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그리고 반드시
의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안건과 관련하여, 카제마루는 의원들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신의 방식대로 일깨워 주기로 했다.
등장 오퍼레이터: 카제마루
회의실 구석에는 언제나 고개를 푹 숙인 채 의원들의 발언 한 마디 한 마디를 적어 내리는 사람이 있다.
1월 1일 10:12 A.M.
'감염자의 피교육권 박탈에 관한 안건.'
'감염자 노동 시간 제한 폐지 및 그에 따른 수입 확대와 자주적인 경제활동 확립.'
'감염자 전용 복장 착용 추진.'
묵묵히 적어 내려가던 기록원은 뻐근한 팔목을 풀어 주며, 노트의 새로운 페이지를 펼쳤다.
1월 8일 6:23 P.M.
'존스 의원이 반대 의견을 주장했다, 감염자의 노동 분배 기준을 새로 제정할 것을 제안……'
'첸위 의원이 각 사업장에서의 감염자 직원 수에 제한을 둘 것을 제안……'
케이트, 아직도 일해?
네……
방해해서 미안, 잠깐 물어볼 게 있어서. 저번에 동부 공장 철거랑 관련된 문서를 어디에 뒀더라?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길래……
B03 캐비닛 10289호 문서예요. 책장 뒤에 있는 캐비닛 세 번째 서랍이요.
헤헤, 믿고 있었다고! 역시 너한테 물어보는 게 제일 빨라. 나도 너처럼 머리가 좋았으면, 우리 엄마는 기뻐서 매일 덩실덩실 춤을 췄을 거야.
그나저나 다들 퇴근했는데 뭘 쓰고 있는 거야? ……으윽, 또 감염자 타령…… 아이고, 머리야.
난 벌써 전출 신청 냈어, 의회 프런트에서 일하게 될지언정, 기록보관소 일은 따분해서 더 이상 못하겠거든. 케이트, 너도 신청해 봐, 응? 같이 가자.
뭐라고요? 싫어요!
이 기록보관소 일을 맡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세요? 저한텐 그냥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예요. 어디로 가게 될지도 모르는데 전출 신청이라뇨.
으이구, 그렇게 겁이 많아서야 원!
하아, 보세요. 화분 하나도 제대로 키우지 못해서 반쯤 죽여 놨는데, 제가 다른 일을 한다고 과연 잘할 수 있겠어요?
그나마 암기 하나는 자신 있으니까, 기록원이 저한텐 딱 맞아요.
1월 15일 11:45 A.M.
'내수 촉진을 위한 감염자 전용 화폐 발행에 관한 안건……'
'감염자 봉급의 절반을 소비권으로 지급하는 안건에 대한 제안……'
하아……
잠깐, 제안이 하나 있네!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은, 다들 봤을 테지. 감염자 수용을 반대하는 시위가 슬슬 도를 넘어서고 있네. 심지어 나와 다른 의원들의 길까지 막아섰단 말이네!
어찌어찌 소리치면서 간신히 뚫고 나온 덕에 의회에는 늦지 않았지만 말이야.
그래서 하는 제안이네만, 차라리 감염자들도 집을 살 수 있게 하는 거지. 어떻게 생각하나?
그 감염된 노동자들에게 집이 생긴다면, 지낼 곳을 찾기 위해 사방으로 떠도는 일은 없을 테고, 그럼 일반인의 삶도 방해하지 않을 테고, 시위도 사라지지 않겠나!
게다가 우리 칼라돈의 감염자 수도 적지는 않으니, 이들이 전부 집을 구매한다면 칼라돈 경제에도 이로울 테지!
존스 의원,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당신 동부 재개발 프로젝트의 입찰을 따냈다죠? 족히 십 년은 진행해야 할 큰 사업이라던데요.
어허! 루머일세, 루머…… 게다가, 뭐 그렇다 한들 그대가 맡은 도로 사업 규모에 비할 바가 있겠나?
도로가 뚫리고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 뭐든 다 손안에 들어오겠지!
갈수록 경제가 발전하고 있는 지금, 이런 대규모 시위가 또 일어나선 아니 되네. 오늘은 그저 의원 몇 분이 늦는 정도였지만, 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나?
칼라돈 시민의 안전과 믿음을 얻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근본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겠죠.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어야만 경제도 발전하는 겁니다!
기록원? 기록은 잘했나?
예, 의원님.
그럼 다들 이번 안건은 어떻게 생각하나? 동부 지역과 연결되는 도로만 완성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많을 걸세!
……별다른 의견은 없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 당연히 찬성해야겠죠.
기록원, 이건 꼭 기록해 두도록! 최대한 빨리 실행할 거라고 말이야.
예, 존스 의원님.
잠깐, 방금 제안과 관련하여 할 말이 있습니다.
이게 잘 이해가 안 되어서 말이지요. 감염된 노동자들이 집을 살 여력이 어디 있습니까?
……
여력이 없다니, 도로 공사에 참여해서 돈을 벌면 되지 않겠나.
1월 15일 6:12 P.M.
그러니까 좋은 소식은, 본함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 수속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거지. 통행증도 아마 다음 달이면 가져올 수 있을 테지.
나쁜 소식은, 네가 저번에 보고한 지 벌써 반 년이나 되어 가는데도, 그쪽에선 이제야 겨우 한 안건에서 눈곱 만한 진전이 있었다는 거고.
근데 그 안건이란 게 바로 '감염자의 주택 구매에 대한 제안'이라고?
네.
……내 기억이 맞다면, 저번에 보고하러 왔을 때 몇몇 의원이 올린 안건은 그나마 감염자들한테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안건들은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됐을지는 대장도 짐작이 가잖아요?
의원들은 주택 구매라는 안건이 비록 허황되긴 하지만, 뭔가 얻어 낼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에요. 땅을 가졌든 아니면 도로 정비 사업을 하든, 뭐든 나눠먹을 생각으로 가득하죠.
파이를 나눌 시간이 되었으니, 이제 의원들에게 중요한 건 그 파이를 모두가 만족할 수 있게끔 분배하는 거예요.
다른 안건들이야 뭐, 먹음직스러운 파이에 밀려서 뒷전이에요. 괜히 역풍이나 안 맞으면 다행이죠.
……알겠어.
……
요즘 들어 급성 발작을 일으키는 감염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하소연하는 게 아니라…… 본함에서 물자 지원이 오는 걸 감안해도 사정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거야.
급성 발작 환자들은 갈수록 늘어가겠죠.
그래서…… 어쨌든 네가 가져올 증명서랑 허가증만 있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지겠지. 물론 지금도……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하지만…… 쯧! 이번 달에 온 감염자들 봤어? 아직 한참 어린애들인데……
그놈들이 계속 의회에서 헛짓거리만 하는 이상,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 봤자 아무 쓸모도 없을 거야……!
……하지만 우리가 의회에 간섭할 수는 없죠.
그래, 그게 원칙이니까.
……
대장, 스카이파이어 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갑자기 걔는 왜?
그냥 뭐…… 배경도 좋고, 착한데 아직 경험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서요.
알 건 다 알지만, 현실과 마주한 적이 없으니, 진짜 의회를 마주하고선 너무 흥분한 탓에 실수를 저질렀잖아요.
앵스트 의원이 없었거나, 마운트벨란 가문이라는 배경이 없었다면 진작에 어느 귀족한테 크게 당하고선 칼라돈을 떠나야만 했을 거예요.
가끔 보면, 그 사람은 제 방법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는 언제나 기록원이란 신분을 유지하면서, 의원들이 뭐라고 떠들든 고개를 숙이고 기록만 이어갈 뿐이니까요.
그러다가 가끔, 아주 가끔씩 의원들이 흘린 증거를 챙겨서, 써먹을 수 있게 전달할 뿐이고요.
저는 스카이파이어 씨의 방식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무모하니까요. 하지만……
잘못된 것만은 아니더군요. 그 사람은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고 있고, 계속 그 확신을 밀어붙이죠.
카제마루, 정의를 지키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른 법이야.
하아…… 하지만, 평소에 의회에서 제게 주목하는 사람은 없어요. 제 이름조차 모를걸요.
맨날 기록원, 기록원. 어느 날 갑자기 제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다고 해도 눈치 못 챌 거예요, 아마.
카제마루, 의회에 개입하는 건 안 돼.
저도 그렇게 스카이파이어 씨를 설득해 본 적이 있어요. 무모하게 막 나가선 안 된다고요.
……너는 자신의 한계를 잘 아는 사람이잖아.
물론이죠. 그러니까 다시 기록보관소로 돌아가서 문서 정리나 마저 하려는 거고요.
……
맞다, 이건 제가 종이접기로 접은 인형인데, 어린 감염자들 들어오면 주세요.
뭐, 이건 좀 괜찮네. 너무 인상 쓰고만 있진 말라고, 우리도 노력하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성과가 있을 거야.
……잠깐, 이거 왠지 저번에 접은 것보다 조잡한데?
이거 봐, 여긴 왜 이렇게 비뚤어진 거야? 설마 나중에 애들한테 줄 때, 날개가 짝짝이인 파울 비스트가 나오는 건 아니겠지?!
……그럼 이만!
……
하아.
1월 17일 7:19 A.M.
케이트, 오늘은 일찍 왔네?
파일이 새로 와서 정리 중인데요……
프런트로 발령받았다고요? 축하해요!
후후,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 날이야! 이건 내가 도와줄게!
있지, 어제 회의실을 지나가는데 안에서 세율을 높여 감염자 인구를 제한하느니 뭐니 하면서 싸우고 있더라…… 듣다 보니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헛웃음이 나오더라고.
……
……그러게요.
1월 22일 7:32 A.M.
'감염자 급여의 삼 할을 '치안유지비'로 걷어, 감염자가 도시에 입힌 손실의 복구 작업에 이용할 것을 제안.'
'컬럼비아를 벤치마킹, 황야에 남은 대량의 미개발 자원을 감염자의 생활 물자로 제공할 것을 제안.'
……
구석의 기록원이 펜을 내려놓더니, 마치 무슨 더러운 걸 만지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고선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쉿!
뭔가, 지금? 함부로 소리 내지 말게나! 기록원이면서 그 정도의 소양도 없나?
……죄송합니다, 존스 의원님.
정숙하겠습니다.
1월 27일 6:42 P.M.
'감염자 주택 구매 안건의 추진……'
'내년 실행 예정……'
기록원은 문서를 정리해서 폴더에 넣곤, 날짜를 적은 다음 캐비닛에 수납했다.
그녀는 캐비닛 위에 얇게 쌓인 먼지를 닦아냈다.
그 후 다시 책상으로 돌아가 정리를 시작했다…… 낮에는 기록보관소를 오가며 자료를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책상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도 기록원의 이미지상 중요하기 때문이다.
책상 구석 한편에 화분 하나가 놓여 있었지만, 꽃봉오리는 힘없이 숙여진 상태였다.
퍽……!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던 화분 하나가 바람에 떨어졌다. 흙과 이파리를 흩뿌리며 낙하한 그것은……
……나머지 내용물을 품은 채, 그대로 지나가던 젊은 여성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대신, 얼떨떨한 표정으로 얼굴에 묻은 흙을 더듬을 뿐.
……
기록원은 자신의 책상에 놓인 화분을 보았다. 방금 정리해 둔 화분의 꽃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적당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는 손을 뻗었다.
퍽……!
1월 27일 10:39 P.M.
으아악……!
뭐야?! 들었어, 방금? 깜짝 놀랐다고! 누가 비명 지른 거지?
칼라돈에서 저 소리를 못 들은 사람을 찾는 게 더 빠르겠다.
별장 쪽에서 난 소리 같은데. 귀족 나리들이 새로운 장난감이라도 가지고 놀고 있나 보지.
이야, 이 덜컹거리는 소리, 왠지 누가 가구를 메고 왈츠라도 추는 것처럼 들리지 않아?
풋, 가구에 왈츠? 귀족 나리들답네!
십여 분 전, 존스 의원은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어 시종이 대령한 와인을 홀짝이고 있었다. 시종들의 뒷모습이 불빛 속에 어지러이 섞여 있고, 호위의 그림자가 발밑에 드리워졌다.
칼라돈에선, 이렇게 있어야만 자신의 호화로운 저택에서 완벽하면서도 고요한 밤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절대라는 건 없는 법.
으…… 으아악……!!
뭐야, 무슨 일이야, 이게!
책장의 책들과 벽에 붙은 훈장이 갑작스레 일어서더니, 그대로 책장과 함께 의원이 누워있는 소파로 쓰러졌다.
종이는 마치 살아 있는 듯 몇 차례 스스로 접히더니, 작은 사람과 입, 그리고 날카로운 칼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궁지에 빠진 의원을 둘러싸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살려! 사람 살려! 누구, 아무도 없나?!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내 책? 내…… 문서가! 살아났어!
종이 인간이 반쯤 공중에 뜬 채로 부들부들 떨리더니, 이내 작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종이에 적혀 있던 글귀였다……
'감염자 전용 복장 착용 추진!'
'내수 촉진을 위한, 감염자 전용 화폐 발행!'
'주택 구매? 주택! 주택을 판매하기 위한, 감염자 동원!'
으아악! 무, 무슨 일이냐고! 호위? 호위!
'치스티밀크는 맛이 좋으니 더 많이 공급해야 한다! 감염자 노동자들에게……'
'감염자들은 '치안유지비'를 내야 한다! 감염자의 급여 절반을 소비권으로 지급!'
뭐냐고 도대체! 꺼져, 썩 꺼지라고!
의원은 바닥을 기며 어떻게든 빠져나가고자 꿈틀거렸다.
잔을 들어 와인을 흩뿌리기도 해 보았지만, 종이 인간들은 선홍빛으로 물든 채 술 냄새를 풍기며 더욱 더 방을 휘젓고 다닐 뿐이었다.
의원은 머리를 감싼 채, 방구석에 웅크리고 앉았고, 이내 살찐 등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악! 으악!! 아아악!
종이 인간들은 계속해서 그에게 다가갔고, 기괴하게 겹친 소리가 의원의 귓가에 메아리쳤다.
도대체 뭔데! 뭘 원하는 거냐!
뭐, 뭘 원하는지 말을 해다오!
뭐든지 할 테니까! 뭐든지! 그러니까 제발, 제발 살려 주게!
그제서야 마치 원하는 걸 얻었다는 듯, 종이 인간들은 빙글빙글 도는 것을 그만두고 조용히 공중에 정지했다.
그리고 접혀있던 부분이 천천히 펴지더니, 원래의 평범한 종잇장으로 돌아갔고, 바닥으로 스르르 떨어졌다. 의원은 마치 그것들이 다시 날아오르기라도 할까 봐 다급하게 종이를 잡아챘다.
낙엽처럼 흩날리는 종잇장들 중 하나가 책상 정중앙에 조용히 떨어졌다.
존스 의원은 부들부들 떨면서 그것을 집어 들었다……
《도시 동부 지역 개발 사업 관련 보고서》……?
문서를 집어 들고 몇 초 뒤, 일그러진 표정의 의원이 종이를 구겨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려다, 다시 머뭇거리며 조심스레 펼쳐선 주머니에 고이 집어넣었다.
이…… 이게 왜 여기 있는 거지……? 도대체 누가? 나는 분명……
의원님…… 혹시 부르셨습니까? 뭐 도와드릴까요?
이 쓸모없는 놈! 어서 안 들어오고 뭣하나!
예…… 옙!
잠깐…… 그만! 돼, 됐어!
나가! 썩 꺼져! 멀리 가 버리라고, 모두!
의원은 몸을 굽히고선 마치 무언가를 또 발견할까 두렵다는 듯, 한 장 한 장의 제목과 내용을 빠르게 훑어보면서 황급히 바닥에 널린 문서를 주워들었다.
그는 방 전체를 불신의 눈빛으로 살펴보다가, 촤악… 하는 소리와 함께 커튼을 열어젖혔다.
분명 누군가가 꾸민 짓일 거야, 어떤 자식인지 얼굴 좀 보자고!
아, 존스 의원님 아니십니까?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문서를 정리하고 계시다니, 참 업무에 열심이시군요!
너는?!
(큰 소리로) 역시 존스 의원님이십니다! 의회를 위해, 더 좋은 안건을 제안하고 모두를 이롭게 만들고자 이렇게 밤늦게까지 일에 몰두하시다니!
(큰 소리로) 방금 감염자 대표와 만나 동부 지역 공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던 참이었습니다, 감염자 대표도 이렇게 의원님께서 수고하시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감동했던지!
(큰 소리로) 역시 감염자를 위해 노력하는 훌륭한 의원님이십니다! 자자, 대표님! 어서 인사드리시죠!
정말 감사합니다, 존스 의원님! 공장의 형제들 모두가 의원님을 기억할 겁니다!
……하하, 하하……
그,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하하……!
2월 3일 9:19 P.M.
존스 의원. 의회에선 이미 제출된 안건을 철회한 전례가 없습니다.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는 있는 겁니까?
존스 의원이 제출한 안건을 위해, 요 며칠간 모두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 왔는데요.
……아니, 그게 그…… 나, 나는 그 망할 안건을 철회할 걸세!
부디 양해를…… 이제서야 알았네, 그게 얼마나 멍청한 안건이었는지……
존스 의원님, 의회는 마음 내키는 대로 굴 수 있는 놀이터가 아닙니다. 혹시, 요 며칠 무슨 어려움이라도 겪으셨는지요?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무 일도 없네!!
기록원? 기록원, 있나? 케이트, 케이트! 빨리 안건의 철회 요청을 기록, 기록하도록!
기록원은 펜을 고쳐잡고선, 평소와 같이 회의 중의 모든 발언을 회의록에 작성했다.
알겠습니다, 존스 의원님.
2월 7일 3:18 P.M.
아깝다, 그날 밤에 집에 일찍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존스 의원 집에 그런 일이 일어난 줄은 까맣게 몰랐네!
내가 듣기론 말이야, 멀쩡하던 집에서 갑자기 가구들이 움직이고 춤을 추더니 말도 했다고 하더라고.
여기, 업무 관련 허가증이에요. 본함으로 발송하는 건 대장한테 맡길게요.
고생했어.
거기서 일하는 시종한테 들은 소린데, 그날 밤 존스 의원이 아주 기겁을 해가지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한 채로 손수 집을 치웠다지 뭐야!
내가 들은 건, 그날 이후 그 집에선 아무도 종이를 못 쓰게 한다더라! 종이에 더럽고 사악한 것이 묻어 있을 거라나 뭐라나, 푸하하! 야야, 그럼 의원이 화장실 갈 때는……
저쪽에서 얘기하는 거, 며칠 전 존스 의원네 저택에서 있던 일이죠? 벌써 소문이 이렇게 많이 났나 보네요.
……크흠!
자자, 그만하자. 대장도 아직 일하고 있는데, 우리도 슬슬 일하러 가야지!
……
카제마루……
혹시 네가……?
대장, 혹시 뭐 아는 거 없으십니까? 저한테만 살짝 알려 주시죠!
……
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