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기억
다시 만나게 된 미샤와 스컬슈레더. 그러나 모든 것은 이미 예전과는 달라져 버렸다. 목끝까지 차오른 증오를 내뱉으며 모든 것을 규탄하는 스컬슈레더. 그간 변해버린 스컬슈레더의 모습은 미샤마저 낯설게 느낄 정도였지만, 미샤는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네가 미샤야?
……
안녕.
……?
…스컬슈레더한테 얘긴 많이 들었어. 드디어 만났네.
…당신도… 감염자…?
그래.
당신은 왜… 리유니온에 들어온 거야?
왜냐고?
……
내 아내와 아이들은 모두… 체르노보그인에게 살해당했지.
우르수스는 감염자들을 가축만도 못한 존재로 취급해.
체르노보그를 파멸시킨 것 가지고는… 복수를 했다기엔 너무 가벼워. 너무 가볍지……
놈들의 손에 묻은 감염자들의 피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나 해?
미샤…… 우린 그놈들한테 협박에, 조롱에, 치욕에, 핍박까지 당했어……
…그저 우리가 감염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지.
……
너, 너무 흥분했네… 그냥 잊어줘.
……
이반, 부상자를 부탁하지.
알았어.
이 폐광산을 임시 거점으로 삼아, 여기서 대열을 정비한다.
때가 되면 체르노보그로 돌아갈 거다.
……
…알…
아니.
그 이름은 이미 버렸어.
왜지…?
그 이름을 쓰던 사람은 이미 죽었거든.
그냥 스컬슈레더라 부르도록 해라.
너… 무서운 거야?
스컬… 슈레더?… 왜 그런 이름을?
훗… 머지않아 알게 될 거야.
네가 용문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다들 널 구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용문에서 우린 정말 많은 감염자를 받아들였지.
하지만 너희들은…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했어.
난 그런 건… 싫어…
왜 같은 감염자끼리…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당연한 이치다.
우르수스 녀석들이 말했지. 동료를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대하라…
하지만 적을 마주할 땐…
……
갑자기 왜 그래?
…알고 있나?
아니… 너는… 넌 모르겠지.
녀석들이 날 잡으러 왔을 때, 난 억지로 집 밖으로 끌려나갔고…
갑자기 왜 그래?
어머니는 내 손을 쥐고선…
너도 봤을 거야.
…그건…
그래, 너는 분명히 봤을 거야…
어머니는 녀석들에게 몰매를 맞으면서도 내 손을 놓지 않으셨지…
그리곤 눈 위에는 핏자국이 만든 길만 남았었다.
만약 리유니온이… 만약 감염자가… 만약…!!
조금만 더 빨랐다면, 더 빨랐더라면!
우리 감염자들은 이런 고통을 받진 않았을 거라고!
나… 난… 무서워서…
…난… 흑…
미샤…
괜찮아. 잘 될 거야… 다 잘 될 거야.
널 탓하려는 게 아니야.
누가… 그럴 때 누가 용기 있게 나설 수 있겠어?
하지만 지금은 리유니온이 내게 용기를 주었어.
야…
스컬슈레더…
우릴 믿을지 말지, 믿는 건 네 자유야.
…우리를 믿되, 우리의 동료가 되지 않아도 괜찮고.
하지만 너도 감염자잖아.
리유니온은… 감염자들의 자유를 위해 계속해서 싸울 거야.
그렇지만, 너희는… 체르노보그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어.
수많은 죄 없는 시민이 희생당했다고…
…죄가 없어?
훗, 죄 없는 자가 대체 누구란 말이지?
체르노보그에서 감염자 격리제가 시행되려 할 때 반대한 녀석이 있었나?
꽁꽁 언 광산에 격리된 우리를, 우르수스 정부에서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두자고 할 때 반대했던 녀석이 있었나?
누가 우리를 위해 일어나 줬는데?!
나, 난 잘 몰라…
…리유니온의 두 리더는 우르수스와 오랫동안 맞서 싸워왔다.
그들은 우르수스인 중에서도 감염자를 위해 우르수스 정부에 맞서는 자들이 있다고 했지.
하지만 체르노보그에 그런 자들은 없었다.
체르노보그는 차디찬 시선으로 우리가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만 봤을 뿐……
아니, 우리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었지!!
……
체르노보그는 멸망해야 마땅한 도시였다!
나도 감염자를 돕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어… 그 사람들은…
로도스 아일랜드 말인가?
감염자인 주제에, 용문과 손을 잡고 우리를 괴롭히는 녀석들이었지?
……
거기다 우리 동포들을 살해하고, 형제들의 피를 흘리게 하는 놈들이잖아?
아니야…
넌 아직 진실을 못 보고 있어. 하지만 이젠 받아들여야만…
……
…미안. 조금 흥분했네.
괜찮아… 난…
…나도 이해하니까…
오랫동안 힘들었지…?
그래, 다들 고통스러워했어.
그래도 지금은, 적어도 모두가 희망을 품고 있지.
탈룰라… 그 녀석이 감염자를 이끌고 온갖 잔혹함에 맞서 싸우고 있으니까.
리유니온이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역시 다들 아픈 기억이 있구나.
만약 리유니온이 모두를 보호해줄 수 있다면…
물론이지.
리유니온이 모두를 지키듯… 나 역시 널 지킬 거다.
다신 널 다치게 하지 않을게.
스컬슈레더……
앗, 찾았다~!
적도 꽤 피해를 봤나 보네.
회사에 복귀하지 않길 잘했어… 기껏 회사로 돌아갔는데 다시 외근하러 나오는 것도 고생이니까 말야…
리유니온의 퇴각 경로를 예측해줘.
그다음에는 그들이 갈 만한 방향과 위치를 아미야한테 보내주고.
알았어, 금방 끝나!
그래.
리유니온 놈들이 쉴 틈을 주지 말자고.
좋아. 대충… 이렇게… 이 주변에… 이거면 되겠지!
준비는 다 됐나, 엑시아?
뭘 해야 하는데? 난 뭘 하면 돼?
우선은 워밍업이다.
적의 보초부터 처리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