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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책에서 정리한 생존 지식은 사르곤 정글에서 통하지 않았지만, 파피루스는 굴하지 않고 이곳 마을의 생태와 역사를 차근차근 탐구해나간다.

등장 오퍼레이터: 파피루스


차분한 목소리

아직 안 깨어났어?

긴장한 목소리

아직이야, 의사 선생. 마을 사람들 모두가 여기서 오후 내내 기다리고 있었다고.

파피루스

윽……

차분한 목소리

혹시 급하게 진료를 받아야 할 사람이 더 있나?

긴장한 목소리

우린, 우리는 급하지 않으니 저 여자아이를 먼저 구해줘! 저주에 걸린 것 같아!

차분한 목소리

저 소녀가 대폭포 쪽에서 왔다고?

긴장한 목소리

맞아. 처음에 내가 아이를 이리저리 살펴봤는데, 돌이 생기지도, 다치지도 않았었어. 단지 저 석판을 계속 안고 있더라고.

긴장한 목소리

오전에는 입에서 이상한 소리까지 났어.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조용해졌지만.

긴장한 목소리

근데 방금 보러 갔을 때는, 거의 숨이 끊어질 것 같더라!

차분하지 않은 목소리

……뭐? 왜 그걸 진작 말하지 않았어?!

긴장한 목소리

만약 저 애를 구할 수 없다면, 적어도 저주라도 풀어줘. 여기는 우리 집인데……

떠돌이 의사

이봐, 아가씨, 내 말 들려?!

파피루스

너무…… 무거워요…… 으으……

떠돌이 의사

……대체 누가 석판을 가슴 위에 올려놓은 거야?

떠돌이 의사

됐어, 석판은 내가 치웠단다.

파피루스

……후!

떠돌이 의사

다행이야, 아직 반응이 있네. 지금은 좀 어떠니?

파피루스

저……

파피루스

……민트 맛 주바이르……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어요……


떠돌이 의사

정말로 완전히 회복된 게 맞니?

파피루스

네, 의사 선생님. 제가 전문적인 의학 지식은 없지만…… 예전부터 더위를 먹고 기절한 경험이 많아서……

떠돌이 의사

휴, 아가씨, 이런 날씨에 더위를 먹는 건 정말 드문 일이야. 다른 데는 불편한 곳 없고?

파피루스

몸은 괜찮아요. 다만,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파피루스

이 식물의 잎이 책에서 말한, 향기가 시원하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수뇌향이 맞나요?

떠돌이 의사

……빨리 버리렴.

떠돌이 의사

네가 말한 수뇌향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네 손에 있는 잎을 으깨서 이마에 바르면 산성 원석충이 모여들 거라는 건 보증하마.

파피루스

저, 저기…… 그럼 이 과일은요? 혹시 여행 중에 체력을 보충할 수 있는 비상식량이라도 될 수 있을까요?

떠돌이 의사

그걸 먹었다간 사후세계를 보게 될 거야.

떠돌이 의사

……뭘 쓰고 있는 거니? 노트?

파피루스

네, 이건 제가 쓰고 있는 《여행 초보 계획(최종판)》이에요.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제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출발할 결심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죠…… 지금은 '최종판-수정판 초안'이 됐지만요……

파피루스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다른 야외 생존 팁이 더 있을까요?

떠돌이 의사

있지.

떠돌이 의사

빨리 집으로 돌아갈 것. 이 근처에는 구경할 만한 건 없단다.

파피루스

네, 알겠습니다.

조급한 마을 주민

저 아이가 정말 완전히 회복됐다고 확신해?

떠돌이 의사

본인이 그렇게 말했으니까.

조급한 마을 주민

난 아닌 것 같아. 난 아직도 저 아이가 저주에 걸려있는 것 같은데.

조급한 마을 주민

아침에 나랑 누님이 물가에서 저 아이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기절한 상태였어. 분명 들어가면 안 되는 숲에 들어갔던 거겠지.

조급한 마을 주민

그 와중에도 저 아이는 계속 중얼거렸어. 그것도 엄청 큰 소리로. 내가 듣기엔 걔가 정신이 맑을 때보다 더 또렷한 것 같았어.

친절한 마을 주민

맞아. 저 아이가 무슨 토템이니, 내장이 든 항아리니 하는 것들을 찾는다고 했어…… 심지어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를 위해 일하라고 명령까지 하기 시작했지.

조급한 마을 주민

맞아, 나도 아주 잘 기억하고 있어! 쉴 새 없이 이건 죽은 지 몇 년이 되었고, 저건 묻힌 지 몇 년이 되었다는 둥 말했어. 과연 이게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야?

떠돌이 의사

음……

조급한 마을 주민

만약 저 아이가 또 이상한 행동을 하면, 나는 나무를 베는 것처럼 깨끗이 베어버릴 거야!

떠돌이 의사

다들 너무 걱정하지 마. 저 아이는 허약해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긴커녕, 혼자서는 멀리 갈 수도 없으니까.

떠돌이 의사

자, 다음 진료를 받을 사람……

파피루스

살, 살려주세요……!

친절한 마을 주민

앗, 왜 이렇게 많은 원석충이 몰려 온 거지?!

조급한 마을 주민

다, 다, 다, 당황하지 마! 우리가 도와줄게!


떠돌이 의사

……

파피루스

……죄송합니다.

떠돌이 의사

내가 분명 그 식물이 원석충을 불러 모은다고 경고하지 않았니?

파피루스

……마을을 나가던 길에 그만 발이 걸려 넘어졌어요……

파피루스

……그런데 하필이면 머리를 나무에 부딪혀서, 나무뿌리 밑에 있던 원석충이 놀라서 튀어나왔고, 스스로 보호하는 과정에서 오리지늄 아츠를 사용하다가 그만, 조준을 잘못한 거예요……

떠돌이 의사

……너무 무리하지 마.

떠돌이 의사

전에 아미르가 너와 비슷한 사람들을 이곳에 보낸 적이 있어. 그들은 이곳저곳을 뒤지며 주워온 돌을 보물로 여겼지.

파피루스

그다음은요? 아무것도 찾지 못했나요?

떠돌이 의사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 내가 아는 건 단지 그들이 왔다가 갔고, 이곳의 생활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는 사실뿐이야. 그들이 파낸 작은 구멍 따위는 한 번의 홍수로 평평해졌고.

떠돌이 의사

만약 네가 정말로 이곳에서 어떤 '역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파피루스

괜찮아요, 저는 실망하지 않아요.

파피루스

이번에는 결심했거든요. 어렵게 나온 만큼, 반드시 제 눈으로 이곳의 모든 것을 똑똑히 보겠다고.

파피루스

전 이 석판에 있는 고대 문자를 해독할 수 있으니, 이 정보를 따라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 설령 그게 가치 있는 발견이 아닐지라도요.

파피루스

또, 저는 관련 서적들에서 '정글 부족의 불가사의' 100가지를 추렸다고요. 아무리 정글이 엄청나게 크다지만, 못해도 하나 정도는 마주치지 않겠어요!

떠돌이 의사

……

떠돌이 의사

하아, 이 약초들을 가져가렴. 더위를 식히고, 벌레를 쫓고, 구토를 멈추게 하고, 맹수의 주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필요한 건 다 있어.

떠돌이 의사

나도 곧 다른 마을로 떠나야 하거든. 이곳 아다크리스 사람들은 친절하긴 하지만, 너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어.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거야.

파피루스

네, 정말 감사합니다……

파피루스

저기, 의사 선생님,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여기 마을 사람들이 말하는 '저주'가 뭔지 아세요?


열정적인 마을 주민

맞아, 이런 식으로 매듭을 지어서 덩굴로 자신을 묶은 다음, 반대편으로 건너가면 돼.

열정적인 마을 주민

하지만 덩굴을 잡으려면 한 손을 놔야 하니까 네가 안고 있는 큰 돌은 내려놔야 할걸.

파피루스

괜찮아요, 한쪽 팔로 끼고 있을 수 있어요.

파피루스

이건 그냥 돌이 아니에요. 표면에 글자가 새겨져 있다고요.

파피루스

벌써 이런 석판을 여러 개 모았어요. 만약 비슷한 석판을 발견하면 가져다주세요. 꼭 보답할게요.

열정적인 마을 주민

글자가 새겨진 돌?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있긴 한데.

파피루스

정말요? 누구에게 들었나요? 그 사람과 얘기할 수 있을까요?

열정적인 마을 주민

아, 그 사람은 벌써 땅에 묻혔어. 저주받은 숲에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못했지. 그 사람을 불쌍히 여겨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

파피루스

역시, 모든 기념비로 보이는 석판은 그 숲 변두리에……

열정적인 마을 주민

뭐라고?

파피루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가 반대편으로 건너가도록 밀어주실 수 있나요?

열정적인 마을 주민

그럼! 하나, 둘, 셋……

파피루스

으아아아아……

파피루스

잠깐만…… 석판…… 떨어질 것 같아……!

열정적인 마을 주민

손 놓지 마! 석판 잡으려 하지 말고……

파피루스

살, 살려주세요…… 끄윽……


친절한 마을 주민

파피루스, 돌아왔구나! 이번에는 한참이나 오래 나가 있길래, 네가 떠난 줄 알았어……

친절한 마을 주민

어머, 또 온몸이 젖었네? 설마 또 물에 빠진 거야?

파피루스

아, 아니에요……비 때문에…… 에취!

파피루스

지야아, 이 돌을 창고에 등록해줘…… 응, 이건 그 마을에서 준 일기예보 돌이야. 하지만 비가 올 걸 알아도 뭘 할 수가 없네……

파피루스

윽, 지야아…… 왜 거기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일을 안 하는 거야?

친절한 마을 주민

너…… 누구랑 얘기하고 있는 거니?

파피루스

……아니, 지야아가 아니네!

파피루스

죄송해요, 방금 제가 무슨 말을 했든 다 잊어주세요……! 다른 마을은 없었어요. 없었으니깐요!

친절한 마을 주민

……엄청 뜨겁네, 어쩐지 헛소리를 하더라니!

친절한 마을 주민

휴, 저주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정말 불쌍하네. 일단 우리 집에 가서 좀 쉬자.

친절한 마을 주민

병이 다 나으면 어떤 나무 기름을 옷에 발라야 하는지 알려줄게. 그걸 바르면 옷이 방수되니까, 원석충도 더는 네 다리를 타고 올라오지 않을 거야.

파피루스

감사합니다……

친절한 마을 주민

이야, 매일 뭐가 그렇게 고마운지 모르겠네. 나무는 그저 거기 자라고 있던 거고, 누군가 와서 그게 유용하다고 말해준 것뿐이야.

친절한 마을 주민

내가 너에게 말해준 것처럼, 나중에 너도 필요한 사람에게 말해주렴.

친절한 마을 주민

자, 가자.


건장한 마을 주민

파피루스, 왜 나무를 자르고 있어? 힘이 좀 필요해 보이는데, 내가 도와줄까?

파피루스

후…… 하……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파피루스

저는 그냥 이 오리지늄 아츠로 작동하는 전기톱이 정말로 힘을 많이 절약해주는지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건장한 마을 주민

그 물건 꽤 대단해 보이네! 내가 한번 써봐도 될까?

파피루스

물론이죠! 잠깐만요, 우선 어떻게 끄는지 좀 알아볼게요……

건장한 마을 주민

어, 잠깐만, 파피루스. 그걸 그렇게 빨리 움직이면 안 돼! 방향이 잘못됐어!

건장한 마을 주민

빨리 비켜!


파피루스

죄, 죄송해요……!

건장한 마을 주민

하하! 역시 파피루스, 네가 매번 나갔다 올 때 가져오는 물건들은 참 유용하네!

파피루스

그, 그런가요…… 어쨌든, 지붕은 제가 고쳐 드릴게요……


조급한 마을 주민

오, 이거 정말 좋은데!

파피루스

잠깐만요, 그 석판은 파울비스트의 알을 부치는 데 쓰는 게 아니에요……

조급한 마을 주민

넌 그냥 위에 있는 그림을 보고 싶어 하는 거잖아. 석판은 나중에 깨끗이 닦아서 돌려줄게.

파피루스

알겠어요……

파피루스

이제 저주가 두렵진 않으세요?

조급한 마을 주민

너는 석판을 한 무더기 주워왔는데도 별일 없잖아, 두려워할 게 뭐 있겠어? 최근에 내가 일부러 할머니가 묻힌 돌무덤을 보러 갔었는데 할머니가 튀어나와서 말을 걸지 않으시더라구. 그런 걸 보면 이곳에 나쁜 일이 딱히 생기지 않았다는 뜻이지.

파피루스

할머니가…… 이전에도 나와서 말을 거신 적이 있나요?

조급한 마을 주민

없어, 하하! 너도 알잖아, 난 평생 운이 정말 좋았다고!

조급한 마을 주민

그런데 파피루스, 너는 왜 네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니?

조급한 마을 주민

난 너한테 내가 처음 사냥한 동물을 잡을 때 사용한 나무에 대해서까지도 이야기했는데. 정작 너는 네가 어디에서 왔는지, 마을에 몇 명이 있는지, 권투 대회에서 몇 등을 했는지 도통 말한 적이 없어……

파피루스

저는…… 저는 그냥 말할 게 별로 없어서.

파피루스

저는 예전에 친구들과 어울리긴커녕, 가문의 저택 밖으로 나갈 일조차 별로 없었어요. 제 삶에는 오직 책만 있었죠.

조급한 마을 주민

오, 책! 너희 쪽 상인들은 어떤 책을 팔아? 나는 그림만 있는 책을 좋아하는데!

파피루스

아니 그, 생각하시는 책과는 좀 다를 거예요……

파피루스

저희 가문은 학자 집안이라 집에 많은 귀중한 책들을 소장하고 있거든요. 대대로 서적을 보관하고 늘려가는 일에 힘써왔어요.

파피루스

물론 책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아버지께선 그 도시 대부분의 사람처럼 역사야말로 모든 지식 중에서 가장 고귀한 분야라고 생각하셨죠.

파피루스

저는…… 제가 그것을 진짜 좋아하는지 아니면 다른 선택이 없어서 익숙해진 건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저 자신의 삶보다 오히려 2000년 전 사람들의 삶에 더 익숙할지도 몰라요.

조급한 마을 주민

2000년 전? 와, 그건 내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

조급한 마을 주민

세지도 못하겠네. 파피루스, 하지만 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잖아!

파피루스

재미있는 이야기?…… 맞다, 한때 일부 학자들은 2000년 전 맨티코어가 정글 지역의 지배자였고 숭배의 대상이었다고 추측했어요.

파피루스

학자들의 추측은 대형 고분에 묻힌 골격에 근거한 것이었지만, 훗날 더 발전된 기술을 통해 그들이 골격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과하게 발휘한 것으로 밝혀졌어요.

파피루스

학자들이 몇몇 뼈를 잘못된 위치에 배치하는 바람에 아다크리스가 맨티코어의 특징을 가지게 만든 거예요.

파피루스

아다크리스에 대해 말하자면, 또 하나 유명한 '재밌는 가설'이 있어요.

파피루스

아다크리스가 초기 역사에 흔적을 남기지 않은 이유는 그들의 지혜와 기술이 이미 현대의 사르곤 수준을 초월했기 때문이라는 거죠.

파피루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분히 충족해서 굳이 외부와 접촉을 더 원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그들을 찾은 모든 탐험가의 흔적을 의도적으로 지웠다는 거예요.

파피루스

그리고……

파피루스

……아! 미안해요, 전문 분야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농담이라도 너무 많이 말하게 되네요.

친절한 마을 주민

사과할 게 뭐 있어? 모두가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를 네가 열심히 해줬잖아, 엄청 재밌었어.

건장한 마을 주민

맞아, 나는 그런 이상한 말을 듣자마자 마치 홀린 것처럼 빨려들었다고!

파피루스

흠…… 알겠어요, 방금 제가 한 말들은 모두 학술사에서의 일화일 뿐이에요. 이해했든 못했든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세요……

파피루스

제 삶은 책 속의 이야기 외에는 별로 할 말이 없는 것 같아요……

파피루스

이번처럼 굳게 결심하고 여행을 떠나기 전엔, 제가 어릴 때부터 살던 메나트 하마이트를 떠난 적이 딱 한 번밖에 없었어요.

조급한 마을 주민

말해봐, 말해봐!

파피루스

좋아요…… 어느 날, 저는 친구와 한 문헌의 해석을 놓고 논쟁을 벌였어요.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책상을 치더니 과연 누구 말이 맞는지 다른 친구에게 물어보러 가자고 했죠.

파피루스

그때는 둘 다 흥분해서, 학원의 교수님을 찾아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친구가 한 상인단과 연락을 취했고, 우리는 그 상인단과 함께 출발했죠.

파피루스

처음에는 혹시 아버지가 이 일을 아시면, 제가 시간 아깝게 위험한 짓이나 한다고 꾸짖으실까 봐 무서웠어요.

파피루스

하지만 사실 그 이틀 동안 우리는 침실처럼 꾸며진 좋은 객실에 머물렀고, 저는 7시에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계속 책을 읽고 논문을 썼거든요.

파피루스

우리가 만나기로 한 친구도 저희를 만나러 가장 가까운 마을로 와준 덕분에 편하게 만날 수 있었고요.

파피루스

그 친구가 고분 발굴 현장에서 일부러 기괴한 각도로 찍은 공포 사진을 가져다준 것만 기억에 남긴 했지만……

파피루스

어쨌든 그 지역의 기후가 매우 나빠서, 저는 안전을 위해 여정 길 내내 객실 창문도 열지 않았어요.

파피루스

전 지금도 그게 옳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제 건강에 관련된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도 저는 종종 과연 그때 창밖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해하긴 해요.

눈앞의 마을 주민들은 이야기가 여기서 끝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 멍하니 서로를 바라봤다.

잠시 후, 누군가 파울비스트의 알을 빨아먹는 “쭈웁” 소리를 내며 대담하게 침묵을 깼다.

조급한 마을 주민

질문이 있어. 객실은 어떤 모습이야? 대체 어떻길래 네 방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거야?

친절한 마을 주민

그러고 보니, 나도 궁금해, 학원은 어떤 곳이지?

파피루스는 아다크리스들에게 둘러싸여, 많은 질문을 받았다.

어떤 것은 예상했던 것이었지만, 또 어떤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어릴 적 가장 익숙했던 서재에서부터 웅장한 바르야반다바드 박물관, 그리고 로도스 아일랜드라는 육지 함선까지.

지루하고 답답한 것 같았던 그녀의 인생은 질문 하나하나 속에서 기묘해지며 다양한 색이 입혀졌다.

마지막엔, 모두가 그녀의 이번 여행에 대해서 물었다.

조급한 마을 주민

질문이 하나 더 있어, 파피루스. 네가 매번 가져오는 신기한 물건들 말이야, 톱이라든지 비가 올 걸 예보하는 돌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도대체 다 어디서 가져오는 거야?


열정적인 목소리

더 크게 외쳐! 우리는 친구를 사귀러 가는 거니까, 딱 봐도 열정적이어야 해. 특히 상대방보다는 무조건 더!

열정적인 목소리

파피루스가 알려준 구호를 외쳐! 그럼 절대로 문제없을 거야!

떠돌이 의사

“친구를 사귀러 간다”, 흠? 아가씨, 밖의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금지구역으로 가려고 하는 건 네 아이디어지?

떠돌이 의사

난 네가 이미 떠난 줄 알았어.

파피루스

제가 이렇게 자주 병에 걸리지 않았거나 길가에 쓰러지지만 않았어도, 정말 떠났을 거예요……

파피루스

의사 선생님, 지난번엔 대들어서 죄송해요.

떠돌이 의사

내 충고를 듣지 않았구나.

파피루스

저는 단지, 만약 저주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정글 너머도 그저 또 다른 마을일 뿐이니까, 그들이 조상의 전설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떠돌이 의사

너는 '역사의 진실'을 고집하겠다는 거지. 비록 그것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지라도.

파피루스

아뇨…… 저는 반성했어요, 의사 선생님. 제 설명을 들어주세요.

파피루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두 마을이 접촉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저도 감히 상상할 수 없어요. 역사 속에서 마을 간의 유혈 충돌은 흔하니까요.

파피루스

그래서 전 두 마을 사이를 오가며 그들 사이의 근원을 알아내려고 했어요.

파피루스

만약 역사의 어딘가에서 두 마을이 한때 친밀한 관계에 있었고, 지금까지도 공통된 의식이 남아 있다면, 양측은 우호적으로 접촉할만한 기반이 있을 거예요.

파피루스

음, 하지만…… 결국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제가 가져온 각 마을의 작은 발명품들이었어요. 그것들이 서로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결국 양측 모두 정글 너머의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거든요.

떠돌이 의사

그래서, 이건 네가 낸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거구나.

파피루스

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단지 전달자 역할을 했을 뿐이에요.

파피루스

맞다, 의사 선생님. 앞으로 큰 폭포 근처에 다리를 건설할 계획이에요. 아마 이번에 떠나실 때부턴 정글에서 가장 독한 독기가 심한 곳을 돌아서 가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떠돌이 의사

……그럼 너는?

떠돌이 의사

꼬마 아가씨는 참 이상해. 사실 넌 충분히 예전의 아미르의 사자들처럼 냉방이 되는 철제 물건을 타고 여기까지 올 수도 있었잖아?

떠돌이 의사

내가 보기엔 네 지위가 그들보다도 더 높아 보이는데. 심지어 이 두 마을의 역사 정도는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조사하게 할 수 있었잖아.

떠돌이 의사

너는 애초에 전달자를 보내서 두 마을을 교류하게 하거나 심지어 합병하는 식으로 그들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어. 나는 그런 일들을 다 봐왔거든.

떠돌이 의사

대체 왜 이렇게 스스로 힘들게 하는 거야?

파피루스

왜냐하면 저는 단지 '관광'을 하러 온 게 아니니까요…… 저는 창밖의 현실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었어요.

떠돌이 의사

……

파피루스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제가 아주 존경하는 분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먼 길을 떠나는 의미는 스스로 발견해야 하고 그 의미를 잊으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하여 너무 고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파피루스

그래서 저는 노력했어요. 비록 결과적으로는 제 악몽만 더 풍부해진 셈이 됐지만……

파피루스

그래도 직접 원석충을 보고 악몽을 꾸는 것이, 사무실에서 그들을 호기심에 만져보고 기쁨에 차서 그들의 광택을 기록하는 것보다는 나아요.

떠돌이 의사

넌 정말 이상하구나.

떠돌이 의사

이제 이렇게 많은 고생을 했으니, 만족하니?

파피루스

저는…… 사실 사무실의 에어컨, 생수, 그리고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는 책들이 매일 그리워요.

파피루스

동시에 날마다 사르곤의 긴 역사에 비해 제 한 걸음이 얼마나 미미한지도 몸소 느껴요.

파피루스

이 점은 아버지가 맞았네요. 제 학술 연구에, 정글 속에서 있었던 이 몇십일은 결과적으론 정말 시간 낭비였죠.

파피루스

오랜 시간 동안, 저는 단지 한 가지 일을 끝내기 위해 여기 남아 있었어요.

떠돌이 의사

석판들.

파피루스

맞아요.

떠돌이 의사

네가 현지인들에게 구호를 알려준 걸 보니, 석판에서 제법 많은 정보를 얻었나 보구나.

파피루스

사실…… 석판에는 전투에서의 공로만 기록되어 있었어요.

파피루스

의사 선생님께서 예측하신 대로, 아다크리스는 싸움을 좋아해서 예전에는 두 마을이 만나기만 하면 서로 죽이려고 했대요.

파피루스

저는 상대 마을 방향으로 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마을 안에서 “그 숲이 인간을 저주한다”는 말이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파피루스

하지만,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과거의 진실이 중요하진 않죠. 안 그래요?

떠돌이 의사

……좋아, 나도 이 비밀을 지켜주지. 아가씨가 떠난 후에도 두 마을이 오해해서 또 싸우지 않도록 나도 신경 쓰마.

떠돌이 의사

이건 내가 나중에 길을 덜 돌아가도록 네가 다리를 만들어준 보답이야.

파피루스

정말 감사합니다…… 음, 이번에 떠나실 때 저를 데려가 주시면 더 감사할 것 같아요.

파피루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도시에 무사히 도착해서, 일단은 먼저 아이스 주스를 한 잔 마시고, 로도스 아일랜드 사무소와 연락을 취하고 싶어요…… 돈은 드릴게요!

떠돌이 의사

네 원칙은 고수하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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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제 떠나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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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했던 숲으로 들어가 새로운 친구를 만날 팀을 꾸리기 시작했을 때, 저는 문득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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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일 수 있다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