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홍보
아이돌이 되어 랜든 수도원을 홍보하는 일은 고되지만, 아르케토는 수도사로서 선행을 베풀며 뜻밖의 기쁨을 얻는다.
오늘 우리는 과거를 기리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습니다.
지금 곁에 있는 모두가 우리의 형제자매입니다. 우리가 맺은 모든 인연은 수도원이 선사한 귀한 선물이니 이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이곳의 빵과 맥주, 종소리와 밀밭을 잊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배운 율법, 형제자매의 유대 역시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곳에 모여 랜든 수도원의 마지막을 지켜볼 것입니다.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요……
안타깝지만 랜든 수도원은 올해 말까지만 운영하기로 교회에서 결정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여의치 않은 수도원에 교회는 더 이상 예산을 투입하지 않기로 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곳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마지막을 지켜보는 것뿐입니다.
조금만 더 유예받을 수는 없을까요? 수도사들이 수도원을 위해 열심히 방법을 찾고 있어요.
시간만 조금 더 주어진다면 수도원의 적자를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미안합니다, 자매님. 교회에선 이미 충분한 시간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수도원을 철거할 필요는 없잖아요?
기념으로 건물만이라도 남겨도 되지 않나요……
오랜 적자를 메우기 위해선 랜든 수도원의 땅을 매각해야 합니다.
이곳의 밀밭과 햇살이 그립겠지만 이 땅에서 더 큰 가치가 실현되는 걸 막아서도 아니 되겠지요.
제가 좀 더 노력했다면, 이곳을 지킬 수 있었을까요……
자매님, 이러한 결말에 대해선 저도 마음이 아프답니다. 그러나 우린 교전의 교리에 따라 바꿀 수 없는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아름다웠던 시절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다른 형제자매님들의 앞날을 축복합시다……
폭파 작업은 나에게 맡겨!
엑시아?! 어째서?!
쓸모없어진 건물은 당연히 깔끔하게 없애야겠지?
더는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수도원의 마지막은…… 바로 화려하게 폭발하는 거야!
뭐?!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정말 철거하더라도 수도원에 대한 최소한의 경의는 표하셔야죠! 그렇게 함부로 말하면……
다들 비켜, 비켜!
쓸데없는 시시한 소리는 집어치우고, 다 함께 신나는 파티로 수백 년 된 골동품을 보내주자고!
셋…… 둘……
잠시……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꿈이었구나…… 다행이다……
근데…… 내가 왜……
아, 맞다! 오늘은 아이돌 팬 미팅이 있는 날인데…… 나, 설마 도중에 잠든 건가?!
안심해요, 당신이 잠들어 있는 30분 동안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으니까요.
그렇습니까, 다행이에요……
뭐가 다행이라는 거예요!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팬 사인회를 열고 있는데 앨범을 한 장도 못 팔았다고요!
다른 아이돌 부스는 팬들로 미어터진다는데! 아무리 데뷔 이후 줄곧 인기가 없었다지만 이건 너무하잖아요.
죄송해요, 제가 좀 더 노력했어야 하는데……
에휴, 탓하는 건 아니에요. 아르케토 씨가 요즘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저도 잘 아니까요.
하지만 인기 아이돌이 되려면 화제성과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 컨셉이 있어야 해요. 그건 노력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죠!
처음에 수도원의 수도사 컨셉으로 데뷔하는 것에 동의한 제 책임도 있지만, 다음 아이돌 컨셉을 잡을 땐 현지화 문제를 좀 더 고민해야겠어요……
이건 컨셉이 아니라 제 모습 그대로인걸요……
(이런 이미지로 수도원을 홍보할 수 없다면, 아이돌이 된 의미가 없는데……)
어쨌든 회사 입장에서 보자면 지금 아르케토 씨의 아이돌 생명은 아주 위태로운 상황이에요.
오늘 팬 미팅 겸 사인회가 마지막 기회입니다. 만약 이번에 쌓여 있는 앨범들을 처분하지 못하면 우리 둘 다 잘릴 준비를 해야 할 거예요.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앗, 저길 봐요. 누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빨리 준비해요. 오늘의 첫 번째 팬일 수도 있어요!
크흠……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외운다)
'종소리와 함께 울려 퍼지는 사랑의 선율로 아름다운 인연을 맺어 봐요!'
팬 미팅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실한 수도사는 오늘도 당신의 곁에서 사랑과 희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지금 《사랑의 종소리 소나타》 앨범을 구매하시면 랜든 수도원의 치스티밀크빵 선물 세트도 함께 드려요!
(활기차면서도 단아함을 잃지 않는 포즈를 취한다)
당…… 당신이 그 소문 속 유명한……!
여기서 만나 뵙다니!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 날인 것 같아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아직 '유명'까지는 아니에요……
라디오에서 노래 자주 듣고 있어요! 앨범도 많이 샀고요.
오늘 처음 뵙는 거지만, 제가 상상했던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분이네요!
(팬에게 사랑받는 느낌이 이런 걸까? 침착하자, 침착하는 거야. 아이돌답게 행동해야지!)
(명랑하지만 우아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더 좋은 노래로 보답할게요.
'다른 이의 좋은 점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당신은 지혜롭게 선량한 사람입니다.' 언제나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랄게요.
어쩜 말도 그렇게 예쁘게 하세요? 노랫소리만큼 감미로워요!
오늘 이렇게 만나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소라 씨! 사인받을 수 있을까요?
그럼요! 오늘 팬 미팅에 참석한 분들 모두에게……
소라 씨?
소라 씨?
잠시만요, 사람을 잘못 보셨네요.
잘 좀 보세요. '소라'가 아니라 '아르케토'라고 쓰여있잖아요!
앗, 아르케토? 그게 누군데요?
팬 미팅에서 다른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다면 아무리 성격이 좋아도 열받을 텐데……
그래도 빵을 줄 건가요?
교전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오해받는 것에 노하지 마라.' '헛된 명성에 흔들리지 마라.'
저분도 너무 흥분해서 사람을 잘못 본 것뿐인데 화낼 것까진 없잖아요……
착한 건 좋은데, 아이돌로서의 프로 의식이 부족해서 인기가 없는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전 제 목소리가 매력적이지 않고, 춤도 평범해서 그런 줄 알았어요……
아니요, 아르케토 씨는 아이돌로서 다채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어요.
컨셉이 '수도사'이긴 하지만 대중에겐 한 가지 이미지만 보여줘서는 안 돼요.
대중이 '수도사'라는 컨셉의 어느 부분에 관심을 갖는지 발견하고, 그 부분을 강조하여 더 다듬어 선보여야 하죠.
하지만 전 '수도사'는 알아도 '아이돌'이 뭔지는 전혀 모르겠는걸요.
상업적인 홍보를 위해서라는 건 이해하지만 줄곧 가면을 쓰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아이돌로서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의 이미지로 팬을 모아 자신만의 상업적 가치를 만드는 거예요. 적어도 광고 모델을 하는 아이돌은 그렇죠.
신뢰할 수 있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유지하지 못하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회사에도 경제적 손실을 줄 테니까요.
경제적 손실이라…… 제가 그런 적이 있나요?
디저트 가게 광고 중에 수도원의 치스티밀크빵을 홍보했잖아요. 토크쇼에서는 맥주 종류에 대해 이야기하고, 길에서 도둑을 때려잡은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기도 했었죠……
잊은 건 아니죠?
여자 아이돌이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건 이제 알겠는데…… 도둑을 잡는 것도 문제인가요?
진실이 어떻든 대중들 눈에는 여자 아이돌이 길에서 행인과 싸운 걸로 보일 테니까요.
진실을 밝히는 데에도 돈이 드니……
이유가 어떻든 광고주 입장에선 아동복 모델이 폭력 사건에 휘말리는 게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준다고 생각하겠죠.
계약서에 그런 조항은 없었는데……
……아니에요,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죄송해요.
휴, 매니저로서 내 감이 틀린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자부해요. 처음 힐데가르트 씨에게 말을 걸었을 때도 전 정말 자신 있었어요……
경제적 수익이니 뭐니를 다 떠나서 '아르케토'가 무대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고 싶었죠.
정말 죄송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됐어요, 일단 여기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전 다른 부스에 가서 정보가 될 만한 게 없는지 알아볼 테니까.
'아이돌로서의 프로 의식'이라……
저기, 잠시만요!
네……?
아가씨, 얼굴도 예쁘고 스타일도 좋은데 혹시 아이돌 해볼 생각 없어요?
아이돌이…… 뭔데요?
네? 요즘 아이돌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
간단히 말하자면, 아이돌은 노래하고 춤추는 직업이에요. 인지도를 높이고 화려한 스타가 되면 사람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줄 수 있죠!
(노래? 춤? 찬송가라면 항상 부르지만, 춤은 전혀……)
화려한 옷을 입고 빛나는 무대에서 수많은 관객들의 시선과 환호를 한 몸에 모으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정말 성취감 넘치지 않겠어요?
(인지도를 높인다고? 그러면 수도원을 홍보할 수 있지 않을까?)
아이돌이 되면 인지도를 이용해서 상품을 홍보할 수도 있나요?
(이 아가씨, 이 일의 본질을 단번에 꿰뚫어 보네.)
그, 그럼요! 데뷔만 할 수 있다면 당연히 할 수 있죠!
그럼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좋아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어디 앉아서 차라도 마시면서 계약 얘기를 해 볼까요?
수도원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좋은 비즈니스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설마 계약서상의 기본적인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있었을 줄이야……
교전에는 틀린 말이 없다니까. '지극히 평탄해 보이는 길은 분명 인생의 가시밭길이다'라고 했지.
뭘 해도 수도원을 다시 일으킬 수가 없어……
아, 누가 오네.
'사랑의 종소리가 먼 곳에서 온 손님을 환영……'
어?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저기 탁자 위에 있는 빵에 '증정품'이라고 쓰여 있던데……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건가요?
네, 맞아요. 이건 팬 미팅 증정품인데……
그러니까 아가씨와 악수하면 빵을 받을 수 있단 말이죠?
그게……
(원칙대로라면 앨범을 구매한 사람에게만 주는 증정품인데……)
(하지만 이 할머니는 보기에……)
아…… 네, 가져가서 드셔 보세요.
정말 이렇게 많이 가져가도 되나요?
그럼요, 가져가세요! 도움을 드릴 수 있다니 제가 더 기쁜걸요.
'당신의 진심과 따뜻한 마음이 보답받기를, 늘 안녕과 행복이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이건…… 지난 한 달 동안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네요.
정말 고마워요. 아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군요.
노부인은 감사를 표하려는 듯 아르케토의 손을 꼭 쥐었다.
아르케토의 손에 닿은 노부인의 까칠하고 거친 손바닥은 투박하면서도 따뜻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오늘의 첫 번째 팬인 셈인가……
아무튼 이걸로 팬 제로 사태는 피했네. 힘내자, 수도원을 일으킬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잖아!
아, 안녕하세요……
언니, 안녕! 빵 하나 받을 수 있을까?
빵이요……?
여기 오면 빵을 공짜로 받을 수 있다고 들었어!
그게…… 실은 그게 아니라……
(그렇지만 이렇게 어린아이에게 앨범을 강매할 수는 없잖아……)
네, 하나 드릴게요. 맛있으면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퍼뜨려 주세요.
응원해 줘서 감사합니다…… '지혜롭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앞날에 언제나 복음이 있기를.'
나야말로 고마워, 수녀 언니! 언니 목소리 짱 좋다. 꼭 TV에 나오는 아이돌 같아!
'아이돌 같다'라는 건, 칭찬인가……
(조용히 다가온다)
아…… 안녕하세요!
'사랑의 목소리가 이곳에 영원하기를.' 저기…… 사인 CD 사시겠어요……?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인다)
(그렇게 여유 있어 보이진 않는데……)
크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선물이지만, 부디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 주세요……
(기쁜 듯 빵을 받아 든다)
(만족한 듯 떠난다)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
……앨범 발매 안내판을 좀 더 눈에 띄는 곳에 둬야 하나?
다녀왔어!
있잖아, 오늘 구시가지 지나가는데 치스티밀크빵을 공짜로 나눠주고 있더라고!
해가 서쪽에서 떴나. 그런 좋은 일이 다 있었다고?!
라테라노 성당의 자선행사 같은 건가 봐. 줄이 예전 내 콘서트 수준이길래…… 마침 한가해서 나도 하나 받아왔지!
빵 나눠주던 그 수도사 여자애도 엄청 귀엽고 친절했어! 빵도 맛있고. 최근에 오픈한 디저트 가게들보다 훨씬 낫던데. 한번 먹어봐.
우와, 진짜 맛있네. 꼭 엄마가 만든 빵 같아.
라테라노에서는 교회가 이런 자선행사를 자주 해?
아마도? 근데 내 기억엔 디저트 가게 쿠폰을 더 자주 나눠줬던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빵 나눠주던 그 수도사, 왠지 낯이 익은데 어디서 봤더라?
여보세요. 편집장님, 지금 도착했어요.
에휴, 삼류 아이돌 팬 미팅에 찍을 만한 게 뭐가 있겠어요? 택시비라도 건지면 다행이지.
그냥 대충 찍고…… 어? 뭐야 저 긴 줄은?
맨 앞에 있는 사람은…… 지난번에 내가 찍은 그, 길에서 행인을 때리던 여자잖아?!
슬럼가가 이렇게 떠들썩하다니, 드문 일이군.
동 씨가 어묵 가게를 하루 공짜로 오픈한다고 하면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려나?
적절한 홍보 이미지가 갖는 영향력은 큰 법이죠. 하지만 저 수도사 아가씨를 선택할 때만 해도 이 정도의 힘을 발휘하리라고는 저조차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네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고르는 안목은 아무튼 알아줘야 한다니까. 라테라노 사람들이 전부 그 펭귄의 부하처럼 왈가닥은 아닌 듯하군.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적 융합이야말로 비즈니스의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수도사 아가씨의 손해만 보는 장사를 '비즈니스'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요.
다른 외부 문화를 적당히 받아들이는 건 나쁜 일이 아니지.
아니면 웨이에게 슬럼가 공터에 라테라노 성당을 세우라고 상의해 봐야겠군.
늙은이들에겐 심심풀이 장소가 생기고, 공짜 빵까지 제공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
아르케토 씨…… 무슨 오리지늄 아츠를 사용한 건가요? 이 줄은 도대체 뭐예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수도사로서 평소처럼 행동한 것뿐인데……
잠깐만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몰렸는데, 앨범은 왜 한 장도 안 팔린 거죠?
일단 그건 둘째치고…… 흔치 않은 기회니까 이 틈에 홍보 구호를 외치며 어필해 보세요!
“지금 곁에 있는 모두가 우리의 형제자매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며 서로를 지켜보며……”
……이렇게요?
분위기가 더 이상해졌잖아요!
번화한 도시의 도심과 떨어진 후미진 구석,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스 앞으로 서서히 긴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유행하는 비트에 맞춰 편곡된 찬송가가 울려 퍼졌고, 석양빛이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머리를 밀 이삭처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인파들 사이 귀여운 리베리 소녀는 사람들에게 하나둘 빵을 건네주고 있었다.
마치 성당에 장식된 벽화처럼 따뜻한 풍경이었다.
아르케토 씨, 정말 재계약 안 할 거예요?
네, 결심했어요.
지난 팬 미팅에서 예상 밖의 인기를 끌었는 걸요? 비록 앨범은 한 장도 팔지 못했지만 온라인 홍보 효과는 확실하게 보고 있다고요.
'공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솔직한 수도사 아이돌'이라고…… 지금 인터넷에 이런 평가가 이어지고 있어요!
계속 아이돌을 한다면 분명 전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며 활동할 수 있을 거예요.
머지않아 다양한 무대에서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게 될 날이 올 거고요. 어쩌면 소라 씨 같은 아이돌이 될 수도 있어요!
죄송합니다…… 전 이미 결정했어요. 당분간은 아이돌 활동은 하지 않을 거예요……
회사와의 계약도 끝났고, 수도원도 용문에서 어느 정도 입소문을 탔으니…… 이젠 저도 다른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봐야죠.
드디어 대세 아티스트를 프로듀싱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신인부터 다시 찾아야겠군요……
죄송합니다. 그동안 도와주신 건 감사하지만 전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라테라노를 떠난 지는 오래됐지만, 전 제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라테라노의 신앙을 지키고 계승해야 하는 것이라는 걸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어요.
사실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건 비즈니스가 아니에요.
수도원을 지키기 위해선 지금도 어쩔 수 없이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렇다면 이젠 조금 더 구체적인 물건을 팔고 싶어요.
너무 솔직한 말이네요…… 아쉽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아니니 행운을 빌어줄 수밖에 없겠네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기회는 항상 먼 곳으로 향하는 길에 있다'고 하니 나아가 봐야죠.
참, 그 전에 몬스터 사이렌 레코드에서 주최하는 콘서트의 협찬사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가 특별히 아르케토 씨를 초대했어요.
떠날 때 떠나더라도 고별 공연은 하는 게 어때요?
네? 몬스터 사이렌 레코드요? 마운틴대쉬 로지스틱스까지?!
뭘 보고 계세요?
피아메타가 가져온 비디오테이프 속에 다른 것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설마 무대에서 노래하는 사람, 힐데가르트인가요?!
그 힐데가르트에게 이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사실 놀라울 것도 없지 않나요? 수도원에 있을 때도 찬송가를 가장 잘 불렀잖아요. 그런데 찬송가 변주곡이라니, 재미있네요.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을 뭐라고 불렀었죠? 아이돌?
이 방법을 참고해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인지도를 높이면 수도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테니.
그럼 저희는 뭘 공연해야 할까요? 종교 이야기를 무대에 맞게 각색해 볼까요, 아니면 찬송가 합창을 해 볼까요?
라테라노에서 인기를 끌려면 역시 이국적인 캐릭터가 필요하겠지요.
카시미어의 스포츠 기사와 이베리아 재판관의 합동 공연은 어떻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