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놀이
예상치 못하게 레드와 냄새를 교환하게 된 늑대 군주 카이사르는, 자신이 한 번도 제대로 마주한 적 없었던 송곳니를 영원히 잊을 수 없게 된다. 이 모든 것은 늑대 무리에게 경고하기 위한 라플란드의 계획이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라플란드, 레드, 라플란드 더 데카덴차
바르고, 너도 왔구나……
내 후각이 너보다 안 좋을 것 같아?
내 말은, 우리가 제대로 찾아온 것 같다는 뜻이었어……그 물건은 이 병실 안에 있어.
늑대 무리가 이 육지 함선을 샅샅이 뒤졌던 이유가, 고작 라플란드가 언제 흘렸는지도 모를 증표를 찾기 위해서라니…… 우습지 않아?
불평 그만해, 카이사르.
우두머리 늑대는 늑대 무리에게 무엇이든 시킬 자격이 있어. 그건 우리 모두가 결정한 거야.
그럼, 어서 이 모든 걸 끝내자고.
저건…… 네 송곳니잖아?
……레드.
(가벼운 코골이 소리)
(괴로워하는 잠꼬대)
라플란드의 냄새……
레드가 쥐고 있는 저 단검.
라플란드가 잃어버린 증표가, 네 송곳니의 단검이라고?
……
흥, 우두머리 늑대가 되었다 해도, 하얀 늑대는 결국 철없는 인간일 뿐이네.
어이, 자로.
방금 그 먼지바람, 그냥 야생 버든비스트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피하고자 일으킨 거 맞지?
황야가 바로 앞인데, 굳이 나한테 물어볼 필요가 있나?
조금만 인내심을 가져봐.
네가 할 말 같지는 않다만.
우연히 항로를 이탈한 한 육지 함선이 황야 깊숙한 곳으로 잠깐 들어왔고, 그곳을 떠돌아다니는 신비한 존재들을 스쳐 지나가게 되었어. 마침, 우리가 갑판에 있었기에 그중 하나와 인사를 나눌 수 있었고……
너희와 네 동족을 위해 이렇게 색다른 만남을 주선하려고 내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너도 잘 알잖아. 왜 그리 서두르는 거야?
굳이 번거롭게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그 녀석들의 행적을 파악하기엔, 곧장 용문이나 아카후알라로 가는 게 더 나았을 거다.
……
하하, 자로, 늑대 무리가 이젠 확실히 인간 같아졌네.
뭐?
물론, 텍사스의 보스를 불러서 언더그라운드 랩을 들으러 가거나, 도박 테이블에서 그 덕로드라는 녀석과 마주하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 시라쿠사에 있을 땐 그런 걸 수도 없이 했었으니 말이야.
하지만 그런 녀석들은 비스트 아리스토크랫 중에서도 소수잖아?
소위 '위기'라는 게 정말로 그렇게 두려웠다면, 네가 가장 먼저 한 일이 과연 인간 사회에 잘 섞여 있는 동족을 찾아내서 인간처럼 모여 회의하는 거였을까?
다른 늑대들한테도 돌아오라 그래. 머지않아 너희 동족들이 이곳을 지나갈 테니까.
카이사르가 아직 네 증표를 찾고 있는데…… 잠깐, 너 그걸 잃어버린 게 아니었나?
애초에 증표 같은 건 없었어, 자로.
그럼……
설마, 카이사르를 자신이 버린 송곳니와 만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건가?
하하, 난 그런 말까진 하지 않았어.
할머니?
레드, 할머니 보여……
아직 자고 있는 모양이야.
네가 그저 다가갔을 뿐인데도, 꿈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떨고 있어…… 너에 대한 공포가 이미 이 아이에겐 뼛속 깊이 새겨져 있는 것 같군.
흥.
꿈속……
시시한 악취미는 그만둬, 카이사르. 우리는 단검만 가져가면 돼.
그 단검은 내가 레드에게 준 거야.
그 아이가 이제 막 철들었을 무렵, 내가 찾아낸 야수의 이빨 하나를 주고, 그걸 가장 날카로운 단검으로 다듬도록 가르쳤지.
무슨 뜻이지?
아직도 모르겠어? 라플란드가 일부러 날 여기로 오게 만든 거야.
단검 회수는 핑계일 뿐이지. 라플란드는 내가 이 인간의 공포와 고통을, 이 인간에게 남긴 영향을 지워주길 바라는 거야.
흠, 그건 라플란드답지 않은데.
불쌍한 동료를 도와주려는 것이거나, 혹은 지금 자신이 속해있는 제약 회사에 잘 보이려는 거겠지…… 라플란드의 속마음을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
그래서 말한 거야. 우두머리 늑대가 되었다 해도, 결국 철없는 인간일 뿐이라고.
……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바르고. 금방 이 따분한 '임무'를 끝내고 올 테니.
레드.
할머니…… 정말, 할머니……?
할머니 말고 또 누가 있겠니…… 참으로 불쌍한 아이구나.
……
쳇, 또야? 이 배에 탄 이후로, 너한테 뒤를 밟히는 게 벌써 다섯 번째거든.
냄새……
네 몸에서, 익숙한, 냄새가 나.
늑대 냄새를 말하는 거라면, 내 몸에서 나는 냄새가 1마리뿐만은 아닐 텐데.
할머니……
할머니, 여기 왔어?
너, 할머니가 레드 대신 찾은 거?
나를 죽이고 싶어하는 것처럼 들리는데?
박사랑 네 그 연기 속에 숨기 좋아하는 상사가 따지지만 않는다면, 나도 기꺼이 몸 좀 풀어줄 수 있어.
아니…… 레드, 너랑은 안 싸워.
레드, 설명하는 법, 몰라…… 할머니가 널 찾아갔었다면, 너도 레드처럼, 결국엔……
하하, 걱정해 줘서 고맙군.
레드, 너…… 떨고 있는데.
할머니, 레드한테 말했어……
레드는, 레드가 죽인 그 녀석들과 같다고.
레드는 그저……
그저 그녀에게 따분한 승리를 안겨준 것뿐이지.
레드, 할머니 말 들었어. 켈시 말, 안 들었어……
레드, 잘못 했어. 한 번, 또 한 번……
레드는 울프 헌터이자, 진랑이기도 해.
레드는, 누구?
레드의 마음, 혼란스러워.
(괴로운 흐느낌)
레드, 넌 그 늑대가 미워?
그 녀석을 잊고 싶어?
겁내지 마, 여기는 로도스 아일랜드야. 너의 로도스 아일랜드니까.
내가 도와줄게.
그게 다야?
응. 지금은 켈시도 없고, 그냥 내버려둘 순 없잖아?
라플란드, 너는 친절하다고 칭찬해 주길 원해, 아니면 착하다고 칭찬해 주길 원해?
그럼 자로, 너는 아부한다고 생각해 주길 원해, 아니면 빈정거린다고 생각해 주길 원해?
……
할머니, 어디 가?
할머니는 어디에도 가지 않는단다. 그저 여기에서 네가 따라오길 기다리고 있지.
……
붉은 어린 늑대는 무의식적으로 발을 들어 올렸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는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의심하지 말거라, 아이야, 할머니가 뭐 하러 너를 속이겠니?
네 의문, 네 고통, 모두 할머니가 답을 주마.
이리 오렴, 할머니 곁으로.
……
익숙한 목소리, 온화한 말투, 풀밭을 스쳐 가는 산들바람, 흙 속에서 나는 은은한 비린내…… 이곳은 안전해 보였다.
마치 모든 것이 전혀 변하지 않은 것만 같았다.
한참 후.
어린 늑대는 결국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거, 꿈?
꿈이기도 하고, 현실이기도 하지.
그냥 따라오면 돼, 레드.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니? 예전에는 헤어졌다 다시 만나면, 항상 할머닐 붙잡고 이것저것 물어봤잖아…… 말은 조금 서툴렀지만 말이야.
……
그래, 네 마음속에, 할머니에 대한 원망이 있는 거구나.
……할머니, 레드를 속였어.
레드, 할머니를 믿었어. 그런데도……
'그런데도'라니, 우리 사이에 이런 지루한 감정이 있어서는 안 되는 거란다, 아이야.
……
왜냐면 너도 할머니를 속였잖니, 그렇지?
카르네발레의 그날 밤, 너는 아녜제의 송곳니를 진짜로 죽이진 않았지. 그 아이 이름이 뭐였더라?
루, 루나컵.
봐줬더구나, 할머니를 떠보려고 말이야.
그건……
늑대 군주는 송곳니를 부러뜨릴 수 있지만, 어미는 자기 새끼를 버리지 않는단다. 비록 그녀가 준 포대기가 거짓말이었을지언정, 황야에서 생명의 관계는 늘 순수하고도 견고한 법이니까.
하지만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들도, 그 재단사도 그렇고…… 그들은 결코 황야를 이해하지 못하건만, 넌 쉽사리 그 말들을 믿었고, 우리의 관계에 균열이 가게 만들었지.
진실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게임의 승패조차도 이젠 중요하지 않지……
지금 이 모든 것은 할머니가 받아야 할 굴욕이자, 네가 받아야 할 벌이란다, 아이야.
……
레드, 여기, 기억해……
할머니가 말했잖니. 이곳은 꿈이기도 하고, 현실이기도 해.
이 수풀…… 냄새를 숨기고 조용히 사냥감을 기다리는 것, 할머니가 가르쳐줬어……
이 나무…… 함정을 만들고 낙엽 아래 숨기는 것. 할머니가 가르쳐줬어……
저기, 저 바위……
너는 그 위에서 송곳니를 갈아 날카로운 단검으로 만들었지.
우리가 방금 지나온 모든 숲, 모든 동굴, 모든 뼈…… 이 모든 것들이 네가 걸어온 길이지.
할머니, 레드를 데리고, 돌아가고 있어……
어디서, 멈추는 거야?
곧 알게 될 거란다.
……
방금 한 말의 뜻을 아직도 생각하고 있니?
레드, 생각해야 해.
레드 마음, 혼란스러워. 생각해도, 모르겠어.
기나긴 지난 세월 동안 늑대 군주들의 게임은 수없이 반복됐었지.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너는 여전히 나에게 있어 가장 특별한 송곳니란다.
오직 너만이 진짜 늑대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으니. 아무리 이 육지 함선에 머물러 있은 들, 네가 사람들 속에 진정으로 섞일 수는 없겠지……
그건 네가 너무 순수하고, 진짜 늑대에 한없이 가깝기 때문이야.
진짜 늑대……
그러니 아이야, 할머니가 방금 한 말을 잊고, 우리 사이의 원한과 원망도 잊어버리렴.
이 감정들은 네겐 너무 복잡하고…… 네 잘못도 아니니까 말이야.
드디어 도착했구나.
이, 이곳은……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야. 할머니는 저 풀숲에서 버려진 레드를 주웠었지. 그날 밤은 폭우가 쏟아져서, 네 울음소리가 빗소리에 거의 묻힐 뻔했어.
바로 여기가 이번 여정의 끝이자, 모든 것의 시작인 곳이란다.
할머니가 그 풀숲을 불태우고 나면, 우리가 방금 지나온 모든 것들이 사라질 거야.
레드, 모르겠어……
레드, 할머니를 잊게 되는 거야?
할머니에 대한 거, 모두 잊게 되는 거야?
그래. 내가 네게 가져다준 곤혹, 고통 그리고 슬픔을 잊게 될 거란다. 마치 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제 악몽, 꾸지 않는 거야?
그래, 참 똑똑한 아이구나.
침묵이 흘렀다.
붉은 어린 늑대는 머리를 숙였고, 꽉 쥔 손마디는 하얗게 질려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매우 고통스러워 보였다.
우아한 늑대 군주는 더는 재촉하지 않고, 아이에게 시간을 주었다. 비록…… 그녀의 인내심은 이미 거의 바닥나고 있었지만.
마침내, 어린 늑대가 고개를 들었다.
……싫어.
레드, 잊고 싶지 않아.
레드, 넌 그 늑대가 미워?
그 녀석을 잊고 싶어?
겁내지 마, 여기는 로도스 아일랜드야. 너의 로도스 아일랜드니까.
내가 도와줄게.
……
모르겠어……
모르겠어?
그럼, 잊고 싶지 않은 거네.
레드, 잊고 싶지 않아?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준 적 없어……
네 직감은 정확해, 레드.
배신과 기만이 네 삶을 엮었고, 고통은 사람으로 하여금 모든 걸 잊고 싶어 하게 만들지.
하지만 잊는 것은 소용없어. 그건 힘줄을 뽑고 뼈를 파내어 자신을 빈껍데기로 만드는 것과 같은 거니까…… 더 잔혹한 폭력에 불과하지, 안 그래?
황야에 익숙해진 것이 네가 살아남는 데 도움을 주듯, 악몽 또한 마찬가지야.
음……
하핫,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레드, 잊을 필요, 없어.
할머니, 레드한테 알려줬어. 레드, 기억해……
원한, 기억해. 원수에게서, 눈을 떼지 마. 그래야만 레드, 길 잃지 않아. 나이프, 휘두를 수 있어…… 살아남을 수 있어.
……
레드, 지금까지 할머니의 원한, 갚았어…… 존재하지 않는 원한을.
하지만 이제부턴, 나를 위해 복수할 거야!
레드는 발에 힘을 주어 높이 뛰어올랐다. 그건 늑대의 사냥 기술이었다.
찰나의 순간, 레드는 단칼에 늑대 군주를 두 동강 내버렸다.
신비한 검은 안개가 흩어지며, 레드의 몸에 흥건한 피가 쏟아져 내렸고, 이는 마치 레드를 귀신처럼 보이게 했다.
마치 방금 자신이 한 일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레드의 손이 격렬하게 떨렸다.…… 그녀는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검은 안개가 다시 모여들며 늑대 군주가 레드 앞에 다시 나타났다.
꿈속이라서 감히 내게 덤빌 용기가 생긴 건가? 하지만, 이 모든 건 무의미한 것을.
잊고 싶지 않다면,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해. 악몽 위에 악몽을 쌓고, 고통 위에 고통을 얽으면서 말이야.
그래도 나쁘지 않지……
옛 게임은 이미 끝났어. 하지만 난 라플란드가 우리에게 얼마나 새로운 즐거움을 가져올 수 있을지, 자로와 다른 녀석들만큼 기대가 안 되거든……
그러니 너를 한 시대의 낙인으로 남겨두마.
하지만 아마 다음에는, 나는 너를 완전히 잊게 될 거야, 아이야.
결국에 너 또한 내가 부러뜨린 송곳니들과 별 다를 바 없으니까 말이야.
바르고, 이만 나와. 이제 가자. 그나저나 여긴 정말 냄새가 고약하네.
잠깐…… 이 냄새는, 아니……
라플란드, 네 짓이냐?
……
바르고, 방금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 카이사르가 우두머리 늑대를 의심한 거 같은데.
……
내 몸에서, 왜 레드의 냄새가 나는 거야?!
그래? 그런 일이 있다고?
흐음, 방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볼까……
레드가 칼로 너를 베었고, 네 피가 레드에게 튀었지……
아하하하! 혹시 너랑 네 송곳니, 서로 냄새를 교환한 거 아니야?
그건 내가 레드에게 보여준 꿈일 뿐이야!
……
불태우려고?
하핫, 비가 엄청나게 내리네……
설마 이런 방법들로 몸에 밴 냄새를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
소용없어, 나의 친애하는 늑대 군주여.
아녜제가 내게 말했었지. 아주 먼 옛날 이 대지에는 오직 황야뿐이었고, 늑대 무리는 각자 돌아다녔기 때문에, 상대와 냄새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서로를 식별했고, 소통하며 영역을 표시했다고……
그런 방법으로 함께 사냥하기도, 서로를 사냥하기도 했다지……
그 목숨이 다할 때까지, 너희는 몸에 밴 다른 늑대의 냄새를 지울 수 없어.
레드의 단검……
그 단검은 내 증표야…… '우두머리 늑대의 축복'을 받은 것이지.
아녜제, 네가 라플란드에게 가르쳐줬군……
저걸 나한테만 물어본 게 아니야. 게다가 난 라플란드가 뭘 하려 했는지도 몰랐다고.
아아,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네……
늑대 군주는 불멸하며, 영원히 존재한다는 걸 말이야.
……
음……
카이사르, 넌 앞으로 레드의 냄새를 안고 이 대지를 걸어 다녀야 할 것 같네.
비록 네가 이 송곳니를 제대로 마주하지도 않았고 이미 오래전에 그녀를 버렸지만, 이 냄새는 항상 그녀의 존재를 상기시켜 네가 그녀를 영원히 잊을 수 없도록 만들겠지……
불멸이기 때문에, 영원히 끝나지 않을 거야.
!!!
(날카로운 울부짖음)
물론, 넌 언제든 나에게 복수해도 돼. 그건 내 새로운 게임에 약간의 영감을 줄 테니 말이야.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우두머리 늑대라는 자가, 고작 유치한 동료애 때문에 이렇게까지 계획적으로 자신의 늑대 무리를 모욕하는 거야?
넌 내가 레드를 동정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
쯧, 유치한 늑대 군주 같으니라고.
카이사르, 널 모욕한 건 레드 때문만은 아니야.
자로, 바르고, 아녜제, 그리고 저쪽에 있는 몇몇 늑대들 모두…… 난 이 일을 통해 너희에게 경고한 거지……
늑대 무리가 점점 인간과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
광활한 평원, 무질서한 야만, 나는 너희가 인간이나 동족에게 얼마나 잔인하든 신경 쓰지 않아…… 그게 원래 황야의 본모습일 테니까.
그런데 카이사르, 넌 송곳니를 대하는 잔인한 방식조차도 인간과 너무 닮았어.
기만, 배신, 미화, 왜곡된 인식, 악몽을 심는 것까지…… 네가 얄팍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냄새를 확인한다)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한숨)
너희가 내게 말했지, 소위 말하는 그 '위기'라는 것이 이미 코앞에 닥친 만큼, 늑대 무리는 이제 많은 동족과 서로 접촉해야 한다고……
사미의 설원에서부터 볼리바르의 블랙 플로우까지, 그리고 사르곤의 사막에서부터 이베리아의 소금 사막까지…… 인간과 섞여 살아온 비스트 아리스토크랫은 소수에 불과해.
그렇다면, 나는 그들에게 증명해야겠지. 새로운 늑대 무리는 더욱 순수해질 것이라는 걸 말이야.
이봐, 라플란드.
왜?
그들이 곧 온다.
이만 이 꿈에서 나가 볼까. 이 레드라는 아이가 좀 더 푹 잘 수 있도록 말이야.
우린 갑판으로 돌아가자……
늑대 무리, 이제 황야의 약속을 지키러 갈 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