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의 향
도솔레스로 돌아온 테킬라는 자신과 친밀한 여러 사람과 만나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등장 오퍼레이터: 테킬라
도솔레스 카지노
이봐, 이런 데 모여서 뭐 보는 거야?
얼른 와! 여기 사장이 직접 테이블에 앉아 카드를 치고 있어. 곧 승부가 날 것 같아!
뭘 그렇게 흥분하고 그래? 상대는 얼마나 안목이 없는 놈인 거야. 카지노 사장의 평판도 못 들어봤대?
하하하, 보면 알아!
저 녀석이야.
뭐야?! 저 녀석, 뻔뻔하게 돌아오다니.
허, 저 녀석이 당당하게 여기 앉아 있다는 건, 시장이 녀석이 저지른 일을 없던 일로 했다는 거겠지.
리버입니다. 레이즈 하실 분 계십니까?
죄송합니다, 콜이에요.
확실해?
하하, 확실하지 않을 게 있나요?
그 녀석 때문에 네 자신을 구렁텅이에 밀어 넣겠다는 거냐, 꼬마야?
그 녀석 손 하나 지켜봤자 뭘 바꿀 수 있는데? 그 녀석 모습 좀 봐봐. 풀린 눈으로 길을 돌아다니다가도 카지노에만 발을 들여놓으면, 쳇…… 눈에서 빛이 난다고.
아이고, 여기는 도솔레스에요. 도처에 그런 사람들 투성이라고요.
그럼 다른 테이블에는 왜 앉지 않는 건데?
하아…… 그 녀석 손이 하나밖에 안 남았는데, 잘리면 앞으로 생활하기 힘들잖아요.
다른 손이 왜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이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아마 어디 카지노에서 잃어버린 건지도 몰라.
사실…… 그 손은 전쟁에서 잃은 거예요.
뭐?
제 아버지 밑에 있던 병사라,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몰리, 여기 한 잔 더 줘.
포기해라. 넌 내 카드를 이길 수 없어.
죄송합니다, 사장님.
(카드를 오픈한다)
우와…… 대단해.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쉬잖아. 하하, 세상에, 이 녀석 너무 운이 좋은데.
(작은 소리로) 몰리, 이 녀석 혹시……?
(작은 소리로) 사장님, 수작을 부렸는지는 저도 못 봤습니다. 사람을 부를까요?
(작은 소리로) ……아니, 됐어.
(작은 소리로) 산체스 씨가 이 녀석에게 뭔가 시키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 녀석에게 빚을 지워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어떻게 해서든 그 녀석의 손을 지켜야겠어? 그러려면 테이블 위의 칩을 모두 포기해야 해. 이 정도면 엄청난 돈이라고.
하하하, 사장님, 이런 거금과 손 하나를 바꾸자고 제안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이야말로 이 테이블에서 가장 망설일 필요가 없는 분 아닌가요?
몰리, 그 녀석을 풀어주고, 둘 다 보내줘.
네.
그 녀석 손가락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해 봐. 이렇게 비싼데 실수하면 안 되잖아.
하하, 제가 어떻게 보스를 못 믿겠어요. 당신의 신용과 평판은 이 거리의 누구라도 인정하잖아요.
그리고 그쪽 분…… 보아하니 오랫동안 쉬지 못한 것 같은데, 집에 가서 씻고 한숨 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에르네스토, 난……
죄송합니다, 사장님. 전 급한 일이 있어서 이만 실례할게요.
에르네스토! 에르네스토! 잠깐만!
어?
계속 큰 소리로 불렀는데 돌아보지 않아서 쫓아왔어.
아직도 저한테 무슨 볼일 있어요?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만난 적이 있어. 그때 넌 내 무릎에도 닿을 수 없을 정도로 작았지. 게다가 네 어머니도 그때 문틀에 기대어 있었어.
……네, 기억하고 있어요, 호세 씨.
그때 저와 어머니는 돈이 조금밖에 없었기 때문에 당신이 전쟁 구역을 가로질러 물자를 우리 집에 전달하지 않았다면, 저와 어머니는 분명 아주 힘든 겨울을 보냈을 거예요.
나는 그냥 판초 씨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야. 그렇게 오랫동안 신경 쓸 필요 없어, 에르네스토.
군에 들어가고 나서 당신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당신이 부상을 입고 떠났다고 하더군요.
그래, 손 하나 잃고 나니 전쟁터에 내가 설 자리가 없더라고.
이번에는 판초 씨 면회를…… 아, 아니, 병문안 온 건가?
네, 점심에 만나기로 약속했어요.
그럼 나 먼저 갈게. 늦지 않도록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하아…… 과거의 많은 일들을 이미 잊어버린 줄 알았건만. 널 만나고 나니 그때의 일들이 다시 또렷하게 되살아나는 것 같아.
저도 제가 거의 잊어버린 줄 알았어요……
호세 씨…… 이젠 그만 하세요.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하하, 오해하지 마. 나 집으로 돌아갈 거야, 우리 집으로. 네가 어렵게 나를 빼주었는데, 다시 돌아갈 만큼 뻔뻔하지 않다고.
만약에, 만약에 말인데요. 도움이 필요하면 저를 찾아오세요. 제가 제공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급여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다시 생활하기에는 충분할 거예요.
그래……
고마워, 에르네스토.
도솔레스 감옥
늦었구나. 벌써 한 시간이나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해, 아버지. 오는 길에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좀 늦었어.
자신이 꾸물거리고 있었던 것에 대해 변명을 하고 있는 거냐, 에르네스토?
내가 잘못했어, 진짜 미안해, 아버지.
흥, 그 로도스 아일랜드에 1년을 머무르더니 네 입에 발린 아첨도 적어진 것 같구나.
로도스 아일랜드에는 굽실거려야 할 사람이 별로 없으니 예전처럼 잘 보이려고 말할 필요 없어졌어.
그래? 편지에 그런 얘기는 없었다만.
별것 아니라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었어.
확실히 그 작은 종잇조각에 그렇게 많은 것을 쓸 수는 없었겠구나.
하아, 사실 아버지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많았어.
하지만 로도스 아일랜드의 업무는 생각보다 복잡해. 자리를 잡고 앉아 편지를 쓸 짬을 내는 것도 꽤 어려워. 그냥 중요한 것만 골라 간결하게 쓰는 정도가 고작이야.
아버지, 그거 알아? 로도스 아일랜드에는 볼리바르 출신 오퍼레이터도 꽤 많은데, 도베르만이라는 여자는 아버지와 같은 군인 출신이야.
나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무기점도 운영하고 있어. 거기에는 무기에 해박한 사람이 많아서 그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건 항상 너무 즐거워.
그리고 박사와 켈시 씨가……
그만해라, 에르네스토! 네가 떠나기 전에 내가 뭐라고 했는지 잊었느냐?
걱정 마, 아버지. 라파엘라는 잘 돌보고 있어. 걔는 건강하고 그곳에서도 잘 살고 있어.
그런 건 네가 그 작은 종잇조각을 통해 몇 번이고 얘기했다.
그 아이도…… 이젠 성인이야, 아버지. 참견하기 어려운 일도 가끔 있다고.
에르네스토, 이제 됐다. 그때 내가 말한 건 그런 게 전부가 아니야!
아…… 그거.
아버지가 하고 싶었던 건…… 그 얘기였구나.
나는 너에게 자신이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빨리 결정하라고 충고했었다.
눈앞의 나날에 얽매여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재능을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데만 낭비해서도 안 된다. 큰 뜻을 품은 사람이 되거라.
나는 볼리바르에 남을 거야, 다만 지금은 그때가 아닐 뿐이지.
대체 언제까지 기다릴 거냐! 네 머리가 하얗게 셀 때까지, 볼리바르가 완전히 부서질 때까지냐!?
아버지, 나,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나에 관해서도, 볼리바르에 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아무래도 내가 그 칸델라라는 여자가 너에게 끼친 영향을 경시하고 있었던 것 같구나. 네가 이곳을 떠나 그 여자와 접촉하지 않게 된 후에도 머릿속에 항상 그 여자의 존재가 박혀 있을 줄이야.
아버지가 칸델라 시장님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 나름대로의 도리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나는 결코 부정하지 않을 거야.
너의 그 우유부단한 성격은 네 어머니를 닮았구나. 네 어머니의 부탁 따위는 듣지 말고 너를 내 곁에 두고 키웠어야 했어. 그랬다면 적어도 너는 의연하고 결단력 있는 병사가 되었을 텐데.
아버지, 어머니는 잘못한 거 없어. 그런 환경에서 나를 키운 걸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어머니는 보통 마음고생을 한 게 아니었을 거라고. 아버지한테 그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어.
미안하다, 에르네스토.
아버지, 오는 길에 내가 누굴 만났는지 알아?
누구냐?
호세 씨야. 아버지 밑에서 3년 동안 전령관을 했었잖아.
그 녀석 말인가.
그 사람 아버지의 명령으로 어머니와 나에게 여러 번 물자를 전달해 줬었지, 기억나?
그래.
그 사람은 아직도 어머니를 기억하고 있었어. 사진 속 어머니가 아닌, 이미 차가워진 어머니도 아닌, 분명하게 살아있는 어머니를 말이야.
이젠 나만 그런 어머니를 기억하는 줄 알았는데……
너는 내가 네 어머니를 한 번도 걱정하지 않은 줄 아느냐, 에르네스토?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나한테 알려줬어, 아버지랑 처음 만났을 때 가슴에 꽃 한 송이를 꽂았었다고. 바로 그 꽃이 인파 속에서 아버지를 어머니 곁으로 향하게 한 것이래.
아버지, 그게 무슨 꽃이었는지 기억나?
그건……
기억나지 않는구나.
후……
너무 아쉽네, 아버지라면 나한테 가르쳐 줄 줄 알았는데.
에르네스토 씨, 잠시만요.
하하, 오랜만이야, 부커 씨.
칸델라 시장님이, 당신이 최근 도솔레스에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한번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칸델라 시장님이 왜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지 물어봐도 될까?
우선 차에 타시죠. 목적지에 도착하면 시장님이 직접 말씀해 주실 겁니다.
좋아…… 나도 마침 칸델라 시장님을 찾아뵙고 싶었어. 잘 부탁해, 부커 씨.
여기는…… 예식장인가? 칸델라 시장님은 이 안에 계셔?
이쪽으로 오세요. 칸델라 시장님은 맨 앞 저 테이블에 계십니다.
(포크로 유리잔을 두드린다)
지휘자님, 그 아름다운 선율을 잠시 멈춰주실 수 있을까? 신혼부부 두 사람에게 몇 가지 할 말이 있어.
나는 이 짧은 반생 속에서 결혼이란 말과는 전혀 무관했다. 한때 사람을 깊이 사랑한 적은 있지만 그 사랑은 나에게 이런 특별한 계약을 맺을 용기를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대체 얼마나 용기를 내야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에게 자신의 손을 맡길 수가 있을까? 그것도 재산도, 몸도, 감정도, 운명까지 함께 말이야.
식을 올리기 전 신랑인 윌 씨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대가 하려는 일이 벌거벗은 채 황야 위를 가는 것과 같은 위험한 짓이라는 것을 아느냐고.
그러자 윌 씨는 나에게 말했다. 꽃 한 송이를 보기 위해 폭풍 속이라도 뚫고 가겠다고.
(잔을 들며) 그렇다면 가거라, 윌 씨여. 용감하게 불어오는 폭풍 속으로 발을 들여 밤낮 쉬지 않고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거라!
멈추지 않는 세월과 끝없는 사랑을 위하여 건배!
세월과 사랑을 위하여 건배!
(입술을 깨문다)
(작은 소리로) 칸델라 시장님, 오셨습니다.
에르네스토, 오랜만이군.
칸델라 시장님, 오랜만입니다. 건강하시죠?
어떻게 이곳에 나타난 거지…… 여기는 칸델라 시장님 주최의 피로연이잖아. 배짱 좋은 녀석이네.
쉿…… 목소리를 낮춰. 칸델라 시장님이 초대한 거라고. 어떤 특별한 손님이 오기로 했다고 식 전에 말했었잖아.
여러분들은 아마 아시겠지만 이쪽은 에르네스토 살라스, 나의 가장 우수한 직원 중 한 명으로 과거 국제무역관리부에서 일했었다.
도솔레스에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르네스토 씨.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기 휴가는 어땠어, 에르네스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칸델라 시장님. 여러 해프닝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훌륭한 휴가였어요.
들려줄 수 있을까?
……눈이 조금 붉어진 것 같은데, 괜찮아?
오랫동안 떠나 있어서인지, 이 해변의 바람이 항상 이렇게 강하게 불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오늘은 밤바람이 잔잔하게 불어서 난 기분이 좋았는데.
당신…… 또 이 배를 끌어 올린 건가요?
그래, 올 연말에는 장식도 좀 하고 계속해서 사용할 생각이야.
그런 혼란과 폭발을 거쳐 결국 물속에 가라앉기까지 했는데, 아직도 사용할 수 있을까요?
이 배가 예전에 보여줬던 뛰어난 모습은 나무랄 데가 없었지. 그리고 난 지금도 이 배의 미래를 기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전도가 유망할 것이라고 말이야.
당신은 그런 식으로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어떤 물건이 낡았는지는 내 고려 범주가 아니야. 내가 신경 쓰는 건 단지 그것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뿐이거든.
게다가 좋은 것은 언제까지나 색이 바래지 않는 법이야. 이 테이블 위의 럼주처럼 말이지. 내 개인 양조장에서 만든 건데, 7년산 중에 최고거든.
7년 동안 어둠 속에서 조용히 기다린 시간은 이것을 더 향기롭게 해줄 뿐이야.
한잔 어때?
하하, 감사합니다, 칸델라 시장님. 반 잔이면 돼요. 오래 밖에 있어서 그런지 제 주량도 예전만 못하거든요.
그렇군. 부커 씨, 우리 손님에게 반 잔 정도 따라주지 않을래?
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눈썹을 치켜올리며) 이제 이런 건 익숙하지 않은 거야?
……부탁할게, 부커 씨.
드십시오.
감사합니다. 칸델라 시장님,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요.
(유리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신다)
어때?
쿨럭, 진한 맛에, 풍미도 뛰어나네요. 여전히 당신은 안목이 있으세요.
마음에 들어?
하하, 이것은 당신의 컬렉션인데 마시게 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아버지를 만났구나, 에르네스토. 그 사람은 좀 어때?
네, 아버지의 몸 상태는 매우 양호합니다. 그동안 계속 아버지를 돌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아, 그 고집 센 노인네. 분명 포로 신세가 되었어도 내 잘못에 대해 너에게 두세 마디 불평했겠지.
그럴 리가요. 오히려 아버지는 계속 저에 대해 불평하셨어요. 이 아들이 당신과는 달리 가슴에 큰 뜻을 품지 않았다고요.
하아, 정말이지 바보 같아. 자기 아들도 제대로 보지 못하다니.
하하하…… 농담 그만 하세요, 칸델라 시장님. 아들을 모르는 아버지가 있을 리 없잖아요.
너는 결코 뜻을 품지 않은 것이 아니야, 오히려 도솔레스 따위론 그 가슴을 채울 수 없는 것일 뿐.
칸델라 시장님…… 무슨 말씀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도솔레스가 영원히 내 도시일 수는 없어. 나는 늙어가지만, 이 거리의 영광은 나날이 그 빛을 더해가고 있고, 주위에 그것을 탐내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 나에게는 사람이 필요해.
맹수들이 어슬렁거리는 환경 속에서 나를 도와 이 도시를 지킬 수 있는, 내가 떠난 후에도 변함없이 이 도시를 더 먼 곳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 말이야.
어때, 한 잔 더 할래?
(손에 든 유리잔을 어루만진다)
이 술을 가져가서 천천히 맛보도록 해. 어쩌면 그 맛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이리로, 이쪽으로 던져!
야야, 나한테로 던지라고.
어, 어디로 던진 거야?
세상에, 너무 멀리 던졌잖아.
뭐야, 이건!?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래도 너의 좋은 소식을 기대해야 할 것 같네.
이건…… 좀 곤란하네요. 신부에게 돌려주고 다시 던지라고 해야겠어요.
받아 둬, 좋은 징조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도솔레스에도 괜찮은 아가씨들이 많으니까.
날도 어두워졌으니 집까지 가는 게 불편하면 가까운 호텔에서 묵도록 해. 너를 위해 방을 준비하라고 말해뒀으니까.
……감사합니다, 칸델라 시장님. 번거롭게 해드렸네요.
나는 아직 할 일이 있으니 먼저 실례할게.
네? 아직 하실 말씀이 더 있으신가요?
에르네스토, 어쩌면 볼리바르를 완전히 떠난다면 넌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런 생각 해 본 적은 없어?
(고개를 젓는다)
왜?
이 거리의 가시가 저에게는 유일한 즐거움이니까요.
그렇다면 가도록 해, 에르네스토 씨. 용감하게 불어오는 폭풍 속으로 발을 들여, 밤낮 쉬지 않고 행복을 손에 넣도록 해!
윽,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이렇게 독한 술을 마신 건 정말 오랜만이네……
이런…… 왜 꽃다발까지 들고나온 거야. 뭐 됐어…… 나중에 쓰레기통에라도 버리지 뭐.
앞쪽에 왜 사람이 저렇게 많이 몰려있는 거지? 실례합니다, 좀 지나가도 될까요?
……여기는 어제 그 카지노잖아?
젊은이, 여기는 좀 이따 지나가도록 해. 카지노에서 사람이 죽었거든.
사람이 죽었다고요?
방금 어떤 재수 없는 녀석이 큰돈을 벌었는데, 그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어.
하, 그것참…… 운명의 장난이네요.
도박장의 화려하고 찬란한 문에서 들것에 실린 사람이 실려 나왔다. 그 하얀 천 아래 사람의 그림자가 희미하게 보였고 에르네스토는 미간을 찌푸리며 재빨리 자리를 떠나려 했다.
갑자기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와 천을 벗겨버렸고, 그 아래로 불완전한 팔이 모습을 드러냈다.
……
(주먹을 움켜쥔다)
저기요, 잠시만 기다려 주실래요?
이봐, 할 말이 있으면 이따 해. 죽은 사람 옮기는 거 안 보여?
잠시만요, 잠깐이면 돼요.
지금 뭐 하는…… 하하, 꽃이네. 이 녀석 가슴에 꽃은 왜 달아주는 거야? 혹시, 아는 사람이야?
네.
누군데?
특별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볼리바르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