비더만이 어디 있는지 알려 주면 해독제를 드리죠. 말하지 않으면, 세 시간 동안 환각과 구토에 시달리게 될 거예요.
이 악랄한…… 나…… 난 비더만인지 뭔지는…… 아무것도 몰라…… 난 그저…… 귀족들이 전부…… 쳐죽일 놈들이라는…… 윽……
……그럼 미안하지만, 당신들 모두 감옥에서 기다려 줘야겠네요.
어……? 버섯? 엄청나게 큰 버섯이군…… 어어? 버섯이 움직이잖아? 버섯이 사람을 물다니……
장관님……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자들이 이미 코너 쪽의 상가 거리와 마이바움 광장까지 점령한데다…… 더 많은 사람들이 츠벨프톤 거리에 갇혀 있어요……
저희로선 그들을 제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첫 부상자가 나온 순간부터, 우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거다.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는 두 개뿐이다. 투항하거나, 공격하거나.
어떻게 하죠?
투항한다면, 통제권은 리유니온과 반란 분자에게 넘어가고, 우린 다 같이 얼어붙은 땅에서 굶어 죽게 되겠지.
하지만 주민들을 이끌고 공격한다 해도 양측 모두 막심한 피해만 입을 뿐이고, 어떻게든 살아남은 사람도 결국은 얼어붙은 땅에서 굶어 죽을 거다.
……아니면……
……
희생을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사망자라도 최소화해야…… 콜록, 콜록콜록……
으윽…… 콜록콜록, 커억……
장관님…… 아버님? 아버님?
……! 아버님, 피, 입가에 피가……!
죄송해요! 실례합니다! 타쟈나 씨!
아버님께서, 말씀을 못하고 계세요……
괜찮으세요? 호흡을 가다듬으세요. 폐의 변이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런 상황에는 분명……
……무슨 일이야?
세버린 장관님이, 사실은……
……의사 말 좀 들으세요, 담배 끊으시라구요. 당신의 폐 질환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굳이 검사해 보지 않아도 잘 알 거 아니에요.
잠깐 보겠습니다…… 단추 풀게요……
잠깐! 움직이지 마세요!
……
당신…… 감염자였나요?
네?!
……이건 광석병 증상이에요. 오리지늄이 폐에서 인후부까지 전이됐어요…… 목구멍 쪽의 검은색 분말형 고체는…… 오리지늄 결정이 발현된 흔적이군요.
좋지 않아… 체세포가 이미 오리지늄과 융합하기 시작했어요.이게 당신이 건강을 소홀히 했던 이유였나요!
설마 방금의 전투에서?
이건 초기 증상이나 급성은 아니에요. 감염된 지 꽤 됐을 겁니다.
아마 재앙이 일어났을 때…… 아니, 그래도 너무 빨라요…… 감염은 아마 그보다도 훨씬 전에……
콜록…… 콜록콜록……!
검은색 핏덩어리…… 스즈란, 샘플을 채취해줘.
네……! 실례합니다, 장관님. 조금만 참아주세요.
지금 병원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겠지. 칫, 일단 장관님을 의사당으로 옮기죠!
……월루몽드에, 장관이, 없어선 안 된다!
여기서 더 고집부리시다간, 월루몽드는 정말로 장관을 잃게 될걸요?
당신…… 지금 보니, 영락없는 의사로군.
커억, 콜록콜록……
하아, 피를 토하니 말하기 훨씬 편하군, 한결 나아……
입만 사셨네요.
폴리닉 씨, 부탁이 있네.
말씀하시는 건 좋지만, 전 일단 당신을 데려가야겠습니다. 리사, 세버린 씨를 부축해 줘. 타쟈나 씨, 장관님은 저희가 데려갈게요.
네!
……모두, 콜록콜록, 내가 감염자라는 사실은 당분간 비밀로 해 주게……
그리고, 화재의 범인이 나이며, 월루몽드를 파멸 직전으로 몰아넣은 원흉이 나라고 시인하겠네……
그럼 진범은 어쩌고요?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은 없네.
하아…… 적어도, 이 많은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죽일 구실은 없앨 수 있겠지.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해…… 외부 세력의 개입을 막을 수 없는 이상, 계속해서 서로에게 보복을 반복하겠지.
그러니 부탁하네…… 월루몽드에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도움이 필요해…… 지금의 우리로선, 당장 보수를 지불하긴 어렵겠지만……
월루몽드가 이 고난만 잘 넘겨낸다면…… 보답은 반드시 하겠네.
……우린 자선 단체가 아닙니다.
부탁일세!
제게 로도스 아일랜드를 대표할 권한 따윈 없어요…… 인구가 만 명에 다다르는 마을을 책임지라니, 그런 건 제 임무 범위 밖이기도 하고, 아미야에게 위임받은 권한마저 한참 넘어서는 일이에요.
……하지만, 아트로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월루몽드를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고맙네.
비켜주세요 긴급 환자……
……
……그레이스롯? 어째서 혼자 돌아온 거야?
스즈란, 세버린 씨를 위층 객실로 옮겨줘…… 다른 사람들 눈에 띄어선 안 돼.
잔인하게 들릴지 몰라도, 세버린 씨는 병세가 진정되면 군중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야 하니까.
아, 네! 맡겨주세요!
타쟈나…… 당신은……
……도시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여기에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는 없겠죠.
전 폭동에 참여하지 않은 민병들을 모아볼게요. 적어도…… 이 폭동의 규모라도 줄일 수 있도록……
네,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이제 슬슬 말해주지그래?
비더만을 찾았어.
……!
그럼 당장 잡으러 가자! 이 소란을 끝내고, 아트로의 복수를……
……아니.
그는 이미 죽었어.
……뭐?
B2 좌표의 '축음기' 근처에서 비더만을 찾아냈어.
후두부에 상흔이 발견됐고, 피부 표면엔 얼음 결정이 남아 있었어. 아츠로 습격당한 흔적이지.
현장의 오퍼레이터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긴 어렵지만, 다른 시체의 상흔이나 혈흔으로 봤을 때 적어도 몇 시간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고.
비더만이 죽었는데도 폭동은 멈추지 않았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너도 알겠지.
클릭과 에이어스카르페가 지금 그의 집을 수색 중이야. 이변이 없는 한……
잠깐만……! 그러니까, 비더만이 이미 죽었다고?
……못 믿겠다면 다시 말해주지. 그래, 그는 이미 죽었어.
……
……
폴리닉의 미소가 점차 굳어갔다……
오퍼레이터 아트로의 희생으로 불안정했던 그녀의 감정은, 비더만에 대한 정보를 접하며 어느 정도 진정됐다.
반란, 감염자, 계급 같은 문제로 골머리 썩힐 필요 없이, 복수할 대상을 간단히 찾아냈으니까.
그녀는 잠시라도 안심했을까? 목표가 명확해져 후련해졌을까?
하지만 이제, 딱딱하게 굳어버린 그녀의 표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역시.
이건?
이건 위기 협약의 작전 협의서…… 비더만은 위기 협약의 재앙정보전달자였군.
그럼, 이 모든 게 계획된 일이었단 말인가? 본인의 죽음까지 포함해서?
음…… 근데 왜 이런 일을 벌인 거야? 저 위기 어쩌고가, 이 사건의 배후라는 거야?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건 그들의 이념과 어긋나는 행동이야…… 위기 협약은 그렇게 잔인한 짓을 벌이는 조직은 아냐……
……하지만 만약…… 더 많은 주민들을 살리기 위해 폭도들을 도왔던 거라면? 왜지?
아니, 애초에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기는 해? 그레이스롯 언니가 그랬잖아, 지금 월루몽드의 상황은 완전 최악이라고.
아니… 위기 협약 자체는 그저 시스템에 지나지 않아.
위기 협약을 이용하는 전달자들 중 일부는 확실히 도덕이나 상식 따위는 안중에 두지도 않는 놈들이다. 그놈들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하고자'만 하지.
……당시의 월루몽드는 이미 재앙으로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설마…… 외부 세력의 개입을 바라고 불을 지른 건가……
레온하르트나 로도스 아일랜드의 다른 재앙정보전달자들이 연루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군……
하지만…… 아직 뭔가…… 부족한데……
에이어스카르페!!
무슨 일이지?
저기! 저 악기점 쪽에! 뭔가 이상한 게 있어!
이상한 거? 저건…… 산?
아니야, 움직이는 거대 석상……?
저 아츠, 설마 그 녀석이 조종하는 걸까?
저건 혼자 힘으로 시전할 만한 아츠가 아냐…… 어서, 폴리닉에게 돌아가야겠어!
평범한 민병들이 수많은 전투를 겪어본 전투 소대를 막을 수 있을 리 없어…… 살카즈 소대라면 더더욱!
뭐지? 이 진동은 뭐야?
어이! 또 그 거대 석상이다! 빨리! 빨리 '축음기'를 가동시켜!
리유니온이 우릴 도우러 왔다! 그들이 와줬어! 우릴 해방시켜주러 왔다!
리유니온 만세! 공격하자! 저 썩어빠진 귀족들을 몰아내자! 공격하자!
리유니온 만세!
……사람들을 엄호하며 마을의 중심 구역까지 철수하겠습니다. '축음기'를 가동하시고, 방어에 집중하세요!
알겠습니다!
타쟈나 씨, 거리 끝에 있는 저거…… 저건 뭐죠?
……멈춰, 잠시 휴식한다.
그래…… 이제 한 발자국 남았군.
……앞으로 한 발짝만 더 움직이면, 이 마을을 파괴할 수 있겠지.
하지만 우리에게도 희망이나 존속 따위는 없을 거다. 그들은 해방을 부르짖었지만, 해방된 것은 그저 분노와 증오뿐…… 이건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명예롭지 못한 전투일 뿐이야.
그래? 나는 사실 상관없어. 일이 이 지경이 된 이상, 이제 원만히 해결하긴 글렀으니까.
이건 마지막 기회다…… 최후의 한 걸음을 내딛기 전, 저들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
……투항할 기회?
아니…… 저항할 기회다, 그리고 신념을 드러낼 기회지. 우리와 저들이 모두를 대신해…… 승부를 낼 수 있도록.
넌 용병하면 죽도록 고생만 하고 좋은 소리는 못들을 팔자야.
됐다, 네 말대로 하지.
그럼……
……흙과 반석이여, 일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