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
실론의 생일, 슈바르츠는 여느 때처럼 자기 일을 해결하고 아가씨의 생일을 축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뜻밖의 일이 일어나는데……
차 한 잔 드시죠, 아가씨.
휴, 내일이 지나면 한동안 네가 우려준 홍차는 못 마시겠네.
올해 교관 임무를 마치고 나면 부서 이동을 신청하겠습니다.
이럴 때는 “아가씨가 그렇게 원하신다면 돌아가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해야지!
그렇다면, 바로 사직서를 제출하겠습니다.
그건 사양이야. 네가 진짜로 사직해 버리면, 여기 사람들은 나를 원망할 테니까.
자, 이제 사무실에 가봐야겠다. 낮에는 치안국에 있는 거지?
네. 찰리가 최근 떠돌이 무리 때문에 너무 바빠서, 저에게 신입을 도와주라 부탁했습니다. 전 이제 그쪽으로 갈 겁니다.
그럼 저녁에 보자.
저녁 6시, '순백의 화산'에서입니다.
나도 알아!
주인님?
슈바르츠, 지금 시간 있나?
찰리가 찾고 있긴 하지만, 네. 아직 좀 여유가 있습니다.
실론에 관한 일로 네 의견을 묻고 싶다. '순백의 화산'에서 기다리고 있으마.
알겠습니다.
주인님.
시간이 참 빠르구나, 슈바르츠.
네.
옛날에 나도 바바라와 함께 이런 레스토랑 바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지.
한 번도 말씀하신 적 없던 이야기군요.
뭐든 마음속에 오래 담아두면 말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지.
그나저나, 내 딸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어머니에 대한 걸 듣게 하다니.
이건 내 책임이야.
아가씨께 부인의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겁니까?
그렇다면 다가오는 생일 파티가 좋은 기회일 것 같습니다.
내가 말하고 싶어한들, 그 아이가 듣고 싶어 하지 않을까 봐 걱정이군.
아가씨는 들으실 겁니다.
다만 마음의 준비와 더불어, 아가씨의 원망을 받아들일 준비도 하셔야 합니다.
……하하, 그렇군.
그럼 나도, 그 아이에게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해줄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해야겠군.
맞다. 아마 66년도 즈음이었을 거야. 그해, 빅토리아가 의회의 모든 사람을 골치 아프게 했지.
바바라는 그때 화산에서 연구하고 있었는데, 거긴 신호가 없어서 자주 연락할 수가 없었어.
그해 결혼기념일, 내가 화산 기슭으로 가서 그녀와 만난 뒤, 같이 식당에 가기로 약속했었지.
결과적으론 그날 정부 회의가 갑자기 잡혀서 빠져나올 수 없었지만.
……음?
……
내가 화산 기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도 어두워졌고, 예약한 식당의 식사 시간도 지나버린 후였어.
그때 나는 너무 실망한 나머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작은 목소리로) 어이, 바보.
그런데 그녀는 화를 내긴커녕, 오히려 날 위로해줬어.
노을 아래서 그녀의 옆모습을 보며, 마치 신의 계시를 받은 것처럼 홀린 듯 길가에서 꽃 몇 송이를 꺾었지.
아, 화산경보꽃은 아니고, 그냥 화산 기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흔한 꽃이었어.
허먼은 말하면서, 식탁 위의 물컵에 꽂힌 장식 꽃을 들어서는, 마치 그 순간을 재현하듯 옆 사람에게 건넸다.
나는 꽃을 그녀의 머리카락에 꽂고, 청혼 반지를 건넸지.
이런 이야기는 어떤가?
아, 시장님, 꽃 감사합니다……
응? 슈바르츠는 어디 갔지?
잘 모르겠어요. 저도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서 주방에서 나와 본 거라.
놓으라고!
무슨 일이죠?
자, 당신 지갑 여기 있습니다.
뭐라고?! 이 못된 꼬마가!
이리와, 치안국에 데려가야겠어!
안 가, 이거 놔!
그 애는 저에게 맡겨주세요.
당신은……
그 사람은 치안국 소속이네.
서, 설마 허먼 시장님이십니까?
그래. 나를 믿고, 이 아가씨에게 넘겨주게.
시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당연히 믿어야죠.
이제 가도 됩니다.
……날 잡지 않을 거야?
치안국으로 데려가길 원합니까?
아니.
그럼 가십시오.
만약 다음에 또 제게 붙잡힌다면, 그땐 치안국보다 더 무서운 곳으로 데려갈 겁니다.
……흥, 날 겁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
왜 그 애를 풀어줬지?
그 애 발에 광산 먼지가 묻어 있더군요. 그 옷도 자기 옷 같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으로, 방금 잡았을 때 그 애 몸에서 오리지늄 결정을 봤습니다.
그럼 네 말은, 그 애가 불법으로 흑요석을 채굴하는 노동자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건가?
네.
그렇다면 더더욱 치안국에 넘겨야 하는 것 아닌가?
찰리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테니.
아무리 찰리라고 해도 모를 수 있지요.
여기로 돌아온 후, 치안국에 간 적이 있습니다.
찰리가 일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나?
아니요, 제가 떠나기 전 그에게 맡겼던 일들은 잘 처리했더군요.
다만 몇 가지 일은, 그 당시의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어요.
예전에 아가씨가 펠리페 씨에 대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를 만나보고 싶군요.
불법으로 흑요석을 채굴하는 사람?
사람을 잘못 찾았어, 아가씨.
화산이 폭발했는데, 지금 그 누가 시장님이 그때 한 결정을 반대하겠어?
모두 받아들였다고.
화산이 막 폭발한 지금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돈을 벌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일 테죠.
……넌 그들이 불법으로 흑요석을 채굴하는 노동자들을 매수했다고 의심하는 거야?
맞습니다.
내가 말하지 않는다면, 내게 큰 문제가 생기는 건가, 전 치안국장 슈바르츠 아가씨?
아니요, 제가 직접 찾아낼 겁니다.
보스, 말씀하신 대로 신입들에게 광부 복장을 입혔습니다.
좋아.
지금부터, 너희는 치안국 소속이 아닌, 위험을 무릅쓰고 화산으로 가는 광부들이다.
네!
보스, 저들을 광부로 위장시켜서 그 무리를 끌어낼 생각인 겁니까?
아니, 진짜 광부처럼 생활하게 할 계획이다.
그 무리를 끌어낼 수 있다면 좋고.
그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불법으로 흑요석을 채굴하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해해야, 향후 이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어.
이건…… 실론 아가씨의 생각입니까?
……이건 확실히 아가씨가 할 법한 말이긴 하군.
하지만 내 생각이다.
……알겠습니다, 저도 옷을 갈아입겠습니다.
일단 가자, 가면서 갈아입도록 하지.
……
……잠깐만.
음?
실론 아가씨에게 약속했어, 그녀가 뭔가 하려 할 때에 도와주겠다고.
이제 보니, 널 돕는 게 그녀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겠군.
나한테 맡겨, 내가 연결해줄 테니.
너희가 새로 온 사람들이야?
꼬마?
말 조심해!
내가 길을 안내하지 않으면, 너희는 절대 흑요석을 못 찾을걸!
죄, 죄송합니다!
흥, 너희는 뭐하러 이렇게 큰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광산에 온 거야?
펠리페 그 사람이 찾아준 일자리로는 도저히 돈을 벌 수가 없어서죠. 저희는 정말 돈이 필요하거든요……
흥, 허만 그 노인도 참 멍청하다니까. 이렇게 큰 금광을 놔두고 사용하지 않다니.
규칙은 알고 있지?
물론입니다. 절대 비밀을 누설하지 않고, 절대 두려워하지 않는다.
맞아, 우리는 펠리페처럼 가식적이지 않아. 너희가 광석을 가져오면 우리는 돈을 줄 거야.
따라와, 아래에 너희 동료가 많거든.
……
너희는 여기서 열심히 일하면 돼.
네, 네.
……
소년은 동굴 깊은 곳으로 사라졌지만, 뒤에서 한 쌍의 눈이 그를 남모르게 주시하고 있었다.
나야.
상황은 어때?
새로 온 애들은 다들 튼튼해 보여, 흑요석을 많이 캘 수 있을 거야.
좋아, 들어가.
……응?
방금 뭔가 지나간 것 같은데.
아니겠지, 이런 곳에 다른 사람이 올 리가. 착각했나 보네.
……
(작은 목소리로) 예상대로다.
(작은 목소리로) 이 캠프는 화산 폭발 후에 세워진 게 분명해. 이렇게 깊은 곳을 단기간에 찾을 수 있었던 걸 보면, 상대방이 이미 광부들 사이에 침투해 있었단 소리지.
(작은 목소리로) 인원은 약 20명 정도.
(작은 목소리로) 그 아이는…… 아마 저 앞에 있겠군.
오늘 시내에 갔다 왔다며.
어, 어떻게 알았어?
내가 말했잖아. 함부로 시내에 가지 말고, 눈에 띄지도 말라고.
돈도 안 주고, 나가서 바람도 못 쐬게 하니까 그런 거잖아. 답답해서 죽겠다고!
너, 이 도시에서 가장 위험한 녀석한테 잡힐 뻔한 거 알아?
그 여자가 널 왜 풀어줬는지 모르겠군.
그렇게 위험한 여자야?
흥, 우리가 왜 이런 곳에 숨어 있는지 알아? 바로 그 재앙의 화신을 건드릴까 봐 두려워서야.
그리고 로도스 아일랜드도.
뭐, 다행히도 이미 벌 만큼 벌었어.
가서 형제들한테 짐 풀 준비하라고 해.
좋아! 드디어 떠나는구나, 이 지옥같이 뜨거운 곳에서 더는 못 살겠어!
짐을 푼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너도 우리 일원이 되고 싶어하니, 이젠 너에게 알려줘야겠군.
짐을 푼다는 건, 저 아래 있는 광부들을 죽이고, 흑요석과 돈을 챙겨 떠난다는 뜻이야.
왜 굳이 그들을 죽여야 해? 아래엔 신참들도 있다고!
그건 그냥 놈들 운이 나쁜 거지.
네가 정말 이 일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배워야만 하는 교훈이 하나 있어……
절대 후환을 남기지 마라.
저들은 너를 봤고, 너는 우리를 봤지.
그러니, 네가 우리에게 죽고 싶지 않고, 우리 일원이 되고 싶다면……
저들을 죽여야 해.
……
네 부모가 죽었을 때, 누가 너를 광산에서 구해냈는지 잊지 마라.
알아, 하지만……
너도 말했잖아. 죽은 엄마아빠처럼 평생 힘들게 돈 벌고 싶지 않다고, 큰돈을 벌고 싶다고 말이야!
……
알아들었어? 알아들었으면, 똑바로 대답해!
난……
어?
……
너, 너는 그때 그……
제가 말했죠.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땐 치안국보다 더 무서운 곳으로 데려가겠다고.
나, 나는 그 광부들을 죽이고 싶지 않아!
그 사람들은 모두 내 부모님 같은 사정의 사람들이라고! 난 단지 겁주려고 한 것뿐이야!
알고 있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후 3시 20분.
서두른다면, 아직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눈을 감으세요, 소년.
어?
이제부터 일어날 일은 보지 않는 게 좋을 테니까요.
……됐다.
소년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슈바르츠는 소년 곁으로 다가가 소년을 기절시키고 어깨에 메었다.
이게 더 빠르겠군.
멀리서 연이어 비명이 들려왔다. 그것은 그녀가 미리 설치해둔 함정이 작동하는 소리였지만, 그럼에도 점점 가까워지는 발걸음 소리가 그것보다 더 많았다.
그녀는 원수들을 혼자서 해치웠던 그날 밤을 떠올렸다.
당시에도 그녀는 혼자였고, 홀로 수십 배의 적을 상대했었다.
그녀는 만약 그때의 자신이었다면, 곁에 아이가 있었어도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이게 당연하다고 느껴졌다.
아니, 정말로 혼자서 이 무리의 도적들을 처치한 건가요?!
찰리에겐 이미 말해뒀다. 너희는 두 팀으로 나눠서 한 팀은 도적들의 소굴을 청소하고, 다른 한 팀은 놀란 광부들을 진정시켜주도록 해.
알겠나?
네! 지금 당장 움직이겠습니다!
잠깐.
다른 명령이 있으십니까?
이 아이를……
이 아이, 광석병에 걸린 것 같은데? 내가 먼저 검사해볼게.
여기가 비교적 평평하니, 여기에 똑바로 눕혀줘.
아가씨, 여긴 대체 어떻게 오신 겁니까?
펠리페 씨가 걱정됐는지 나에게 전화를 했어. 그게 아니었으면 난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겠지.
……저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병이 아직 심하게 퍼지진 않았네. 아마 최근에 걸린 것 같아.
이 아이를 로도스 아일랜드 사무소로 데려다 줄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이 아이는 어떻게 된 거야?
그 아이는 불법으로 흑요석을 채굴하던 광부 부부의 아들입니다. 부모가 광산 사고로 사망하는 바람에 아이가 더 의지할 곳이 없으니 그 도적들에게 노려진 것 같습니다.
도적들은 이런 아이들을 자신들의 일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죠.
……로도스 아일랜드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어.
그 아이는 고집이 강한 성격이라, 단기간에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야?
로도스 아일랜드의 시에스타 사무소에 아이를 맡기고 싶습니다.
광석병 환자를 구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야. 게다가 이 아이는 부모도 잃고 갈 데도 없으니까.
알겠어, 이 일은 로도스 아일랜드 사무소에서 처리하도록 할게.
네.
좋아, 이제 일이 해결됐네.
실론이 손뼉을 치며 말하곤,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다치진 않았지?
네, 일개 도적들일 뿐이니까요.
방금 그 아이, 다치지 않은 걸 보니, 네가 구한 거야?
네.
만약 그 아이를 신경 쓰지 않았다면, 더 짧은 시간 안에 도적들을 처리할 수 있었겠지?
아마…… 적어도 10분은 절약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면, 아가씨의 생일 파티 시간에 맞출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괜찮아, 난 그런 일로 널 탓하지 않아.
그리고 사실, 난 아주 기뻐.
그런가요?
난 네가 예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니까.
나도 그런 네 모습을 받아들이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어. 네가 나와 함께 생활하려고 많은 시간을 노력한 것처럼.
우리는 서로를 위해 변했지만, 한편으론 서로의 고집스러운 부분도 받아들인 셈이지.
가령 내가 광석병에 집착하는 거나, 네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처럼.
난 네가 뉴 시에스타로 돌아오길 바라지만, 사실 마음 한편으로는 좀 두려워. 혹여나 우리가 정말 함께 일하게 되면, 오히려 충돌이 생길까 봐.
그럴까요?
지금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난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릴 거야.
하지만……
지금은 다섯 시 반이고, 여기서 '순백의 화산'까지 가는 데 적어도 한 시간은 걸려.
일단 내 생일 파티는 물 건너갔네.
……주인님께서 지금 '순백의 화산'에서 아가씨를 위해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계실 겁니다. 지금 가도 아직 늦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지금껏 날 그렇게나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이번엔 내가 조금 기다리게 하는 것도 괜찮겠지.
네 선물은?
“시간이 없어서 못 가져왔다” 같은 변명으로 넘어가는 건 허락하지 않겠어.
……
그녀는 아가씨의 시선을 마주하며 약간 당황했다.
이것이 실론의 성격이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쟁취하려 한다.
그녀는 당연히 선물을 준비했지만, 지금 그것은 아직 상점가의 그 보석 가게에 있을 것이다.
지금 차를 타고 가서 그것을 가지고 '순백의 화산'으로 가기엔, 아직 늦지 않았다.
그녀가 그렇게 말하려던 순간, 그녀는 석양의 빛이 실론의 옆얼굴에 비치는 것을 보았다.
……
왜 그래, 슈바르츠?
있습니다.
이건…… 꽃?
움직이지 마세요, 아가씨.
제가 달아 드리겠습니다.
이게 네가 준비한 생일 선물이야?
네.
화산 기슭의 들꽃이네.
비록 화산경보꽃처럼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화산 기슭에서 피어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강인하다는 걸 뜻해.
그리고 화산은 시에스타의 상징이야. 여기에 서면 뉴 시에스타와 옛 시에스타의 풍경을 모두 볼 수 있어.
또, 평범한 들꽃은 다른 의미가 있을 수도 있어.
우린 모두 화산 기슭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야.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이 꽃들이 꽤 예쁘다는 거지.
좋아, 이번에는 이걸로 넘어가 줄게.
주인님도 예전에 한 번 이런 식으로 부인과의 결혼 위기를 극복하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정말?
엄마도 그때 나와 같은 생각을 했겠지.
주인님께 물어보시죠.
슈바르츠, 너 요즘 자꾸 아빠 편을 드네.
주인님도 꽤 오랜 시간을 기다리셨을 겁니다.
알겠어, 아빠랑 얘기해 볼게.
가자. 나 아직 밥도 못 먹었다구, 배고파 죽겠어.
내일은 할 일 없지? 네가 짐 싸는 걸 도와줄게, 그 김에 내 친구들에게 줄 선물도 같이 가져가.
네.
그러고 보니, 네가 고른 케이크는 무슨 맛이야?
초콜릿 헤이즐넛, 아가씨께서 지난주에 먹고 싶다고 했던 겁니다.
역시 슈바르츠!
에…… 에취!
어, 시장님, 왜 혼자 계세요?
지금은 실론 아가씨의 생일 파티를 할 시간이 아닌가요?
슈바르츠 쪽에 문제가 생겨서, 내 딸이 냅다 그쪽으로 갔다네.
아……
시장님께서는 안 가셔도 괜찮나요?
내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슈바르츠가 일을 해결한 후였고, 실론도 그곳에 있었어.
난 그저 여기서 아이들을 기다릴 수밖에.
두 분 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어, 그런데 그 손에 있는 건……
이건 내가 오늘 일부러 화산 기슭에서 꺾은 들꽃 한 다발이야.
아, 그래서 낯이 익었군요.
예전에, 나는 이 꽃들로 내 결혼 위기를 극복했지.
해서 오늘, 이 꽃들이 나와 딸 사이의 간격도 줄여 주길 바라고 있네.
그렇게나 준비를 철저히 하셨는데, 왜 여전히 조금 우울해 보이시죠?
방금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었어.
내가 준비한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