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방어
텔레비전에선 비참하게 파괴되고 있는 체르노보그를 뒤로한 채 승전보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신중한 로도스 아일랜드에겐, 아직 살아나갈 길이 남아있었다……
…이건 내 예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군.
폭발, 폭동, 화재, 시가전까지…
체르노보그 전체가 이런 혼란 속에 빠진 건가?
체르노보그 헌병의 신속한 대처 덕분에…
…이미 상황은 종료되었으며, 대부분의 지역이 진압되었습니다.
체르노보그 헌병은 바슈크 대로에 있던 폭도들을 포위하였으며…
…무모했던 이번 폭동은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선 당황하지 마시고, 실내에 계시면서 체르노보그의 승전보를 기다려 주십시오…
우르수스의 영광이 폐하와 시민을 수호할 것입니다!
......
젠장, 저놈들… 저런 무기랑 장비는 대체 어디서 난 거지!
위축되지 마라! 제아무리 갑옷을 둘러봤자 한낱 짐승일 뿐이다! 훈련도 받은 적 없는 폭도에 불과하다고!
그, 그렇지만 수가 너무 많습니다…!!
이미 우리는 이보다 세 배 많은 적을 처리했다! 앞으로 세 배의 적을 더 해치우기만 하면 끝나는 싸움이야!
터무니없는 소리는 그쯤 해둬라, 어리석은 체르노보그 놈아!
감염자 찌끄레기 따위가 우리에게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네놈들과 네놈들의 더러운 부모들을 체포했을 때 그 자리에서 다 죽였어야 했는데! 추방과 노역형에서 그친 게 실수였어!
이 자식들이…!!
으윽…! 적이 방어선에 돌격하고 있습니다! 전방 부대는 이제 못 버팁니다!
폐하를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막아내야 한다!
이, 이제… 더는 못 버팁니다…!
적에게 등을 보이는 녀석은 모두 즉결 처분이다!
으윽…
저희도 이제…
움직이지 마라! 아직 나설 때가 아니다!
우르수스 헌병이 리유니온에게 제압되다니…
흥… 보도 내용과 현실에 꽤 큰 차이가 있군.
체르노보그 당국은 상황이 이 지경까지 됐는데도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우리에겐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다른 사람에게 발각되는 일 없이 이 지역을 벗어나기는 이제 어려울 테지.
주위 상황과 적의 포위망을 고려할 때… 이동수단을 이용해서 개별 행동을 취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 같군요…
그렇다, 구조대의 규모를 어느 정도 키워놔야 해. 그래야 주요 경로상에 위치한 적을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테니 말이지.
구조대의 규모를 키우지 못하면, 자멸하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우르수스 헌병들 쪽이…
…장비나 실력 면에서 상당해 보이긴 하지만, 확실히 리유니온 쪽이…
머릿수나 기세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체르노보그를 둘러보았을 때와는 전혀 다르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잠입했을 때부터 체르노보그의 헌병과 주둔 부대의 배치, 수, 상태까지 모두가 부자연스러운 상태긴 했지.
당시에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리유니온이 비밀리에 체르노보그 방어 병력을 없애고 있었다는 겁니까?
그런 생각을 뒷받침해 줄 증거도, 리유니온이 이렇게 압도적인 공세로 대규모 전략을 펼치는 근거도, 아직은 전혀 없지만…
현 상황에선 놈들의 포위망에 포착된 게 우리가 아니어서 다행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물론 우리도 주변 경계를 더 철저히 해야겠지.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는 이미 늦었을 테니…
…박사님, 바로 각 팀을 소집해주세요.
정찰에서 복귀한 오퍼레이터로부터, 리유니온이 곧 우리 구조대와 접촉하게 될 거라는 보고가 들어왔어요!
…최소한 상황을 신중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점 하나만큼은 우리가 적보다 우위에 있겠군.
뭐지?
이, 이런 곳에 무장 병력이?!
각 팀 전투 준비! 반격할 틈을 줘선 안 된다!