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의 이름으로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를 통해 금주를 결정한 두린족. 다른 일 때문에 한동안 아카후알라를 떠나야만 하는 이남을 대신해, 금지령을 지켜내는 중임은 가비알이 짊어지게 되는데……
등장 오퍼레이터: 가비알, 토미미, 유넥티스, 가비알 디 인빈서블, 파죰카
……아카후알라와 쎄루에르차의 두린족은 너희에게 맡길게.
이남, 꼭 가야 돼?
이남, 가지 말아요.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안 가면 어떡해.
흐잉…… 이남 씨, 보고 싶을 거예요……
대체 왜들 이러는 거야, 내가 안 돌아올 것도 아니잖아!
하지만 이번에는 한참 뒤에나 온다고 하니까……
아미르 후보에 관련된 일이라, 성가신 일이 주마마의 거대 못난이보다도 더 높게 쌓여있거든. 그러니까 언제 돌아올지 장담 못하잖아!
흐잉……
하아.
내가 아미르가 되기로 한 건 정말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아.
아무튼 아카후알라랑 쎄루에르차의 두린족은 모두 네게 맡길게, 가비알. 내가 없는 동안 그들을 잘 이끌어 줘.
구체적으로 내가 뭘 해야 하지?
아무것도 하지 마.
그러니까 현 상태를 유지하라는 거야?
그래.
아카후알라는 계속 지금 이 모습 그대로였으니까. 쎄루에르차에서 온 두린족들은 급하게 마을을 건설하는 중이야. 심지어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한동안 금주하자는 투표도 하더라고.
금주? 두린족이요?!
그래. 나도 깜짝 놀랐어.
하지만 이게 바로 투표 결과야. 아무래도 다들 중요한 게 뭔지는 알고 있었나 봐.
이 기세라면 내가 돌아오기 전에 두린족의 마을은 완성될 거야.
네가 할 일은 여기를 지금 이 상태로 유지하는 거야. 이건 모두에게 중요해.
알겠다. 지금 가장 급한 건 두린족의 마을이라는 거겠지?
그래.
맡겨 줘!
(의심 가득한 눈빛)
그리고, 두린들의 양조 설비를 내가 어디에 치웠냐면…… (소곤소곤)
절대 들키면 안 돼. 알겠지?
설마 그런 곳에 숨겨뒀다니.
네? 어디에요? 저도 궁금해요!
두린들이 술과 엮이기만 하면 약삭빨라져서, 너는 순식간에 불어버릴걸.
흐이이잉……
그렇다면 내게도 알려주지 않는 편이 더 좋은 거 아닌가?
……사르곤 궁전 녀석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나도 만반의 준비는 해 둬야 할 거 아니야.
혹여나 내가 반년 넘게 못 돌아와서 두린들이 고향의 맛을 못 본다면, 그건 너무 가혹하잖아.
자, 그럼 나머지 주의 사항을 얘기해 줄게.
가비알 씨,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요?
응? 두린족들에게 적절한 목재를 찾아주는 것뿐인데 안 괜찮을 건 뭐야?
하지만 이남은 '아무것도 하지 마'라고 했잖아요……
아, 무슨 말인가 했네.
그 말은 그녀가 정해둔 규칙을 바꾸지 말라는 거야.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니고.
게다가 열정이 가득한 두린족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돕지 않는다면 나도 납득할 수 없고 말이야.
네가 가비알이야?
넌 쎄루에르차에서 온 두린?
맞아.
당신도 예전에 스티치 씨가 그랬던 것처럼 길을 잃은 거예요? 저희가 마을로 데려다줄게요.
그럴 필요까진 없어.
가비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찾아왔다.
무슨 얘기든 돌아가서 해, 이 정글은 위험하니까.
아니, 여기가 제일 안전해.
?
사실 난 벌꿀주 팬클럽의 사람이야……
금주에 관한 일이었군.
말이 잘 통하네! 다행이야……
그만, 그 얘기는 듣지 않겠어.
그렇게까지 단호할 일이야?
금주령은 모두가 투표로 결정한 일이야. 의견이 있다면 내부에서 해결해야 해.
하지만 양조 설비는 이남이 보관하고 있잖아.
음, 이남은 내게 양조 설비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진 않았어……
정말이야? 혼자 알고 있다는 건가?
……
어떻게 그럴 수가…… 만약 잊어버리기라도 하면 쎄루에르차의 벌꿀주는 다시는 맛볼 수 없는 거잖아. 이렇게 무책임하다니……
이남은 무책임하지 않아요! 가비알 씨에게 양조 설비가 있는 곳을 알려 줬다고요!
윽, 망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이남이라면 그렇게 무책임한 짓은 하지 않겠지.
그럼요, 그럼요……
아얏!
아무튼 알려주지 않을 거야.
알겠다. 아무래도 오늘은 틀린 것 같군.
하지만 포기하진 않아!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서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것처럼, 양조 설비의 행방도 천천히 캐낼 테니까!
좋은 오후야, 가비알.
그래. 무슨 일이야?
긴급 상황이라서 부득이하게 찾아올 수밖에 없었어.
그러니까…… 생필품이 부족해. 일족 사람들이 우울해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마치 귀신이 들린 것처럼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불쌍하네요.
그래서 그들의 고통을 해소해주기 위해 널 찾아온 거야, 존경하는 가비알.
가비알 씨, 도와줘요!
첫째, 내 이름 앞에 괴상한 형용사는 붙이지 마.
둘째, 내가 보기엔, 그 생필품이라는 게 벌꿀주일 것 같은데…… 맞지?
어이가 없군!
흐음?
그런 애들이나 먹는 음료를 어디 고귀한 스피리츠 넘버 세븐과 같은 술에 비교해?
어차피 마실 수 없는 건 똑같아.
아, 정말 너무해. 어찌 그렇게 무정할 수 있는 거지?
……내 무정함을 뭐라 하기 전에 우선 그 기괴한 말투부터 어떻게 하면 안 돼?
어, 이상한가?
아브도티야 소설 속 인물의 말투를 따라 하면 지상인과 대화가 더 잘 될 줄 알았는데.
절대 아니야. 그냥 제대로 얘기해.
스피리츠가 없으면 죽어버릴지도 몰라!
참아!!
가비알 씨, 이남 씨가 양조 설비를 어디에 숨겼는지 알려주시겠어요?
있잖아 가비알, 양조 설비를 어디에 숨겼어?
저기 가비알, 양조 설비……
여어, 가비알.
주마마? 너를 보니 너무 반갑다. 드디어 술 말고 말이 통하는 놈이 왔구나.
(얼음)
……뭐지, 이 불안한 예감은.
설마 너……
(스으읍……)
두린족의 양조 설비를……
어째서 너마저 녀석들이랑 똑같은 말을 하는 거야?
양조 설비를 가져오면 그쪽 팬클럽에서 기술자를 파견해 로봇을 봐준다고 약속했으니까……
포기해.
아……
하지만 저들이 너까지 동원하다니, 이건 생각지도 못했어.
녀석들이 또 누구를 찾아갔지?
어디 보자……
토미미를 찾아갔지만, 쫓겨났어.
엣지 어스하트랑 쎄루에르차에서 온 다른 사람들도 찾아갔었지.
그들의 말에 의하면 아브도티야 외에 다른 사람들은 꽤 흔들리고 있었어. 최소한…… 애매한 정도는 됐지.
애매하다고?
소문으로는 금주령을 내렸던 마스터 엣지마저 거의 넘어올 뻔했대. 뭐, 쎄루에르차의 술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는 우리도 직접 봤으니까.
이대로는 절대 안 돼!
아무래도 녀석들과 계속 실랑이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 그쪽에서 직접 시작한 금주령이니 멋대로 뒤집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
그 지경이 되면 두린족의 마을 건설이 언제 끝날 수 있을지도 몰라…… 이남이 돌아올 때 아카후알라에서 가장 부끄러운 흉물을 보여주고 싶진 않다고!
……와.
너도 그건 싫겠지?
나는 상관없지만…… 네 말을 따를게.
토미미도 부르는 게 좋겠어. 같이 상의해 보자고.
앗?!
어떻게 해요, 가비알 씨!
토미미, 진정해.
지금 바로 마스터 엣지를 찾아가서 말을 바꾸지 말라고 할게요!
자, 자, 잠깐, 돌아와!
방금 가비알과 얘기했어. 마스터 엣지도 술을 마시잖아. 지금 찾아가는 건 좋은 타이밍이 아니야.
금주에 대해 절대적으로 엄격한 건 아마 아브도티야밖에 없을걸. 문제는 금주가 두린들의 개인 이익에 관련된다면, 걔도 아마 어쩔 수 없을 거야……
윽……
사실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정말요? 가비알 씨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너무 흥분하지 마. 나 혼자서는 절대 안 되니까. 너희의 도움이 필요해.
토미미, 각 부족에게 두린들을 잘 감시하라고 전해.
네? 그들이 뭘 해야 하는 거죠?
그건 주마마의 임무와 연결될 거야……
우리가 술을 안 마신 지 얼마나 됐지?
이젠 세는 것도 귀찮아, 이 스피리츠 쓰레기야. 너희가 설득하러 보낸 사람들이 빈손으로 돌아온 것밖에 기억나지 않아. 원석충보다 더 끔찍한 몰골이었다고.
벌꿀주 애송이, 너 지금 뭐라고 했어?!
……경고하는데 우리를 모욕하는 건 상관없지만, 올드 칼 벌꿀주는 무시하지 마!
내가 볼 땐 너희야말로 스피리츠의 고린내에 대뇌가 절어버린 것 같은데!
저기……
뭐?
저는 두 파의 평화적 공존을 주장하지만……
할 말이 있으면 빨리하라고. 베리 토마토주나 좋아하는 괴짜 녀석 같으니라고.
실은 마스터 엣지도 거의 넘어왔거든요. 앞으로 며칠만, 며칠만 참으면……
어이, 음모가들. 안녕?
가비알?!
조건을 얘기하러 왔어.
무슨 조건?
너희가 양조 설비를 원한다는 건 알아. 그리고 이젠 거의 한계인 것도. 그렇지?
……확실히 그렇지.
그럼 방법을 알려줄게.
너희들이 나를 쓰러뜨릴 수 있다면 양조 설비를 돌려주지.
정말인가? 그렇다면 내가……
정말 이대로 싸울 생각이야?
윽…… 역시 준비를 조금 더 해오는 편이.
현명한 선택이군.
다시 말할게. 너희 중 누구라도 나를 쓰러뜨리면 즉시 양조 설비를 돌려준다.
거기 너. 그래, 너.
…… !
기습은 안 돼.
기습하는 녀석은 평생 술을 못 마시게 될 줄 알아.
윽!
애초에 기습은 너무 비겁하잖아. 안 그래?
하지만 우,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겁니다!
좋아, 그 마음가짐. 역시 아카후알라의 새 주민다워!
얼른 준비하러 가! 싸우고 싶다면 언제든지 상대해 줄 테니까!
주마마, 그쪽은 어때?
순조로워.
처음에는 조금만 노력하고 장비만 어느 정도 갖추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나 봐. 단순하긴, 훗.
그런데 며칠간 계속 지면서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하더라고. 덕분에 내가 쉽게 그들의 주의력을 기계에 돌릴 수 있었지.
내가 거대 못난이의 설계도를 주면서 깊이 있는 기술 교류를 진행했는데…… 역시 두린족이야. 기술이 정말 흥미롭더라.
걔네들의 자율차도 겉보기엔 별거 없지만, 그 안의 기술은 정말 대단해. 이게 투입되면 거의 기술 혁명 정도야.
그건 좋은 일이지만…… 두린족 기술을 탑재한 거대 못난이를 만들어 낼까 봐 걱정이야.
그들이……
확실히 그럴 생각인 것 같던데.
(어깨를 으쓱한다)
상관없어. 애초에 계획했던 거니까. 이번 기회에 두린족들이 건설에 적합한 기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봐야겠어.
게다가 이 며칠간 두린족들과 한 건 싸움이 아니라 소꿉장난 수준이었으니까, 못난이 급의 상대가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어.
가비알 씨, 큰일 났어요!
왜, 무슨 일인데? 뭐 자기들끼리 싸움이라도 났대?
맞아요. 벌꿀주 파랑 스피리츠 파가 싸움 날 뻔했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거대 못난이에 버금가는 기계를 만들었어요. 지금 무기 시험 사격을 하고 있다고요!
훗, 안심해.
주마마의 임무가 바로 그거야, 잊었어?
윽…… 괜히 걱정했네요.
그럼 시험 사격을 마저 구경하러 갈게요! 쿠콰콰쾅하는 게 엄청나 보이던걸요!
그래, 그래. 뭔가 이상한 것 같으면 다시 찾아……
잠깐, 시험 사격은 어디서 한대?
유넥티스 마을 북쪽에서 멀지 않은 동굴 근처요. 그쪽엔 나무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요.
유넥티스 마을의 북쪽…… 동굴이면……
큰일이다!
엥?
토미미, 어서 그들을 막아 줘. 나와 주마마도 금방 갈게!
그냥 무기 시험 사격일 뿐이잖아? 왜 그렇게 긴장하는 거야?
이남이 양조 설비를 그 동굴에다 숨겼어!
흐아아암.
가…… 가비알?!
여러분, 시험 사격은 다른 곳에서 하면 안 될까?
왜?
그건……
너를 쓰러뜨리면 양조 설비를 돌려준다고 했잖아!
그건 맞아.
그런데 왜 우리를 막는 거지?
그러니까…… 다른 게 아니라 그냥 장소를 바꿔서 여기 이…… 그러니까 이……
기간틱 얼티메이트 못난이 MK3다!
그래, 이 기간틱 얼티메이트 못난이 MK3를 다른 곳에서 시험하면 안 되냐고!
여기는 우리가 찾은 최고의 장소라고.
게다가 너를 쓰러뜨리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엄청난 대가를 치렀는데!
엄청난 대가?
우린 3일이나 밤을 새웠다고. 하지만 이게 중요한 게 아니야.
가장 중요한 건 벌꿀주 애송이들이랑 손을 잡았다는 거야!
맞아! 우리가 무려 스피리츠 쓰레기들과 손을 잡았다고!
아…… 그게 가장 중요한 거구나?
아무튼 이렇게 엄청난 대가를 치렀는데, 너의 한마디 말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어!
그냥 장소를 바꿔 달라는 것뿐이야.
안 돼. 아무튼 안 돼!
어째서지?
(작은 목소리로) 가비알 씨, 저들을 탓할 수는 없어요.
(작은 목소리로) 아브도티야가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을만한 곳을 찾으라고 했거든요.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친다면 더는 술 광고를 써주지 않을 거라고 협박했어요.
(작은 목소리로)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고요.
(작은 목소리로) 방금 설비랑 기계를 잔뜩 고정해 둔 걸 봤어요. 아마 옮길 수도 없을 거예요.
(작은 목소리로) 골치 아프게 됐네……
(작은 목소리로) 아니면 제가 다시 얘기해 볼까요? 시험 사격 중에 저 동굴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말이에요.
그러면 결국 저기 뭔가 있다고 알려주는 꼴이잖아!
윽……
돌아가, 가비알. 우리를 방해하지 마!
설마 기간틱 얼티메이트 못난이 MK3를 못 이길까 봐 방해하러 온 거야?
그 말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네.
……아, 아무튼. 어서 돌아가!
마지막으로 한번 말한다. 나는 분명 너희를 위해서 장소를 바꾸라고 하는 거야.
우리는 가지 않을 거야!
아…… 성가시네.
아니면 이렇게 하지. 우리의 대결을 앞당기는 거야. 지금 바로 이곳에서, 어때?
(작은 목소리로) 가비알 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
(작은 목소리로) 멋대로 포격해서 동굴이 무너지게 둘 바에야, 내가 주도권을 잡는 게 더 낫잖아. 안심해.
하지만 아직 무기 조정을 끝내지 못했는데……
내가 지면 양조 설비를 바로 돌려준다. 내가 이겨도 너희는 계속 도전할 수 있어. 어때, 밑지는 장사 아니잖아?
그…… 그렇긴 한데.
가비알은 성큼성큼 거대한 기계의 남쪽으로 달려갔다.
야, 잠깐, 왜 갑자기 이쪽으로 오는데!
저쪽은 동굴과 절벽이니, 나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남겨둬야 하잖아?
그것도 그러네.
그럼 시작하지. 어때?
워, 원하는 바다!
엄청난 화력이군. 접근할 수 없을 정도야……
아직 끝이 아니야! 두린식 벌목 톱날, 가동!
오호, 제법인데!
하지만 아직 부족해!
뭐야? 최고 출력의 엔진을 맨손으로 막아?!
망했다, 피해, 어서 피해!
피했어?
움직임이 매끄러운데. 이 녀석을 마을 건설에 쓸 생각은 안 해봤어?
싸움부터 끝내고 얘기해!
이거나 먹어라!
훗!
도끼로 포탄을 막았어?!
주마마가 만들어 준 도끼라고. 포탄 몇 개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이제 내 차례다!
망했다! 후퇴, 어서 후퇴해!
누구 마음대로! 전기톱이다!
후퇴는 무슨 후퇴야! 여기서는 옆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아니야, 앞으로 나가야지! 앞으로 나가야만 전기톱을 피할 수 있어!
그만, 리모콘 좀 뺏지 마……
??
이 괴상한 이동 경로는 뭐야…… 어떻게 내 뒤로 돌아온 거지?!
너희 둘은 가만있어. 질 뻔했잖아!
가비알, 도망갈 데 없어! 이 궁극의 일격을……
두린식 마비 미사일 전방위 차징 어택!!!
망했다! 동굴이!
왜 하필 이런 데서 전방위 공격 같은 거 하는데!!!
깊은 한숨과 함께 가비알이 꼬리의 힘을 풀자 전기톱이 바닥에 쿵 하고 떨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두 손으로 도끼를 힘껏 움켜쥐었다.
흐압!
뭐야, 대, 대, 대체 어디까지 뛰어오른 거야?!
훌쩍 뛰어오른 가비알은 기계의 발을, 그리고 배를 딛고 위로 점프했다.
그리고 높이 치켜든 기계 팔에 꼬리를 휘감고는, 반동을 이용해 자신을 동굴 쪽으로 던졌다.
슈우욱!
하늘을 뒤덮은 미사일을 보며 가비알은 도끼를 치켜들었다.
하, 하, 하……
전방위 폭격이라 다행이네. 정작 이쪽으로 날아온 미사일은 몇 개 안 되잖아……
게다가 미사일에 폭약도 넣지 않은 것 같고…… 뭐, 사리 분별 정도는 아나 보네……
꺼억.
엉?
네가 왜 그 동굴을 걱정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마비 미사일을 맞은 이상 서 있기는 힘들 거야!
미사일에는 아다크리스제 술이 잔뜩 들어있어. 우리 중에서 가장 술을 잘 마시는 사람도 그걸 먹으면 서 있기 어려울 정도야!
음……
그래서 지금 내가 누워있는 것 같아?
설마, 어떻게 이럴 수가?
왜 마비 미사일이 효과 없지?
그러니까 미사일에 술이 들어가봤자 얼마나 들어간다고, 게다가 직접 마신 것도 아니잖아? 조금 마셨다 해도 약간 알딸딸한 정도지 쓰러질 리가 있겠어?
하지만 우리는 전부……
그렇다면 주량이 약한 거겠지.
(세게 얼굴을 비빈다)
그건 그렇고! 가비알, 왜 필사적으로 그 동굴을 지키는 건데! 설마 거기에 양조 설비에 관련된 비밀이 있는 건 아니야?
……
뭐, 좋아. 이렇게 된 이상 알려줘도 상관없어.
이남이 양조 설비를 이 동굴 안에 숨겼어.
뭐라고???
못 믿겠으면 들어가서 봐. 물론, 날 쓰러뜨리기 전에는 가져갈 수 없겠지만.
그러니까…… 방금 위로 뛰어오른 건 미사일로부터 우리의 양조 설비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그래서 처음에 기간틱 얼티메이트 못난이 MK3 뒤로 돌아간 게, 그 동굴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우리에게 장소를 옮기라고 한 것도 우리가 양조 설비를 파괴해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아까부터 너희를 위해서라도 장소를 옮기라고 했잖아.
……
가비알 씨…… 꼬리에서 피가 나. 아니, 나는데요.
별일 아니야.
아까 기계에 꼬리를 감으면서 뾰족한 곳에 긁혔나 봐.
얼굴에도 상처가 났어.
이렇게 시원하게 싸웠는데 다치지 않는 게 이상하지.
……계속 싸울 거야?
너희가 원한다면.
더 싸우고 싶다면 어울려줄게.
역시…… 며칠 뒤에 다시 싸우죠.
나도 그편이 좋을 것 같군. 너희의 그 얼티메이트 공격은 내게 별 소용이 없는 것 같으니 말이야.
물론, 그동안 이 동굴은 빈틈없이 지킬 거야. 날 쓰러뜨리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갈 수 없어.
어, 왔어.
기간틱 얼티메이트 못난이 MK3도 왔네.
이젠 Mk4입니다.
업그레이드도 참 부지런히 하네.
그럼 이제 싸우는 거야?
잠시만요.
두린족은 리모컨을 들고 뭔가를 중얼거리며 가비알도, 거대한 기계도 아닌 하늘을 바라봤다.
가비알 씨가 이렇게 하면 우리는 이렇게……
우리가 이렇게 하면 가비알 씨가 저렇게 하니까……
가비알 씨가 저렇게 하면 우리는……
우리는……
두린족은 잠깐 멈칫거리더니 고개를 제자리로 돌렸다.
그럼 이제 시작할까요?
좋아. 시작해!
가비알은 자세를 취하고 기계의 공격을 기다렸다.
두린족도 리모컨의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커다란 폭발만 일어났고, 가비알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가비알은 폭발하여 고철이 된 기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 이건 무슨 뜻이지?
저번 전투를 치른 후 저희는 많은 부분을 개선했습니다만, 실험 결과 아무리 개조해도 이 시리즈로는 가비알 씨를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죠.
그래서 생각해낸 마지막 기술이 자폭입니다.
그렇다고 시작부터 자폭할 필요는 없잖아?
그게…… 아까도 당신의 움직임을 예측해봤습니다만.
자폭해도 당신을 이길 가망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진심으로 패배를 인정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한 겁니다!
진심이야? 나는 주마마가 이 녀석을 공업용 로봇으로 개조해주길 기대했는데!!
이남, 어서 와.
어서 와요!
다들 건강해 보이네.
이남, 이렇게 빨리 돌아온 걸 보니 일이 순조롭게 끝났나 보네요.
맞아. 순조로웠어. 사전 준비가 완벽했던 덕분이지. 궁전에서는 아카후알라에 별 관심이 없더라고.
이쪽은 어땠어? 별일 없었어?
네, 별일 없었어요! 두린족의 금주령도 가비알 씨가 잘 지키고 있었고요.
아주 좋은데, 가비알.
두린족이랑 교류해본 느낌은 어때?
좋았어.
고집스럽고 가끔 추태를 보이기도 하지만 아주 좋은 녀석들이야.
술을 마시고 싶다고 소란 피우는 두린족들은 어떻게 다스린 거지?
주먹으로.
그들을 때렸어??
가비알 씨는 그런 짓 안 해요! 가비알 씨는 자기를 이기면 양조 설비를 돌려주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무도 이길 수 없었죠.
그, 그랬구나.
내가 볼 땐 그들을 때려눕힌 거나 다름없는데?
일단 돌아가서 확인해보자.
이남, 돌아왔구나!
안녕.
이거 봐. 우리의 시합 전단이야!
시합?
그래, 시합!
난 벌꿀주 팬클럽 동료들이랑 전략 회의가 있으니까, 이만 실례할게!
제3회 기간틱 얼티메이트 못난이배…… 자율 로봇 선발대회……
승리한 로봇은 가비알과 승부를 겨룰 수 있다…… 가비알을 이기면 양조 설비를 되찾을 수 있다……
이남, 안색이 안 좋은데요. 혹시 머리가 아픈가요?
솔직히, 머리가 아파.
……
뭐, 됐다. 어차피 가비알에게 맡긴 순간부터 마음의 준비는 해 뒀으니까.
일단 두린 마을이나 가보자. 이렇게 미친 듯이 놀고 있는 걸 보면 마을 건설도 끝났겠지……
어, 저건 쎄루에르차에서 날씨를 다루는 대표잖아. 저 영감도 같이 즐기러 온 거야?
그러니까, 아브도티야. 난 이미 준결승이라니까. 한 번만 더 이기면 돼, 단 한 번!
이남 씨? 저기 이남 씨 맞죠!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얼른 마스터 엣지를 설득해주세요. 로봇 대회 같은 거 그만하자고!
가비알?
뭐, 왜?
설마 두린족을 금주시킨다고 이런 대회를 만든 건 아니지?
음…… 어느 정도?
그럼 두린족 마을은?!
저기 봐.
거대한 기계가 굉음을 내며 다가오고 있다.
몇몇 두린족이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기계를 조종해서 두 사람의 앞을 지나갔다.
저 자율차와 거대 못난이를 합친 것 같은 기계는 뭐지……?
뭐였더라, '기간틱 얼티메이트 못난이 MK5'랬나?
……
아직 내게 이길 수는 없지만 주마마와 디컬처 실버민트의 노력 덕분에 공업 기계로 사용할 수 있게 됐어.
만약 이틀만 늦게 왔어도 마을이 완성됐을 거야!
……
내가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어.
가비알, 한 대만 때려 줘.
아파!
……
이게 진짜라니.
가비알 씨, 가비알 씨!
무슨 일이야?
이번 선발대회 우승자가 나왔어요. 두린들이 지금 가비알 씨랑 대결하겠다고 난리예요!
이남, 오랜만에 아카후알라 대결을 보러 오지 않을래?
……
훗, 기대하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