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싹
퀘르쿠스는 고통을 치유하고, 식물을 성장시킬 수 있는 오리지늄 아츠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나무에서 한 남자아이가 '자라나게' 되는데……
배고파……
(킁킁) 좋은 냄새가 나네!
야, 너 그거 들었어?
드루이드의 보물 말이야! 다들 요즘 그거 때문에 시끄럽다니까!
관심 없어. 그런 거에 신경 쓸 여력도, 마음도 없다고.
정말로 그런 보물이 있다고 해도 그건 높으신 양반들 거지, 우리 앞에 돌아올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건데?
아, 지금 우리가 요 모양 요 꼴로 살고 있어서?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지금 누군가 네 물건을 훔치고 있어.
(보물이라…… 형도 그걸 찾고 있는 걸까?)
(가게 주인이 눈치 못 챈 틈을 타서……)
(앗, 뜨거워!)
야!
감히 내 물건을 훔쳐?!
젠장!
*빅토리아 욕설*! 감히 내 노점을 뒤집어엎다니!
거기 서!
상처는 좀 어때?
괜찮아.
박사한테서는 아직도 연락이 없어?
런디니움으로 들어간 이후로 계속 연락이 끊겼어. 지금은 그 어떤 통신 수단을 써도 연락이 안 되는 상태야.
그쪽 상황은 어때?
소식은 이미 퍼뜨려놨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믿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공작 쪽 인원들은 지금 우리가 조사라는 명목으로 공작령 북쪽 변경에 주둔하는 걸 묵인했어.
그리고 우린 필요하다면 언제든 박사 일행을 지원할 생각이야.
그래…… 그렇다니 다행이네.
우선 이 정보들을 함선 쪽에 전달하자.
박사 쪽이라면 분명 무사할 거야.
그래.
참, 그 난민 캠프의 아이들 말인데……
이쪽으로 데려와.
이쪽이…… 좀 더 안전할 테니까.
수지가 널 찾아왔어.
그럼, 난 먼저 실례할게.
수지, 내가 푹 쉬라고 했잖아?
여긴……
바쁘긴 하지만 도움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거든.
……
무슨 일이야. 우리 수지 오늘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이 거리, 그리고 이 도시…… 많은 게 변했네요.
경비대 사람들이 거리에 이렇게나 많이 있는 것도 처음 봐요.
모두 어딘가 다급해 보이고, 긴장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에요.
……
지금 런디니움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속속 도망쳐 나오는 저 사람들도, 단편적이고 모순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야.
그리고 이것이 오히려 공포와 낭설의 시작이 되었지.
저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퀘르쿠스 언니도 제게 숨기실 필요는 없어요.
지금은 다들 바쁠 테니까…… 저도 돕고 싶어요.
처음엔 그라니 씨도 제게 난민과 퀘르쿠스 언니 쪽 상황을 얘기해 주지 않았어요.
저도…… 여러분께서 절 신경 써 주신다는 건 잘 알고 있어요.
그야 수지는 착한 아이니까.
네?
저 잎을 봐. 벌레가 잎을 갉아 먹은 흔적 보이지? 저 잎이랑 비슷한 거야.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은 결국 해결될 거야.
그게 나일 수도, 그라니일 수도, 아니면 다른 누군가일 수도 있어.
결과가 좋든 나쁘든 말이야.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가까운 미래에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잊어버리게 될 거야.
하지만 이 일들을 직접 겪은 사람들은 달라.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라는 것도 존재하는 법이니까.
그러니까……
저도 이젠 어린아이가 아니에요!
퀘르쿠스 언니!
……
보세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배운 대로 제가 직접 만든 빵이에요.
예전엔 퀘르쿠스 언니가 저희에게 늘 간식을 만들어 줬었잖아요……
그러니까…… 이번엔 저도 퀘르쿠스 언니를 돕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도요.
알았어.
그래도 속상하긴 할 것 같네.
네?
수지, 그라니,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속상해져.
난민 캠프에는 고통스러운 울음소리와 절망이 가득 찬 탄식, 그리고 욕망이 가득 찬 포효뿐이었어.
예전에 난 사람들에게 달라붙은 질병의 어두운 그림자를 내쫓기 위해 온 힘을 다했었어. 그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죽음의 공포와 근심들이 남아 있었지.
물론 덤덤하게 생명의 종말을 받아들인 사람도 있었어. 난 그 사람들의 마지막을 배웅했고, 그렇게 그 사람들은 대지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지.
하지만 끊임없이 퍼져나가는 역병에 의해, 발밑의 땅은 점점 마르고 굳어져만 갔어.
……
그래서 퀘르쿠스 언니는 이 아이들을 여기로 데려온 건가요?
그래……
막 자라난 묘목에게 그런 환경은 좋을 게 없거든.
그건 그렇고……
난 한 번도 수지의 능력과 용기를 의심해 본 적 없어.
너만 괜찮다면, 앞으로는 이쪽에 있는 아이들을 돌봐 줬으면 좋겠어.
네!
아, 그리고 또 한 가지 있어요!
전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에요!
게다가 퀘르쿠스 언니는…… 정말 대단해요! 오리지늄 아츠로 시들어 버린 식물을 다시 자라나게 할 수 있잖아요!
분명 모든 게 좋아질 거예요.
……
오리지늄 아츠도 만능은 아니야.
저 병들고 야윈 나무를 봐.
구석에 있는 저 나무 말이야.
초가을 해 질 무렵, 퀘르쿠스는 화원에 서서 조용히 소리를 듣고 있었다.
생명의 울음소리가 바람 속에서 선명하게 들려왔다.
냐아……
그러고 보니 나도 드루이드의 오리지늄 아츠를 보는 건 처음이다냐.
앗! 헤이즈 씨! 언제 오신 거예요?
아까부터 계속 여기 있었어.
전설에 따르면, 드루이드는 나무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대.
대화가 아니야.
대지를 통해 이어진 생명의 뿌리로, 생명체들이 서로 전달하는 감정을 읽는 거야.
퀘르쿠스가 고대의 주문을 외자, 오리지늄 아츠가 마치 속세에 스며드는 별빛처럼 대지에 흘러 들어갔다.
한 차례 강렬한 진동 후, 묘목이 지면을 가르며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광활한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었다.
나뭇가지에는 새싹이 피어올랐으며, 나무는 생명의 함성을 질렀다.
우와!
나무가 한순간에 자라났어요!
그래.
한순간에 말이지.
잠깐만요!
퀘르쿠스 언니! 나무…… 나무 위에!
나무 위에 한 아이가 자라났어요!
보물을 찾으면 우리가 60%를 가질 거야.
나와 내 동생이 각각 30%씩.
나한테 이 일을 맡길 생각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해. 협상 같은 건 없어.
그 전설의 벤트가 이런 꼬락서니가 되었다니.
그런데 아직도 이렇게 오만할 줄이야.
지금 나랑 해 보겠다는 거야?
……
우리가 널 무서워하기라도 할 줄 알았어?
으아악!
다시 한번 말해 봐.
난……
30%. 네 말대로 30%를 줄게.
각각 30%다.
아, 그래그래!
꺼져.
하……
잠깐, 혹시 내 동생이 어디에 있는지 봤어?
으음……
인근에 있는 작은 노점에서 본 적 있다.
철없는 녀석! 그렇게 막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건만!
어떻게 매일 그러냐고! 짜증 나.
이봐!
계속 숨어 있을 거야?
꼬맹아.
저기!
나 좀 내려줘!
으앗, 어느 집 아이일까요?
제…… 제가 내려 줄게요.
조심해요……
……
앗!
제…… 제 빵이에요!
그렇게 남의 것을 빼앗으면 안 돼요!
(오물오물) 나 배고파. 그리고 넌 빵이 잔뜩 있잖아!
어이! 너!
(작은 소리로) 빵 진짜 맛있다……
아, 맞다!
방금 드루이드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지?
나도 들어 본 적 있어, 드루이드의 보물! 우리 형이 지금 그걸 찾고 있거든.
너희들 분명 뭔가 알고 있어!
내가 그걸 알고 있다고 한들……
왜 그걸 너한테 알려줘야 하지?
그야 규칙이니까.
우리 형이 그랬어, 본 사람은 몫이 있다고!
……
이 아이는 정말.
개구쟁이네.
만약 안 알려 주면!
바로 우리 형 부를 거야! 그럼 우리 형이 직접 와서 너희들한테 물어보게 되겠지.
우리 형 엄청 강해!
엄청! 엄청 엄청! 엄청 강해!!!
……
아하…… 그렇구나.
꼬마야, 내가 한 가지 알려 줄 게 있는데……
우리의 비밀을 알아 버린 너를…… 과연 우리가 순순히 보내 줄까?
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가까이 오지 마!!
난 전혀 무섭지 않아!
나도 엄청 강하거든!
이 아이, 감염자예요?!
몸에 아츠 유닛은 보이지 않네요.
이 바보!
넌 오리지늄 아츠를 사용하는 게 멋있다고 생각해?
헤헤!
그래! 난 아츠를 쓸 수 있어!
우리 형보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쉽게 당할 내가 아니야!
꼬맹아!
네가 뭐라도 되는 것 같아?
무슨 짓이야?!
흥.
수많은 덩굴들이 머리 위 나무로부터 뻗어 나왔고, 허약한 아이는 미처 반응도 하지 못한 채 덩굴에 꽁꽁 묶여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아이는 겁먹은 새끼 비스트처럼 열심히 발버둥 치다가, 이를 꽉 깨물었다.
야!
무슨 짓이야!
엉덩이 맴매.
말 안 듣는 아이한테는 말이야.
악!
흐아앙……
혀…… 형 부를 거야!
마음대로 오리지늄 아츠를 사용한다고 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츠 유닛이 없으면 네 광석병은 더 악화되기만 할 뿐이라고.
하지만 우리 형도 마찬가지인걸!
형의 아츠는……
네 형?
감염이 심해질수록 더 강해진다고…… 앗……
아츠는 네 형이 가르쳐 준 거야?
퀘르쿠스 언니, 이 아이에게서 떨어진 물건 좀 봐요.
이건 퀘르쿠스 언니가 찾아온 그 광석병 치료 약 아니에요?
앗! 내 거야!
젠장! 돌려줘!
그건 전부 내가 주운 것들이야!
어떤 집 안 서랍에 있었던 거야. 아무도 필요 없는 물건인데도 가져가면 안 된다는 거야?
결국 도둑질인 것 똑같아.
앞으로는 오리지늄 아츠를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더 오래 살고 싶다면.
알았어?
……안 무서워!
혀…… 형이 이러면 다른 사람들이 날 괴롭히지 않을 거라고 그랬어!
우리 형이 너보다 더 강해! 형이 날 구하러 올 거야!
그래서, 넌 형이 보낸 거야?
네 형이 너한테 도둑질이나 하라고 했어?
……
아니야!
우리 형만 오면……
그럼 내가 한 가지 물어볼게.
만약 네 형이 정말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면……
네 형은 왜 너한테 이런 일을 시킨 거야?
난……
네 형은 정말로 네가 여기 있는 걸 알고 있는 거야?
형한테 어디 간다고 얘기 안 하고 나왔지?
이대로 네 형이 오지 않으면 어떡할래?
만약…… 우리가 널 이곳에 붙잡고 있으면, 네 형은 정말로 널 찾을 수 있을까?
난……
(훌쩍) 난……
(작은 소리로) 퀘르쿠스 언니, 애한테 겁을 너무 주는 거 아니에요?
(작은 소리로) 애든 어른이든…… 물론 물건을 훔치는 건 옳지 않지만……
(작은 소리로) 역시 우리 수지도 아직 어린이네.
만약…… 우리가 널 데리고 가 버리면 어떻게 될까?
영원히 네 형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싫어!
싫어…… 난……
형이랑 헤어지고 싶지 않아.
그럼 솔직히 말해.
이 약은 왜 훔친 거야, 그리고 드루이드의 보물은 왜 찾으려는 거지?
……
형이 필요하다고 했으니까……
런디니움에서 나온 이후로, 형은 날 계속 돌봐 줬어…… 형은 고도딘에 있는 보물을 찾으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앞으로 더 편하게 살 수 있다고 했어.
형은 엄청나게 강해! 그래서 그동안 우릴 괴롭힌 사람도 없었어!
하지만 날이 갈수록 형의 몸이 나빠지는 게 눈에 보여서…… 형도 몰래몰래 이런 약을 사용하고 있었어.
이런 약?
잘은 모르지만 비슷하게 생겼어.
나도 이젠 어린애가 아냐.
나도 형을 돕고 싶어……
내가 보물이랑 약을 찾을 수만 있다면……
형도 분명히 엄청나게 기뻐할 거야!
……
……
그러니까……
부탁이야, 아줌마.
제발……
그래,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알려 줄 수 없어.
아……
그럼…… 내가 뭘 하면 알려 줄 거야?
우선 내가 그쪽으로 가서 배치가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해 볼게.
그 아이들은 그라니가 안전하게 호송해서 올 거야.
이쪽은 준비 끝났어.
……
마당에 있는 그 아이는……
너도 참 냉정하네.
나는 그냥 의사일 뿐이야.
소원을 빌면 들어 주는 요정 같은 존재가 아니라고.
하아…… 그 아이도 참 안됐네.
그 아이의 형은 또 어떤 상황일지 궁금한걸.
그래서 일단 수지를 돌려보낸 거야.
그 애는 정말 착한 아이야……
하지만 난민 캠프에 있는 그 사람들도 그렇고, 데려온 그 아이들도 그렇고…… 가슴 아픈 사연 하나쯤 없는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
그래서 난 오히려 수지 쪽이 더 걱정돼.
하아……
그렇다면 드루이드의 보물에 관한 건 그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할 셈이야?
그거 그냥 우리 작전 때문에 흘린 가짜 정보일 뿐이잖아.
더군다나 박사 쪽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야. 이 정보가 외부에 알려져선 안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린 로도스 아일랜드와 임무를 최우선으로 둬야 해.
그래서……
그 아이에게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거짓 목표를 제시하라는 거야?
그렇게 그 아이가 밑도 끝도 없이 그 목표를 뒤쫓게 하라고?
희생양을 위해?
그게 무슨 뜻이야?
희생양이라니?
아니, 내 말은……
이건 로도스 아일랜드의 방식이 아니잖아.
우린 이런 식으로 발을 빼서는 안 돼.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잠깐, 퀘르쿠스!
말은 똑바로 하고 가.
안심해, 로도스 아일랜드에 피해를 끼치는 일은 없을 테니까.
이봐!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 혹시 키가 이 정도 되는 꼬맹이 한 명 못 봤어?
넌 뭐야!
*빅토리아 욕설*! 아까 그 꼬맹이가 네 동생이었냐? 형제가 아주 똑같이 생겼네!
마침 돈을 물어 줄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너……
지금 그 아이 어디에 있어?!
어린아이의 야윈 그림자가 정원을 바삐 돌아다니고 있다.
퀘르쿠스 아줌마! 정원에 있는 모든 나무에 물을 줬어!
(한순간의 충동이겠지.)
저쪽에 있는 길도 다 깨끗이 쓸어놨어!
(금방 지쳐서 곯아떨어질 거야.)
또 뭘 하면 돼?
(보물이 어떤 건지도 모르면서, 이렇게 바보처럼 뛰어들다니.)
내가 왜 너한테 이런 일을 시키는지 알아?
모르겠는데.
저 아저씨는 내가 잘못을 저질러서 그런 거라고 했어.
그럼 넌 네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거야?
……
잘 모르겠어……
형은 항상 그렇게 했었어, 그건 다른 사람들이 우리한테 빚진 거라고 하면서.
그래서 그런 물건들은 우리가 가져도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했어.
(썩은 나뭇가지는 잘라내야 하고,)
(좀먹은 나무는 베어내야 해.)
다시 말할게.
네가 어떤 일을 저질러서 붙잡혔는데, 형이 널 구하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어.
이건 네가 잘못한 것이 맞아?
……응.
게다가, 만약 형이 널 구하려다 다치기라도 한다면……
심지어…… 상태가 심각하다면?
그렇다면 네가 잘못한 것이 맞아?
응!
네가 네 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이 있고, 또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어.
그런데 네가 그 소중한 걸 함부로 빼앗아 버리면, 다른 사람들은 화가 나겠지? 결국 네 형도 곤란한 일을 겪게 될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응……
알았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수관의 모습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까.)
(바라건대, 생명이 영원하길.)
여기야?
이, 이 주변이 확실해……
그때 여기까지 쫓아왔었는데, 그, 그 꼬맹이가 사라졌어.
으아악!
꺼져.
조?
여기 있니?
형!
왔구나?!
있잖아!!
내가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지!
나 널 데리고 어렵게 도망쳐 나왔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난……
지금 너한테 얘기하고 있잖아, 고개 들어!
(내가 도와줘야 하나?)
(이렇게 혼자 내버려 두면 안 될 것 같은데?)
……
넌 누구냐?
길 막지 말고 비켜!
네가 이 아이의 형이야?
그게 뭐?
'조'가 네 이름이야?
……
집으로 가자.
싫어.
말 좀 들어!
네가 이러는데 내가 대체 어떻게 안심을 해! 나랑 부모님이 누굴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건지 생각이나 해 본 적 있어?!
안 갈 거야.
왜, 내가 쓸모없다고 생각해? 내가 널 제대로 돌봐 주지 못할 것 같아서 이러는 거야?
이제 너도 다 커서 참견받기 싫다 이거야?
너!
……
이거 놔!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지 말라고.
(작은 소리로) 비터 루트.
(작은 소리로) 아이를 떼어내 줘.
무슨 짓이야?
앗!
윽!
이거 놔!
알겠어? 난 당장이라도 이 자리에서 널 아주 쉽게 죽일 수 있어.
심지어 네 동생까지도 말이야.
그리고 이 모든 건 다 네 무모함에서 비롯된 일이야.
넌 날 화나게 만들었거든.
이게 진짜!!
앗!
조용히 해!
……
지금은 얌전히 들고만 있어.
큭……
난 네 무례함을 용서할 수 있어.
네가 그 아이를 위해서 한 모든 일들도 존중해.
……
너도 네 스스로의 감염 상황은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설마 저 아이도 너처럼 되게 하고 싶은 거야?
오리지늄 아츠로 몸을 지키는 법은, 네가 저 아이한테 가르쳐 준 거지?
……
나도 다른 방법이 없었어. 다들 이것만 두려워하니까.
그럼, 지금 내가 널 무서워하는 것처럼 보여?
만약 지금, 내가 여기서 너희 둘을 죽인다면 어떨까?
감히!
어디 한번 붙어보자고!
넌 더 이상 살기 싫다는 거야?
그럼 네 동생은?
……
원하는 게 뭐야?
이건 나와 저 아이 사이의 비밀이야.
저 아이가 나와 한 약속을 전부 이행하기 전까진 저 아이를 못 데려가.
넌 지금 네가 머무르는 곳으로 돌아가서 저 아이를 기다려.
물론 우리는 언제든 널 찾아낼 수 있어.
동쪽에 있는 난민 캠프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그곳이라면 도움을 청할 수 있을 테니까.
잘 알아들었어?
……
봐.
좋게 좋게 얘기할 수 있잖아.
앗!
야! 너!
은혜를 원수로 갚을 셈이야?
퀘르쿠스 아줌마!
우리 형 놔줘!
형은 좋은 사람이야!
우리 형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아줌마가 형을 괴롭히게 두지 않을 거야!
……
하아……
왜 내가 악역이 된 건지?
……
제법인데, 꼬맹이……
조, 전에 네가 나한테 물어봤던 거 기억나?
지금 착하게 굴면, 네가 알고 싶은 걸 말해 줄게.
그리고 네 형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어때?
……
알았어!
지금은 어때, 아직도 우리가 나쁜 사람으로 보여?
아줌마랑 저 아저씨가 형을 괴롭힌다면, 나쁜 사람이 맞아.
그럼, 방금은 왜 오리지늄 아츠로 그 아저씨를 공격하지 않았어?
아줌마가 오리지늄 아츠는 감염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말했으니까.
그러면 형을 걱정하게 만드는 잘못된 일이니까.
그럼, 보물의 위치 정보랑 네 형을 바꿀 수 있다면 넌 어느 쪽을 고를 거야?
……
보물의 위치를 알려 준다고 해도 난 안 바꿀 거야.
절대…… 절대로 안 바꿀 거야!
(싹을 틔운 생명이 거칠게 성장하고 있다.)
축하해.
넌 내 시험을 통과했어.
뭐?!
드루이드가 된 자만이 드루이드의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자격을 얻지.
그리고 넌 지금, 첫 번째 시험을 통과했어.
응?
드루이드가 된다고?
그래.
따라와.
여긴 어디야?
여긴…… 과거에 드루이드의 성지였던 곳이야.
다만 기나긴 시간이 흘러 전설이 희미해졌을 뿐이지.
여러 세대에 걸쳐, 지도자는 이곳에서 다음 세대에게 지식과 잠언들을 전수했어.
드루이드가 빅토리아의 역사 속에서 천천히 사라질 때까지 말이야.
……
조, 저기 있는 바위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봐.
응.
퀘르쿠스는 나무에서 덩굴을 뜯어내, 조의 등을 힘껏 내려쳤다.
조는 극심한 고통에 허리를 굽혔지만, 금방 다시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젊은 방황자, 조.
고대의 신념을 그대의 마음에 새기니, 그 어떤 굴곡도 그대가 나아가는 방향을 굽히지 못하길.
퀘르쿠스는 나무에서 열매를 따, 엄지손가락으로 조의 이마에 선명한 붉은 선을 그었다.
대지의 뿌리가 그대와 이어지노니, 앞으로 고향에서 아무리 멀어진다 해도, 그대가 길을 잃어 방황하는 일이 없기를.
썩은 나뭇가지는 잘라내야 하고,
좀먹은 나무는 베어내야 한다.
바라건대, 생명이 영원하길.
조, 그대는 고대의 잠언 앞에서 진정한 드루이드가 될 것을 맹세하겠는가?
맹세하겠습니다.
일어나. 이제부터 넌 드루이드야!
이제 드루이드가 된 거야?
그래, 이제부턴 네가 직접 그 전설의 보물을 찾아야 해.
그럼 퀘르쿠스 아줌마는 그 보물을 찾은 거야?
아직. 내 생각엔…… 어쩌면 네가 나보다 먼저 찾게 될지도 모르겠네.
정말?
그래.
하지만 이 일은 꼭 비밀로 해야 해.
나쁜 사람들이 너한테 눈독을 들일 수도 있으니까. 분명 널 붙잡아서 해치려고 들 거야, 심지어 네 형도 위험해질 수 있고.
알았어?
응……
그건 잘못된 일이니까 해선 안 돼.
그럼…… 형한테는 얘기해도 돼?
너……
형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지 않아?
어때?
음……
알았어!
저 꼬맹이가 정말로 비밀을 지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만약 사람들이 이 일을 알게 되면 네가 얼마나 위험해질지는 알고 있어?
나와 로도스 아일랜드의 관계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
하지만 요즘 들어서 네가 날 자주 찾아오는 바람에, 누군가는 슬슬 눈치를 채기 시작했을지도 몰라.
그러니 필요하다면, 우리 사이에 불화를 한번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
그럼 리스크를 로도스 아일랜드와 박사가 지게 하려는 거야?
……아니.
그러니까 이건 내가 선택한 길이야.
게다가……
드루이드의 전설, 생명에 관한 이야기는 사람들에게서 잊힌 지 너무 오래됐어.
다시금 사람들에게 회자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
그 아이가 평생 그 보물이라는 걸 찾지 못할 거라는 건 너도 분명 알잖아.
누가 보물이 없다고 했어?
네가 없다고 했었잖아?
그야 넌 드루이드가 아니니까 그렇지.
오직 드루이드만이 드루이드의 보물을 찾을 수 있어.
어?
그래?
그러니까, 네가 앞서 말했던 그 의식이나 주문 같은 게 진짜였다는 거야?
음…… 아니. 그건 내가 지어낸 거고.
과거의 문헌이나 자료 같은 건 아직 못 찾았거든.
설마 너, 정말로 그걸 믿은 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