깼을 때의 오랜 꿈
처음 상촉에 와서 반쯤 취한 링. 낮잠을 잘 조용한 곳을 찾기 위해 험준한 산꼭대기의 오래된 정자를 찾아왔다.
등장 오퍼레이터: 링
자, 고기 국수 나왔어! 식기 전에 먹게나!
앗, 뜨거!
손님, 주문하신 귀행노주가 반 단지밖에 안 남은 데다 독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이건 가게에 새로 들어온 호송주입니다. 아침에 막 뜯은 건데 한번 보시죠……
……음.
손님이 술을 고르는 거지 술이 손님을 고르는 경우가 어디 있지? 상촉의 규칙은 다른 곳과는 다르군.
그게……
이 새로 가져온 술로 만족시킬 수 있겠나?
아무렴요. 호송주는 목 넘김과 맛이 뛰어나 술술 들어가는……
취하긴 하나?
그거야 손님이 얼마나 마시는지에 달렸지요. 어떤 술이라도 취하게는 만드니까요.
모르겠네. 취한 것 같으면, 더 주지 마.
(어휴, 현지인은 아닌 것 같군)
(옷차림이랑 분위기를 보니까 분명 부잣집에서 산 구경, 물 구경하면서 놀려고 상촉에 온 것 같아)
(그나저나 내가 요즘 며칠째 똑같은 꿈을 꾸는데……)
(난 어제 소혜랑 결혼하는 꿈꿨어!)
(어서 고기 국수나 먹어. 출근해야지)
마저 말해봐.
엇?
꿈.
아이고, 손님, 저희가 소곤거리느라 술 마시는 걸 방해했네요.
혼자 마시는 건 심심하니 내가 술 한잔 사지. 꿈에 관해서 얘기해 봐.
당신…… 해몽 전문가야? 대염의 다른 지역에 전문적으로 해몽을 해주는 직업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만.
……
뭐, 그럼 심심풀이하는 셈 치고 얘기해 주도록 할까.
며칠 동안 주변에 재앙이 빈번히 일어나서 인심이 흉흉해지고, 천사부에서 여러 차례 포고를 내려 나를 총독으로 임명하고 이동도시 상촉의 개조를 담당하게 되는 꿈을 꾸고 있지.
천사부 사람이 나를 찾아왔을 때, 마침 돌을 조각하고…
이동도시를 개조한다고?
그래. 도중에 봤겠지만, 이동도시 상촉은 다른 곳과는 다르지.
산들을 이동 플랫폼으로 쓰는 건 다른 지역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지. 상촉의 이동도시는 예술이라고 할 정도야.
하지만 그렇기에 하중도 일반적인 이동 플랫폼의 몇 배나 돼서 기동성이 크게 떨어지지.
상촉에 인재가 많고 재앙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동도시는 지어진 후 제대로 이동한 적이 없었지. 이동도시가 정말로 점검을 견뎌낼 수 있을지는 몰라.
일리 있군.
하지만 그 꿈! 그 꿈에서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어!
총독이 된 후 초조해하다가…… 갑자기 차를 끓이는 와중에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어.
대염의 강은 이어져 있고 모든 강은 바다로 향하지. 즉, 이 사방으로 통하는 수로가 이동도시의 천연 운행 궤도 그 자체인 거야.
게다가 '물은 배를 띄운다'는 말이 있지 않나. 물줄기를 동력 시스템과 결합하면 지나친 하중으로 인한 기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갑자기 재앙이 닥쳐오고 오래된 성이 깃털처럼 가볍고 화살처럼 빠르게 강을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해 봐.
백성들이 집에서 차를 끓일 때 이따금 바람과 파도가 몰려와 삼산십팔봉을 적시고 맑은 하늘에 비가 내리는 것을 보겠죠. 그제서야 자신이 어느새 먼 길을 왔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그렇게 된다면 상촉은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은 평안해질 거야.
정말로 굉장한 꿈이군! 내 여동생이 있었다면 새로운 그림을 그렸겠어.
하하하, 꿈에서 사실인 건 돌을 조각하는 것밖에 없잖아!
다른 건 왜 사실이 아니라는 거야?
이동도시를 개조한다니…… 토목 도사도 아니면서.
……
뭐 안될 건 없지.
토목천사도 이런 꿈에서부터 시작할 테니까.
평생 돌이나 조각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너는 평생 점원이나 하려는 거야?
(쉿! 조심해. 사장님이 듣겠어)
나는 괜찮은 것 같은데? 이런저런 손님들이 오고 가는 게 얼마나 재밌는데. 바쁘고 고생도 많이 하지만 명절 때마다 사장님이 우리를 얼마나 챙겨주시는데.
1년 반 동안 저축하면 소혜랑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럼 서둘러야겠구나. 소혜는 집안은 그냥 그렇지만 예뻐서 이미 혼담을 꺼낸 사람이 있다던데……
석공 아저씨…… 그걸 누가 몰라.
하하하하!
근데 진짜로 토목천사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꿈이 실현되면 촉으로 오가는 길이 생기는 거잖아. 그러면 산성의 돌 조각과 찻잎을 대염 전체에 팔 수 있겠지. 아니, 대염 뿐만이 아니라 어디에든 팔 수 있지.
한참이나 얘기했는데 해몽 전문가에게 무슨 꿈인지 묻는 걸 깜빡했네. 계속 꾸는 걸 보면 뭔가 예사로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해몽할 줄 안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나도 그저 자주 꿈을 꿀 뿐이야.
네가 듣고 싶다면 나도 말해주도록 하지……
그럼 어디 한 번……
어휴, 일할 시간이 한참 지났잖아. 빨리 계산하고 돌아가 봐.
앗!
으앗! 오늘 급하게 오느라 돈을……
내 술값이랑 같이 계산해 줘. 꿈 얘기도 들었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잖아.
그럼 내 체면이……
한 가지 더 물어보고 싶은데, 상촉 3개 산의 18개 봉우리 중에 어느 곳이 제일 외지고 '촉의 험준한 길'이라는 명성에 어울릴까?
무슨 생각이야?
술도 충분히 마셨으니 조용한 곳으로 가서 한숨 자고 싶어. 어쩌면 너처럼 재밌는 꿈을 꿀 수도 있잖아.
선비는 꽃 비녀를 꿈꾸고 미녀는 다리 위 작약을 꿈꾼다. 세상 사람들은 '꿈꾸는' 자가 일을 이루고 뜻을 세운다고 한다. 그 석공의 꿈도 그런 것일 터.
꿈은 길몽이나, 꿈에 길흉이 달린 줄 알기에 아무 생각 없이 꾼 꿈이어도 함부로 해석하지 못하는 법.
꿈은 결국 꿈일 뿐. 결국 과거와 미래는 자신에게 달려있으니까.
너희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헤……
시가 너희들 보고 나를 맞이하라 한 걸까, 아니면 내가 이미 시의 그림 속에 들어온 걸까……
헤헤……
아니면…… 내가 취한 건가?
아까 어디까지 얘기했죠?
네가 나를 부러워한다는 것까지.
너희들 말도 할 줄 아는구나……
좋아. 호송주를 마시면 이렇게 되는구나. 다음엔 귀행노주를 마셔봐야겠어.
묵형, 결국 이 세상에서 저와 같은 건 형뿐이에요. 형이 저보단 훨씬 편하긴 하겠지만.
그게 무슨 소리야?
그릇은 원래 무념무상인 무생물이에요. 링이 색을 입혀줘서 창괴가 됐을 뿐이죠.
손잡이와 뚜껑이 없는 찻주전자와 마찬가지로 막 태어난 창괴에겐 결함이 있어요. 얇은 청자의 창괴도 마찬가지로 몇 번 부딪치면 깨지고 말죠……
창괴의 형상과 의식은 그릇에 한정되어 있어요. 모두 본체에 달린 거죠.
마찬가지로 시의 그림 속에만 존재하는 우리를 '생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시의 그림은 또 다른 세계야…… 너희들은 멋대로 그린 낙서에서 생겨났지만, 그림의 무한한 풍경처럼 모두 시의 '상념'인 셈이지.
'상념'은 가장 자유로워요. 형체가 있을 때는 천개의 굽이치는 강에 나룻배가 뜨고, 고목에 꽃이 피어나며, 노인이 청춘을 되찾고, 천지가 뒤집혀 만물을 분간할 수 없게 되죠.
그런 단어들은 어디서 배운 거야……
형체가 없을 때는 한 방울의 먹물도 없이 여백으로 남아있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어요.
시의 상념이 멈추지 않고 그림을 거둬들이지 않는 한 당신들은 영원히 자유로울 거예요.
……
엄청나게 부러워하는 것처럼 들리네.
헤헤 치창아. 난 오히려 네가 부러워.
응?
자유로운 게 꼭 좋은 건 아니야.
뭐 하나 물어볼게. 여기엔 여러 묵량이 있잖아. 시가 기쁠 때 그린 것과 슬플 때 그린 것을 구분할 수 있겠어?
……당신은 다 비슷하게 생겼잖아요.
그래. 우리는 심지어 시가 우리를 그릴 때 어떤 심정으로 그렸는지도 몰라. 어쩌면 시는…… 아무런 감정이 없던 건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너는 온몸이 갈색인데 배는 까맣잖아. 그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차를 우리고 끓여서 남은 찻물의 흔적이야. 너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차향이 전해지는 것만 같아.
시와 그림의 창괴는 문화를 좋아하고 무기의 창괴는 싸움을 좋아해. 강인한 창괴는 본체가 오랜 시간 동안 불로 단련된 것을 알 수 있잖아.
너희들은 태어날 때부터 근본이 있고 제한이 있지만 그게 귀착점이라고는 할 수 없어. 이게 바로 너희들의 의미야.
치창를 보면 그 그릇의 본체를 알 수 있고 그릇을 사용하는 사람도 알 수 있어. 심지어 치창이 죽더라도 그릇은 남아있지.
그런데 묵량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 시가 슬프고 불안할 때면 그림과 그림에 그려진 낙서들까지 다 찢어버릴 수도 있어.
치창아. 이런 허망한 자유가 아직도 부러워?
저는 여전히……
이렇게 하자. 우리가 누구를 변론할 처지는 못 되잖아. 마침 링이 여기에 있으니까 링한테 판단해달라고 하자.
링, 한쪽 편만 들면 안 돼.
드디어 날 떠올려 줬구나…… 목이 탈 정도로 논쟁했지? 여기 갈증 풀기에 딱 좋은 호송주가 있어.
(꿀꺽꿀꺽)
(꿀꺽꿀꺽)
앗! 토하지 마!
절대 못 마시겠어. 맙소사,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아.
시는 자면서 꿈을 꿀까 봐 무서워서 술을 안 마시지…… 그럼 묵량도 못 마시겠네?
(꿀꺽꿀꺽)
아니, 이거 엄청 맛있네. 목 넘김이랑 맛이 좋아서 술술 들어가.
어지러운 게 마치 시가 그림을 뒤집었을 때 같아…… 어쩐지 염국 사람들이 이걸 좋아한다고 하더라.
하하하, 확실히 좋은 술이지.
나는 술을 엄청 좋아해서 남쪽의 도매만양과 북쪽의 열도자도 마셔봤지. 하지만 내가 칠한 치창은 한 모금도 마시질 못하네.
술 한 방울도 안 마시는 시가 그린 묵량은 예상외로 그게 맛있다고 하고 말이야.
깨달았어?
……
너희들은 나랑 시가 만들어서 형태와 의식을 얻었어. 하지만 나의 일부는 이미 내가 아니야.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어.
치창은 그릇이 아니고 묵량은 묵이 아니잖아. 너희들은 너희 그 자체아니야?
……
그리고 도대체 '자유'가 뭔데?
너희는 나랑 시가 자유로운 것 같아?
링은 당연히 자유롭지……
그런가……
설마 자유롭지 않은 거예요?
나도 모르겠어.
정말로 자유로운 사람은 자유로운 게 뭔지 몰라.
너희들은 고민해도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원래 자유로운데 왜 자유에 대해 고민을 해?
……
아직도 모르겠어?
어휴, 모르겠으면 길 막지 말고 얼른 떠나.
술만 낭비했네……
'촉의 험준한 길'이라더니 역시 그냥 얻은 이름은 아니네. 구불구불하고 구름에 닿을 듯한 험준한 산세하며, 산길을 돌면 또 산길이 있는 것까지.
좋았어. 정상에 도착하면 잠자기 딱 좋겠군.
또 시회가 열린 것 같다.
백자 잔이 물을 따라 내려가고 잔 속의 술이 흐르는 샘물과 혼연일체가 된다. 술잔이 누군가의 앞에 멈추면 시 세 구절을 지어야 한다. 필력이 부족한 자는 술을 마시고 공손히 허리를 숙이는데 이것을 '유상'이라고 한다.
술은 일찍 핀 복숭아 꽃봉오리를, 잘 저장해둔 오래된 매화와 같이 빻아 술에 넣은 도매만양으로, 청량하고 달며 마시면 침이 고인다.
그 술의 맛은 그야말로 절묘하다.
마름 따는 소녀가 자루에 가득 찬 마름을 선실에 쏟아버리며, 실수로 노를 차서 날려버리니, 낭랑한 외침이 수리 밖까지 전해지네.
봄비와 여름비가 반달 동안 멈추지 않았고, 돌길 위의 안개는 옅은 연기처럼 껴있으니, 이웃집은 비의 장막을 사이에 두고 대청이 언제쯤 마를까 하며 원망하네.
차를 좋아하는 자는 차로 겨루고, 술을 좋아하는 자는 술로 겨루며, 낚시를 좋아하는 자는 낚시로 겨루고, 부자는 보물로 겨루는데 가난한 자는 귀뚜라미로 겨루네……
아, 연등회도 있었지. 여러 가지 모양의 연등이 길 한쪽에서 저 끝까지 빛나며 명절을 맞아 밤새 꺼지지 않으니 그게 유상보다 더 떠들썩하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한 구절을 읊을 수 있고 한번 바라보는 것만으로 시 한 수를 읊을 수 있었지. 그래서 그 시절엔 백일장에서 늘 이겼었어.
안개 낀 강에 연꽃이 피니 술이 깊은 곳을 씻어내리네.
푸르른 서쪽 산에 드러누우면 천년이 지나서야 깨어나 뱃머리를 돌리네.
아름다운 세상에서 술에 취하니 마음이 병에 들었다고 해서 무슨 상관이겠는가.
즐거워?
응.
……
즐겁긴 한데, 너무 쉬운 것 같아.
어떤 것에 싫증이 나면 수많은 것이 새롭게 느껴져. 하지만 그 새로운 것들도 결국은 싫증 나버리지.
링, 여기는 네 귀착점이 아니야.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거야. 좀 더 멀리 가봐.
'봄바람이 불지 않는 곳' 말이야?
응.
뭐가 달라지는데?
가면 알게 될 거야.
거기가 내 귀착점이야?
나도 몰라.
유상 시회에는 링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돼. 하지만 내가 너에게 가라고 하는 곳은 네가 필요해.
어쩌면 너는 그곳에서야말로 새로운 시를 써낼 수 있을지도 몰라.
그 이동도시.
사막 앞을 가로지르고 있는 이동도시.
수백 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그 이동도시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 나는 뜻밖에도 그 이동도시의 성루에 서 있다.
끝없는 사막의 모래바람이 열기를 상승시켰으며 운무가 아득했다. 피부가 급속도로 수분을 잃는 것이 느껴졌다.
이동도시는 물의 공급을 통제하기 위해, 산을 장벽으로 삼아 지키기 쉬운 지형이 아니라 초원과 호수에 가까운 장소에 건설되었다.
따라서 건조한 바람이 거침없이 사막을 휩쓸며 성벽에 달려들었고, 세상에 우뚝 선 이동도시는 몸을 의탁할 곳이 없었다.
깃발이 펄럭였고 해가 강으로 저물었다.
도시 밖에서는 전사들이 지난날 죽은 형제들의 시체를 질서 있게 늘어놓았고 나는 그들의 눈을 하나하나 감겨줬다.
어제 연속된 혈전이 여전히 귓가에 남아있다. 화살이 하늘과 해를 가리며 맑은 하늘을 밤처럼 만들었고, 우렁차던 군사들의 함성은 오랫동안 멈추지 않았다.
횃불이 그들의 몸을 불태웠지만 새로운 전투가 다가왔기에 누구도 슬피 울지 않았다. 먼지와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른 뒤 바람에 의해 아득한 사막으로 흩어졌다.
......
시와 술은 싫어하던 것들을 잊게 도와줬지만 이런 광경 앞에서 정신이 들었을 때는 이미 무기를 쥔 채였다.
곁에 있는 장병들이 모두 무기를 꼭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녀석들이 등 뒤의 대염에 다가오도록 둘 수는 없었다. 이곳은 그들의 고향이며 가족이 있다.
이 아득한 사막의 앞을 가로지르는 것은 거인 같은 이동도시가 아니라 도시 안의 장병들이다.
고독한 도시에 정복의 북소리가 울렸으며, 나이를 막론하고 호기로움에 기대었다.
장군에게 죽음을 각오한 의지가 있다면, 군영에는 버들이 매년 자라난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 아이 말이 맞아…… 난 이곳에 왔어야 해.
너도 온 것을 보니 정말 꿈인가 보네.
(으르렁거린다)
으르렁거리지 마. 방금 호송주를 몇 단지나 마셔서 어지럽단 말이야.
(으르렁거린다)
도망이라고? 아니야. 나는 니엔도 아니고 시도 아닌걸.
(으르렁거린다)
그래그래. 그럼 나도 물어볼게.
넌 이 세상을 노리지만, 이 세상에 대해 뭘 알고 있어?
(으르렁거린다)
몽롱의 새로운 차를 3월에 따야 할까, 아니면 4월에 따야 할까?
사막의 길고 추운 밤에 자주 부르는 노래와 자주 마시는 술에 대해 알아?
그리고 또……
……
너는 이 세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물론 네가 바로 나긴 하지만……
우리는 긴 세월을 살았다고 자만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너무 많아.
(으르렁거린다)
산기슭 주막에 있던 그 석공처럼 꿈을 꿔도 슬퍼하거나, 아니면 내 여동생처럼 꿈을 꿀 엄두도 못 내잖아.
그리고 치창와 묵량처럼 자신과 세상에 제한된다고 생각해서 언제나 자유롭지 못하지.
우리처럼 긴 세월을 사는 존재들은 수십 년의 수명을 가진 수많은 중생을 깔보며 어리석다고 비웃어. 하지만 결국 더 어리석은 건 우리야.
……
남쪽에서 북쪽까지 간 것도, 그리고 다시 촉도의 산봉우리에 온 것도 나에게 있어선 그저 황홀한 꿈일 뿐이야.
사실 태곳적부터 지나온 시간과 장소들은 전부 큰 꿈에 불과해.
이 길었던 꿈을 꾸고 나서 드디어 내가 누군지 알게 됐어……
(으르렁거린다)
됐다. 말해봐야 넌 이해 못 하겠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가지도 않는 거야?
내 꿈이니까 취하는 것도 깨어나는 것도, 어떻게 해석하는지도 나에게 달려있어.
내가 깨어나면 넌 어디로 갈 거야?
깨어났다.
술잔은 비어 있었다.
그건 꿈이었다.
나는 뭘 봤던 거지?
석양에 한참 동안 내리쬐진 구름, 삼산십팔봉, 끝이 없는 상촉의 길, 손이 닿을 듯한 안개와 노을. 이 경치는 그림으로 그려본 적도 시로 표현해 본 적도 없었어.
나는 뭘 봤던 거지?
도자기 잔이 사람 앞에 멈추는 유상 시회. 사막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북을 치며 원정을 떠나는 모습.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는 나와 완벽을 추구하며 답을 구하던 나, 깊이 파고들지 않던 나도 봤었지. 꿈은 그저 꿈일 뿐이고 나는 나일 뿐이야, 모두 마음에 들어.
분명 촬강봉 정상의 이름 없는 빈터일 뿐인데, 염국 전체를 본 것만 같아. 아니, 아득한 옛날부터 사방을 돌아다녔던 게 마치 바람처럼 몸을 스쳐 지나갔어.
산을 보고도 돌에게 질문하며 못에 가까우면서도 물을 잊었다니, 그렇구나. 이곳은 '망수평'이라고 부르는 게 낫겠어.
......
……니엔과 시도 본 것 같기도 한데. 하, 꿈에서 못 봤으면 꿈밖에서 꼭 곧 만나게 되겠지.
후…… 해가 지고 물은 흐르니…… 눈이 내리고 달만 남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