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절해고도
박사 일행은 로도스 아일랜드로 복귀하는 길에 '아자젤'이라는 이름의 진료소를 지나치게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의 온기가 남아있던 그곳은 이제 텅 빈 황량한 곳이 되었다. 아미야는 그곳에서, 감염자의 처지에 대해 입을 떼었다.
시간 미확인 / 날씨 미확인 / 가시도 낮음
체르노보그 작전팀 E0 소재지
{@nickname} 박사 구출 작전 제3단계
앗!
이 진료소는……
아미야 씨, 여기에 와 본 적이 있으시죠?
…네, 왔었죠…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거죠?
사람이 있었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네요… 리유니온의 공격을 받은 걸까요…?
……
여기가 혹시… 그 감염자 진료소, 아자젤입니까?
…네.
체르노보그의 네트워크망에 접속되어 있었는데도,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줄은…
그 무렵에 이들은 리유니온과도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적어도 그때 우리에게 정보를 공유해 주기만 했더라도… 아니, 귀띔이라도 해 주었더라면…
좀 더 빨리 이곳을 탈출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렇게 된 건 자업자득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겠군요.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요.
아미야 씨, 그들과 협상할 때 직접 보시지 않았습니까?
그들의 오만하고 차가운 태도는 정말…
모든 게 다 그들 탓은 아니다.
보스…
감염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쉽게 믿지 못해.
온갖 고생을 했으니 보수적이고 고집스러워질 수밖에 없겠지.
그들이 왜 그런 태도를 보였는지… 전 이해할 수 있어요. 용서할 수도 있고요. 타인을 경계하지 않으면, 반대로 자신이 상처를 입게 되니까요.
설령 상대방이 감염자라고 해도… 쉽게 믿을 수는 없을 거예요. 하물며 우리처럼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을 좋게 보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시니까요…
- 감염자 진료소?
아… 여긴 감염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비밀 진료소였어요.
감염자의 사회적 지위를 생각하면… 본인들이 직접 감염자라고 말하고 다니긴 어렵거든요.
그래서 격리 구역으로 추방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감염자들은 신분을 숨기고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었어요…
아자젤은 그런 감염자들에게 치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고요.
…그들은 분명 리유니온의 요구를 거부했을 거예요.
박사님, 저희가 병에 걸렸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죠?
이 병은 언젠가 저희의 목숨을 앗아가겠지만… 그 대신 저희에게 초월적인 힘을 주고 있어요.
예를 들면 전, 지팡이가 없어도 오리지늄 아츠를 쓸 수 있죠.
하지만 이 질병은 저희 몸뿐만 아니라, 저희의 모든 것을 갉아먹고 있답니다…
평범한 사람으로 살 수 없게 되죠. 사회적으로도 모든 권리를 빼앗아 가거든요.
이곳 체르노보그는, 바로 그 상징이기도 해요.
감염자의 추방, 말살, 차별, 그리고 또…
……
결국에는 이런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지.
애초에 리유니온이나 로도스 아일랜드 같은 감염자 조직에 가입할 기회가 주어지는 감염자가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의 감염자는 이미 모든 걸 잃었을 거예요……
이 진료소는 그런 감염자들을 위한, 마지막 보루 같은 역할을 했겠죠…
광석병은 약이나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에요. 적어도 지금은, 감염자들은 절망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목숨이 다하는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죠.
그리고 그들의 시체는… 다시 새로운 감염원이 되고 맙니다.
강력한 힘을 얻는 대신, 그 끝에는 반드시 죽음이 기다리는 무서운 전염병…
그래서, 광석병의 감염자들은… 이 땅 대부분의 사람이 두려워하는 존재예요.
……
이 정도 설명만 듣고 박사님이 모든 것을 이해하셨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언젠가 이런 문제를 직접 마주하셨을 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감염자의 처지에 대해서도 좀 더 체감하실 수 있을 거고요.
로도스 아일랜드처럼 감염자를 차별하지 않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리유니온처럼 지극히 배타적인 감염자 조직도 있지. 어느 쪽도 흔한 편은 아니야.
네가 분노하는 이유는 잘 알겠지만, 동시에 이 진료소의 고충 또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알겠습니다.
다만, 그들에게 분명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은 틀림없습니다…
적어도 지금 우리가 느끼는 비통함은, 이 진료소의 과거와 함께 잊어버리는 편이 나을 거다.
로도스 아일랜드에 계신 분들은 모두 좋은 분들이에요. 두려움이나 적의 때문에 감정이 상하는 일도 있겠지만…
로도스 아일랜드에 있으면 그런 오해도 모두 풀릴 거예요.
아자젤…… 그래요, 로도스 아일랜드 역시 아자젤과 마찬가지인지도 모르죠.
…아미야 씨…
가볼까요, 박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