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부화

부화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새로운 삶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딘 바이비크. 하지만 어떤 일들은 그녀의 생각만큼 순조롭지 않았다.

등장 오퍼레이터: 바이비크, 오키드


바이비크

오키드 언니…… 저, 조금 긴장돼요.

오키드

누구에게나 첫 임무는 있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가 있잖아.

오키드

게다가 며칠간 훈련실에서만 있었잖아. 지금 네 검술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아. 그렇지?

바이비크

글룸핀서는…… 엄청 사납겠죠? 만약 마을 사람들도 녀석들을 쫓아내지 못한다면, 전……

오키드

글룸핀서가 사납다는 걸 부정하지는 않겠어. 하지만 장담하는데 글룸핀서를 듀나 교관의 검과 방패, 도베르만 교관의 채찍을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오키드

교관님들에게 허가받고 이번 외근 임무에 배치됐다는 건 네 능력이 충분 감당할 만하다는 거야.

오키드

이건 시작일 뿐이야. 너도 오랜 결심 끝에 신청하기로 한 거잖아?

바이비크

음……

바이비크

휴…… 오키드 언니, 이 차에 타는 건 이런 느낌이었군요.

바이비크

방금 사무소의 오퍼레이터가 우리를 찾으러 왔을 때, 다음 기회를 노리자는 생각도 했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이 한 걸음을 내딛고 싶어서 손을 들었어요.

바이비크

도베르만 교관님이 절 보고 웃는 모습을 본 지가 너무 오래됐어요. 이번 임무는 꼭 잘 완수할 거예요.

바이비크

이 검…… 이 녀석과 함께 더 많은 사람을 지키고 싶어요.

오키드

그래야지.

바이비크

저기, 오키드 언니. 첫 번째 임무에 나갔을 때 어땠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오키드 언니의 경험을 듣고 싶어요.

오키드

음,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어. 소대를 이끌고 갔던 것 같은데……


오키드

그 임무가 끝난 뒤에 그냥 사직할까 고민도 했었지.

오키드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말을 듣기 시작하더라고…… 아마도.

바이비크

……선배님들은 그런 성격이었군요……

주민 A

저기……

주민 A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온 사람이 너희들이야?

바이비크

네…… 맞아요.

오키드

바이비크, 네가 사람들에게 우리 임무의 세부 사항을 설명해 줄래?

바이비크

안녕하세요. 저희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이번 임무를 책임지게 된 소대입니다.

바이비크

이번 임무는 우선 마을 외부에 방어시설을 배치할 거예요. 작업이 끝나면 제작과 배치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바이비크

방어시설에는 상응하는 감응 경보 장치를 설치할 거예요. 그러면 앞으로 글룸핀서가 습격해와도 미리 준비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마을의 손실도 심각하지 않을 거예요.

바이비크

글룸핀서가 오면 저희가 여러분을 도와 녀석들을 격퇴할게요.

주민 A

그래. 저기…… 궁금한 게 더 있어.

바이비크

네? 말씀하세요.

주민 A

아가씨는 말도 느릿느릿하고 검도 가늘군. 로도스 아일랜드에서는 왜 너희 같은 사람을 보낸 거야?

주민 B

정말 글룸핀서를 격퇴할 수 있으려나……

오키드

어떻게 그런 말을……

바이비크

할 수 있어요. 저를 믿어주세요.

주민 A

아……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네. 신경 쓰지 마.

주민 A

너희처럼 품위 있는 아가씨는 집에서 독서를 하거나 차나 마실 줄 알았거든. 그런데 이런 거친 일을 할 줄이야. 나중에 다치지 않게 조심해.

주민 B

이곳에 우리를 도와주러 오다니, 정말 감동이야.

주민 B

자, 자. 우리 집에 차와 디저트를 준비해 뒀어…… 직접 만든 건데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네.

바이비크

감사합니다.


바이비크

차 맛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주민 B

흠, 직접 기른 건데 전부 작년 거야. 올해는 글룸핀서가 차밭을 죄다 못 쓰게 만들어버려서 남은 것도 얼마 안 될 거야.

주민 B

하루하루가 힘들어.

바이비크

이곳을 떠나서 다른 걸 할 생각은 해본 적 없나요?

주민 B

어디로 갈 수 있겠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주민 B

공장도 요즘은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 땅을 지키며 평생 어떤 걸 할 수 있을지 지켜볼 뿐이야.

바이비크

죄송합니다……

주민 B

신경쓰지 마. 다들 기품 있게 입어서 마치 귀공자나 아가씨 같네. 이곳에는 단련하러 온 거야?

주민 B

우리도 생각은 하고 있어. 혹시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일이 있다면 꼭 알려줘.

주민 B

이곳의 상황을 보고 있으면 몇 년 못 버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

오키드

우리 역시 회사 생활을 하는 것뿐이지 부유한 집안의 자녀 같은 건 아니야.

오키드

하지만 만약 정말 곤란한 일이 있는 거라면 전부 끝나고 나서 자세히 얘기해줘. 어쩌면 어느 정도는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주민 B

아, 고마워. 정말 고마워.

주민 A

이봐! 이봐!! 망보던 사람이 글룸핀서가 오는 걸 봤대! 다들 어서 물건 챙겨!

주민 A

서둘러, 어서!

주민 B

다시 말하지만, 녀석들에게 마을이 다시 파괴당하면 사람들이 더는 버티지 못할 거야. 꼭 녀석들을 막아줘!

주민 B

정말 고마워!


바이비크

다들…… 최대한 높은 곳에 서 계세요! 아래는 저희가 책임질게요!

주민 A

꼬마 아가씨, 너무 걱정하지 마. 녀석들과 여러 번 싸워 봐서 다들 어느 정도는 경험이 있으니까.

주민 A

이쪽은 우리가 지킬게! 물론 너희들만큼은 못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분담할 수만 있다면 도움은 되겠지.

오키드

그럼 부탁해! 여기에 있는 방어시설만 지키면 돼. 다만 실수로 위쪽의 아츠에 맞지 않게 조심하고!

주민 B

아츠? 아츠도 쓸 줄 알아?

주민 B

정말 대박이야. 강력한 캐스터는 혼자서 건물도 무너뜨릴 수 있다고 하던데, 너희가 있으니 이번에는 많이 쉬울 것 같네!

오키드

너무 낙관적으로 굴지 마. 난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주민 B

아츠를 쓸 줄 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거야!

오키드

조심해. 라이트, 패티. 방패의 오리지늄 회로를 발동시켜!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B

알았어!

d

주민 B

와! 정말 엄청난 것 같아!

주민 B

정말 우리에게 이걸 남겨주는 거야?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일부 시설을 남겨두는 게 매번 사람을 보내서 지원하는 것보다 시간도 힘도 훨씬 더 아낄 수 있어. 여러분이 사용법을 다 배우면 우리가 자주 올 필요도 없어질 테고.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좋은 일이잖아!

주민 B

너희들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바이비크

…… 아!

바이비크

오키드 언니, 조심해요. 녀석들이 몰려와요!

오키드

어디 다쳤어?

바이비크

어깨를 긁혔어요. 괜찮아요…… 처리할 수 있어요.

바이비크는 찢어진 천으로 간단하게 상처를 싸매면서 작전복에 감싸져 있던 목을 드러냈다.

주민 A

……

주민 A

응……?

주민 A

(저…… 목에 저거, 오리지늄 아니야?)

주민 B

(뭐?)

주민 B

(*욕설*!)

주민 B

저기, 너, 너희들 혹시…… 감염자야?!

주민 B

정말이잖아! 네 몸에 있는 그거, 그 돌 맞지?

주민 B

부…… 부탁인데 제발 좀 멀리 떨어져 줘!

주민 B

너희들, 전부 감염자지?

주민 B

빌어먹을, 난 방금 전까지 같이 차도 마셨다고! 설마 나도……

주민 C

글룸핀서, 글룸핀서…… 이 글룸핀서들은 왜 우리만 공격하는 거야? 감염자한테나 가라고!

한 마을 사람이 집에서 가져온 냄새가 심하게 나는 음식을 소대가 있는 곳을 향해 던졌다.

글룸핀서들은 냄새가 나는 쪽을 향해 기어갔다.

주민 C

가서 저 녀석들을 물어!

주민 C

벼…… 병에 걸릴 바에는 집에 있는 모든 음식을 글룸핀서에게 주겠어!

주민 C

너희들은 어떻게 여기에 온 거야……?!

바이비크

그거야 여러분이 요청해서……

주민 B

우리는 감염자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바이비크

하지만 저희가 도와줬잖아요?

바이비크

방금 전에는 집에 초대까지 했으면서……!

주민 B

……그건 너희들이 감염자라는 걸 몰랐으니까!

주민 B

너희가 우리를 속인 거야! 몸에 있는 오리지늄을 꼭꼭 숨기면 대체 누가 알 수 있겠냐고?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뭐라고??!

주민 C

가!!! 여기서 떠나!

주민 C

글룸핀서, 저 녀석들을 쫓아내!

오키드

……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지금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한다고?! 광석병은 일상적인 접촉으론 옮지 않아!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난 감염자도 아니고 저들과 몇 년을 같이 일했는데도 괜찮다고!

주민 C

감염자가 아니라고? 그럼 더 미친 거지!

주민 C

빌은 영문도 모른 채 그 병에 걸렸고, 몸에 돌이 생긴 후엔 아무 곳에서도 안 받아줬어. 가장 열악하다는 광산조차 그를 원하지 않는 바람에 결국 아무 곳에도 가지 못하고 죽었다고!

주민 C

그가 죽은 뒤, 뒤에는…… 우리 마을은 감염자 때문에 망한 거란 말이야!

주민 C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우리 마을에 들어왔다고? 우리도 병에 걸려서 죽기를 바란 거지?

주민 C

너희들은 우리를 도와주러 온 거야, 아니면 해치러 온 거야?!

주민 C

나가! 싹 다 나가라고! 너희들의 도움 따윈 필요 없으니까!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B

오키드 씨가 대장이니 명령을 내려줘요.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B

더 이상은 못 참겠어요! 왜 이렇게 일방적으로 욕을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글룸핀서를 우리 쪽으로 유인하기까지 했다고요!

오키드

……

오키드

바이비크, 이 녀석만 잡고 가자. 저들이 이런 결정을 했으니, 우리도 여기에 더 머물 필요는 없겠지.

오키드

나는 높은 곳에서부터 내려갈 테니까 너는 방어시설 뒤로 돌아와서 차 옆에서 만나!

바이비크

저……

바이비크

저희가 왜 이렇게 쫓겨나듯이 떠나야 하는 거죠……?

바이비크

……우리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잖아요!

바이비크

우리는 분명 그냥……

냄새가 심하게 나는 음식이 또 하나 날아와 바이비크의 발치에 떨어졌다. 주위에서 냄새를 맡은 글룸핀서가 방향을 바꿔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어쩔 수 없이 오키드가 오리지늄 아츠를 사용해 바이비크 주위의 글룸핀서를 격퇴하자, 녀석들은 한동안 감히 다가오지 못했다.

오키드

바이비크, 나는 이런 일을 이미 몇 번이나 겪었어. 어쩌면 많은 사람이 로도스 아일랜드의 지원 설명은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채 도움만 받으려는 건지도 몰라.

오키드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은 우리에게 매우 불리해. 계속 여기에 있다간 다른 분노를 사게 될지도 몰라.

오키드

만약 누군가가 과격하게 움직인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거야. 그러니 후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오키드

……임무 실패를 걱정하는 거야, 바이비크?

바이비크

모, 모르겠어요……

바이비크

오키드 언니, 이건 제 첫 번째 외근 임무예요. 이렇게 포기하기는 싫어요.

바이비크

게다가…… 우리는 잘못한 게 없잖아요!

바이비크

이해할 수 없어요. 전 저들을 도와줬는데 왜 이렇게 쫓겨나야 하는 건가요?

바이비크

저…… 전 예전에 글룸핀서만 보면 무서워서 부모님 뒤에 숨었었어요. 저에게 상처를 준 상대를 앞에 두고도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서……

바이비크

하지만 저…… 전……

바이비크

전 가고싶지 않아요! 이렇게…… 쫓겨나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글룸핀서는 더는 오키드의 오리지늄 아츠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탐색하듯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바이비크는 검을 휘둘렀다.

그녀는 과연 무엇을 베어내고 싶었던 걸까…… 과거 그녀는 분노한 사람들 앞에서 등 뒤의 사람을 지켰으며, 훈련장에서 무수히 검을 휘두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이 검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었다.

바이비크

당신들은 제가 감염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러시는 건가요?

바이비크

……제가 감염자라서 당신들의 거주지를 파괴하려는 글룸핀서보다 훨씬 두려워하고 이렇게 거리를 둬야만 하는 건가요?

바이비크

아까도 말했지만, 저희는…… 광석병을 옮기지 않아요!

마을 사람들은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글룸핀서는 끝이 없이 나타나 마을 앞의 방어시설을 망가뜨렸다.

바이비크는 어디도 가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서서 이를 악문 채 자신의 가는 검을 휘둘렀다.

오키드

……

오키드

(……정말 고집스러운 녀석이네.)

오키드

(이번 임무를 자신을 증명하는 것으로 여겼다는 거겠지…… 사실 이렇게까지 부조리를 당할 필욘 없었는데.)

오키드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키드

바이비크,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면 나도 도울게.

오키드

……하지만 그렇게 필사적으로 하지는 마. 넌 이미 다쳤으니까!

주민 A

젠장, 글룸핀서들이 몰려오려고 해!

주민 A

더 이상 뒤로 물러나지 마. 반드시 이곳에서 글룸핀서를 막아야만 해!

주민 B

집에 석궁이 있거나 무기가 될 만한 게 있는 사람은 전부 숨지 말고 나와!

주민 B

문과 창문을 단단히 잠그고 자물쇠를 다시 한번 확인해!

점점 더 많은 글룸핀서가 마을을 향해 몰려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였다.

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 씩 집에서 나와 앞에 섰다.

이미 철수한 몇몇 오퍼레이터들은 아무 말 없이 검만 휘두르는 바이비크를 바라보며 한숨을 쉰 뒤, 다시 발치에 버렸던 무기를 들었다.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B

……*욕설*, 이젠 모르겠다!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B

오키드 씨, 저와 패티는 다시 방어시설을 보강할게요. 이대로 가다간 전부 끝장나겠어요!

주민 C

나, 난…… 오지 마……

주민 C

……내 다리!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다쳤으면 뒤로 물러나.

주민 C

가, 가까이 오지 마……! 알아서 일어날 테니까!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쳇, 나도 부축할 생각 없거든.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방어시설은 다시 세웠어요! 오키드 씨, 바이비크, 이쪽으로 피해요!

오키드

알았어!

주민 B

말도 안 돼, 이놈들 끝이 없잖아!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당신 뒤!

주민 B

고마워, 친구! 윽……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마.

주민 B

아무튼 고마워……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뭐라도 하라고!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B

뭘 멍하니 보고만 있어? 입으로는 마을을 사랑한다면서 감염자들이 앞에서 싸우는 걸 구경만 할 거야?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B

다시 한번 말하는데, 평범한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아! 정말 글룸핀서를 쫓아내고 싶다면 앞으로 나서라고!

주민 B

나, 난……

주민 B

*욕설*, 간다!

주민 B

이걸 받아! 하, 하지만 그냥 거기에 있어…… 던져줄 테니까!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B

질질 끌지 말고 정말 무서우면 안 줘도 돼. 강요 안 하니까.

주민 B

……

주민 B

그래, 무서워, 무섭다고! 하지만…… 나도 양심은 있다고!

주민 B

너희들이 날 구해줬으니 최소한 내 양심에는 부끄럽지 않게 할 거야!

주민 B

이건 우리가 직접 만든 냄새 주머니야. 글룸핀서가 싫어하는 냄새니 도움이 될 거야.

주민 B

자…… 받아!

오키드

라이트, 저쪽에 좀 더 신경을……

겁에 질린 소리

아악……

날카로운 비명에 모든 사람이 고개를 돌렸고, 거기엔 한 소녀가 바이비크가 있는 방향을 가리키며 공포에 질려 있었다.

바이비크의 뒤에는 한 글룸핀서가 발톱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바이비크는 검을 들어 올리려고 했지만, 피로가 쌓인 탓인지 실패하고 말았다.

발톱이 바이비크의 몸에 떨어져 내리는 순간, 화살 하나가 글룸핀서의 몸을 관통했다.

화살을 쏜 주민은 손을 뻗어 자신의 놀란 딸을 보호했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또 다른 글룸핀서를 향해 화살을 발사했다.

바이비크

아……

오키드

바이비크! 괜찮아?! 일단 뒤로 빠져서 휴식을……

바이비크

오키드 언니, 괜찮아요.

주민 C

뒤다, 뒤에서 또 몰려온다아아……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소리 좀 그만 질러! 그럴 시간에 와서 방어시설이나 지탱하라고!

주민 C

가, 간다고! 그래…… 난 무섭지 않아!

주민 C

힘이 남아있는 사람은 가서 저쪽 좀 도와줘!

주민 C

그리고 남는 수제 총포도 전부 가져와. 어느 정도는 쓸모가 있겠지!

오후에 시작된 전투는 저녁까지 이어졌고, 마침내 우둔한 글룸핀서들은 앞쪽이 죽음의 길이라는 걸 알아차렸는지 점차 물러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저려오는 손을 내리고 멍하니 제자리에 선 채 조금 전 필사적으로 싸우던 그 상황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땅에 박아넣은 검으로 몸을 지탱하던 바이비크는 몸을 돌려 멀리 세워져 있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차를 향해 걸어갔다.

오키드

바이비크! 자, 어서 차에 타. 내가 상처를 치료해줄게.

마을 사람들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한 걸음 다가가고 싶은 듯했지만, 결국 그 자리에 멈추고 말았다.

주민 A

……

주민 B

……

로도스 아일랜드 외근 오퍼레이터 A

……흥.

주민 A

아무래도 우리가……

주민 A

……

주민 B

저기, 그러니까, 너희들……

주민 B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집에 아직 전에 준비해뒀던 밥이 있는데, 마침 밤도 늦었으니 가져다줄게. 가는 길에 먹어.

주민 B

……정말이야!

바이비크

됐어요. 여기까지 하죠.

바이비크

오키드 언니, 언니가 만든 디저트 먹고 싶어요.

바이비크

조금은 가져오셨죠?

오키드

응, 가져왔어. 차에 있을 거야.

오키드

이제 갈까?

주민 A

……


오키드

자, 치료는 끝났어.

바이비크

흑……

바이비크

흐흐흑……

오키드

참느라 힘들었지? 울어, 실컷 울어.

오키드

넌 충분히 용감했어. 그렇지? 처음부터 울면서 차로 돌아온 게 아니라 모든 글룸핀서를 해치운 뒤에 스스로 돌아온 거잖아.

오키드

네 덕분에 마을 사람들이 생각을 바꾸고 점차 우리와 함께 싸우게 된 거야.

오키드

아니었으면 다른 사람들의 결정으로 바로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겠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에는 욕이나 하면서 분을 풀고 있었을 거야.

바이비크

오키드 언니……

바이비크

제 자신을 무수히 타일렀어요. 분노에 잠기면 안 된다고, 괴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바이비크

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 병에 걸리지 않은 보통 사람의 눈에는 제가 괴물 같았을 거예요.

바이비크

하지만…… 하지만, 사실 그 사람들도…… 틀린 건 아니에요.

오키드

바이비크, 너…… 그렇게 네 자신을 위로하지 않아도 괜찮아.

오키드

로도스 아일랜드의 지원 설명서에는 우리 팀원 중에 감염자도 있다고 적혀 있어. 저들이 보지 않은 거야. 최소한 훨씬 점잖은 방법을 쓸 수도 있었겠지. 우리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바이비크

……오키드 언니, 저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건 당연해요. 저도 무섭고 증오스러우니까요. 전 제 병이 무서워요.

바이비크

집을 떠나 이곳에서 병을 억제하고 다양한 훈련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기회도 얻었어요. 저는 제 두려움을 이길 수 있지만……

바이비크

다른 사람은 불가능할지도 모르죠.

바이비크

하지만 이렇게 많은 것을 해왔는데, 첫 번째 외근 임무에서 멈추거나 물러서고 싶진 않았어요.

바이비크

……제가 이기적인 걸까요? 만약 그 사람들이 정말 두려워했다면……

오키드

바이비크, 누워서 좀 쉬어. 우선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뭐라도 좀 먹자.

오키드

저들은 광석병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거야. 하지만 일반적인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잖아.

오키드

나중에 다들 진정되고 나서는 받아들였어.

바이비크

그럼 다음에도 로도스 아일랜드에 도움을 요청할까요?

바이비크

혹은 다음에 저들이 로도스 아일랜드에 지원을 요청했을 때…… 제가 기꺼이 임무를 맡을까요?

오키드

그건 네가 선택할 일이야, 바이비크.

오키드

사람마다 자신만의 선택이 있어. 나라면 많이 망설일 것 같아…… 그러다 거절하겠지.

바이비크

……아직은 제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바이비크

어쩌면 다음에는 저들이 저를 두려워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또 어쩌면 여전히 배척할 수도 있겠죠. 아니면 다음이라는 게 아예 없거나……

바이비크

하지만 저는 그날이 오기를 기다릴 거예요.

오키드

(디저트를 건넨다)

바이비크

오키드 언니, 오늘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바이비크

아니었으면 멍청한 짓을 했을지도 몰라요.

바이비크

하지만 전……이번 외근 임무를 신청한 걸 후회하지 않아요.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지만요.

바이비크

전 계속 버텨나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