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9귀향
포성이 멎고, 비명이 잦아들면, 나는 태어날 때처럼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각 부대에 알린다, 여기는 지휘 본부다.”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의 긴급 요청이다. 즉시 사격을 중지하라.”
“반복한다. 각 부대, 즉시 사격을 중지하라.”
“확인했다.”
후우……
사격 중지 범위는?
출전 부대 전체입니다.
(고개를 끄덕인다)
“확인했다.”
옐틴 중위에게 전하고, 제2사단 산하 모든 병단의 사격 중지 상황을 신속히 확인하도록.
“각 부대는 원위치에서 대기, 전투 경계 태세를 유지한다.”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기 전까지 우리는 디에티 그라이퍼부르크 및 시민을 보호하겠다는 서약을 계속 이행한다.”
……가서 군수관을 데려와.
지휘관님, 이번에는 동행한 군수관이 없습니다.
본 작전에서 지휘관님이 상정하고 계셨던 건 신속한 대응뿐이었습니다. 폭동을 일으킨 감염자를 섬멸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셨습니다.
……
우선 평소대로 지휘 본부에 보고하도록.
그리고 너, 이름이 뭐야?
이병, 비야체 키노프입니다.
그래, 이병 비야체. 가서 중위한테 전해라. 여긴 당분간 네가 있을 필요가 없다.
……이런 사소한 일로 내가 자리까지 이탈하면서 너를 만나야 하나?
미쳤나 보군.
파디야, 널 좀 봐. 방패병 제복을 입고 있는 이 위풍당당한 모습을……!
그 투구를 쓰니까 정말 눈에 뵈는 게 없나?
전투 식량에 들끓는 구더기, 살짝 힘줘도 바로 부러지는 화살…… 심지어 불발탄까지!
우리가 이런 걸 쓰면서까지 싸워야 해?
전투 식량에 벌레가 있으면 있는 대로 먹고, 무기를 쓸 수 없으면 몸으로 때워.
우리는 군인이야. 싸우고, 승리하지. 결말은 계속 싸우거나, 죽는 것뿐이야.
아무래도 미친 건 너인 것 같군!
타인의 직무상 과오를 발견했으면, 상관에게 보고해. 나한테 불평하지 말고.
난 군수관이 아니니까……
중장병단은 갑판을 지키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자리를 이탈했습니다.
이번 직무 유기는 제가 직접 감찰관에게 보고하겠습니다.
(경례)
……
지, 지휘관님!
무슨 일이지?
분노한 이유를 말해라.
……이번 작전의 보급품이 너무 형편없습니다.
전투 식량이 부실한 데다, 배급된 통조림마저 전부 파손되어 안에 구더기가 가득합니다……
그리고…… 화살촉 상당수가 강철이 아니라 저급한 주철로 때운 것들입니다.
심지어 예비용 오리지늄 폭탄은 에너지 함량이 극히 낮아서, 거의 불발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대로…… 다음 작전을 어떻게 수행하라는 겁니까?
……병사, 군에 들어온 목적은 뭐지?
그건……
큰 소리로 대답해라.
자……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제 이름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지휘관님처럼 말입니다!
군이 네 군번줄을 돌려보내고, 네 어머니가 자작나무에 네 이름을 새기는 것 역시 이름을 널리 알리는 행위다.
제, 제 말은 그런 게 아니라……
한 집단이 전쟁을 하는 중이라면, 개개인에게 본인의 결말을 선택할 여지 따윈 거의 남지 않게 된다.
하지만……
희망은 계속 품되, 네가 '발견'한 것들은 가슴에 새겨 둬라.
더 많은 우르수스인의 생존을 위해, 우르수스의 존속을 위해,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뿐……
바로 이 대지에 불을 지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