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사막 탐색

사막 탐색

오퍼레이터 레코드브릿지

에이어스카르페는 자칭 재앙정보전달자인 여성과 함께 재앙 오염 구역에서 실종된 레온하르트를 찾고 있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에이어스카르페, 레온하르트


낯선 여인

으음……

낯선 여인

이쪽인가…… 아니면 저쪽? 뭐라고 했더라……

낯선 여인

역시 이쪽이 맞겠지. 저쪽은 오염 구역이니까.

낯선 여인

만약을 위해 다시 확인을……

낯선 여인

저기, 나 좀 기다려 줘.

낯선 여인

어? 그 방향이 맞나 본데, 운이 좋네.

에이어스카르페

말했다시피 지금 당장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나중이라면 모를까.

에이어스카르페

하지만 지금은 너의 그 재앙정보전달자로서 능력까지 의심되기 시작하는군.

재앙정보전달자

뭐라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얘기하지 마.

재앙정보전달자

재앙정보전달자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어. 재앙의 움직임을 얼마나 정확하게 판단하는가에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달렸지. 신중해서 나쁠 거 없잖아.

재앙정보전달자

그게 아니라면 대체 재앙정보전달자가 왜 이렇게 적겠어? 내가 당신 앞에 나타난 걸 행운으로 생각해야지. 설마 나 말고 다른 재앙정보전달자를 만나본 적이라도 있는 거야?

에이어스카르페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해.

재앙정보전달자

에이어스카르페 씨, 인정하라고. 재앙이 지나간 뒤의 현장에 깊이 들어가려면 분명 내 도움이 필요할 거야.

에이어스카르페

그 점은 인정해.

재앙정보전달자

어?

에이어스카르페

그럼 이제 계속 이동해도 되겠나?

재앙정보전달자

……

재앙정보전달자

큐얼한테 잡혀 재앙 구역으로 그 사람 말이야, 둘이 무슨 사이야?

재앙정보전달자

무시 좀 하지 말라고! 알다시피 나도 큐얼한테 갚아줄 게 있어서 그를 찾아가는 건데. 만약 당신이 찾는 사람이 큐얼과 한통속이라면 나만 곤란해지잖아?

재앙정보전달자

당신은 혼자서 큐얼 광산의 그 많은 경비원을 처리했어. 게다가 전기의자에 앉아서도 웃고 있었지. 난 당신의 상대가 아니야.

재앙정보전달자

그러니 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해. 어쨌든 우리 지금은 함께 움직이고 있잖아? 안 그래?

에이어스카르페

……내 고용주다.

재앙정보전달자

고용주? 당신은 그 사람의 경호원이고?

에이어스카르페

우리는 큐얼 광업의 경쟁 업체인 메이즈 드릴에 고용됐어. 그 이름은 들어 봤겠지?

재앙정보전달자

그래. 이번 재앙 이후, 재앙 구역에 가장 먼저 채굴팀을 파견한 그 회사 말하는 거잖아.

재앙정보전달자

그 채굴팀, 동남쪽에서 들어갔다고 들었어. 엄청난 속도였다며? 덕분에 메이즈 드릴에서 빠르게 광산 구역을 찾아내고 소유권을 손에 넣었다지.

에이어스카르페

우리는 그 채굴팀 소속이야. 앞서 먼저 발견한 광맥은 아주 작았지만, 중앙 광장 근처에서 더 많은 광맥이 나타났어.

에이어스카르페

그 이후, 메이즈 드릴은 북부에서 다시 재앙 구역으로 진입하는 루트로 2차 탐사를 진행하고자 했어. 그래서 재앙 구역 외곽에 임시 캠프를 건설했고.

에이어스카르페

하지만 바로 어제…… 새벽에 잠시 풋콩을 사러 갔다 왔을 땐 캠프는 엉망이 되어 있었고 팀원들은 전부 사라졌어.

에이어스카르페

고용주가 가지고 있는 발신기의 신호를 따라가다가 네가 있던 그 캠프를 찾아냈어. 하지만 그곳엔 이미 사람이 없었고 발신기만 남아 있어.

에이어스카르페

그 이후의 일은 네가 아는 대로야.

재앙정보전달자

책임감 넘치는 경호원이네. 하지만 이 말은 해야겠어. 이번에는 큐얼이 직접 나선 거야. 그의 성질머리라면, 이동하는 중에도 사람들의 목은 계속 떨어져 나갈 거야. 당신 고용주도 예외는 아닐 거고.

재앙정보전달자

아무튼 림 빌리턴에서는 굳이 이런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게 좋아.

에이어스카르페

계약 조항에 따라 난 고용주의 죽음을 확인한 뒤에야 호위를 끝낼 수 있다.

에이어스카르페

돈을 받았으니 일을 해야지. 당연한 거잖아.

재앙정보전달자

뭐, 그럼 마음대로 하든가.

재앙정보전달자

앞쪽에 오염 구역이 있을지도 모르니 다시 확인해 볼게…… 아, 잠시만 기다려 줘.

재앙정보전달자

휴, 정말 빨리도 가네.

에이어스카르페

불평하지 마. 왜 그렇게 꾸물거려, 레……

재앙정보전달자

레, 뭐?

에이어스카르페

……아무것도 아니야.

재앙정보전달자

에이어스카르페 씨, 솔직히 말해 봐. 나한테 숨기고 있는 게 뭐야?

에이어스카르페

숨기고 있는 게 한두 개가 아니라서.

재앙정보전달자

……그렇겠지. 하지만 지금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건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야.

재앙정보전달자

당신! 고용주랑 연락이 끊긴 거 맞아?

재앙정보전달자

그럼 대체 정확한 방향이 어딘지 어떻게 알아?

재앙정보전달자

그리고 아까부터 자꾸 나 무시하고 막 행동하던데, 결국은 내가 판단한 방향과 일치해.

재앙정보전달자

대체…… 어떻게 안 거지?

에이어스카르페

그게 중요해?

재앙정보전달자

당신…… 혹시 큐얼의……

재앙정보전달자

뭐라도 있어?

재앙정보전달자

오리지늄 분진, 모래, 먼지…… 재앙 후의 잔재가 섞여 있네. 사방이 이런 상태고.

에이어스카르페

저 회색은 재가 아니라 모래야.

재앙정보전달자

응?

에이어스카르페

황사와는 다르게 석회암이 풍화되면서 생기는 고운 모래야. 일반적인 모래에 조금씩 섞여 있지.

재앙정보전달자

전문적인데? 그런 지식까지 알고 있는데…… 그래서 뭐?

에이어스카르페

……이런 모래는 본래 일반적인 모래와 섞여 있어. 하지만 여긴 일반 모래가 없어.

에이어스카르페

즉, 인위적이라는 거야.

재앙정보전달자

오!

에이어스카르페

내 고용주가 남긴 표식이지. 동일한 종류의 모래알을 분류해 내는 건 그의 특기야. 이런 방식은 적이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고.

재앙정보전달자

지금까지 그 표식을 따라서 이동하고 있는 거였구나. 전혀 몰랐어.

재앙정보전달자

여기, 그리고 저기도. 전부 이런 모래가 있어…… 많이도 남겼네.

재앙정보전달자

정말 현명한 방법이야…… 당신의 고용주도 꽤 하는구나?

재앙정보전달자

쯧?!

에이어스카르페

낭비벽이 심한 녀석일 뿐이야…… 밉살스럽기도 하고.

재앙정보전달자

뭔가 사이가 좋아 보이네.

에이어스카르페

만약 그 '좋아 보인다'라는 말이 그 녀석을 패주고 싶다는 뜻이라면 부정하진 않아.

재앙정보전달자

갑자기 궁금해졌어. 당신 정도의 실력자가 어째서…… 그런 사람을 위해 일하지? 설마 약점이라도 잡힌 거 아냐?

에이어스카르페

그 녀석은 내 첫 번째 고용주야. 그리고 난 딱히 바꿀 생각이 없고. 성가시니까.

재앙정보전달자

경호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일을 할 수 있잖아? 따로 하고 싶은 일 없어?

재앙정보전달자

그럼 예전에는 뭐 했어?

에이어스카르페

예전이라…… 레온하르트와 일하기 전까지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어서.

재앙정보전달자

……

재앙정보전달자

그러니까 만일…… 어디까지나 만일이야. 당신과 고용주의 관계가 좋은 건 잘 알겠는데, 만약 그를 찾았을 때 그가 이미 이 세상에 없다면……

재앙정보전달자

그럼 계약이 끝나는 거잖아. 그러면…… 계약 외적의 일도 할 거야?

에이어스카르페

아니. 또 해야 할 일이라도 있나?

재앙정보전달자

당신 능력이라면 많은 걸 할 수 있지. 예를 들면…… 복수라던가.

에이어스카르페

의미 없어.

재앙정보전달자

어째서?

에이어스카르페

간단해. 내 고용주를 죽일 수 있는 녀석이라면, 나 혼자 상대할 수 없어. 거기서 버티고 싸워봤자 목숨만 잃겠지.

에이어스카르페

그런 상황에서 경호원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은 그곳을 떠나는 거야. 호위 일은 거기까지고. 계약은 끝났으니까.

에이어스카르페

내 과실로 일어난 일이라 해도,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거기에 머무르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야.

에이어스카르페

설령 복수할 생각이 있다고 해도, 앞뒤 안 가리고 뛰쳐나가는 일은 없을 거야. 최소한 계획을 세우고 기회를 엿보겠지.

에이어스카르페

복수에 빠져 앞뒤 안 가리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야.

재앙정보전달자

……

에이어스카르페

또 시간을 허비했네. 속도를 올리자.

재앙정보전달자

저쪽!

재앙정보전달자

빨리! 방호구를 써!

재앙정보전달자

이 오리지늄 분진이 흩어져 있는 상태를 보니…… 이건 재앙의 여진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에이어스카르페

……감염자의 붕괴로 인한 거야.

에이어스카르페

그렇다는 건 근처에 감염자의 유해가 있다는 건데…… 어째서? 설마 이 구역을 담당하던 재앙정보전달자가 철수를 알리지 않은 건가?

에이어스카르페

아니, 그럴 리가 없어. 동쪽의 상황으로 봤을 때, 이번 재앙의 전조는 꽤 오래전에 알 수 있었을 거야. 알릴 시간도 충분했을 거고. 그러니 철수할 시간도 여유로웠을 거야.

에이어스카르페

그런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지? 초보 재앙정보전달자가 이곳을 담당하고 있었나?

재앙정보전달자

그거 알아? 또 다른 가능성은……

재앙정보전달자

재앙정보전달자가 제때 경고를 전달하지 않은 게 아니라, 대피 소식이…… 현지 주민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악의적으로 늦춰진 거지.

재앙정보전달자

알아차렸을 땐 이미 늦었을 테고.

에이어스카르페

재앙 경보를 늦게 전달하면 뭐가 좋은데?

재앙정보전달자

여긴 림 빌리턴이야. 광산 소유권은 광업 회사에게 있어 무엇보다 우선이지. 먼저 차지하는 쪽이 임자니까.

재앙정보전달자

림 빌리턴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거야. 재앙으로 인해 더 많은 광맥이 발견될 거라는 사실을 말이야. 재앙이 휘몰아치고 나면, 언제나 많은 광업 회사가 채굴팀을 파견해서 경쟁을 시작하지.

재앙정보전달자

그렇기 때문에 일부 쓰레기 같은 놈들은 선 기회를 잡기 위해서 대피 소식을 늦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

에이어스카르페

빌어먹을 놈들……

재앙정보전달자

큐얼이 머리를 굴린 거지. 하지만 그도 당신네 채굴팀이 훨씬 빠르게 대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거야.

재앙정보전달자

내가 보기엔 그쪽에 엄청나게 대단한 재앙정보전달자가 있었던 것 같네. 아무튼, 그 덕분에 큐얼의 계획은 물거품이 돼버린 거고.

재앙정보전달자

경쟁에서 졌다고 납치라니…… 갈수록 수법이 악랄해지네.

에이어스카르페

레온하르트……

재앙정보전달자

말했잖아. 큐얼에게 잡혔다면 당신 고용주의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을 거라고.

에이어스카르페

일단 서두르자.

재앙정보전달자

아직 못 찾았어.

에이어스카르페

이 주변은 전부 확인했어?

재앙정보전달자

바닥만 보고 다녔는데 아무것도 못 찾았어. 새로운 표식도 없었고.

에이어스카르페

……확실히 여기서부터 표식이 사라진 것 같네.

에이어스카르페

새로운 광산 구역은 아마 남쪽에 있을 거야. 녀석들의 목표라면……

재앙정보전달자

그만 생각해. 나침판은 한참 전에 고장 났으니까.

에이어스카르페

수색 범위를 넓혀. 방금 저 멀리서 모래 폭풍이 발생했을지도 모른다고 했지? 그 모래 폭풍이 여기까지 오려면 얼마나 걸려?

재앙정보전달자

최대 20분.

재앙정보전달자

아. 저쪽은…… 생각났다. 저쪽 산 정상 뒤편에 동굴이 있었어.

재앙정보전달자

인공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복이 있을 수도 있어……


재앙정보전달자

정말 어둡네……

재앙정보전달자

냄새 맡았어? 피비린내가 같아.

재앙정보전달자

……당신, 그런 실력을 갖췄으면서 나한테 앞장서라 하고. 지금까지 열심히 오염 구역과 2차 재앙을 피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도와줬는데……

에이어스카르페

네가 멋대로 따라온 거잖아.

재앙정보전달자

그래, 알았……

재앙정보전달자

꺄악!

???

잠시만요, 에이어스카르페 씨! 저예요!

에이어스카르페

넌…… 크루즈? 채굴팀의 측량사?

크루즈

다행이다, 절 기억하시는군요.

에이어스카르페

여긴 너만 있어? 다른 사람은?

에이어스카르페

그 손…… 이리 보여줘.

에이어스카르페

오른팔이 둔기에 맞았어? 피부도 갈라졌고…… 다행히 제때 치료한 덕에 큰 문제는 없겠네.

에이어스카르페

이 붕대는…… 레온하르트가 해준 거야?

크루즈

네…… 그분이 도와주셨어요.

재앙정보전달자

손을 망가뜨리는 건 큐얼이 가장 좋아하는 처벌 방식이지. 림 빌리턴에서는 손을 쓰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못 하게 되니까.

에이어스카르페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 레온하르트는? 아직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건가?

크루즈

에이어스카르페 씨…… 이곳에는 저밖에 없어요. 레온하르트 씨가…… 목숨을 걸고 절 구해주셨어요.

에이어스카르페

네게 뭐라고 하지 않았어?

크루즈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여기서 에이어스카르페 씨를 기다리라고 했어요……

에이어스카르페

뭐? 죽었다고……?

크루즈

네……

크루즈

에이어스카르페 씨, 정말 슬프지만…… 저런 폭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에이어스카르페

아니야…… 너, 똑바로 말해. 무슨 폭발이…… 레온하르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에이어스카르페

아주 자세하게.

크루즈

에이어스카르페 씨……

재앙정보전달자

그렇게 무서운 표정 하지 마…… 간신히 목숨을 건진 사람을 그렇게 몰아붙이면 어떡해.

크루즈

레온하르트 씨가 당신에게 이걸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초점을 잃은 그의 시선이 옷 뭉치에 닿았다.

익숙한 옷이 분명한데…… 그 순간 무엇보다도 낯설어 보였고 곳곳에 묻어있는 혈흔이 그의 눈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

레온하르트의 옷은 항상 깔끔했고, 짜증 날 정도로 깨끗했었는데.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크루즈

그리고…… 이 말을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크루즈

“에이어스, 오지 마……”

크루즈

그 뒤에 이어진 말은…… 너무 작아서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아마도……

크루즈

“계약은 끝이야.”였던 것 같아요……

그 말은 마치 바늘처럼 그의 귀를 관통했고, 옷을 받은 손은 의지와는 상관없이 떨리고 있었다.

마치 목구멍에 뭐라도 막혀있는 것처럼 그의 울대는 몇 번이고 위아래로 움직였다.

하지만 결국,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에이어스카르페

그렇군……

재앙정보전달자

에이어스카르페 씨……

재앙정보전달자

당신 고용주…… 아니, 당신 친구도 재앙정보전달자였어?

에이어스카르페

그래. 실력도 괜찮았고. 이렇게 떠난 건 정말 아쉬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겠지.

재앙정보전달자

너무 슬퍼하지 마.

에이어스카르페

괜찮아. 저렇게까지 말했으니 내 호위 일도 여기서 끝이군.

에이어스카르페

난 조금 쉬다가 돌아가야겠어.

재앙정보전달자

그래.

에이어스카르페

그런데 왜 나만 쳐다보고 있어? 앉아.

그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천천히 앉았고, 손에 들고 있던 옷을 한쪽에 내려두려고 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그는 옷의 한 부분이 무겁게 쳐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옷 속에 무언가를 넣어둔 것처럼.

그는 손을 뻗어 주머니에 담겨 있던 무언가를 꺼냈다.

풋콩 상자였다.

재앙정보전달자

잠깐! 어딜 가?!

재앙정보전달자

너 미쳤어? 진정해! 밖엔 모래 폭풍이 불고 있다고!

에이어스카르페

이 바람 따위…… 레온하르트가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허무하게 목숨을 잃을 수가 있지?

에이어스카르페

정말…… 정말 죽었다고 해도, 내가……

재앙정보전달자

진정하라니까!

재앙정보전달자

이런 상황에서는 우선 침착해야 해! 상황을 파악하기 전까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재앙정보전달자

날 믿어. 난 누구보다도 그 큐얼이라는 인간쓰레기를 증오하니까.

재앙정보전달자

이렇게까지 하다니! 그 녀석이 재앙 구역 깊은 곳까지 들어간 이상, 그렇게 쉽게 나올 리가 없어!

재앙정보전달자

다급할수록 일을 그르치게 돼, 알지?

재앙정보전달자

적어도…… 모래 폭풍이 가라앉을 때까진 기다리자.

15분 뒤

크루즈

제가 막 갱도를 빠져나왔을 때 안쪽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어요. 밖에 있던 저조차도 날아갔을 정도로 아주 거대한.

크루즈

잠시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난 후에도 뒤돌아볼 용기가 없었어요. 서둘러 방호 장비를 갖추고 여기까지 도망쳐 온 거예요.

재앙정보전달자

내가 다시 확인할게. 저 봉우리를 따라 계속 남쪽으로 가면 된다는 거지?

크루즈

네. 여기까지 그렇게 왔어요.

재앙정보전달자

모래 폭풍도 많이 약해졌어.

재앙정보전달자

저기 에이어스카르페 씨, 마음을 진정시킬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여기 남아있어도 돼.

재앙정보전달자

……


재앙정보전달자

갱도는 이미 막혔어. 우리만으로는 들어갈 수 없어.

에이어스카르페

그런 것 같네.

에이어스카르페

여기 타이어 자국이 있다. 그 녀석들, 이곳에 왔었어.

재앙정보전달자

이쪽으로 온 건지, 아니면 떠난 건지 구분이 안 되네. 밖에서는 동굴 안에 뭐가 있는지 확인도 안 되고.

에이어스카르페

아마 안에 갇혀있지는 않을 거야. 이 바위 정도는 맨손으로도 가볍게 깰 수 있었을 테니까.

재앙정보전달자

하지만 지금은 막혀 있잖아. 거기다 폭발까지 있었으니, 아마……

에이어스카르페

만약 레온하르트가 아직 살아있다면 분명 그놈들을 따라가기로 선택했을 거야.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말이야.

재앙정보전달자

만약 녀석들의 목표가 새로운 광산 구역이라면…… 더 확인하기 위해선 중앙으로 갈 수밖에 없겠네.

재앙정보전달자

더 깊이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앞쪽은 오염이 심각해. 2차 재앙이 일어난다면 훨씬 더 위험할 거고. 우리 둘만으로는 너무 위험해.

재앙정보전달자

녀석들에게 전문적인 방호복이 있다고 해도, 나오려면 분명 한참 돌아가야 할 거야. 그러니 여기서 기다리는 게 어때? 분명 큐얼을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에이어스카르페

계속 이동하자.

재앙정보전달자

이제 좀 현실을 받아들이면 안 돼?

에이어스카르페

현실이 뭔데? 내 눈으로 그 녀석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이런 게 네가 말하는 현실이야?

에이어스카르페

이제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봐. 레온하르트는 오염 구역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던데. 재앙정보전달자들의 능력이 아마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겠지?

재앙정보전달자

최…… 최선을 다해볼게.


에이어스카르페

사방에 모래바람이 가득해서 제대로 보이는 게 없네.

재앙정보전달자

어쩌면…… 아마도…… 내가 확인한 바로는……

재앙정보전달자

아……

에이어스카르페

감염 생물이다! 네 뒤에!

재앙정보전달자

고마워……

에이어스카르페

여기서 싸우기엔 방해물이 많아.

재앙정보전달자

저쪽에! 몸을 피할 만한 집이 있어!


재앙정보전달자

후우…… 그러니까, 우리 둘만으로는 무리라니까.

에이어스카르페

모래 폭풍이 다시 시작됐어.

재앙정보전달자

응.

에이어스카르페

넌 재앙정보전달자가 아니지?

재앙정보전달자?

그래. 아니다.

재앙정보전달자?

당신 고용주가 재앙정보전달자라는 말을 듣고,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걸 알았어. 그 말을 지금 꺼낸 게 오히려 뜻밖이긴 하지만.

에이어스카르페

네 정체가 뭐야?

재앙정보전달자?

내 이름은 타미카, 당신과 마찬가지로 경호원이야.

타미카

계속 나랑 같이 갈 거야?

타미카

어쩌면 나는 복수에 실패하고 당신은 친구를 구하지 못한 채, 우리 둘 다 여기서 죽게 될지도 몰라.

타미카

그러니 다시 제안할게. 당신은 여기 남아. 난 계속 이동할 테니까. 한 명이 죽는 게 둘 다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

타미카

어째서……

타미카

어째서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지? 왜 직접 확인하기 위해 목숨까지 거는 거냐고?

타미카

에이어스카르페 씨, 전에 내가 했던 얘기 기억해? 재앙 경보를 늦게 전달했다던 그 얘기 말이야.

타미카

경보를 보냈던 그 재앙정보전달자는…… 내…… 내 가장 친한 친구였어. 내가 걔를 거기에 소개해 줬어.

에이어스카르페

그 친구에게서 재앙에 대한 지식을 배우게 된 건가?

타미카

그래. 걔한테서 들은 게 많아. 내 방호복은 걔 유품이고.

에이어스카르페

큐얼은…… 재앙정보전달자를 어떤 식으로 죽인 거지?

타미카

재앙의 전조가 나타난 후에, 큐얼 광업은 통신을 끊어버렸어. 그래서 주민들은 경보를 받을 수 없었지.

타미카

상황을 알게 된 친구는 다급히 돌아갔어. 재앙이 이미 코앞까지 몰려와 있었지만…… 걔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 구역까지 달려가서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어.

타미카

내가 걔를 찾았을 땐 이미 너무 늦었어. 오리지늄 분진이 걔를 삼켜버리는 걸 직접 목격했어……

타미카

매번 그 참상을 떠올릴 때마다 큐얼을 찢어버리고 싶어.

타미카

당신을 만나고, 당신도 나처럼 소중한 사람을 잃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난 깨달았어.

타미카

솔직히 당신을 이용해서 큐얼을 없애버릴 생각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당신 말이 맞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

타미카

복수는 의미 없어.

타미카

당신은 강해. 이곳에서 살아 돌아간다면 친구를 대신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거야.

타미카

하지만 난 달라. 이미 난 갈 때까지 갔어…… 앞으로의 일은 나 혼자 할게.

에이어스카르페

쓸데없는 소리.

에이어스카르페

네가 있든 없든 난 나아갈 거야. 내가 계속 너와 함께하는 건, 내가 확인해야 할 게 있기 때문이고.

에이어스카르페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레온하르트가 죽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야.

에이어스카르페

경호 대상이 아직 살아있는 이상, 나는 계속 내 의무를 지켜야만 해.

타미카

어떻게 그걸 확신할 수가 있지?

에이어스카르페

레온하르트는 확실히 짜증 나는 녀석이긴 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데다 민폐 그 자체야.

에이어스카르페

하지만…… 누구보다도 황야의 생존 법칙을 잘 알고 있어. 수없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우린 항상 손을 잡고 무사히 헤쳐 나갔고.

에이어스카르페

내가 황야에서 시체가 되지 않고 여기서 너와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전부 그 녀석 덕분이야.

에이어스카르페

난 레온하르트를 잘 알아. 그런 말을 할 녀석이 아니야. 아마 다른 숨겨진 의도가 있겠지. 그리고 난 반드시 그걸 직접 확인해야 해.

에이어스카르페

하물며…… 약속한 것도 안 지켜놓은 주제에 죽을 생각은 꿈에도 말아야지.

타미카

그래, 안 죽었다 치자. 그렇다고 우리 둘만으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친구가 하늘에서 떨어지기라도 바라는 거야?

에이어스카르페

아니, 방금 네가 한 말 덕분에 깨달았어.

에이어스카르페

“재앙을 판단하는 비결을 기억해 둬.” 레온하르트는 늘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

에이어스카르페

쳇, 녀석이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 온갖 기억이 떠올랐지 뭐야.

에이어스카르페

그리고 마침 필요한 것들도 갖춰져 있고.

에이어스카르페

레온하르트, 딱 기다려.


타미카

말도 안 돼. 정말 터무니없다고!

타미카

당신과 당신 친구, 설마 그런 방식으로 재앙 구역에서 살아남아 온 거야?

에이어스카르페

레온하르트의 생각이야. 자원이 부족해서 대충 모아봤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

타미카

또 다른 불 속으로 몸을 던지는 불나방이랑 다를 게 뭐야…… 뭐, 됐다. 어쩐지…… 그래서 그렇게 빨리 재앙 구역 깊은 곳까지 이동할 수 있었구나.

타미카

타이어 자국…… 그 녀석들, 여기 왔었던 게 확실해.

타미카

누가 있어!

타미카

무장 경비! 전부 큐얼의 부하야. 이곳의 적은 캠프에 있던 녀석들보다 훨씬 성가실 거야. 아무리 당신이라고 해도……

타미카

그러니 계획을 세워서 취약한 곳부터 뚫어보자…… 에이어스카르페 씨?

타미카

에이어스카르페 씨?!

무장 경비

윽……

무장 경비

사람 살려!

무장 경비

도, 도망쳐!

타미카

……

무장 경비

안 돼……

에이어스카르페

왔어. 방금 뭐라고 했지?

타미카

버…… 벌써 다 처리했어?

에이어스카르페

공격은 내 전문 분야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나?

타미카

……진짜 말도 안 되잖아.

타미카

그래서 친구는 찾았어?

에이어스카르페

……만약 그 녀석이 정말 죽었다면, 아마도 난…… 재앙정보전달자가 될 거야.

타미카

당신……

에이어스카르페

잠깐, 저쪽에 방이 하나 더 있어.

큐얼

뭐야, 너흰? 경호원! 여기 침입자가 있다!

큐얼

경호원!

큐얼

너희들 목적이 뭐야? 나는 큐얼 광업의 사장이다. 이 광산 구역은 이미 내 것이고! 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주지!

에이어스카르페

쉿…… 조용히 하고 내 질문에나 대답해.

에이어스카르페

너희가 잡아간 그 재앙정보전달자는 어디에 있어?

큐얼

그 녀석이라면…… 지금쯤 갱도에……

에이어스카르페

그러니까 안 죽었다는 거지?

큐얼

안 죽었어. 확실해! 그 녀석이 우리를 이곳까지 데리고 왔으니까!

에이어스카르페

이 뒤는 네게 맡길게.

타미카

큐얼, 나 기억해?

큐얼

타미카…… 너구나! 날 지켜라! 돈을 주겠다!

타미카

네가 클레어를 죽게 만든 그날부로 난 네 호위를 그만뒀어. 난 걔를 위해……

타미카

클레어를 위해……

큐얼

안 돼…… 오지 마!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갱도를 따라 깊숙이 내려갔다.

처음에는 발걸음이 매우 다급했으나, 암벽을 타고 들려오는 소리가 점점 뚜렷해지면서 그의 발걸음도 느려졌다.

거의 다다랐을 땐 그의 발걸음이 완전히 진정되어 있었다.

마치 옛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처럼.

레온하르트

여러분! 우리 말로 하자고! 흐, 흥분하지 말고!


레온하르트

와…… 역시 석양 아래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게 최고야!

레온하르트

림 빌리턴 기업들은 다 똑같아. 이젠 지긋지긋하다.

레온하르트

솔직히 한 달 동안 일도 받고 싶지 않아.

에이어스카르페

헛소리 그만해. 네가 쉬면 우리 무슨 돈으로 살아?

레온하르트

너…… 적금이 좀 있지 않아?

레온하르트

하아, 슬슬 월급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직장이라도 알아봐야 하나.

레온하르트

에이어스, 나 갑자기 궁금한 게 있는데……

레온하르트

내가 이미 죽었다고 계약이 끝났다고 전달했는데, 왜 굳이 찾으러 왔어?

레온하르트

네가 찾아왔을 때 내가 정말 죽었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

레온하르트

야, 무슨 말이라도 해 봐.

레온하르트

설마 말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서 입 다물고 있는 건 아니지? 어쨌든 나는 약속대로 널 데리고 여행 다녔잖아…… 외근도 어떻게 보면 여행이지 뭐!

레온하르트

그냥 네 돈을 조금 많이 썼을 뿐인데…… 설마 그런 걸로 날 미워하는 건 아니지?

레온하르트

혼자 심각한 척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