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3불타는 대의회탑
감염자들의 목숨을 위협하던 세버린은 폴리닉 일행에 의해 행동을 멈추게 된다. 모두가 한숨을 놓던 그때, 도시의 동력 코어가 적에 의해 파괴되게 되고, 이에 따라 이동도시의 이동에 큰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재앙의 위협은 어느샌가 바로 눈 앞까지 와있었다.
저기 의사당 건물이 보여요! 다행이다, 저긴 무사한 것 같아요……!
리사, 서둘러!
네!
뭐, 뭐지? 어디서 불이 났나?
제 아들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요, 제 아이들 보신 분 없나요……!
헌병은, 세버린은?! 그 사람 영웅이라고 하지 않았나? 어째서 이런 때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거야?!
거리 전체가 혼란에 빠졌어요!
하지만 거주 구역은 애초에 공격받지도 않았어. 분명 누군가 선동하고 있는 거야!
주민들 모두 오랫동안 극도의 긴장 상태 속에 있었어요. 폭발이 일어나면 무조건 소동이 벌어질 거예요……
이쪽으로! 의사당이 점령당하지 않도록 막아야 해요!
저쪽에 보여요! 인파가 엄청나요! 서둘러야 합니다!
뭐야?!
퇴물 주제에 꽤 하잖아. 광석병에 고통받지 않아도 돼서 꽤 좋으시겠어?
그래…… 내가 담배를 조금만 더 일찍 끊었더라면, 너희는 지금쯤 감옥에 갇혀 동요나 배우고 있었을 거다.
이곳을 떠나라. 너희도 한때는 이 마을의 일원이었으니, 더 이상의 책임은 묻지 않……
하, 아직도 입만 살았군! 지금 월루몽드에 정규군이 당신 하나라는 걸 우리가 모를 줄 알았나?
네놈들……
세버린! 허세 부리는 것도 이제 끝이다, 의사당을 넘겨! 지금부터, 우리가 이 마을을 통제하겠다!
그래서 뭘 어쩌려는 거냐?
뭐가 어쩌고 어째?!
너무 경계하지 말고, 잠깐 휴전하는 게 어떻겠나. 담배 한 대 정도는 괜찮잖아…… 자, 말해봐라. 너희가 통제하게 되고 나선, 뭘 어쩔 작정이지? 어떻게 하려고?
혹시 모르잖나, 월루몽드가 너희의 그 원대한 계획에 협조해줄지.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자, 난 무기를 내려놨다. 우리 사이에 타협하지 못할 갈등이 있다곤 생각하지 않아. 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거냐?
……흥, 설교라도 하시려고?
난 네 녀석들이 범인을 잡고, 네 녀석들이 고정관념을 떨쳐버리길 바랄 뿐이다.
……나는 집에 돌아가고 싶고, 다시 일하고 싶을 뿐이야. 간단하지?
……그래. 그러려면 보고서를 잘 작성하고, 정기 검진 꼬박꼬박 잘 받기만 하면 돼. 간단하지.
그러다 지금 이 꼴 난 거 아니야?! 여기 갇혀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잖아!
이제 저 거리에는 지진으로 생긴 균열과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오리지늄 덩어리 밖에 없어. 비감염자는 거리에서 다 빠져나가고, 물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대체 누가 우릴 도와준단 거야?
아, 잊을 뻔했네. 월루몽드 전체가 죽어가고 있는 건 다 너희가 무능해서야. 우린 그저 가장 먼저 버려졌을 뿐이지.
질서네 뭐네 명분만 내세우면서 진실을 숨겨놓곤, 스스로 현명하다는 착각하면서 살았었지?
하아……
성냥이 눅눅해져서 불이 안 붙네. 휴전은 여기까지 해야겠군.
큭……?! 맨손으로……?
그래. 나는 담배 냄새만 맡아도 기운이 나거든.
그리고 미리 사과하지. '불의의 사고'가 생길지도 모르겠어.
빌어먹을, 이거 놔! 날…… 날 죽이려는 거냐…… 윽!
아니, 이건 그냥 '실수'일 뿐이다……
장관님……!
……!
아아……
……이곳은 이미 정리됐다. 상대는 몇 명뿐이었고, 여기 운 나쁜 친구 한 명 빼고 나머지는 다 도망쳤다.
……그를 죽였나요?
안 죽었을 걸세.
……
……로도스 아일랜드의 두 사람이 저 녀석을 깨어나게 해준다면 더없이 고맙겠네만.
아직 숨이 붙어있어요! 폴리닉 언니!
……지금은 사람을 살리는 게 먼저니까.
나중에 다시 얘기하죠, '장관님'.
좋아. 기대하고 있겠네, 아가씨.
장관님……
말했을 텐데. 둘만 있을 땐 장관이 아니라, 토어의 아비이자 네 시아버지라고.
아뇨, 장관님. 방금…… 방금 저 감염자를 정말로 죽일 생각이셨죠?
……부정하진 않겠네.
그랬다간 갈등만 더 심해질 뿐입니다……! 게다가 월루몽드의 옛 가족에게 이렇게 쉽게 손을 대다니요!
그놈이 월루몽드에 헌병대가 없다는 사실을 폭도들에게 알렸다고 해도 말이냐?
너도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 거다, 타쟈나.
그렇다 해도 이렇게 무자비하게……
모든 진상을 다 알지 못하는 이상, 우리 누구도 올바른 선택을 하기는 어렵겠지. 나도 어쩔 수 없었다.
만약 위대한 투자가나 선지자 따위가 날 찾아와, 단 몇 사람의 희생으로 월루몽드가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면……
난 기꺼이 그렇게 할 거다. 그게 누구라도 말이야.
……그렇지만……
누가 되든, 말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저 감염자는 목숨을 건졌으니, 이걸로 된 거다.
로도스 아일랜드 얘기로 돌아가지. 저들에게 진상을 알려줬나? 아니면 현장을 보여줬나? 저 아이의 눈빛이 많이 바뀌었던데.
아버님께서는 제가 이럴 거라고 이미 예상하고 계셨군요……
뭐 그렇다고 봐야겠지. 나도 무작정 감추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적어도 나 하나만 진실을 감추면, 많은 사람들을 안심시킬 수 있지.
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분명 월루몽드를 도와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두 분은 아트로 선생님만큼이나 정의로운 분들이세요.
콜록콜록, 콜록, 저들이 로도스 아일랜드를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어찌 됐든 이곳에 파견된 사람은 저 둘입니다. 로도스 아일랜드를 대표한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만난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가 모두 좋은 사람이라면…… 솔직히 말해 난 그편이 더 걱정스럽구나.
확실히, 그 스나이퍼도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이었지……
아트로 선생님과 함께 이곳에 들렀다가 바로 떠난 그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분이 재앙에 말려들지 않았어야 할 텐데……
뭐, 뭐죠? 또 다른 습격일까요?
……월루몽드엔 헌병대가 주둔하지 않는다, 그거지.
이 비밀도 모두 까발려진 것 같군. 이제 또다시 폭동이 일어나면, 우린 무릎을 꿇는 게 좋겠나, 아니면 끝까지 대항하는 게 좋겠나?
……아니에요. 이 굉음은, 지하에서……?!
……세버린! 놈들이 다른 거리의 지하 통로를 통해 공업 지구에 잠입했습니다!
놈들이 메인 동력로를 마비시켰습니다……!
……봐라. 이 그림자 하나 없는 마을을.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월루몽드, 윈터위습 산맥의 달이라. 음, 역시 명불허전이군.
달은 무슨 얼어 죽을, 퉤!
우리 동료 네 명이 저 불길 속에서 죽었다고.
말해봐라, 머드락. 도대체 어떤 달이 불길을 일으키는 거지? 어떤 달이 동포를 해친다는 건데?
아니면, 이 온화해 보이는 마을이 사실 우리에게 피 묻은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었던 건가? 우린 그냥 잠자코 있어야만 하는 거냐고?
너무 흥분했군, 진정해. 평소엔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잖아.
이곳을 쓸어버려야 해! 빌어먹을 월루몽드 놈들! 빌어먹을 이민자들!
안 돼.
머드락! 너희 살카즈에겐 그럴 만한 힘이 있잖아!
아니.
네 말이 맞아…… 살카즈, 이 살카즈보다 고향을 뺏긴 고통을 뼈저리게 아는 종족이 있을까?
제 딴에 감염자를 대우해준다는 라이타니엔에도, 살카즈가 있을 곳은 없다.
……아, 하지만 그 할머니가 줬던 케이크는 적당히 달달한 게, 꽤 맛있었지.
뭐?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라. 우리가 처리해야 할 것은 살인자 하나뿐이다. 증오로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마. 그러지 않으면……
과거의 우리와 다를 바가 없잖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