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일락천장

일락천장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사업 위기를 겪은 후,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난 에프이터.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깊은 심연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건 알지 못했다.

등장 오퍼레이터: 제이, 에프이터


용문의 한 고급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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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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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메시지가 1건 있습니다. 재생할까요?

완셩셩

(재생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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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셩셩, 어디에 간 거니? 한참 수소문했는데 널 봤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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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도 속은 거란다. 싱 그 자식이 돈을 홀랑 가지고 튈 줄 누가 알았겠니. 이 렁 아저씨도 이 영화에 투자했거든. 그래서 마음이 아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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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셩셩, 이 렁 아저씨가 너한테 한마디 안 할 수가 없구나. 아무리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도 그렇지, 어떻게 돈을 그 프로젝트에 다 집어넣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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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지금 이 꼴을 보렴. 영화도 못 찍고 돈도 물거품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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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너도 힘들 테니까 여기까지만 하마. 이 렁 아저씨가 근위국에 아는 사람이 있다. 분명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줄 테니, 돈은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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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너무 낙담해 있지 말고, 나중에 괜찮아지면 연락 주렴.

완셩셩

(종료 버튼을 누른다)

완셩셩

아이고, 머리야……

완셩셩

끝장이군. 돈을 모두 날렸어!

완셩셩

그 제작자도 분명 이 능구렁이가 소개해 준 건데, 일이 생기니 나 몰라라 하네.

완셩셩

으아아…… 정말 짜증 나.

완셩셩

이제 어떡하지?

완셩셩

그냥 집으로 돌아가 아빠 탕후루 가게나 물려받을까…… 하아, 그러면 또 엄마가 허락 안 하시겠구나. 엄마는 내가 가전 권법을 세상에 알리기를 원하시니까.

완셩셩

(머리를 쥐어뜯으며) 대체 어쩌지……

완셩셩

(냉장고 문을 연다)

완셩셩

맥주는…… 다 마셨고, 위스키는…… 조금밖에 안 남았고, 보드카는…… 다 마신 지 오래고.

완셩셩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아무래도 내려가서 사 와야겠네.

완셩셩

(냉장고 문을 닫는다)

콰당탕……

완셩셩

아야!

완셩셩

뭐야…… 스읍, 이건 어제 버린 깡통이잖아.

완셩셩

(며칠 동안 집 밖에 안 나갔더니 집이 난장판이네…… 일단 술부터 사 오고 좀 치울까?)

완셩셩

(이런 건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완셩셩

오, 크래프트 맥주네…… 이건 한 박스 사야겠다. 럼주도 오랜만이니 한 병 추가! 어디 보자…… 맨 위 선반엔 고급 보드카도 있잖아!

완셩셩

안 닿아…… 뛰면 잡을 수 있으려나? 흡!

완셩셩

아, 안돼. 떨어지겠다!

완셩셩

앗차차, 짜잔,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

대, 대박!

완셩셩

어, 누구세요?

가난한 남자

완셩셩 씨 맞으시죠? 제가 진짜로 완셩셩 씨를 만나다니!

가난한 남자

저, 저는 당신의 팬이에요! 완셩셩 씨가 출연하신 영화는 전부 다 봤어요. 《천애협녀》 3부작은 몇 번이나 다시 봤는지 몰라요. 뵈, 뵙게 돼서 정말 여, 영광……

완셩셩

저, 저는 완셩셩 씨가 아니에요. 사람을 자, 잘못 보신 것 같아요!

가난한 남자

그럴 리가요? 방금 병 잡는 모습은 《백만 용문폐》에서 보여주신 모습이랑 완전히 똑같았는걸요! 7번이나 본 작품이니 틀림없어요.

완셩셩

그, 그런가요? 하하, 꽤 오래된 영화인데…… 5, 6년은 되는……

가난한 남자

완셩셩 씨?

완셩셩

……어, 어쨌든 사람 잘못 보셨어요. 그럼 이만 결제해야 해서……

가난한 남자

완셩셩 씨, 제가 귀찮게 해드렸죠. 죄송해요. 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가난한 남자

정말 죄송해요!

완셩셩

앗, 그, 저,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 하아, 사인 받고 싶어?

가난한 남자

사인이요?! 정말입니까? 너무 고맙습니다. 잠시만요, 적당한 종이가 있는지 찾아볼게요.

완셩셩

(이 녀석,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적이네……)

완셩셩

종이, 찾을 수 있겠어?

가난한 남자

찾았습니다! 일단 지폐…… 입니다만……

가난한 남자

아니면…… 그……

가난한 남자

하아, 완셩셩 씨, 그냥 이 지폐에 사인 부탁드려요.

완셩셩

음…… 그래, 알았어.

완셩셩

(지폐가 너무 꼬질꼬질해!)

가난한 남자

정말 감사합니다!

완셩셩

무협 좋아하나 봐? 영화 말고, 혹시 소설도 봐?

가난한 남자

네! 미스터 웡의 대하소설이랑, 치쓰 씨의 단편 소설, 그리고 《월간 무협》도 매호마다 빠짐없이 다 읽었어요.

완셩셩

치쓰 씨 글도 좋아한다고? 내 주변 사람들은 다들 전개가 너무 느려서 지루하다고 하던데.

가난한 남자

그게 어떻게 전개가 느린 거예요. 치쓰 씨는 섬세한 묘사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분이신걸요. 그분의 작품은 모두 보기 드문 걸작이에요.

완셩셩

맞는 말이야. 그 돌대가리들은 진짜 작품을 감상할 줄 모른다니까!

가난한 남자

완셩셩 씨도 치쓰 씨 소설을 좋아하세요?

완셩셩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은 《합의권》이야! 집에 있는 그 책은 너무 많이 봐서 다 너덜너덜해졌어.

완셩셩

근데……

완셩셩

그거 알아?

완셩셩

그 소설은 원래 영화화할 예정이었어. 그런데 윈셩 역할을 맡기로 한 배우가 탈세 문제로 근위국에 잡혀들어갔고, 제작자는 돈을 들고 튀어버렸어. 그래서 결국 흐지부지되다가, 무산돼 버렸어.

가난한 남자

하아, 너무 아쉽네요. 인연이 아니었나봐요!

완셩셩

세상일은 모르는 거라니까.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겠어……

가난한 남자

음…… 아니에요. 생각해보니 윈셩은 성실하고, 불의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는, 몸이 갈가리 찢어져 죽을지언 권력과 타협하려 하지 않는 인물이잖아요. 그런 캐릭터를 어떻게 탈세나 하는 사람이 연기할 수 있겠어요.

가난한 남자

그러니 어떻게 보면 무산된 게 차라리 다행인 것 같아요, 하하.

완셩셩

그건……

완셩셩

……그건 또 그렇네. 하하.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하하하.

완셩셩

네 말이 맞아. 거기다 그 사람은 성질도 고약하고, 연기 실력도 별로고, 스타병도 심해! 윈셩이랑 전혀 안 어울려. 처음에 그 사람이 배역을 맡았단 말을 듣고 나 엄청 화냈거든.

가난한 남자

맞아요. 정말 다행이에요.

완셩셩

아, 날이 어두워졌다. 난 얼른 가봐야겠어.

가난한 남자

저, 저도요. 완셩셩 씨, 기회가 되면 또 봬요. 아, 다시 만날 기회가 거의 없겠네요. 사인 감사합니다.

완셩셩

아, 잠시만……

가난한 남자

네?

완셩셩

레이디 장, 나란주의 사막은 길이 험하여 한번 가면 돌아올 수 없대요.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까요? 또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가난한 남자

운가의 꼬마야. 집이 있기에 돌아올 수 있는 것이고, 인연이 있다면 언제든 만나게 되는 것이란다. 세상일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으니, 그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렴.

완셩셩

하하, 너 그 소설 진짜 좋아하는구나!

완셩셩

잘 가!

다음날

완셩셩

으…… 머리야. 숙취 때문에 죽겠네. 어제 적당히 마셨어야 했는데. 윽……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점원

완셩셩 씨, 무슨 일이세요?

완셩셩

리화, 혹시 따뜻한 탈지유 있으면 한 잔만 가져다 줄래?

점원

완셩셩 씨, 저희 오늘은 휴업이라 문 닫고 집에 가려던 중이었어요.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해요.

완셩셩

휴업? 무슨 일 있어?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히 영업했었잖아.

점원

어젯밤에 도둑이 들었거든요. 도둑이 도망갈 때 선반을 몇 개 넘어뜨려서 가게 내부가 엉망진창이 됐었어요. 지금은 다 정리했지만요.

완셩셩

저런, 도둑은 잡았어?

점원

휴…… 다행히 보자이 씨가 잡았어요. 도둑이 발악하는 바람에 좀 다쳤지만요. 이마가 좀 크게 찢어졌어요.

완셩셩

뭐? 보자이는 지금 어딨어?!

점원

완셩셩 씨, 진정해요. 보자이 씨는 병원에서 약 바르고 바로 집으로 갔어요. 괜찮아요.

완셩셩

그래. 보자이는 솜씨가 좋으니까, 그런 보자이를 만난 도둑이 오히려 운이 없었던 거지. 아, 그런데 혹시 최근에 누구 나에 대해 물어보고 다니는 사람 없었어?

점원

몇몇 수상한 기자들이 완셩셩 씨의 근황에 대해 물어보긴 했어요. 그래서 보자이 씨가 시킨 대로 대충 둘러대고 돌려보냈어요.

완셩셩

(머리를 긁적이며) 요 며칠 귀찮게 해서 미안해. 나중에 맛있는 밥 한번 살게!

점원

아니에요. 그때 완셩셩 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랑 보자이 씨도 용문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을 거예요. 이 정도는 당연한 거니 신경 쓰지 마세요.

완셩셩

헤헤, 나도 늘 와서 공짜술 얻어먹는 걸.

점원

마시면 또 얼마나 마신다고요. 아, 맞다, 완셩셩 씨, 혹시 잃어버린 물건은 없나요?

완셩셩

다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갑자기 왜 묻는 거야?

점원

그 도둑이 어제 완셩셩 씨랑 한참이나 얘기했잖아요. 그래서…… 완셩셩 씨가 부주의한 틈을 타 뭔가 훔치지 않았을까 해서요.

완셩셩

후후, 누가 감히 내 물건을 훔쳐 가겠……

완셩셩

잠깐만, 방금 누구라고?!

점원

아, 완셩셩 씨가 어제 술 사러 왔을 때 먼저 말 걸었던 그 남자요.

완셩셩

뭐라고! 그 사람이?

점원

완셩셩 씨, 왜 그러세요?

완셩셩

음…… 그 녀석 지금 어디 있어?

점원

그, 근위국 구치소에 있을 거예요.

완셩셩

나 먼저 갈게……

완셩셩

……나중에 봐!

점원

네? 완셩셩 씨!


완셩셩

너……

가난한 남자

(고개를 숙이며) 저……

근위국 대원 A

젊은이, 이 아가씨가 대신 벌금을 내준다고 하니, 앞으로 성실하게 살아. 좀도둑질 같은 건 다시 하지 말고.

가난한 남자

네, 경관님. 이제 두 번 다시 하지 않겠습니다.

근위국 대원 A

먼저 이 아가씨한테 고맙단 말을 해야지.

가난한 남자

……폐를 끼쳤습니다.

완셩셩

너,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가난한 남자

그건……

가난한 남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완셩셩

뭐, 됐어. 일단 나가서 밥부터 먹자.

완셩셩

경관님, 폐를 끼쳤습니다!

근위국 대원 A

이 목소리…… 엄청 익숙하네. 어디서 들어봤던 것 같은데?

근위국 대원 B

으이구, 멍청아. 완셩셩 씨잖아. 너 어제도 완셩셩 씨가 출연하는 《근위국의 옛이야기》를 봤잖아.

근위국 대원 A

어!? 그럼 저 선글라스 낀 아가씨가……

근위국 대원 B

그래, 네가 제일 좋아하는 액션 스타 완셩셩 씨야.

근위국 대원 A

내가 대체 뭘 놓친 거지……

근위국 대원 B

쯧, 그나저나 저 대스타도 요즘은 좀 힘들 거야. 영화 투자에 실패해서 파산할지도 모른대.

근위국 대원 A

아니, 어쩌다가?

근위국 대원 B

너 뉴스도 안 봤어? 요새 난리잖아. 협력 업체에 재무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걸 완셩셩 씨한테 싹 다 떠넘기고 도망갔대.

근위국 대원 A

저런, 완셩셩 씨 엄청 힘들겠네.


제이

무랑 면을 추가한 어묵탕 곱빼기 두 그릇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완셩셩

사장님 정말 솜씨가 좋아. 이건 진짜 만 번 먹어도 안 질릴 것 같다니까!

제이

하하, 이젠 대스타면서 뭐 하러 포장마차까지 오고 그래. 파파라치한테 사진이라도 찍히면 어쩌려고.

완셩셩

그게 뭐 어때서, 찍히면 그냥 가게 홍보한다 치면 되는걸.

제이

그러지 마. 나 광고료 줄 돈 없어. 아, 그쪽은 왜 드시지 않고, 보고만 있어요?

가난한 남자

전……

완셩셩

그냥 먹어. 사양하지 말고.

가난한 남자

감사합니다, 완셩셩 씨.

제이

얘기들 나눠요. 카레 수프 조리 중이라 가봐야겠어요.

가난한 남자

이게 어묵탕이란 거군요. 용문에 와서 처음 먹어보는데, 정말 맛있네요!

완셩셩

난 여기 자주 오거든. 소문으로는 여기 사장님이 예전에 용문 어느 갱단의 보스였었는데, 지금은 은퇴하고 이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팔고 있는 거래.

가난한 남자

푸웁…… 콜록콜록!

제이

(힐끗 본다)

제이

하아……

완셩셩

헤헤, 뻥이야.

가난한 남자

콜록…… 크흠. 괘, 괜찮아요, 완셩셩 씨.

완셩셩

참, 그리고 너 아직 내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어.

가난한 남자

저, 전……

완셩셩

가게에서 왜 그랬던 거야?

가난한 남자

이틀 동안 굶어서…… 너무 배가 고파서 그만.

완셩셩

좋아, 배고파서 훔친 건 어쩔 수 없었다 쳐. 그럼, 사람을 왜 다치게 한 거야?

가난한 남자

사장님이 저를 붙잡았을 때, 제 손에 쥐고 있는 지폐를 봤거든요. 돈을 내지 않으면 물건을 가져갈 수 없다고 그래서요.

완셩셩

그럼 계산하기 싫어서 사장님을 다치게 한 거야?

가난한 남자

……완셩셩 씨, 그 돈은 제 마지막 돈이었어요……

완셩셩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완셩셩

아, 그게 그 지폐였구나.

가난한 남자

네, 원래는 어제 그걸로 가게에 들어가서 먹을 걸 사려고 했어요. 근데 완셩셩 씨 사인을 받고 나니 그게 너무 아까워서 그만……

완셩셩

……

완셩셩

그랬군.

완셩셩

그럼…… 오늘 밤 어디 갈 곳은 있어?

가난한 남자

아, 아뇨. 지난주에 집주인에게 쫓겨났어요.

완셩셩

앞으로 어떡할 거야? 고향에 돌아갈 거야?

가난한 남자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고, 고향에 가도 아무도 없어요.

완셩셩

여기에 친구는 있어?

가난한 남자

용문에 온 지 두 달밖에 안 돼서 아는 사람도 없어요.

완셩셩

그런……

가난한 남자

완셩셩 씨, 전 아무 능력도 없어서…… 먹고살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완셩셩

하아,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 언젠가는 괜찮아질 거야.

가난한 남자

(눈물을 훔치며) 완셩셩 씨, 제가 나빴어요. 폐를 끼쳐서 정말 죄송해요.

완셩셩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가난한 남자

글쎄요. 입에 풀칠만 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겠죠.

완셩셩

사장님, 펜 있어?

제이

어, 있어. 서랍에 있으니까 가져가서 써.

완셩셩

어디 보자. 찾았다. 종이도 한 장 찢어가도 돼?

제이

알아서 해!

완셩셩

(펜을 들고 글씨를 쓴다)

가난한 남자

완셩셩 씨?

완셩셩

이거 받아. 내가 아는 현장 매니저 연락처인데, 찾아가서 잡일이라도 시켜달라고 해. 월급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식사랑 숙소는 무료로 제공해줄 거야.

가난한 남자

고마워요…… 완셩셩 씨.

완셩셩

사장님, 여기 어묵탕 2인분 추가! 하나는 포장, 하나는 먹고 갈게!

제이

그래!

완셩셩

앞으로 잘 지내. 지나간 날들은 모두 잊어버리고.

제이

여기 어묵탕 하나 포장이오. 받으세요.

완셩셩

이거 가져가. 그냥 주는 게 아니니까 나중에 돈 벌면 갚아.

가난한 남자

흑흑…… 완셩셩 씨, 정말 죄송해요.

완셩셩

괜찮으니 얼른 촬영장에나 가봐. 너무 늦으면 다들 퇴근해버려서 매니저를 찾지도 못할 거야.

가난한 남자

네, 완셩셩 씨. 저 가볼게요.

완셩셩

또 봐!

가난한 남자

완셩셩 씨, 저 꼭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사람이 될게요!

완셩셩

하하, 알겠어!

완셩셩

하아……

제이

웬 한숨이야. 왜, 내 어묵탕이 별로야?

완셩셩

사장님, 나도 힘들어.

제이

대체 무슨 일이야. 어제는 렁 아저씨가 찾아와서는 네가 일주일 동안이나 아저씨 전화를 안 받는다고 그러더라고.

완셩셩

내가 전에 얘기했던 시나리오 기억해?

제이

치쓰의 《합의권》?

완셩셩

응, 그거 밑졌어.

제이

얼마나?

완셩셩

전 재산.

제이

설마, 한 푼도 안 남은 거야?

완셩셩

저금이 조금 있긴 한데, 그건 자선 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돈이라 쓸 수 없어.

제이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건데?

완셩셩

운이 좋으면 도망친 사람을 잡아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겠지.

제이

못 잡으면……

완셩셩

그때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내 특기인 쿵후 때문이라도 영화는 계속 들어올 테니, 굶진 않을 거야.

제이

그럼 네가 계획했던 것들은……

완셩셩

나한테 계획이 어딨어.

완셩셩

사람은 말이야, 정신이 맑지 못할수록 뒷일을 더 걱정하는 법이야. 오밤중에 내일을 생각한다거나, 아니면 술에 취해 미래를 얘기한다거나. 술에서 깨어 눈을 뜨고 나서야, 쓸데없는 생각이 적을수록 더 잘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어.

제이

언젠가는 기회가 생기겠지. 그럼 틀림없이 괜찮아질 거야.

완셩셩

난 강하니까 위로 안 해줘도 돼. 그냥 내일도 사장님의 어묵을 먹을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

제이

너무 치켜세워주는 거 아냐……

완셩셩

그리고 어떻게 삶을 기회만 기다리면서 살 수 있겠어.

완셩셩

아무리 짧더라도 가끔씩 사소하게 즐거운 일이 있다면, 설령 아무것도 바뀌지 않더라도 난 며칠 더 힘차게 보낼 수 있어.

제이

그럼 최근에는 무슨 즐거운 일이라도 있었어?

완셩셩

당연하지. 지금 막 사장님이 만든 어묵을 먹었잖아. 너무 맛있어서 혀까지 호강하고 있어.

제이

쯧, 그럼 그거 말고는?

완셩셩

음…… 글쎄. 아, 어떤 감독님이 연락이 왔더라고. 출연료도 많이 준다고 하길래 내일 오디션 보러 갈 예정이야.

제이

그래. 그럼 나도 어묵 한 접시 서비스할게.

제이

(어묵 한 접시를 테이블에 놓는다)

완셩셩

오, 이건 신메뉴야?

제이

매운맛 어묵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시장성이 있을지 모르겠네. 그러니 시식 좀 해줘.

완셩셩

맛있어!

완셩셩

아야야, 근데 혓바닥이 탈 것 같아. 이건 나한테도 너무 매워!

제이

여기 얼음물 있어.

완셩셩

으아아, 안 마실래. 습~ 하~ 습~ 하~ 이건 분명 좋은 징조야…… 습~ 하~ 내 사업도 이렇게 활활 타올라서 성공할 거라는 거잖아!

제이

정말 못 말려……


2주 후

근위국 대원 B

카, 좋은 아침. 커피 좀 마셔.

근위국 대원 A

고마워요, 야오 형. 오늘은 어때요, 바빠요?

근위국 대원 B

여전히 일이 너무 많아! 근데 뭘 찾는데 그렇게 신문을 뒤적거려?

근위국 대원 A

뭐 재밌는 거 없나 싶어서요. 근데 야오 형, 요새 완셩셩 씨 얘기는 신문에서 아예 찾아볼 수가 없네요.

근위국 대원 B

못 들었어? 며칠 전에 완셩셩 씨가 촬영 도중 다쳐서 응급실에 실려갔잖아. 아직 상태가 어떤지도 몰라.

근위국 대원 A

단순 외상이라면 금방 퇴원할 텐데,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기사 한 줄 없는걸까요?

근위국 대원 B

스타잖아. 일이 터졌으니 조용히 처리하려는 거겠지. 어쩌면 벌써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근위국 대원 A

하지만 너무 걱정돼서……

근위국 대원 B

뭐 이런 거 갖고 예민하게 굴어.

근위국 대원 A

그게 아니라요. 오늘 아침 오는 길에 봤는데 완셩셩 씨의 광고가 전부 내려졌더라고요. 하나도 남김없이……

근위국 대원 B

그건, 확실히 이상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